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구미법당
구석구석 행복을 전합니다

2년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평화집회 때 김명숙 님이 단상에 올라가 ‘아들아 너는 총대를 잡고 나라를 지키고, 나는 팻말을 들고 평화를 지키겠다!’는 말을 하면서 손이 사시나무 떨 듯 떨었던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시울이 적셔집니다. 손은 그렇게 떨었지만 목소리만은 카랑카랑 해서 수많은 참여자들의 가슴을 울렸던 그 가을 날을 기억합니다. 구미법당의 산증인, 김명숙 님의 수행이야기 같이 들어보겠습니다.

사랑하는 남편과 함께
▲ 사랑하는 남편과 함께

날마다 웃고 사는 방법

2009년 가을, 우연히 TV에서 법륜스님이 '북한 어린이 돕기'를 하시면서 인터뷰 하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당시 저는 ‘스님 혼자 하신다고 과연 저 일이 될까?‘하는 부정적인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난 어느 날, 아침마당에 나온 법륜스님을 다시 본 후 ’세상에 날마다 웃고 사는 방법이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아파트 게시판에 법륜스님 전단지가 있는 것을 보고는 '구미에도 법당이 있구나' 라고 짐작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같은 동에 주민인 고미숙 님을 보고 '어느 절에 다니냐'고 물었더니 작은 안내 책자를 주면서 읽어보라고 했습니다. 집에 와서 읽어보았더니 스님 말씀이 가슴에 쏙쏙 들어와 박혔습니다.

행복학교 홍보, 가운데 김명숙 님
▲ 행복학교 홍보, 가운데 김명숙 님

정토회와의 인연

어린 시절 엄마는 절에서 공양주를 하셨기에 집에는 스님들께서 자주오시고 저도 절에 가서 놀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불교란 이런 것이구나!’ 하면서 받아들였고, 어린 저의 의식 속에 불교가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결혼을 하면서 절하고는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남편이 사업을 하면서 지인의 소개로 이 절 저 절을 다녔습니다.

다행히 남편의 사업이 번창하여 아이들을 유학까지 보냈습니다. 내심 아이들이 해외에서 적응을 잘 할수 있도록 하고 싶어 다니던 절의 스님께 여쭈었더니 100일 동안 108배를 해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매일 108배와 사경을 온 정성을 쏟아서 했습니다. 그러나 기도를 하면서 제 속에 잠재된 분별심이 계속 올라와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때 문득 법륜스님 생각이 나면서 과연 스님은 어떤 답을 주실까 하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고미숙 님을 찾아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시간이 지날수록 답답했던 마음이 조금씩 풀리면서 편안해졌습니다. 자주 찾아가 귀찮게 했지만 고미숙 님은 다 받아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법회, 불교대학, 천일결사 이야기를 하게 되고 저 또한 흔쾌히 정토회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2010년, 불교대학 입학과 6-8차 천일결사 입재를 하면서 정토회와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통일의병들과, 왼쪽에서 두 번째 김명숙 님
▲ 통일의병들과, 왼쪽에서 두 번째 김명숙 님

내 인생 최고의 인연

당시 저는 매일 108배는 하고 있었지만 부처님께 내가 원하는 대로 해달라고 비는 기도만 했습니다. 기도는 하지만 욕심은 더 커져가고 변화하지 않는 저를 보면서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그러나 정토회를 만나면서 수행은 나를 바꾸고, 보시는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 쓰이고, 봉사는 나를 좀더 성장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구하고, 복을 비는 기도가 아닌 나를 돌이키는 수행의 일환으로 매일 아침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도반들과 함께 같은 목적과 방향을 위해 끝없이 연구하고 평가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진행하는 제 모습을 보면서 세상에서 주인 된 마음으로 쓰이는 삶을 살아가게 해 준 정토회가 제 인생 최고의 인연이라고 생각합니다.

9차 백일기도 입재식 사회를 맡고 있는 김명숙 님
▲ 9차 백일기도 입재식 사회를 맡고 있는 김명숙 님

사랑하는 법

저는 가난한 농부의 딸로 6남매 중 4째로 태어났습니다. 성실하지만 글을 모르시는 아버지와 지혜로운 엄마 덕분에 어릴적 끼니 걱정은 하지 않았습니다. 가까운 절에 공양주로 일하신 엄마가 절에서 가지고 오는 비록 식었지만 '쌀밥' 덕분에 배는 고프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형편에 자식 공부에는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었던터라 아버지께서 대학은 보내줄 수 없다고 해서 일찍 대학 진학을 포기했습니다.

