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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쉼’을 원하지만 잘 쉬는 게 무엇인지 선뜻 정의할 수 없습니다. 김은석 님도 자신이 몸과 마음을 혹사하며 살아왔다는 것을 명상수련을 하면서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2박 3일간의 명상수련에서 가장 처음 찾아온 고비, 그리고 익숙함과 함께 찾아온 문제들을 넘으며, 김은석 님은 명상의 묘미를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글을 통해 우리도 그것을 알게 되면 ‘쉼’에 조금 더 가까워질 것 같습니다.
명상수련이 처음은 아니라서 약간 자신감을 가지고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웬걸, 첫날부터 다리가 아팠고, 둘째 날 오전에는 잠이 쏟아졌습니다. 그동안 매일 10분 이상 명상을 해왔고, 매주 일요일 저녁에도 명상을 했지만, 2박 3일간 명상에 참여해 오랜 시간 앉아 있으려니 몸의 통증과 저항이 말할 수 없이 컸습니다. 끼니도 평소 식사량에 비하면 거의 먹지 않은 셈인데, 왜 잠이 오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 스님이 법문에서 다리가 아픈 건 바른 자세를 하니 생기는 통증이고, 졸음은 수면 부족 현상이라고 말씀해 주셔서 마음이 놓였습니다. 그동안 일하느라 몸과 마음을 혹사했음을 알았습니다. 몸에 집착할 필요는 없지만 몸을 돌보지 않은 부주의는 반성했습니다. 무엇이든 지나치게 해왔기 때문에 제 몸은 가만히 있는 것을 견디지 못했습니다.

저를 괴롭힌 것은 ‘망상’이었습니다. 쉬겠다고 가만히 앉아 명상을 하는데, 온갖 잡념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생각이 다른 곳으로 가면 다시 호흡을 코끝으로 돌리고, 놓치면 또 돌리면서 중심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아, 내가 이렇게 산만했구나! 미래를 생각하면 호흡이 가빠지고, 지나간 상처를 떠올리면 마음이 의기소침해지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모두 지금 여기에 있지 못해 생기는 일들이었습니다. 스님의 지도 법문 덕분에 그런 일련의 변화에 연연하지 않고, 다시 숨이 들어가고 나가는 것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오전 오후 하루 두 차례 주어지는 공양 시간 2시간은 의외로 힘들었습니다. 식사랄 것도 없는 음식을 먹고 나면 시간이 많이 남는데, 그 시간에 아무런 할 일이 없는 상태가 당황스러웠습니다. 휴대폰도 사용할 수 없고 책 같은 읽을거리도 볼 수 없으니 무료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누워도 잠이 오지 않아 일어나서 집안을 빙빙 돌기도 했습니다. 그런 제 모습을 보면서 그동안 쉬고 싶다면서도 쉴 줄 몰랐구나, 싶었습니다. 늘 바깥으로만 정신이 팔려 머리와 마음이 시끄러웠음을 알았습니다.
이번 명상은 힘들었음에도 명상의 묘미를 알게 되어 기쁘고 감사합니다. 산만한 가운데 호흡으로 돌아오면 느껴지는 편안함을 꾸준히 연습해 보고 싶습니다.

글_김은석(서제지부)
편집_월간정토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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