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5.02.20. 백일법문 4일째, 열린법회 3강, JTS 이사회, 에코붓다 이사회
“어떻게 부처님의 법이 오늘날 나에게 이를 수 있었을까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법륜스님의 백일법문 4일째 날입니다. 열린법회 3강의 주제인 ‘예불문’ 강의가 이어졌습니다.

스님은 새벽 수행과 명상을 마친 후 평화재단으로 향했습니다. 오늘은 한 달에 한 번 북한 전문가들과 북한의 현재 상황을 점검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대화를 나누는 날입니다.

함께 조찬을 한 후 북한 주민들의 생활 상황을 살피고, 환율과 식량 가격의 변화를 점검했습니다. 트럼프 재선으로 인한 국제 정세의 변화와 북미 관계 전망 등 여러 가지 주제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북한 전문가들을 배웅한 후 백일법문을 하기 위해 3층 설법전으로 향했습니다. 설법전에서는 오전 9시부터 사시 예불을 정성껏 올린 후 대중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170여 명의 대중이 자리한 가운데 삼배의 예로 스님에게 법문을 청했습니다. 백일법문의 첫 강의 주제인 ‘예불문’에 대해 배우는 마지막 시간입니다. 스님은 예불문에서 예배하고 공경하고자 하는 보살승, 십대제자를 비롯하여 역대 선지식들이 어떤 분들인지 자세하게 설명했습니다.

지심귀명례 대지문수사리보살 대행보현보살 대비관세음보살 대원본존지장보살마하살
至心歸命禮 大智文殊舍利菩薩 大行普賢菩薩 大悲觀世音菩薩 大願本尊地藏菩薩摩訶薩

“지극한 마음으로 대지 문수 사리보살, 대행 보현보살, 대비 관세음보살, 대원 본존 지장보살님께 귀의합니다.

이 문장은 '승보에 귀의한다.'는 내용입니다. 승보에는 성문승, 연각승, 보살승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불교는 대승 불교인 동시에 선불교입니다. 그래서 먼저 대승 보살승에 귀의하고, 그다음에 소승, 성문승, 연각승에 귀의하고, 그다음에 선불교의 역대 조사들에게 귀의합니다.

대승은 보살승으로 승단을 구성하는데, 출가 수행자인 비구, 비구니, 재가 수행자인 우바새, 우바이가 구성원이 됩니다. 즉 보살, 사부대중으로 구성이 됩니다. 금강경에 의하면 보살은 ‘발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자(發阿縟多羅三貘三菩提心者)’를 의미합니다. 깨달음을 얻어 열반을 증득하겠다고 마음을 낸 선남자 선여인을 말합니다. 그에 비해 소승의 승보는 비구, 비구니, 사미, 사미니, 식차마나, 이렇게 출가오중으로 구성이 됩니다.

그래서 이 문장은 대승 보살에게 귀의하는 내용인데, 수많은 보살 중에 4대 보살을 가장 중요하게 여깁니다. 지혜 제일 문수 사리보살, 실천 제일 보현 보살, 대자 대비 관세음보살, 큰 원을 세우신 대원 본존 지장보살입니다. 이 네 분의 보살과 더불어 모든 보살 마하살(제존보살마하살)에게 귀의한다는 내용입니다. 마하살 또한 큰 마음을 낸 사람이라는 뜻이니까 보살과 같은 뜻입니다.

지심귀명례 영산당시 수불부촉 십대제자 십육성 오백성 독수성 내지 천이백제대아라한 무량자비성중
至心歸命禮 靈山當時 受佛付囑 十大弟子 十六聖 五百聖 獨修聖 乃至 千二百諸大阿羅漢 無量慈悲聖衆

여기서 영산이란 영축산(靈鷲山)의 줄임말입니다. 영산당시(靈山當時)란, '부처님 당시 영산에서'라는 의미이고, 수불부촉(受佛付囑)은 부처님으로부터 ‘너는 미래에 부처가 되리라.’ 하며 법을 전해 받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금강경에 보면 수보리가 자리에서 일어나 ‘희유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모든 보살을 잘 호념(護念)하며 모든 보살을 잘 부촉하십니다.’ 하고 부처님을 찬탄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여기서 부촉(付囑)이란 '부탁하여 맡긴다.'는 뜻으로 ‘법(法)을 전한다’ 하는 의미입니다.