결혼을 한 후에도 늘 대학을 졸업하지 못했다는 열등감으로 지냈습니다. 자식을 키우면서 우리 아이들 만큼은 꼭 대학을 보내겠다는 열등감에 사로잡혀 아이들을 제가 원하는 대로 키우기 위해 학업에 모든 열정을 쏟았습니다. 그 결과 두 아이 모두 유학을 보내면서 제가 바라는 대로 잘 크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언젠가 정초 법회때, 스님께서 도착하시기 바로 전이라 기다리고 있는데 독일에서 딸이 쓰러져서 의식이 없다는 소식이 전해 왔습니다. 너무 놀라고 당황하여 진행하는 내내 집중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곰곰 생각하니 제가 지금 여기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당장 독일로 갈수도 없고 그렇다고 걱정을 한들 분위기만 망칠 것 같아 스님께 의지했습니다. 마음 속으로 ‘스님, 아무 문제 없을꺼라’고 한 말씀만 해주세요!!! 부처님,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해주세요!!!라고 빌었더니 끝나기 30분전에 의식이 돌아왔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딸 졸업식에서 가족과 함께
▲ 딸 졸업식에서 가족과 함께

그후 참 많은걸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제 욕심으로 딸을 혼자 타지에 보내놓고 저는 여기서 이렇게 편하게 있는 제가 너무 싫었습니다. 엄마로써 정말 무지하구나라는 자책이 올라왔습니다. 바이올린을 전공하기에 독일에서 좀 더 경험을 하면 좋겠다는 것은 저의 생각 이였습니다. 지금까지 엄마가 가장 밉고 서운할 때가 언제냐고 물어보면, 본인이 원하긴 했지만 그러나 엄마가 독일 가라고 해서 갔기 때문에 그때가 젤 싫었다고 합니다. 딸에게 진심으로 참회 합니다. 그리고 이젠 그걸 사랑이라고 포장하지 않겠습니다. 딸은 대학교 졸업을 하고 올해 봄불교대학에 입학을 하였습니다.

나에게로 돌이키는 연습

저는 지금도 종종 충동구매를 하여 수행자다운 모습을 놓치는 경우도 있지만 이전과 비교하면 참 많이 달라진 저를 볼 수 있습니다. 언젠가 분별심이 올라오면 모두 제 안에서, 마음에서 일으키는 것이라고 말을 듣고, 뒷통수를 한 대 맞은 느낌이었습니다. 총무소임을 하면 제가 원하는 대로 안될 때 상대에 대해 분별심이 정말 많이 올라왔습니다. 제가 무엇이든지 거절하지 않고 소임을 맡았기에 다른 분들도 당연히 그렇게 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안된다'고 할 때 실망이 컸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상대를 이해하고 나와 다름을 인정 할 수 있기에 바라는 마음 내려놓고, 아침마다 정진 하면서 나에게로 돌이키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살아있어서, 나와 같이 살아주어서 고맙고 감사합니다!

남편은 참으로 성실하고 부드러운 성품을 가졌습니다. 사업을 한다기에 내심 내키지 않고 의구심도 들었지만 믿고 응원하자는 마음으로 무엇을 하든 간섭하지 않았습니다. 걱정한 것보다 어려움 없이 사업은 잘 되었고 나름 사회에 기부도 하면서 회사를 잘 운영했습니다. 시동생이 관리를 해주었는데 믿고 있던 시동생이 독립을 하고 남편이 구매권을 주게 되면서 남편의 사업은 시간이 갈수록 매출이 떨어졌습니다.

남편은 동생과 부딪치기 싫어 다른 사업에 손을 대기 시작했습니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고 베트남과 국내 여기 저기에 사업을 벌인 것이 화근이 되었습니다. 자금이 부족해 대출을 하게 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경기가 어려워 회복이 되지 않아 3년전에 큰 어려움이 닥쳤습니다. 힘들어하는 남편을 보며 아이들에게 상황을 얘기했더니 아들은 미국에서, 딸은 독일에서 학업을 중단하고 모두 귀국하였습니다. 남편에게 집을 처분하자고 하니 미안했던지 집은 안된다고 했습니다. 그동안 수행하며 배운 것이 있어 '집은 비만 안들어 오면 되고 월세라도 좋다'고 하며 과감하게 집을 처분하고 작은 집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부처님도 나무 밑에서 생활하셨는데 이 정도는 궁궐이야'라고 했더니 남편이 웃었습니다.

