스님의하루

6월 18일 법륜스님의 하루(경북 경산, 의성)

오늘 오전 강연은 경북 경산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강연장에 도착하니 740석 좌석이 다 차고 복도와 무대에 사람을 앉히고 있었습니다.
요즘은 복도와 무대에 앉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경산 강연에는 1,153명의 많은 사람들이 참가했습니다.

맨 처음 질문한 사람은 결혼한 지 1년이 된 새내기 주부였습니다.
성격이 조용해서 시댁 사람들과 잘 친해지지 않는데,
시댁 사람들에게 이쁨받는 며느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물었습니다.

내가 즐거우면 자연스럽게 주변에서 이뻐하게 됩니다. 시부모님에게
당신의 아들을 내가 차지한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과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용돈도 드리고
, 식사도 대접하면서 고마움을 표현하게 되면 사랑받습니다.
어머니 죄송해요’, ‘어머니 고마워요하는 마음을 내면 저절로 이쁨을 받는데,
그런 마음이 안 들죠?” 하는 스님 말씀에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즐거워 했습니다.



첫 번째 결혼에서 아이 둘을 남편에게 두고 나와, 초혼인 남자와 다시 결혼해서
아이 한 명을 낳고 지금 임신해 있는 주부가 스님께 목이 메여하며 질문을 했습니다
.

남편이 무속신앙을 하게 되면서 내 업연때문에 남편이 안 좋다고 친정과의 인연도 끊어라고 하고,
 
남편을 보좌해서 제 업보를 씻어야 한다고 합니다. 무속신앙을 하지 않으면 이혼하자고 합니다.
그런데 또 이혼하면 아이에게 죄를 짓는 것 같아서 살고 있어요. 남편은 폭력도 행사합니다.”

요즘같은 세상에 남자한테 두들겨 맞으면서 왜 살아요? 이혼한 것이 무슨 죄예요?
지금이 어떤 시댄데 여자라는 것이 죄예요? 그런 바보같은 생각을 하지 마세요.
여성으로서, 사람으로서 당당하게 사세요.
그러나 애를 버리고 온 것은 엄마로서 죄예요. 애를 낳았으면 엄마가 책임지고 키워야죠.

그리고 대한민국은 헌법에 누구나 사상과 종교의 자유가 있다고 명시되어 있어요.
무교를 믿는 것은 남편의 자유고, 그것을 안 믿는 것은 내 자유예요.
남편이 이야기하면 , 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하면 됩니다.
그리고, 남편이 왜 그랬냐 하면 죄송합니다하면 돼요. 친정에 가지 말라고 하면 , 하고,
필요하면 다녀 오세요. 가지말라고 했는데 왜 갔냐? 하면 죄송합니다하고 숙이면 됩니다.
겸손하게 살되, 자기 중심이 잡혀 있어야 합니다.
자기 주관을 가지고 산다는 것과 고집하고 산다는 것은 달라요.

이 남자랑 살려면 엎드려서 당신이 왕이로소이다하고 살아야 합니다.
안 살거면 안녕히 계세요하면 됩니다. 살꺼요? 안녕히 계세요 할꺼요?”

살아야지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이 여자분도 스님의 엄마수업을 읽고 와서 질문을 했습니다.
스님의 책을 읽고 와서 질문을 하는 사람들도 갈수록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경산에서 강연을 마치고, 바로 문경정토수련원으로 향했습니다.
정토회 활동가들이 어제와 오늘 정일사(정토를 일구는 사람들) 교육을 하고 있는데,
스님이 마지막 회향법문을 해 주시기로 했습니다. 반가운 얼굴들이 많습니다.

스님은 앞으로 100년 내의 가장 큰 문제는 환경문제지만 우리 현실에서
30, 40년 안에 가장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통일문제라고 하셨습니다.
환경문제가 해결되면 작은 미물까지도 혜택을 받게 되고,
통일문제가 해결이 되면 수많은 북한동포들이 굶주림에서 벗어날 수 있어,
이렇게 중생의 고통을 덜어주는 이런 세상을 정토라고 하셨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시대적 과제를 읽을 수 있어야 하고,
또한 개인의 수행과 전법을 함께 해 나가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자기에게 도움이 되면 기쁨, 남에게 도움이 되면 보람이 됩니다.
그래서 욕망을 따라 맛있는 것만 먹으면 순간은 기뻐지만 지나놓고 돌아보면 허전하고
보람이 없습니다
. 그런데서 우리가 하는 일이 개인에게도 좋고 남에게도 이익이 되어야 합니다.
남을 위한 일이 나를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를 위한 길입니다.
이럴 때 일과 수행이 통일이 됩니다.
이것이 상구보리 하화중생입니다.”

