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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워싱턴 D.C.에서 미국 정부와 의회, 그리고 주요 싱크탱크 관계자들을 만나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논의를 이어 가는 둘째 날입니다. 저녁에는 버지니아 페어팩스에서 교민들을 대상으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스님은 새벽 5시, 미주 정토회관에서 천일결사 기도와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하였습니다. 아침 공양을 마친 후 오전 9시에 브루킹스 연구소로 향했으나 교통 체증으로 인해 예정 시간보다 늦은 10시 50분에 도착했습니다.
브루킹스 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는 1916년에 설립된 미국의 대표적 초당적 비영리 싱크탱크입니다. 실증적 연구와 정책 제언을 통해 미국과 국제사회의 공공 정책 발전에 기여하고 있으며, 특히 동아시아 정책 연구소(Center for East Asia Policy Studies)를 중심으로 한반도 정세, 한미 동맹, 북한 비핵화, 중국 및 동아시아 질서에 관한 심층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의회와 정부에 정책적 통찰을 제공하며 국제사회와 학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날 스님은 브루킹스 연구소의 앤드루 여 박사(Dr. Andrew Yeo)와 미팅을 가졌습니다. 여 박사는 SK-한국 국제교류재단 석좌 교수로서 한국 연구를 전담하고 있으며, 북한 사회 변화와 인권, 동맹 전략을 비롯한 한미 및 동아시아 지역 질서를 폭넓게 연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2000년대 초반 가톨릭 대학교 교수 시절, 좋은벗들 미국 지부에서 발행하던 『North Korea Today』 영문판 번역 봉사에 참여한 인연도 있습니다.
스님과 여 박사님은 북한 정세, 주민들의 삶, 북미 대화 재개의 조건과 방법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스님은 먼저 한반도 정세에서 가장 우선되어야 할 과제로 전쟁 방지를 꼽았습니다.
“적어도 한반도에 전쟁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저는 시리아와 미얀마 난민을 돕는 활동을 직접 하면서, 전쟁이 사람들의 삶을 얼마나 파괴하는지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이어서 스님은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언급하며 삶의 개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최소한의 삶을 보장받고 일상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인권 문제를 단순히 정치적 자유의 차원에서 비판적으로만 바라보기보다, 보다 근본적인 인간다운 삶의 문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 여 박사님은 북한의 인권 상황이 여전히 심각하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워싱턴 내 논의가 최근 줄어든 상황을 전했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북한에 대한 논의가 줄어들었지만, 최근 북·중·러 관계와 북미 정상 회담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새로운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대화의 주제는 북한 내부의 변화로 이어졌습니다. 스님은 최근 지방 도시에서도 새로운 건축물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최근 5년 사이에 평양뿐 아니라 지방 도시에도 고층 건물이 많이 지어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국경 너머 북한을 바라보면 눈물이 날 정도로 열악했는데, 요즘은 사람들을 데려가 보면 ‘생각보다 괜찮아 보인다’는 반응을 보일 정도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주민들로부터는 여전히 ‘고난의 행군 시절만큼 어렵다.'라는 호소가 계속 들려오고 있습니다.”
여 박사님은 이에 동의하며, 언론 보도에서는 평양과 해안 개발만 부각되지만 실제로는 지방 곳곳에서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시장의 활력은 코로나19 이후 크게 줄었다는 설명도 이어 갔습니다.
북한의 시장 경제에 대한 평가도 오갔습니다. 스님은 일반 시장 위축의 원인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북한의 시장은 크게 위축되었습니다. 이를 단순히 정부의 통제 탓으로만 돌리기는 어렵습니다. 수입 물자가 줄어들고 주민들의 구매력이 떨어진 것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여전히 명품을 소비하는 부유층도 있지만, 대다수 주민들의 생활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여 박사님은 북한의 비공식 시장이 코로나19 전에는 활발했지만 이후 크게 위축되었다는 점에 동의하면서,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북한 경제의 실제 상태를 두고 의견이 갈린다고 덧붙였습니다.
가장 많은 시간이 할애된 주제는 북미 대화 재개 방안이었습니다. 스님은 기존 접근의 한계를 분명히 짚었습니다.
