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5.10.28. 여성 INEB 7일째, 소감문 나누기
“정토회는 왜 승복을 입거나 머리를 깎은 스님이 없을까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여성 INEB 정토회 스터디 투어를 마무리하는 날입니다.

스님은 새벽 수행과 명상을 마친 후 오전 7시 30분에 두북수련원을 출발해 서울로 향했습니다.

고속도로 위를 4시간 달려 11시에 서울 정토사회문화회관에 도착했습니다. 점심 식사를 한 후 오후 3시에는 외부에서 사회 인사를 만나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북미 관계와 남북 관계를 어떻게 풀어 나가면 좋을지, 날로 심화되는 국내 정파 간 갈등을 어떻게 극복해 국민 통합을 이룰 수 있을지 등 다양한 주제로 의견을 나눈 뒤, 다시 정토사회문화회관으로 돌아왔습니다.

해가 저물고 저녁 7시부터는 9층 강당에서 여성 INEB 참가자들과 함께 지난 7일 동안의 스터디 투어 일정을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먼저 참가자 모두가 소감문을 작성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난 7일간의 여정을 되새기며, 흰 종이 위에 그동안 마음속에 쌓인 감상과 생각을 한 글자 한 글자 정성껏 써 내려갔습니다.

소감문 작성을 마치고 한 사람씩 발표를 시작했습니다.

“Through this study trip, I realized that life is not only about studying, working, and earning money—it’s about community, citizenship, and the next generation. Jungto Society showed me that consistent practice and collective effort make us powerful and confident enough to help others. I learned that lifelong learning is never too late, regardless of age or circumstance.”
(이번 견학을 통해 인생은 공부하고 일하고 돈 버는 것만이 아니라 공동체와 시민의식, 그리고 다음 세대를 위한 삶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정토회는 꾸준한 실천과 공동의 노력이 우리를 더 강하고 자신감 있게 만들어 타인을 도울 수 있게 한다는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나이나 환경에 상관없이 배움에는 평생 늦지 않다는 소중한 교훈을 얻었습니다.)

계속해서 소감문 발표를 이어 갔습니다.

“As the youngest participant, I learned the beauty of waking up early to chant and begin each day with a peaceful mind. I now understand why Jungto Society has such influence—because its people work tirelessly for humanity without discrimination or expectation of reward. This experience strengthened my commitment to live mindfully and contribute to society with sincerity.”
(가장 어린 참가자로서 새벽 예불로 하루를 평화롭게 시작하는 삶이 아름답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정토회가 영향력이 큰 이유는 그곳의 사람들이 보상이나 차별 없이 인류를 위해 헌신하기 때문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경험은 마음챙김으로 성실히 사회에 기여해야겠다는 제 다짐을 더욱 굳건하게 다져 주었습니다.)

“This trip was unlike any other—filled with love, service, and true volunteer spirit. I was deeply moved by how Jungto Society integrates spiritual practice with social engagement. It reminded me that social change takes time, but it begins with one person’s courage to act. I saw that volunteer-based communities can truly thrive, even in our modern world.”
(이번 견학은 사랑과 봉사, 그리고 진정한 자원봉사 정신으로 가득한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정토회가 수행과 사회 참여를 조화롭게 결합하는 모습에 깊이 감동했습니다. 사회 변화는 시간이 걸리지만, 한 사람의 용기 있는 실천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자원봉사 중심의 공동체가 현대 사회에서도 충분히 지속될 수 있음을 직접 보았습니다.)

“Meeting Korean Buddhist leaders and learning about Jungto’s organizational structure inspired me to apply similar models in my own NGO. This trip convinced me that real social change is possible when a community shares a vision and works tirelessly toward it. Even small changes matter; consistency and long-term dedication make transformation real.”
(한국의 불교 지도자들과 만나고 정토회의 조직 구조를 배우면서 제 NGO에도 이 같은 모델을 적용하고 싶다는 영감을 받았습니다. 공동체가 하나의 비전을 공유하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사회 변화는 가능하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작더라도 변화를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진정한 변화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Having women practitioners together in a warm, nurturing environment was profoundly empowering. Listening to Dharma teachers’ personal journeys showed me how leadership without ego—rooted in respect and equality—can bring true, lasting social change. This trip reminded me that faith-based movements succeed when led with humility and compassion.”
(따뜻하고 서로를 돌보는 환경 속에서 여성 수행자들이 함께한 시간은 매우 힘이 되었습니다. 법사님들의 개인적인 수행 여정을 들으며, 존중과 평등을 바탕으로 한 ‘무아의 리더십’이야말로 지속적이고 진정한 사회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신앙 기반의 운동이 성공하려면 겸손과 자비의 리더십이 필요함을 깨달았습니다.)

