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정토행자의 하루
12월 2주차(5)
서면/진해/용인수지 법당 소식

서면법당의 아기자기 거리모금 풍경, 모든 아이들이 건강하고 편안하게 시험 잘 치르기를 기원한 진해법당의 수능기도, 이 땅의 아버지들을 생각하게 하는 용인수지법당 박병준 거사님의 수행담 전해드립니다~^^

[서면정토회 서면법당]

거리모금 풍경11월 29일(토) 서면법당은 거리모금으로 부산시민공원 일대를 누볐답니다. 서면법당 봉사자와 봄・가을불교대학 주・야간 학생들이 모두 출동!! 우리 열네 명은 "모두 우리 아이입니다." 라는 명심문을 외우고 모금을 시작했습니다. 모금할 때의 이런저런 모습과 마음들을 정리해 보니 각자 다른 듯 하나인 듯 비슷합니다.

배고픈 아이들은 밥을 먹어야합니다. 아픈 아이는 치료받아야합니다. 이 울림이 널리 퍼졌으면 합니다.
▲ 배고픈 아이들은 밥을 먹어야합니다. 아픈 아이는 치료받아야합니다. 이 울림이 널리 퍼졌으면 합니다.

처음으로 거리모금 갔을 때가 생각난다는 법우님, 그때는 1분이 1시간 같았다고 하네요. 어찌나 시간이 안 가는지 몰래 숨어있기도 했답니다. 지금은 신기하게도 시간이 언제 가는지 모르게 모금하는 게 참 재미있다고 합니다. 명상수련 덕분에 배고픈 고통을 확실히 배우고 와서 그렇다면서 하하 웃습니다. 모금활동을 하며 내가 무시로 쓰는 천원의 가치를 다시 돌아본다고 합니다.

이제 갓 입학한 가을불대 보살님들, 수줍어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처음 봉사활동을 시작할 때의 우리들 모습이네요. 하지만 정말 용감하게도 천 원이면 배고픈 아이 두 명에게 밥을 줄 수 있다고 열심히 호소하고 있습니다. 어제 지인들과의 모임에서 오늘 거리모금 갈 거라고 미리 모금하고 왔다며 옆에 있는 도반들의 통에 쏙 집어 넣어주는 보살님도 있네요.

가을불교대(왼쪽)과 봄불교대(오른쪽)의 만남! 아직은 어색하다며 수줍게 웃으시네요. 괜찮아요~ 처음엔 다 그래요~♬
▲ 가을불교대(왼쪽)과 봄불교대(오른쪽)의 만남! 아직은 어색하다며 수줍게 웃으시네요. 괜찮아요~ 처음엔 다 그래요~♬

모금을 하다보면 가끔 "내가 더 배고파요." 하면서 핀잔을 주는 분들이 있습니다. 예전엔 울컥했는데 요즘엔 그냥 그 말에도 “감사합니다.” 하고 웃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반전은 그렇게 핀잔주는 분들은 거의 다 모금에 동참한다는 것!! 무관심이 오히려 더 무서운 것 같아요.

모금에는 남녀노소 외국인 내국인이 없는 것 같습니다. 지나가던 외국인이 모금에 동참하여 신기했습니다. 어떤 분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다 세우고 동참해서 감명 받았습니다. 그동안 내가 무수히 그냥 지나쳤던 도움의 손길이 필요했던 곳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계속 깨우치고 닦아나가는가 봅니다. Posted by 정현주 희망리포터

[창원정토회 진해법당]

모든 아이들이 건강하고 편안하게 시험 잘 치르기를_수능기도 2014년 11월 13일(목) 대학수학능력 시험 날. 몇 년 만에 입시추위가 왔습니다. 이른 새벽 자녀들 도시락 싸서 시험장에 입실하는 거 보고 진해법당 문을 들어서는 창원, 진해 도반들!

시험시간 중 아이들과 같이 있지는 못하지만 실수 없이 최선을 다하도록 조용히 기도 올립니다. 기도 전에 들었던 스님의 법문을 떠올려 봅니다. 허둥대지 말고 미리 준비하는 자세, 식사도 적당히 평상시처럼 준비하여 가볍게 먹이며, 믿음 속에서 너를 지켜봐준다는 마음으로 기도하기. 편안함 속에 또렷이 깨어 있기. 엄마가 불안해하지 않고 편안한 맘을 가지면 아이에게도 그 마음의 공명이 전해질 수 있습니다.