"북한은 조건 없는 대화나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화에는 전혀 동의하지 않습니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접근 방식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인 차원에서 비정치적으로 접근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원산 개발이 잘 되어 있다는데 나도 한번 가 볼까?’ 하는 식의 대화가 오히려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둘째, ‘관계 정상화’라는 큰 틀을 제시하고 싱가포르 회담을 기반으로 논의를 이어가는 방법입니다. 이 과정에서 현실적인 타협점은 ‘핵 동결’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또한 북한은 과거에는 경제 제재 해제를 우선적으로 요구했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공격적인 군사 훈련의 중단을 더 강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여 박사는 이 부분에 깊이 공감하며, 실제로 워싱턴 내에서도 비핵화를 초기 조건으로 내세우기보다 ‘리스크 완화(risk reduction)’ 접근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한국 정부의 역할에 대해 의견을 말했습니다.
“한국은 북미 대화에서 배제될까 염려하지만, 지금은 북미 간에 대화가 원만히 진행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합니다.”
이에 대해 여 박사는 한국 정부가 최근 들어 비핵화를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점을 언급하며, 미국이 새로운 접근을 하는 데 있어 한국의 태도가 오히려 유연성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 시간이 넘도록 전쟁 방지, 주민들의 삶 개선, 북한 내부의 변화, 시장 경제, 북미 대화 재개 전략 등 다각적인 주제를 아우르며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스님은 한반도의 평화를 지켜내기 위한 실질적 접근을 강조했고, 여 박사님은 이를 토대로 미국 내 정책적 움직임과 전문가들의 시각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내년에 스님이 이곳을 재방문할 때 브루킹스 연구소와의 공동 세미나 개최 가능성에 대해서 논의한 후 미팅을 마쳤습니다. 미팅을 마친 뒤 스님은 영문 저서를 선물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다시 미주 정토회관으로 돌아와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스님과 오랜 인연이 있는 제이콥 님과 2시간 동안 한반도 평화와 북미 관계 개선을 주제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저녁에는 버지니아에서 교민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평일 퇴근 시간과 겹쳐 교통 체증이 심했습니다. 오후 4시 50분에 미주 정토회관을 출발했는데 저녁 6시 30분에 강연장에 도착했습니다.
오늘 강연이 열리는 곳은 버지니아 페어팩스(Fairfax)에 위치한 공립 학교인 캐서린 존슨 중학교(Katherine Johnson Middle School)입니다.
강연장에 도착하니 봉사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정성껏 청중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모두 스님에게도 반갑게 인사를 하였습니다.
스님의 중학교 동창인 김인혁 님이 꽃다발을 안고 찾아오셨습니다. 스님을 60년 만에 처음 만났다며 반가워하면서 꽃다발을 주었습니다. 두 분은 대기실로 이동하여 한참 동안 말씀을 나누었고, 스님은 사인한 책을 선물하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저녁 7시가 되자 스님을 소개하는 영상이 상영되었습니다. 스님이 무대 위로 올라가자 모두 큰 박수와 환호로 환영을 해주었습니다. 160여 명이 자리한 가운데 스님이 웃으며 인사말을 했습니다.
“올해 미국의 여름은 어땠나요? 무더위로 고생하지는 않으셨어요? 올해 한국은 특히 더 더웠습니다. 제가 미국에 오기 전, 9월 말에도 한국은 여전히 무척 더웠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와 보니 가을 기운이 완연하네요. 다들 건강하게 잘 지내셨죠?”
“네.”
“밖에서 뉴스를 통해 보는 미국은 많이 혼란스러워 보였는데, 막상 와 보니 여러분이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다행입니다.”
이어서 사전 질문 신청자 두 명과 먼저 대화를 나눈 후 즉석에서 질문을 받았습니다. 두 시간 동안 아홉 명이 스님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질문자는 요즘 뉴스를 보면 전쟁 소식과 재난 소식이 이어져 늘 불안하다고 했습니다. 은퇴 후 한국으로 돌아가려는 부모님을 생각하면 번뇌가 생긴다며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할지 스님에게 조언을 구했습니다.
“제 질문은 피할 수 없는 전쟁과 재난에 관한 것입니다. 요즘 뉴스를 보면 늘 전쟁이 일어날 것 같다거나 이미 일어나고 있다는 소식, 혹은 경제적·물리적 재난 소식이 이어집니다. 원래도 걱정이 많았지만, 특히 부모님이 은퇴하시고 미국 생활을 정리한 뒤 한국으로 가시려 하니 그 걱정이 더 커졌습니다. 한국은 북한과 남한의 대립도 있고, 중국과의 갈등도 있지 않습니까? 사실 이런 걱정이 결국 집착이라는 것도 압니다. 내가 가진 것, 지키고 싶은 것에 대한 집착이라는 걸 알지만, 막상 내려놓기가 쉽지 않아 번뇌가 생깁니다. 이런 제가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만약 부모님이 미국에 계속 살 수 있는 비자 조건이 된다면, 저는 약간의 전쟁 위험이 있는 한국보다 미국에 계시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데요, 부모님은 여전히 한국으로 가겠다고 하십니다.”
