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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홍수와 산사태로 큰 피해를 입은 인도네시아 아체 지역(Provinsi Aceh)에 구호 활동을 하기 위해 반다아체(Kota Banda Aceh)로 향했습니다.
지난 11월 말, 인도네시아 아체와 수마트라 일부 지역에는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홍수와 산사태가 동시에 발생했습니다. 산림이 훼손된 산지에서 흙과 돌이 한꺼번에 쏟아지며 수천 가구의 집이 무너지거나 물에 잠겼고, 수백 가구의 집들이 흔적도 없이 떠내려가서 주민들은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었습니다. 쌀과 식량, 취사도구 등 기본 생필품도 대부분 유실됐습니다. 이후 임시 거처에는 깨끗한 물과 위생 시설이 부족하고 음식도 충분하지 않아 어린이와 노약자를 중심으로 건강 문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논과 밭은 두꺼운 진흙에 덮여 생계 수단마저 사라졌으며, 지금도 비만 오면 같은 피해가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라 주민들은 매일매일 불안 속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스님은 이러한 상황을 직접 확인하고 구호 물품을 전달하기 위해 인도네시아로 간 것입니다.
새벽 4시에 정토회관을 출발해 인천 공항으로 이동했습니다. 출국 수속을 마친 뒤 오전 6시 50분, 말레이시아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했습니다. 현지 시각으로 낮 12시 30분에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 도착해 약 3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오후 3시 20분이 되어 인도네시아로 향하는 항공편에 올랐습니다. 비행기가 40분 연착되어 오후 4시 40분에 인도네시아 반다아체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공항에는 인도네시아 NGO ‘가쿰(GAKUM)’의 설립자 중 한 명인 요한 님과 현지 사업가 아미르 님이 마중을 나왔습니다.


인사를 나눈 뒤 함께 숙소로 이동했습니다. 오후 6시에 숙소에 도착해 짐을 푼 후 스님은 원고 교정을 보았고, 박지나 JTS 대표는 아미르 님, 요한 님과 함께 다음 날 일정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박지나 대표는 JTS의 물품 배분 방식과 유의 사항을 자세히 설명했고, 요한 님은 이 지역에서는 물품을 배분하려면 꼬박 하루가 걸린다고 했습니다. 대표님은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배분 과정에서 무엇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무슬림 기도 시간이 되어 잠시 휴식한 후 저녁 7시 30분에 두 번째 회의를 시작했습니다. 이번 회의에는 가쿰의 피르만 님과 또 다른 NGO 단체인 FDP(Forum Dakwah Perbatasan)의 아자르 님, 누르칼리스 님, 무슈라 님, 나시르 님이 참석했습니다.

요한 님은 FDP 활동가들을 소개하며, 이들이 아체 지역에서 오랜 시간 구호 활동을 해온 단체라고 설명했습니다. FDP는 종교나 정치적 성향에 관계없이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지원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가쿰 측에서는 JTS가 불교 단체라는 이유로 함께 활동하기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있었고, 이에 따라 FDP를 연결해 준 것이었습니다.
FDP는 특히 여성과 어린이에게 필요한 기본 생필품을 우선 지원하고 있으며, 지난 11월 말 대규모 홍수와 산사태 이후 일부 지역에 식량 3톤을 긴급 전달했고, 이동 의료 서비스를 통해 800명 이상의 환자를 치료한 바 있습니다. FDP에서는 JTS에 8개 마을, 총 1,027가구에 식량을 배분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우기라 도로가 자주 끊기고, 비로 인해 마을에 물이 차올라 주민들이 배급 장소까지 오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각 마을에 직접 물품을 전달해야 하며, 한 마을에 평균 130가구, 약 500명이 거주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지역 활동가들은 이번 재해는 정부가 산림을 무분별하게 개발하면서 벌어진 환경 파괴의 결과라고도 했습니다. 나무가 사라진 산에는 큰비만 내려도 곧바로 홍수가 발생하고, 흙과 돌이 마을을 덮쳐 버립니다. 하지만 아체 지역은 오랜 기간 독립을 시도해 온 역사로 인해 정부의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하고, 국제 NGO의 접근조차 쉽지 않다고 했습니다.

밤 9시 20분이 되어 회의를 마쳤습니다. 오늘은 인도네시아에 도착해 현지 NGO 활동가들을 만나 상황을 파악했습니다. 내일은 실제 피해 지역을 방문해 주민들의 상황을 직접 살피고, 요청 사항을 받아 긴급 구호 물품을 구매하고 배분 계획을 세울 예정입니다.
오늘은 법문이 없었기 때문에 작년 11월 22일 금요 즉문즉설 생방송에서 스님과 질문자가 나눈 대화 내용을 소개하며 글을 마칩니다.