부처님으로부터 법을 부촉 받은 10대 제자

십대제자(十大弟子)란 당시 성문 제자 수만 명 중에 제일 상수 제자로서 영축산에서 부처님으로부터 법을 부촉 받은 10대 제자를 가리킵니다.

첫 번째가 지혜(智慧) 제일 사리푸트라입니다. 줄여서 사리불(舍利佛)이라고도 부릅니다. 이분은 부처님보다 나이가 많습니다. 원래는 산자야의 제자였는데 부처님을 뵙고 부처님 법에 귀의한 분이에요. 사리푸트라가 귀의할 당시에 부처님은 서른다섯 살로 젊었고, 아직 교단도 형성되지 않았습니다. 부처님은 종교적 경험이나 수행 경력이 당시의 큰 스승들에 비해 짧았어요. 그런데 사리푸트라와 같이 부처님보다 나이가 많고, 경력도 길고, 세상에 널리 알려진 분이 부처님 법에 귀의해서 부처님의 제자가 되니까, 부처님도 일약 유명해지게 된 거예요. 이렇게 첫 번째 제자가 지혜제일 사리푸트라였습니다.

두 번째가 신통(神通) 제일 목갈라나입니다. 목갈라나는 신통력이 아주 뛰어났습니다. 나중에는 목련존자(目蓮尊者)라고 불렸어요. 사리푸트라와 목갈라나는 친구였고 둘 다 산자야의 제자였습니다. 사리푸트라가 먼저 부처님 법을 만나 귀의하고, 목갈라나를 데리고 가서 법문을 청해 듣고 목갈라나도 귀의하게 됩니다. 이 두 분이 제1제자, 제2제자입니다. 즉, 교단의 양 기둥이었던 셈입니다. 그런데 이분들은 부처님보다 나이가 많았기 때문에 부처님이 열반하시기 전에 먼저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부처님이 열반하시고 난 뒤에 제일 상수 제자는 마하가섭이 됩니다.

세 번째가 두타(頭陀) 제일 마하가섭입니다. 마하가섭은 당시 수행자들 중에서 가장 검소하게 사신 분입니다. 옷은 다 떨어진 분소의만 입고, 잠은 반드시 나무 밑에서 잤어요. 음식은 가난한 집에서만 얻어먹고, 초대받은 음식은 먹지 않았습니다. 이렇듯 먹고, 자고, 입는 것을 최소화해서 수행하는 것을 두타행(頭陀行)이라고 합니다. 두타행을 하는 사람은 요즘처럼 전 지구적인 환경 위기가 닥친 시대에 아주 필요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분들은 좀 냄새가 납니다. (웃음) 목욕도 안 하고, 옷도 안 빨아 입고 살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같이 걸식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좀 따돌림을 당했어요. ‘더럽다. 가까이 오지 마라.’ 이렇게 대중들이 마하가섭을 멀리할 때 부처님께서는 ‘마하가섭이여, 이리 오시오.’ 하고 본인 자리의 반을 내어주셨습니다. 그리고 ‘마하가섭은 나와 동등하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러한 인연으로 인해서 선불교에서는 마하가섭이 부처님의 법을 계승했다고 봅니다.