“그렇다면 달리 방법이 없어요. 질문자가 아무리 한국은 위험하다고 생각해도, 부모님이 한국에서 살겠다고 하면 그 뜻을 존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도 출가했을 때 부모님이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젊어서는 스님이 되어 사는 게 좋지만, 늙으면 누가 돌봐주겠느냐’ 하시면서요. 저희 아버지는 ‘풀도 씨를 남기는데 사람으로 태어나서 후손을 남기지 않는 건 풀보다 못하다.’라고 생각하셨습니다. 주위에서 ‘스님은 아들딸은 없어도 제자들이 많잖아요.’라고 하면, 아버지는 ‘그거 다 쭉정이다.’ 하셨어요. 이것이 전통적인 유교적 관념이지요.
현재 북한도 남을 믿지 못하고 혈통만을 신뢰하다 보니, 왕조 국가는 아니지만 사실상 왕조 국가처럼 운영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도 가서 보니 총리의 아들이 총리가 되고, 부총리의 아들이 부총리가 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직업이나 직위를 대를 이어 자식에게 물려주는 경우가 여전히 많습니다. 기업가들 역시 마찬가지로 경영권을 자식에게 넘겨줍니다. 제가 아는 한 분도 회사를 여러 차례 전문 경영인에게 맡겼다가 끝내 믿지 못하고 결국 자식에게 경영을 맡기더군요. 아직은 사회적 관계보다는 혈통적 관계를 더 신뢰하는 것이 현실이기에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그것처럼 본인이 싫다고 하면 방법이 없는 거예요. 일론 머스크의 아들도 부모와 관계를 끊었다고 하지 않습니까. 본인이 거부하면 어쩔 수 없는 거예요. 부모님이 한국에서 살겠다고 하신다면, 성인(成人)이시니 그 뜻을 존중하는 게 좋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은 정말 전쟁이 일어날까요? 미국과 비교하면 위험이 더 크다고 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곧 전쟁이 일어난다는 뜻은 아니에요. 예를 들어 위험이 1퍼센트에서 2퍼센트로 올라가면 위험이 커졌다고는 하지만, 전쟁이 난다고 말하진 않잖아요. 실제 전쟁이 난다고 하려면 위험이 50퍼센트 이상은 되어야 합니다. 한국은 현재 10퍼센트에서 15퍼센트 정도라고 볼 수 있어요. 그러니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세계 순회강연을 하면서 올해만 해도 비행기를 70번 정도 탈 예정입니다. 그렇다면 비행기 추락으로 죽을 확률이 여러분보다 높겠죠. 차도 많이 타니까 교통 사고를 당할 가능성도 더 높아요.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사고 나는 건 아니잖아요. 이와 마찬가지로 전쟁이 일어날 위험도 미국보다 한국이 더 높지만, 그렇다고 꼭 전쟁이 일어난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대만에서 분쟁이 발생한다면, 그 여파가 한반도에 미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전쟁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위험을 어떻게 더 낮출 수 있느냐를 고민하는 것입니다. 북·미 관계 정상화와 북·일 관계 정상화를 한국을 배제하는 것으로만 보지 말고, 전쟁 위험을 줄이는 방식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남북 관계 개선도 같은 맥락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지금 우리의 현실적 과제는 통일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가 아닙니다. 지금은 전쟁 위험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느냐가 더 우선입니다.
전쟁 위험이 큰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반드시 전쟁이 일어난다는 뜻은 아니니 너무 불안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런데도 계속 걱정이 된다면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일을 이미 일어난 것처럼 여기면, 뇌가 착각해서 실제처럼 반응하기 때문이에요. 과거에 내가 폭행을 당했거나 성추행을 당한 일을 떠올리면, 뇌는 그것을 지금 일어나는 일로 착각해 분노와 괴로움을 일으킵니다.
영상을 볼 때도 두려움과 슬픔이 생기잖아요. 그런데 화면을 꺼버리면 아무 일도 없는 것이죠. 우리가 영상을 보며 느끼는 감정은 마음의 반응일 뿐이고, 사실은 뇌가 만들어낸 착각에 불과합니다. 소설책을 읽을 때도 집중하면 뇌가 착각해서 지금 일어나는 것처럼 작용합니다. 그래서 눈물이 나고 혼자서 울기도 하고 그러잖아요. 옆에서 보면 ‘미쳤나?’ 싶을 정도예요. 일종의 미친 증상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모두 착각에서 일어나는 작용입니다. 가상 현실도 마찬가지로 모두 뇌의 작용에서 생겨나는 것입니다. 예민해지면 증상이 더 심해집니다.
