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법당
지리산 수련원으로 친정 나들이, 봄불교대 강정구 보살의 명상 바라지장 소감문
[서울정토회 관악법당]
지리산 수련원으로 친정 나들이
봄불교대 강정구 보살의 명상 바라지장 수련 소감문
아침마다 분주히 올라오는 밴드의 글 중, 행복이 그대로 전해질 듯 환하게 웃는 사진 한 장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2015 봄불교대학생 강정구 보살입니다. 그녀는 지난 5월과 7월, 지리산 수련원에 깨달음의장과 바라지장에 다녀온 후 매 순간순간 감사한 마음으로 생활하게 되어 삶이 행복해졌다 합니다. 인터뷰를 청하자 처음엔 쑥스럽다며 손사래를 쳤지만 나중에는 환한 미소로 수행담을 전해주었습니다.

▲ 행복을 전하는 수행자가 되길 발원합니다
불교대학은 어떻게 오게 되었나요. 깨달음의장과 바라지장을 다녀온 후 삶은 어떻게 변했는지 들려주세요~
평소에 ‘그럴 수 있지. 누구나 생각은 다른 거니까.’ 하는 식으로 늘 긍정적으로 생각하던 제게 벽과 딱 마주하게 만드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2014년 유방암 진단으로 수술과 항암 치료를 받게 된 겁니다. 그 와중에 정말 남편의 사소한 말 한마디에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자신이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져 괴롭고 우울했습니다.
어느 날 우연히 법륜스님 즉문즉설을 듣고 무언가에 끌리듯 불교대학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수행맛보기를 통해 아침기도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고 매일 기도하는 청정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니 서서히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끼며 수행의 기쁨을 맛보았습니다. 깨달음의장에서는 괴로움에서 벗어난 행복한 경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 바라지장에서 소녀적 감성을 살려 한컷~ (왼쪽에서 첫 번째)
예전엔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상대에게 전사처럼 어떻게든 내가 옳다는 주장을 강요하려고 했었지만, 지금은 서로 다를 수 있음을 알고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내가 옳다는 생각도 내려놓고 내 마음 속 욕심을 알아차리니, 매 순간 저절로 감사한 마음이 일어납니다.
깨달음의장에서 공양 때마다 정성 들인 음식에 감동을 받고 다시 가고 싶은 마음에 바라지장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갓 시집온 새댁이 처음으로 친정 나들이 하듯, 설레면서 약간 들뜬 마음으로 콧노래까지 부르며 수련장으로 가는데 신이 났었습니다. 바라지 일을 하면서는 깨달음의장에서 느꼈던 그 마음을 다시 잘 점검해 보면서 공양 때마다 받았던 그 감동을 나도 누군가에게 되돌려 주고 낯선 사람과 일을 하면서 일어나는 마음작용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내가 잘 쓰이는 것이 나를 살리는 일이기에 너무 행복합니다~(왼쪽에서 첫 번째)
바라지 일은 '이 음식은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입니다'라는 명심문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수련생을 부처님이라 여기고 경건하게 정성껏 요리를 하게 되니 한 끼 한 끼 공양을 올릴 때마다 수련장에서 느꼈던 것 이상의 감동이 가슴을 찡하게 울렸습니다. 함께했던 거사는 마음나누기 때마다 감동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적은 인원임에도 서로 마음을 합쳐 무리 없이 해내는 것을 보면서 정성으로 마음을 모으면 못할 일도 없다는 확신도 생겼습니다. 그래서 또 감동이었습니다.
깨달음의장을 마쳤을 때 아주 세심한 부분까지 봉사자들로 일이 진행된다는 것에 큰 감동을 받았었는데 저도 그들 중의 한사람이 되었다는 게 감사하고 감사했습니다. 이젠 어떠한 경계에 부딪쳤을 때 상대를 이해하고 상대를 이롭게 하는 마음을 내어 상대와 내가 하나가 될 때 삶은 보람되고 행복해진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바가지를 거꾸로 들고 괴로워했던 날들이 있었기에 오늘이 더 소중함을 압니다.
지금의 모든 인연들에 감사의 절을 올립니다.

▲ 이 음식이 내 앞에 이르기까지 수고하신 많은 이들의 공덕을 생각하며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그때 느꼈던 감동을 사랑하는 도반들과 함께 나누어 즐거운 수행자가 되고 싶은 보살의 마음이 환한 미소로 전달됩니다. 힘든 병마와도 당당히 맞서 딛고 행복을 전달할 수 있는 에너지가 거룩해 보입니다.
수행에 있어, 먼저 시작한 이가 나중이 될 수 있고 나중에 시작한 이가 앞서갈 수 있다는 스님의 말씀이 생각나게 합니다. 이렇게 행복해하는 도반과 함께하는 인연에 감사드립니다.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Posted by 윤옥희 희망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