“Before coming here, I felt like a withered tree ready to die. Now, through this experience, I feel as if sacred water has revived me. I’ve regained purpose—to live as a nun who helps the world and humanity. I will stand strong again, leading vulnerable children with love and calm strength. True practice is not only rituals but living with compassion and wisdom.”
(이곳에 오기 전 저는 말라 죽어가던 나무 같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경험을 통해 성스러운 물을 맞은 듯 새 생명을 얻었습니다. 세상과 인류를 위해 헌신하는 비구니로서 다시 일어설 힘을 얻었습니다. 의식에 메이는 것이 수행이 아니라, 자비와 지혜로 세상을 이롭게 하는 삶이 진정한 수행임을 배웠습니다.)

“I was deeply moved by how Buddhism in Korea is lived through social service and environmental care. Seeing Venerable Pomnyun Sunim’s compassionate action inspired me to reflect on how I can serve my own community. True change, I realized, begins within—by cultivating mindfulness and gratitude in daily life.”
(한국 불교가 사회 봉사와 환경 보호를 통해 실천되는 모습에 깊이 감동했습니다. 법륜스님의 자비로운 실천을 보며, 나 또한 어떻게 내 공동체를 위해 기여할 수 있을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진정한 변화는 나 자신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깨달았고, 일상에서 마음챙김과 감사의 삶을 실천하겠습니다.)

“This was my first visit to Korea, and I was inspired by how communities share agricultural knowledge, such as using natural fertilizers. I also found it eye-opening that people here can discuss religion, politics, and business openly regardless of gender. It showed me how communication and shared wisdom can transcend boundaries.”
(저는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는데, 자연 비료를 사용하는 등 공동체가 농업 지식을 서로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성별에 상관없이 종교·정치·사업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는 문화가 매우 새로웠습니다. 열린 소통과 지혜의 나눔이 경계를 넘어설 수 있음을 느꼈습니다.)

“I learned that meaningful change doesn’t require a grand movement—it starts from transforming our own habits and minds. Practicing mindfulness, kindness, and cooperation can ripple outward to bring both inner and outer change. Even something as simple as learning to empty the bowl mindfully taught me the joy and depth of awareness.”
(의미 있는 변화는 거대한 운동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습관과 마음을 변화하는 데서 비롯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마음챙김과 친절, 협력을 실천하면 그것이 안팎의 변화를 이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공양 후 그릇을 비우는 작은 수행조차도 깊은 깨달음과 기쁨을 주었습니다.)

참가자들은 각기 다른 배경에도 불구하고 정토회에서 수행과 봉사가 하나로 어우러진 삶을 보며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모두가 ‘작은 실천이 세상을 바꾼다.’는 확신을 얻었고, 마음의 평화와 공동체의 힘을 새롭게 느꼈습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어떤 이는 수행과 명상에, 또 어떤 이는 사회 변화나 여성 리더십에 초점을 두었다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모두가 함께 성장하며 따뜻한 연대를 이룬 경험에 깊은 만족을 표했습니다.

이어서 스님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님은 여성 INEB 참가자들이 각자의 나라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한 명씩 물어보았습니다.

태국, 미얀마, 라다크(인도), 캄보디아, 말레이시아에서 자비와 평화, 환경, 교육, 사회 참여에 관심 있는 여성 수행자와 활동가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현대 사회 속에서 실천하는 방법을 배우고, 연대와 협력의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스님은 각자 현장으로 돌아가면 어떤 관점을 갖고 활동을 하면 좋을지 조언도 해주었습니다.

참가자들의 활동 상황을 충분히 경청한 후 마지막으로 스님이 이번 여성 INEB 정토회 스터디 투어 프로그램을 마무리하며 격려의 말을 해주었습니다.

“정토회에는 많은 여성 활동가가 함께하고 있습니다. 정토회에서는 승려와 재가자의 구분이 따로 없습니다. 공동체 안에서 함께 살든, 각자 자신의 생활을 하면서 봉사하든, 구분 자체가 없는 것이죠. 공동체 안에서 사는 사람들은 모두 출가한 수행자이지만, 머리를 깎거나 승복을 입지는 않습니다. 출가 수행자는 원래 버려진 옷을 입어야 합니다. 겉모습이 어떠하든 최소한 마음가짐만큼은 출가 수행자의 자세를 지녀야 합니다.

정토회는 왜 승복을 입거나 머리를 깎은 스님이 없을까요?

부처님께서는 왕위를 버리고 가족을 떠나셨습니다. 음식은 걸식해서 드셨는데, 이것은 음식의 맛에 집착하지 않으셨다는 뜻입니다. 몸을 유지할 만큼의 최소한만 드셨고, 입으신 옷은 아무도 입지 않던 버려진 천이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시체를 덮던 천을 부정하다고 여겨 입지 않았습니다. 부처님은 그런 천으로 몸을 가리시고, 잠은 나무 아래나 동굴에서 주무셨습니다.

출가 수행자가 된다는 것은 바로 그런 검소한 삶을 산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먹고 입고 자는 것에 대해 불평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오늘날 승려들의 생활은 그런 출가 수행자의 삶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그 사회에서 조금 잘사는 사람들의 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위가 높은 승려는 좋은 집에 살고, 좋은 음식을 먹고,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차를 타기도 합니다. 이것은 단지 세속적으로 지위가 높은 사람의 모습일 뿐입니다.