행복학교 진행자들과 함께, 왼쪽에서 두 번째
▲ 행복학교 진행자들과 함께, 왼쪽에서 두 번째

당시에 저는 남편에게 한푼이라도 보탬이 되면 좋겠다 싶어서 취업하기 위해 이력서를 접수 할려 했습니다. 사정을 아는 도반이 '돈 버는것도 좋지만 남편이 다시 일어설 수 있게 공덕을 더 쌓는게 어떻겠냐'고 하였습니다. 그날 아침 기도하면서 제 마음을 보았더니 일을 하면 남편을 원망하는 마음이 생길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바로 취소하고 매일 300배를 하기로 했습니다. 쉽지는 않았지만 여기서 물러나면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것 같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취직보다 300배 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평소에 남편에게 느끼지 못했던 감정이 일어나면서 자식 둘 교육 시킨다고 경제적으로 얼마나 힘들었을까를 생각하니 눈물이 펑펑 쏟아졌습니다. 진정으로 남편에 대한 고마움이 올라왔습니다. 이제 바로 보였습니다. 제가 직장을 구해 돈을 벌러 갔으면 남편을 원망하고 미워하며 지냈을 것입니다. 그러나 300배를 하면서 남편의 본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수행의 전부가 도반의 힘이었음도 알았습니다.

지금 남편은 베트남에서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늘 웃으면서 괜찮다고 하지만 이제는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자신감이 떨어지고 걱정이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남편을 믿습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오늘도 살아있어서, 나와 같이 살아주어서, 고맙고 감사합니다‘ 라고.

공양 바라지 봉사중, 가운데 김명숙 님
▲ 공양 바라지 봉사중, 가운데 김명숙 님

엄마가 건강해야 아이가 건강하다는 행복학교

저는 총무소임을 4년 동안 하면서 개인적인 문제는 거의 해소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저 같이 행복한 삶을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행복학교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행복학교 구역장을 하면서 구역원들과 함께 3년 동안 신나게 놀았던 것 같습니다. 우리 지역은 공단지역이라 젊은 층이 많고 상대적으로 엄마들도 젊은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엄마가 건강해야 아이들도 건강하다'는 자녀교육의 기본을 모토로 행복학교를 일주일에 3개를 개설했습니다. 인연된 모든 사람들이 이 법을 만나서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간절함으로 행복을 전했습니다.

행복학교를 진행할 장소가 없어 여러 곳을 다니며 발품을 팔아 지금은 고정 장소도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장소가 없어 참가자 집에서 하게 되었는데 부담이 될까 염려가 되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기 집에서 진행해 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릴레이로 장소를 바꿔가며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행복학교를 진행하면서 사물을 보는 관점을 바꾸니 개인문제와 사회의식 변화를 볼 수 있는 눈이 생겼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참 복이 많은 여자인 것 같습니다.

행복학교로 오세요. 왼쪽 김명숙 님
▲ 행복학교로 오세요. 왼쪽 김명숙 님


4년 전 성당을 다니면서 처음 구미법당 문을 두드린 제게 김명숙 님은 '성당 다니면서 법당 나와도 된다'고 쿨하게 얘기했습니다. 그 가벼움의 덕으로 저도 현재까지 수행하고 있습니다. 김명숙 님은 구미법당이 생기기 전 가정법회 때부터 정토회에 참여하여 많은 지원과 봉사를 아끼지 않고 하고 있으며 현재는 행복학교 구역장 소임을 맡아 지역의 구석구석에 행복을 전하고 있습니다.

김명숙 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저도 누구를 위해서가 아닌 바로 '나 자신을 위해서 끝까지 수행자의 길을 가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가진 것 없는 제가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반드시 물려주어야만 하는 유산은 정토회의 수행자의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로 모두들 힘들다고 하지만 수행자인 우리는 아무 문제 없습니다. 적게 먹고, 적게 입고, 적게 자고. 주위를 둘러보라는 스승님 가르침대로 오늘도 그냥 가겠습니다. 누군가는 잔인한 4월이라지만 우리에게는 언제나 여여한 4월입니다.

글_전현숙 (구미 법당 희망리포터)
편집_박성희 (홍보국 온라인팀)

전체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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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화

고맙습니다 덕분입니다 ~♡

2020-05-06 23:27:08

김순희

제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안내하는거 같습니다. 너무 감동적이고 진솔한 수행담이네요.

2020-05-06 22:25:37

김혜정

보살님 감동적인 수행담 잘 들었습니다. 항상 곁에서 밝은 모습으로 웃으며 말씀하시니 제 마음도 밝아집니다. 건강하게 자란 아이들 모습이 보살님 공덕입니다. 구미법당에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2020-05-06 22: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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