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6월 13일 법륜스님의 하루(대구 수성구, 울산 KBS)

오전에는 대구 송원학원에서 강연이 있었습니다.
어제 영주에 사람이 몰린 것을 보고, 오늘 오전 강연을 걱정하더니, 아니다 다를까
사람들이 모여 드는데
, 공간이 좁아 어쩔 수 없이
거의 온 사람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이 돌아갔습니다
.
이렇게 사람들이 마음내어 왔다가 몇 번 돌아가게 되면 실망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대중들이 한 번 걸음할 때 헛수고하지 않도록 더 많은 배려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좌석이 200석인데, 594명이 좁은 공간에 들어가서 강연을 들었습니다.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게 되면 안전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 조심스러웠습니다.

 

좁은 공간에 사람들이 빽빽이 들어 앉아 있으니, 또 그런대로 맛이 있습니다.
무대가 따로 높이 있는 것이 아니라 교실 교단이다보니 바로 가까이서 얼굴을 마주 보고,
스님과 가장 가까이에서 강연을 듣습니다. 질문이 이어집니다.
사람이 많아도 짜증스럽지 않고, 모두가 귀를 기울이며 집중합니다.
공부 열심히 하는 교실 분위깁니다
. 거기다가 가끔 박장대소까지 하니,
제일 즐거운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교실 같습니다
.

 

시어머니 제사를 둘째 며느리인 자기가 지내려고 하는데 현실적으로 제기도 준비해야 하고
음식도 준비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묻는 젊은 주부의 질문이 있었습니다
.

스님의 답변에 현장에서는 또 한 번 뻥 터졌습니다. 사람들이 손뼉을 치며 좋아합니다.

“1년에 한 번 파티한다고 생각하세요. 제사음식 귀신이 먹는 것 봤어요? 우리가 다 먹습니다.
제기도 옛날에는 일상에서 쓰는 그릇이 워낙 조악해서 제기를 따로 마련해서 썼는데,
지금 우리 쓰는 그릇이 옛날 제기보다 좋기 때문에 굳이 제기를 따로 마련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리고 옛날에 음식을 많이 차린 것은 평소에 잘 못 먹기 때문에 제사 때 나눠 먹기 위해서
많이 차렸는데
, 지금은 나눠 먹을 일이 없기 때문에 우리 가족 먹을만큼만 차리면 됩니다.
문화니까, 조금씩 조금씩 차려놔도 됩니다.”

대구에서 강연을 마치고 가면서 차안에서 김밥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요즘은 김치를 싸 다닙니다. 김치와 같이 김밥을 먹으니, 밥 양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가는 길에 탑곡정토수련원에 잠시 들렀습니다. 탑곡정토수련원은
30여평 건물 한 동과 밭이 조금 딸려 있는 수련원으로, 필요할 때 가끔 사용하고 있습니다.
벌써 실한 고추가 많이 달렸습니다.
스님은 밭에서 상추며, 고추로 저녁 반찬거리를 준비하십니다.
저희는 뽕나무와 벚나무에 매달려, 오디와 버찌를 실컷 따 먹었습니다.

 

다음 강연이 울산이라 가까운 거리여서,
저녁은 스님 고향집에서 먹고 울산 강연장으로 출발했습니다.
전부터 스님은 감자 삶는 법에 대해서 저희들에게 한 번씩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감자를 맛있게 삶아놓으면 정말 맛있는데, 맛있게 삶는 경우가 잘 없다면서,
언젠가 스님이 한 번 삶아주신다고 했었습니다.

스님은 원고를 보시고, 저희는 피곤하다며 방에서 쉬었습니다.
저녁 먹어라는 말씀에 일어나 식사하러 가니
,
낮에 딴 고추와 상추가 저녁 반찬으로 올라와 있습니다. 그리고, , 먹어봐라, 하시면서,
스님께서 삶은 감자를 접시마다 담아 주십니다.
하얗게 분이 난 것처럼 보슬보슬한 것이 진짜 맛있었습니다.
스님께서 직접 삶아 주신 감자를 먹는 것만으로도 감읍한데, 맛도 끝내 줍니다.
스님께서 저희에게 감자 좀 맛있게 삶아봐라, 하시는 이유를 알겠습니다.
저희만 맛있게 먹어서 죄송합니다. ^^

 

울산 강연장 가는 길에 두북정토마을에도 잠시 들렀습니다.
담벼락 아래 복분자가 발갛게 익었습니다. 한 줌 가득 따서 입에 그대로 넣습니다.
나무에서 직접 따서 먹으니 진짜 맛있습니다.

 

울산 KBS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줄을 서서 들어갑니다. 오늘도 사람들이 많겠구나 싶었습니다.

좌석이 1800석인데, 3000명이 참가했습니다.
빈 자리없이 홀을 가득 채우고, 무대에까지 앉았습니다. KBS 시설관리측에서는
안전에 대한 우려가 있어
, 강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입구 문을 닫아 버렸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안 돌아가고 밖에서 40여명의 사람들이 넣어 달라며 계속 서 있습니다.
여고생들이 꼭 들어가고 싶다며 눈물을 흘립니다.
그러자, 밖에 있던 분들이, 자기들이 모두 양보할테니, 학생들 4명만 넣어 달라고 해서,
학생 4명은 들어와서 강연을 듣고, 나머지 분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울산은 오늘 강연을 위해 홍보를 열심히 했다고 합니다정말 수고많으셨습니다.
그 노력의 댓가로 오늘 이많은 사람들이 스님 강연장에 찾아오고,
새로운 삶의 희망을 가져갔으리라 생각됩니다.

강연을 마치고, 사인 줄도 끝이 없습니다.
오늘 책도 509권이나 팔렸다고 합니다. 
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인해주는 스님도 팔목이 아팠을 것 같습니다.
오늘도 일용할 양식으로 토마토 쥬스를 살짝 스님께 드리고 가는 분, 편지를 주고 가는 분,
일정 금액을 넣어서 보시하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강연장을 나오면서, 몇 몇 분들에게 강연이 어땠냐고 물어봤습니다.
좋았어요, 재미있었어요 하면서 환히 웃습니다.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강연장을 찾는 사람들이 갈수록 많아집니다. 스님 책을 읽고 와서 질문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가슴 아픈 사연들도 너무 많습니다.
이 많은 사람들이 스님의 책을 읽고, 강연을 듣고, 고민하고 어려워 하는 인생의 문제들을
풀 수 있는 실마리라도 잡을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

내일 아침에 스님이 참가하시는 조찬 모임이 있어서,
울산에서 강연을 마치고 서울로 이동하는 중입니다.
네비게이션에 새벽 254분 도착이라고 나오네요. 열심히 달려 가고 있습니다.

내일은 경기도 군포와 충북 제천에서 강연이 있습니다.
내일은 또 어떤 사연들과 만나게 될까요?

감사한 하루였습니다 



 

전체댓글 24

0/200

나도감자

아...이감자이군요....자...먹어봐라....멋져요!

2013-10-06 01:23:30

진실행

들국화님! 고맙습니다. 저도 감자 먹고 싶어요. 그리고 돌아가신 분들께는 죄송한 마음입니다. 수고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2012-06-16 23:46:23

김경하

단양은안오시나요뵙고싶습니다

2012-06-16 21:54:17

전체 댓글 보기

스님의하루 최신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