 

문경에서 회향법문을 마치고, 바로 다음 강연이 있는 경북 의성으로 갔습니다.
의성은 인구가 57천명인데, 통크게 1300석짜리 강연장을 빌려놨습니다.
마늘 농사로 바빠서 사람들이 참가를 많이 못했다고 했지만,
700
명이나 강연장을 찾은 것은 대단히 많은 인원입니다. 의성도 젊잖은 도시인 것 같았습니다.
대중들의 반응이 충청도와 비슷하다며 저희들끼리 웃었습니다. 사람들이 진지했습니다.

재래시장에서 건어물 가게를 하는 아저씨가 중학생 자녀가 둘 있는데,
장사는 잘 안되고 자녀들은 대학에 보내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고
시원시원하게 질문을 했습니다
.

자식이 20살이 넘으면 독립을 시키세요. 부자면 자식이 부모를 원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형편이 어려워 자식들을 도와줄 수 없는 것이니까, 자식이 부모를 원망하지 않을 겁니다.
오히려 더 자녀를 잘 키울 수 있습니다.”
그러자, 아버지의 마지막 자존심이 있지 않냐는 말에 스님이
그것이 바로 집착이라고 말씀해 주시는 그 과정이 재미있었습니다
.
또 아저씨는 재래시장에서 파는 명태, 멸치가 더 질이 좋은데도 요즘 사람들은 다 마트에 가서
물건을 사기 때문에
, 시장에 사람이 없다며 하소연을 합니다.
그래서 스님께서 양극화와 경제 민주화에 대해서 간략하게 정리를 해 주셨습니다.



12시가 넘는 늦은 밤에도 스님은 서울에서 약속이 있어서, 또 의성에서 강연을 마치자마자 서
울로 달려왔습니다
. 오늘도 하루종일 고속도로와 친구가 되었었네요.
이번 강연 장소와 다음 강연 장소간 거리가 멀어,
오늘은 휴게소에 갈 시간도 없이 뺑뺑이를 돌았습니다.

내일은 오후 2시에 평화재단 심포지엄이 있는 날입니다.
오전에는 KBS 직원들을 위한 힐링캠프가 있고, 오후 7시에는 서울 강서구 강연이 있습니다.
요즘 스님이 서울에 있는 날이 적기 때문에 서울에 있는 날은 약속이 빼곡이 잡혀 있어,
내일의 스님의 하루는 다른 날보다 더 바쁠 것 같습니다.

오늘은 바쁘게 돌아다니긴 했지만,
강연장도 그렇고 전체적으로는 차분한 느낌의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좋은 밤입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전체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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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고맙습니다

2023-02-09 07:59:11

혜향

사진속의 꽃들만큼 밝고 화사한 희망을 봅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함이 감동과 뿌듯함으로 제 가슴속을 적셔줍니다._()_

2012-06-19 18:05:55

있는 그대로

(오늘은 문,득... ) 이방이 따로 처음 만들어 진날 나도 맨날 맨날 스님따라 댕기고 싶단 말을 써놨는데...정말 그러고 싶어서... 스님 곁에서 맨날 맨날 같이 보필하고 다니시는 분들은 축복받고 선택 받은 분들이구나~~ 하고 억수로, 무진장 부러워 했는데 스님의 하루를 하루, 하루 읽어 가면서 든 생각은 들국화님을 비롯, 같이 움직이시는 도반님들 무쟈게 힘들수도 있겠고, 수행하시는 분들이긴 하지만 때론 여러가지로 스트레스도 적잖이 받을수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문득 들어서 오늘은 스님 안 따라 다니는게 더 좋겠다는생각이....ㅎㅎㅎ 이래서 내가 하고 싶거나 원해서 한 일이 항상 좋은것만은 아니라는 스님의 법문이 생각나고 그 아상인지, 분별심인지...에 끄달리는 나"으" 하루 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왠지 들국화님께 동정이 간다는....그래서 괜히 죄송하기도 하고 그래서 수고하시란 말을 더 "찐"하게 날리고픈... 마음에 특별히? 감사한 마음 보냅니다(^_______^*)

2012-06-19 12:2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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