현재 응급 치료법은 안정제를 먹는 겁니다. 그러면 예민함이 둔해지면서 불안이 조금 줄어들어요. 대신 부작용으로 약간 졸립니다. 그래서 정신 질환 약은 병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신경의 예민함을 완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전통적으로는 기가 머리 위로 치솟으면 정신질환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그래서 기를 배꼽 밑으로 내려야 해요. 걷거나 절을 하는 하체 운동을 많이 하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수행 지도를 할 때 절을 하라고 하는 이유가 바로 그래서입니다. 기가 아래로 내려가서 머리는 차고 발이 따뜻하면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반대로 손발이 차고 머리가 뜨거우면 대부분 잠이 잘 안 오고 불안증이 심해집니다. 부모님에게 위험이 닥칠까 봐 염려하는 정도는 괜찮지만, 매일 전쟁이 일어나는 상상을 하고 불안해진다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네, 제 번뇌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워싱턴 지역이라 그런지 현재 한반도의 평화 문제와 관련된 질문들도 나왔습니다. 2시간 10분 동안 대화를 나눈 후 스님이 정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많은 일들은 실제로 당장 일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 90퍼센트 이상은 머릿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입니다. 직접 일어나는 일이라면 때리려고 할 때 막아야 하고, 추행을 하려고 하면 저지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번뇌는 대부분 생각에서 생겨납니다. 그것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붓다는 무지에서 두려움과 번뇌가 생기고, 무지를 벗어나면 괴로움에서 벗어난다고 하면서 깨달음을 중요시했습니다. 깨달음을 너무 신비주의적으로 접근할 필요는 없습니다. 깨달음이란 지금 나의 상태에 깨어 있는 것을 말합니다. 화가 나면 화가 난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가면 간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앉으면 앉아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겁니다. 이걸 자각이라고 해요. 스스로 자신에 대해서 아는 것이죠. 내가 고집하면 ‘고집하고 있구나.’, 화가 나면 ‘화가 나는구나.’, 욕심을 내면 ‘욕심을 내는구나.’ 이렇게 자기 상태를 알아차리면 감정에 덜 휘둘리게 되어 자기 중심을 잡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믿음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부처님을 믿어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에요. 무슨 종교를 갖든, 무슨 사상을 갖든, 그것은 개인의 자유입니다. 붓다의 가르침은 원래 종교가 아니었습니다. 늘 지금 여기에 깨어 있으라는 것이 붓다의 가르침입니다. 그러면 번뇌가 줄어들고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가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 종교와 관계없이 붓다의 가르침을 공부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큰 박수와 함께 강연을 마쳤습니다. 이어서 곧바로 책 사인회를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스님의 책을 가지고 와서 사인을 받고 스님에게 감사 인사도 했습니다. 새터민으로 유학 생활을 하고 있는 젊은 청년이 스님과 기념사진을 찍고 싶다고 해서 스님은 기꺼이 사진 촬영을 해주었습니다. 가자 지구의 민간인 학살에 대해 질문한 분은 스님에게 구호 활동에 쓰라고 1만 달러를 기부해 주었습니다.
책 사인회를 마치고 강연을 준비한 봉사자들과 함께 기념사진 촬영을 했습니다.
“버지니아, 파이팅!”
강연 총괄을 맡은 곽수진 님과 부총괄을 맡은 김혜은 님에게는 사인한 저서를 선물하고 함께 기념 촬영을 했습니다. 국제지부, 해외지부, 행복시민이 다 함께 합심하여 성공적으로 강연을 마무리하였습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봉사자들은 묘덕 법사님, 법해 법사님과 마음 나누기를 하고, 스님은 먼저 숙소로 출발했습니다. 고속도로 공사를 해서 그런지 차가 많이 막혀 우회 도로를 통해 밤 10시 30분이 넘어서 미주 정토회관에 도착했습니다. 강연장 뒷정리를 마친 법사님들이 모두 도착하자 내일 일정을 공유한 후 하루 일과를 마쳤습니다.
내일은 미국 국무부를 방문하여 한반도 평화와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해 대화를 나누고, 저녁에는 북미 동부 순회강연 중 다섯 번째 순서로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영어 통역으로 현지인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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