물론 필요에 따라 차를 탈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지위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고급 차를 타는 것은 출가자의 자세와 맞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언제나 출가자의 마음가짐을 가져야 합니다. 경전을 읽고 박사 학위를 딴다고 해도, 그것은 세속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것으로 대학에서 강의하고 수입을 얻는다면, 단지 세속적인 직업을 가진 것과 다름없습니다.

부처님께서 ‘직업을 갖지 말라.’, ‘농사를 짓지 말라.’고 하신 것은 일을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이익을 추구하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법을 설하고 그 대가로 돈을 받는다면, 그것은 직업에 해당합니다. 다만 수행자는 법을 설하고, 사람들은 최소한의 의식주를 보시하게 되어 있습니다.

출가자에게 ‘승복을 입느냐, 머리를 깎느냐’ 하는 형식보다 더 중요한 것은 출가자의 근본 자세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머리를 깎고 스님이 되면 남보다 위에 있다는 권위 의식을 갖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정토회는 그러한 형식적인 출가를 더 이상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법륜스님은 왜 승복을 입고 머리를 깎고 있느냐?’라고 물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아직 제 스승님께서 살아 계시고, 그분으로부터 이어받은 전통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미 이런 모습이 되었고, 주어진 대로 살아가려 합니다. 그러나 다음 세대부터는 굳이 형식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승려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붓다의 가르침에 따라 담마(Dharma)에 충실하고, 출가자의 생활 태도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꼭 걸식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어떤 음식을 먹더라도 얻어먹는 것보다 나으니, 먹는 것에 불평해서는 안 됩니다. 어떤 옷을 입더라도 주워 입는 것보다 나으니, 옷에 집착해서도 안 됩니다. 어디에서 자든 나무 밑에서 자는 것보다는 나으니, 잠자리에 불평해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의식주에 불평하거나 지나치게 편안함을 추구한다면, 그것은 아직 출가하지 못한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속인이란 단지 돈을 버는 사람을 뜻하지 않습니다. 남을 돕는 일을 하더라도 세속적인 관점에서 한다면, 그 역시 세속인입니다. 어떤 좋은 일을 하고 싶지만 돈이 없다고 괴로워한다면, 그것은 세속적인 태도입니다. 수행자는 어떤 일을 하더라도 괴로움 없이 해야 합니다. 어려움이 있을 수는 있지만, 그것이 괴로움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러한 관점을 지닌다면 언제 어디서나 수행을 이어 가며 동시에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작은 실천들이 쌓여 큰 활동으로 이어지는 것이지, 규모의 크기로 활동의 성공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수행자는 다만 할 뿐입니다.

이런 관점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수행 정진하시기를 바랍니다. 협력할 일이 있으면 서로 돕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혹은 비구니라는 이유로 차별받는다고 생각하지 말고, 행복하고 활기찬 모습으로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정토회에는 많은 수행자들이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모범적인 분을 대중이 추천해 법사가 됩니다. 대중의 검증 없이 스승이 지목해서 법사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정토회의 행정적 책임자인 대표, 지부장, 지회장 역시 선거로 뽑습니다. 법사는 대중으로부터 ‘우리들의 모범이 될 만하다.’ 하는 사람을 추천을 받아, 법사 교육을 받도록 합니다.

승복을 입고 머리를 깎았다는 이유만으로 ‘내가 지도자다.’라고 주장해서는 안 됩니다. 진정한 지도자는 대중으로부터 지지를 받아야 하고, 수행 정진을 통해 실질적으로 모범이 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렇게 자신의 마음을 닦아 가는 사람이 진정한 수행자입니다. 짧은 일주일이었지만, 한국에서의 경험이 여러분의 삶과 활동에 많은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큰 박수와 함께 여성 INEB 정토회 스터디 투어 프로그램을 모두 마쳤습니다.

이어서 스님이 참가자 모두에게 책을 한 권씩 선물했습니다.

참가자들도 각국에서 가져온 선물을 스님에게 전달했습니다.

선물 전달식을 마치고 스님은 여성 INEB 참가자들과 작별 인사를 했습니다.

“여러분 각자 맡으신 일을 잘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꼭 필요한 일이나 혼자 하기 어려운 일이 있으면 서로 연락해서 우리가 어떻게 협력할 수 있을지 함께 찾아봅시다.”

모임을 마치고 나니 밤 9시가 되었습니다. 모두 아쉬움을 뒤로 하고 한국에서의 마지막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수행법회 생방송을 한 후 오후에는 청년 페스타 홍보 영상을 촬영하고, JTS 사무국장과 미얀마와 태국의 난민 캠프 지원 방안에 대해 회의를 한 후 부탄에 가지고 갈 짐을 쌀 예정입니다.


2025 청년페스타

전체댓글 13

0/200

신광섭

고맙습니다.

2025-10-31 10:18:27

순선

스님 존경합니다 감사드립니다

2025-10-31 10:13:51

강성훈

고맙습니다,스님.
항상 건강하시어 좋은말씀으로
일깨워 주십시요.
나무관세음보살

2025-10-31 09:25:29

전체 댓글 보기

스님의하루 최신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