간절함을 담아 천천히 정성을 다해 절을 해봅니다. 시험을 치르는 모든 아이들이 건강하고 편안하게 그 동안 쌓은 실력을 발휘할 수 있기를……. 여러 가지 사정으로 시험장에도 못 오는 아이들이 있다면 그 아이들 역시도 편안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해 봅니다. 시험시간에 맞춰 절을 하고 쉬는 시간에는 같이 또 쉬며 하하호호 즐겁습니다. 공양간 보살님들의 맛깔난 솜씨 발휘로 정말 맛난 점심공양을 맛보았습니다. 덕분에 오후시간도 힘내어 모두 아자 아자 아자! 순식간에 마지막 시간이 되었습니다.

내 아이뿐 아니라 모든 아이들이 건강하고 편안하게 시험 잘 치르기를~~
▲ 내 아이뿐 아니라 모든 아이들이 건강하고 편안하게 시험 잘 치르기를~~

모두들 좋은 성과 있기를 바래봅니다. 혹여 그렇지 못해도 그 또한 편안히 받아들이라 하시던 스님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내 아이가 시험을 못 치러도 정말 편안히 받아들일 수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조금 마음은 아프겠지만 곧 담담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결과야 어떻든 행복하렵니다.

올해는 수험생 부모 입장이지만 내년은 공양간에서 한 일손 도와드려야겠다고 마음먹어봅니다. 새해 수험생 두신 마산, 창원, 진해 도반들~ 진해법당에 기도하러 오세요, 환영합니다. Posted by 손민실 희망리포터

[용인정토회 용인수지법당]

이 땅의 아버지들을 생각하게 하는 박병준 거사님의 수행담용인수지법당 저녁 경전반 박병준 거사님은 천일결사에 입재하여 열심히 수행정진하며 틈나는 대로 환경실천 및 봉사활동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박 거사님의 수행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박병준 거사님 정토를 만나기 전의 저는 다혈질이고, 자기주장이 강하며, 욕설과 명령적인 말투에 하루라도 화를 내지 않거나 싸우지 않으면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미워했던 아버지넓은 옥토와 머슴까지 두고 생활하는 부유한 농촌가정에서 외동아들로 태어난 아버지는 20세에 결혼하여 6남매를 두었습니다. 하지만 알코올중독과 방탕한 생활로 인한 다툼으로 집안이 조용할 날이 없었고 저는 그런 가정의 맏이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만취상태로 늦은 시간 귀가하여 자고 있던 어린 우리들을 모두 기상시켜 윗목에 나란히 세워놓고 일장 훈시로 아버지의 존재를 각인시키기도 했습니다. 초등학교를 갔다가 하교하는 시간에는 집으로 바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대문 멀리서부터 집안의 소리와 동정을 살피며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럽게 걸어 들어가곤 했답니다.

아버지의 알코올중독과 횡포는 점점 심각해져 갔고 농사일은 엉망이 되어 저는 초등학생 나이에도 소도 몰고 쟁기질도 하며 무엇이든지 일을 해야만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아버지가 죽고 없으면 좋겠다!”하며 아버지를 원망하는 마음이 많았습니다. 그 내면에는 6남매를 먹여 살리기 위해 고생하는 어머니를 매일 같이 괴롭혀서 힘들어하는 어머니가 불쌍하다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제 나이 22세, 아버지 나이 44세 때 그 미워하던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습니다. 저는 오기와 독기가 가득하여 눈물도 안 나왔습니다. 할머니께서 “상주가 좀 울어라.”라고 하실 정도로 씩씩대며 아버지를 원망하고만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빈자리는 10여 년 동안 온 가족을 더 힘들게 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직장도 구하고 결혼도 하고 ‘아버지 같은 인생을 살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다짐하면서 직장과 가정에 열정적으로 충실하게 살았습니다. 그런데 제 나이 30대 후반부터 삶에 회의가 찾아오더니 아버지가 그리워지고 미워했던 것만큼이나 그리움이 커졌습니다.