그러나 부처님은 열반에 드실 때, 어떤 특정한 사람이 후계자라고 정하지 않으셨습니다. 부처님이 직접 말씀하신 일화들이 있습니다. 데바닷타가 ‘부처님의 다음 후계자가 되겠습니다’. 하고 말하자 부처님께서는 ‘데바닷타여, 후계자는 필요하지 않다.’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그리고 ‘설령 필요하다 하더라도 사리푸트라와 목갈라나가 있지 않느냐.’라고 하셨습니다. 부처님이 열반에 드실 때도 후계를 걱정하는 아난존자에게 ‘아난다여, 후계 따위는 필요하지 않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깨달음을 얻었기에 각자 다 잘 살아갈 것이다.’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선불교에서는 마음에서 마음으로 즉,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법을 계승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부처님이 마하가섭에게 법을 전했다고 봅니다.

네 번째는 천안(天眼) 제일 아나율입니다. 아나율은 석가족의 왕자 출신으로 아니룻다라고도 부릅니다. 부처님이 12년 만에 고향에 와서 설법하는데, 이때 아나율이 부처님 법문을 듣고 감동을 받았습니다. 당시에 7명의 왕자가 서로 잘 어울려 다녔는데, 7명이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감동해서 함께 출가를 했어요. 그 왕자들 중에서 제일 뛰어난 사람이 아나율이었습니다. 어느 날 부처님이 법문을 하는데 아나율이 꾸벅꾸벅 졸았어요. 그러자 부처님이 수행자가 졸면 되겠느냐며 지적을 했습니다. 그러자 아나율이 그 자리에서 반성을 하고, 그때부터는 아예 잠을 안 잤습니다. 눈에 진물이 날 정도였는데 당시 명의였던 지바카가 아나율의 눈을 검사하고 부처님께 ‘아니룻다 존자는 잠을 자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눈이 멀게 됩니다.’ 하고 건의를 합니다. 부처님은 아나율을 불러서 ‘눈은 잠을 먹이로 삼는다. 자거라.’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도 아나율은 잠을 자지 않고 계속 수행해서 결국 눈이 멀어 버렸어요. 그렇게 몸의 눈인 육안(肉眼)을 잃었지만, 하늘의 눈인 천안(天眼)을 대신해서 얻었습니다. 그래서 아나율 존자를 천안(天眼) 제일이라고 부릅니다.

아나율에 대한 재미있는 일화가 전해져 내려오는데요. 아나율은 눈이 보이지 않자 생활이 불편했습니다. 어느 날 아나율이 떨어진 옷을 기우려는데 바늘에 실을 못 꿰는 거예요. 실만 끼우면 더듬더듬 어떻게든 옷은 기울 수 있을 것 같은데, 바늘에 실이 통 안 들어가는 거예요. 그래서 아나율이 ‘누가 복을 짓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내 실 좀 꿰어주게.’ 이렇게 말했어요. 그랬더니 누군가가 와서 바늘에 실을 꿰어 주었는데 그 사람이 바로 부처님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은 복을 지어야 하지만 부처님은 이제 더 이상 복을 지을 일이 없지 않습니까?’ 하고 물었더니 부처님께서 ‘그렇지 않다. 나야말로 가장 많은 복을 지어야 한다.’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다섯 번째는 제법이 공한 도리를 환하게 알아 깨쳤다고 하는 해공(解空) 제일 수보리입니다. 수붓티라고도 합니다.

여섯 번째는 논의(論議) 제일 가전연입니다. 논쟁이란 본인이 옳다고 주장하는 것이기에 부처님은 누구와도 논쟁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본래 법에는 옳고 그름이 없기에 부처님은 평생 논쟁을 하지 않으셨지만, 끊임없이 세상 사람들이 부처님께 찾아와서 논쟁을 걸었습니다. 자신들이 제 발로 찾아와서 논쟁을 걸고 번번이 지고 돌아갔어요. 부처님이 열반에 드시고 나자, 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이교도들이 논쟁을 걸어왔습니다. 그때 물러서지 않고 이교도들을 다 격파했다고 하여 논의(論議) 제일이라고 불렸던 것이 바로 가전연 존자예요. 가전연(迦旃延), 인도말로는 '갓짜야나'라고 합니다.