“저는 경추 측만증이 있어서 목이 불편하고, 목소리도 잘 안 나와 천천히 질문드리겠습니다. 경추 측만증은 사춘기 때 시작되었고, 그와 함께 희귀병도 같이 발견되었습니다. 약도 없고 치료도 안 되는 30년 동안 힘들고 괴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3년 전에는 쇄골하 동맥이 파열되어 두 번이나 죽다 살아났고, 그 이후 왼쪽 성대와 왼쪽 발이 마비되었습니다. 최근에는 교통사고로 목을 삐끗하여 오른손의 힘까지 다 빠진 상태입니다. 오른손을 쓸 수가 없다 보니 심한 우울증과 불안증, 불면증이 생겨 정신과 약을 처방받아 먹고 있습니다. 현재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내 팔자는 왜 이럴까, 평생 아프게 사는 것도 억울한데 정말 저 자신이 너무 불쌍합니다. 지금도 안 아픈 곳이 하나도 없고, 사는 것이 너무 지옥입니다. 스님, 저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몸이 불편하니 얼마나 힘드시겠습니까. 그럼에도 이렇게 꿋꿋하게 살아오셨고, 또 힘든 몸으로 천천히 질문까지 해주셔서 먼저 감사드립니다. 질문자가 방금, 현재로서는 특별한 치료법도 없고 약이나 수술로도 뚜렷하게 해결할 방법도 없는 상태라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비유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숲 속에 다람쥐와 토끼, 그리고 늑대가 함께 산다고 합시다. 토끼나 다람쥐는 늑대보다 힘도 약하고 달리기도 느리며 여러 면에서 불리합니다. 그러다 보니 ‘나도 늑대나 호랑이처럼 덩치가 컸으면 좋겠다. 더 빨랐으면 좋겠다. 힘이 셌으면 좋겠다. 그렇게만 된다면 다른 짐승들에게 쫓기지 않고 오히려 내가 그들을 혼내주며 살 수 있었을 텐데, 전생에 내가 무슨 죄를 지어서 다람쥐나 토끼로 태어났을까.’ 하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사실 토끼나 다람쥐로 태어난 것은 전생의 죄 때문도 아니고, 사주팔자 때문도 아닙니다. 그냥 토끼로 태어났고, 다람쥐로 태어났을 뿐입니다. 그런데 자꾸 늑대와 자신을 비교하며 ‘왜 내 삶은 이런가’ 하고 생각하면, 결국 괴로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비교는 옳지 않습니다. 토끼는 토끼대로 사는 길이 있고, 다람쥐는 다람쥐대로 살아가는 길이 있습니다. 그 길에 만족하며 살아야지, 남과 비교하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을 학대하는 일이 됩니다. 질문자는 질환이 없는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나는 왜 이런 병을 얻었을까?’, ‘왜 나는 교통사고를 당했을까?’ 하고 생각하지만, 질문자만 그런 일을 겪는 것은 아닙니다. 전 세계에서는 하루에도 수십만 건의 교통사고가 일어납니다.
그러니 다람쥐는 다람쥐대로, 토끼는 토끼대로 주어진 조건 속에서 살아가듯이, 우리도 나에게 주어진 조건 속에서 살아가야 합니다. 질문자는 병이 있지만 그래도 살아 있고, 교통사고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상황에서도 크게 다치지 않고 살았습니다. 혼자서는 생활이 어렵지만,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면 살아갈 수 있는 상태입니다. 아예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하고, 이렇게 질문조차 할 수 없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제가 매년 장애인들과 소풍을 가는데, 경증 장애인들은 함께 어울려 웃고 놀기도 하지만, 중증 장애인들은 눈을 맞추는 것조차 쉽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그분들 역시 각자의 조건과 환경 속에서 나름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사실을 생각해 보면, 지금의 삶 또한 감사히 여길 수 있지 않겠습니까.
다람쥐도 살아가고, 토끼도 살아가듯이 우리 역시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나는 왜 늑대나 호랑이처럼 살지 못하느냐.’ 이렇게 생각하면 삶은 괴로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오히려 ‘나는 이런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누구보다 행복하고 자유롭다.’는 관점을 가질 때, 장애나 질병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내 몸이 좀 불편하지만, 토끼보다는 낫다. 다람쥐도 살고 토끼도 사는데, 내가 왜 못 살겠어.’ 이렇게 마음을 먹어야 합니다. 자꾸 몸이 불편한 것만 붙들고 있으면 하나님을 원망하게 되고, 전생이나 사주팔자를 탓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내 인생길에는 늘 먹구름이 낄 수밖에 없습니다.
그보다는 ‘그래도 내가 살아 있고, 말도 할 수 있고, 눈으로 볼 수도 있고, 아직 좋은 점들이 많이 있다.’ 이렇게 마음을 돌려 보십시오. 그러면 사는 일이 지금보다는 조금 더 가볍고, 조금은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요?”
“네, 잘 알겠습니다. 오늘 주신 말씀 항상 기억하고 만족하며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제 이야기를 좋게 받아들여 주셔서 저 역시 감사드립니다. 우리가 살아가다 보면 크고 작은 일들을 수없이 겪게 됩니다. 그 순간에는 온통 인생을 뒤흔드는 큰일처럼 느껴지지만, 시간이 지나 5년, 10년이 지나고 돌아보면 대부분은 그다지 큰일이 아니었던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그것을 늘 시간이 한참 지난 뒤에야 깨닫는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굳이 5년, 10년이 지나서 알 필요가 있겠습니까. 지금 당장 일어난 일도 ‘나중에 돌아보면 이것 역시 별일 아닐 것이다.’라고 미리 생각할 수 있다면, 우리는 현재를 훨씬 가볍게 받아들이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렇게 마음을 쓰면 지나간 일을 붙들고 괴로워하기보다,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며 살아갈 수 있게 됩니다. 삶의 무게는 사건 자체보다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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