어느새 아버지를 닮은 나 40대 초반에는 어느새 그 미워했던 아버지의 모습과 똑같이 되어 있었습니다. 술을 마시는 시간과 횟수가 점점 늘어났고, 남을 탓하며 주사도 점점 심해져 갔습니다. 그러다가 40대 후반에 아내와 크게 다툰 후 속죄하는 마음으로 병원 의사의 힘을 빌어 술을 끊었습니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평온할 줄 알았던 생활은 생각보다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공허한 마음을 채우기 위해 달리기 등 운동도 열심히 해 보았지만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사춘기 시절 할아버지가 노환으로 돌아가시는 모습을 보며 ‘생로병사’로 허무하게 생을 마감하는 ‘인간의 삶은 무엇일까?’하고 품었던 의문이 발동하여 그 답을 찾기 위해 이 절 저 절을 찾아 헤맸지만 답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인생의 길잡이 법륜스님을 만나다그러다 우연히 인터넷에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접하게 되었는데 그것을 보는 순간 이제까지의 의문에 답을 찾은 것 같았고, 공허했던 마음도 채워지는 것 같았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다가진 것 같은 기분으로 인터넷에 있는 수많은 즉문즉설을 밤낮없이 수개월 동안 공부했습니다. 돈, 명예, 사랑 등은 만족을 모르는 것이며 불을 찾아 헤매는 불나방과 같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승진에 대한 집착이 놓아지고, 나를 사랑하게 되고, 나의 가족을 사랑하게 되고, 이웃과 사회를 사랑하는 마음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정토불교대학에 입학하다그러면서 체계적으로 불교를 공부하기 위해 2013년 봄불교대학에 입학하였고 지금은 경전반에 다니고 있습니다. 스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매번 원고도 없이 역사관이나 부처님 말씀 등 그 많은 분량을 일일이 체계적으로 말씀하시는 모습에 놀라고 감동받았습니다. 스님의 말씀에 따라 매일 108배와 명상을 하면서 새로운 관점, 새로운 마음, 새로운 세상, 새로운 도전, 새로운 희망, 조건 없는 행복이 시작되었습니다.

제 가슴에는 항상 깊은 산속 옹달샘처럼 행복감이 퐁퐁 솟아납니다. 수년 간 끊어야지 하면서도 못 끊던 담배를 단박에 끊게 되었습니다. 생활 속에서 어려운 상황이 일어날 때는 스님의 가르침대로 “지은 죄가 있으면 달게 받겠습니다.”하는 마음으로 겸손하면서도 당당하게, 결과를 받아들일 줄 아는 담담한 마음이 유지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경전반 도반들과~ 뒷줄 왼쪽 끝이 박병준 거사님~^^
▲ 경전반 도반들과~ 뒷줄 왼쪽 끝이 박병준 거사님~^^

이런 저의 변화가 느껴졌는지 주변에서 “생각이 긍정적이시네요.”, “상대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시네요.”. “여유가 느껴져서 좋습니다.”라는 말씀을 해주십니다. 과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매일 술 마시고 제 주장만 강하게 어필해서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했는데 요즘은 가족들끼리 “사랑해.”라고 자연스럽게 말합니다. 아내와는 언제부턴가 출퇴근할 때 안아주는 것이 일과가 되었습니다. 환경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게 되면서 아내가 하던 분리수거를 이제는 제가 다 하니 아내가 무척 좋아합니다. 세상 사는 맛이 납니다. 부처님, 스승님, 감사합니다. 이 한량없는 복을 널리 회향하겠습니다. Posted by 김지수 희망리포터

JTS 거리모금 중. 오른쪽 끝이 박병준 거사님~
▲ JTS 거리모금 중. 오른쪽 끝이 박병준 거사님~

전체댓글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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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양행

추위를 녹여내는 감동입니다 정토를 알게 된것이 좋습니다.

2014-12-16 22:22:29

최인숙

기도 마치고 잘려고 하다가 우연히 읽게 되었는데
눈시울이 붉어지는 감동을 느낍니다 정토행자들
모두 모두 사랑합니다

2014-12-16 03:46:15

이태기

저도 언젠가 거리모금에 동참도 하겠지요? 하게되면 즐겁게 감사하게 열심히 해봐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br />좋은 기사 정현주 희망리포터님 감사합니다~~!!^^<br />언제나 기도 정진하시는 모습에 감동이 됩니다~~손민실 희망 리포터님 감사합니다~~<br />박병준 거시남의 변화된 삶이 많은 노력과 마음 다스리기에서 출발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br />앞으로 더 많은 분들께 그 영향력을 발휘하시길 기대합니다~<br />김지수 희망리포터님 감사합니다~~^^*

2014-12-14 20:2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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