일곱 번째는 설법을 가장 잘하는 설법(說法) 제일 부루나 존자입니다. 설법을 가장 잘해서 무려 9만 9천 명을 제도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여덟 번째는 계를 가장 잘 지키는 지계(持戒) 제일 우파리입니다. 우파리는 이발사 출신인데 부처님의 말씀을 따라서 계를 가장 잘 지켰어요. 앞에서 석가족의 왕자 7명이 한꺼번에 출가했다고 했죠? 당시에는 아직 승단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사리푸트라가 있었기 때문에 초심자 교육은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있었지만, 머리는 누가 깎아 주느냐 등 이런 게 정해져 있지 않았어요. 그래서 7명의 왕자가 출가하기 위해 이발사에게 가서 머리를 깎게 되었습니다. 이때 왕자들의 머리를 깎아준 사람이 바로 우파리입니다. 왕자들은 우파리에게 머리를 깎은 후 사리푸트라에게 가서 계를 받고 부처님께 인사를 갔습니다. 우파리는 석가족의 머리를 깎아 주는 일종의 노예인 하층민이었습니다. 왕자들의 머리를 깎아 주고 나니 왕자들이 가진 패물을 다 벗어 놓고 ‘너 가져라!’ 하며 출가했습니다. 신분도 높고, 재산도 많고, 가족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다 벗어던지고 거리낌 없이 출가하는데, 우파리 자신은 아무것도 없는 주제에 왜 이렇게 사는지 회의감이 들었어요. 그래서 본인도 출가하기로 결심합니다. 우파리는 부처님의 법을 듣고 감동한 것이 아니라 왕자들의 행동을 보고 자신도 출가하기로 한 거예요. 누구를 찾아가야 하는지도 몰라서 그냥 곧바로 부처님에게 갔어요. 사리푸트라는 새로운 사람이 찾아오면 기본 교육을 한 후에 출가를 허락했지만, 부처님은 사람을 딱 알아보시고 ‘오라, 비구여!’ 하고는 곧바로 출가를 시켰습니다. 그래서 우파리가 왕자들보다 교단에 먼저 들어가게 됐어요.

왕자들이 계를 받고 선배들에게 쭉 인사를 하는데, 마지막 순서에 인사하려고 보니 얼마 전까지 자기들이 종으로 데리고 있던 우파리가 서 있는 거예요. 고개가 잘 숙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부처님께 혼이 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부처님이 ‘우파리에게 경배하라!’ 하고 말하는 이야기가 나오는 배경입니다.

‘세상에는 4개의 계급이 있지만, 내 법 안에는 없다. 마치 세상에는 4개의 강이 있지만, 바다에 가면 하나가 되듯이 내 법 안에서는 오직 한 법일 뿐이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왕자들은 세속의 관념을 일거에 싹 지워버리고 우파리에게 경배했습니다.

사람이 보통 아는 게 적으면 들은 그대로 잘합니다. 곧이곧대로 하거든요. 그런데 머리에 조금만 지식이 들었다 싶으면, 본인이 머리를 굴려서 요령을 피웁니다. 부처님이 열반하신 이후, 부처님 곁에서 부처님 말씀을 가장 많이 들었던 아난다 존자가 경(經)의 초안을 냈다면, 율(律)은 우파리 존자가 초안을 냈습니다. 그만큼 계율을 잘 지켰다고 해서 우파리를 지계제일이라고 부릅니다.

아홉 번째는 밀행(密行) 제일 라훌라입니다. 밀행이란 조용히 누구도 몰래 수행하는 것을 말합니다. 조용히 비밀리에 수행하는 자 가운데 으뜸인 분이 라훌라 존자였습니다. 그래서 밀교에서는 이분을 부처님의 후계자로 여겨 굉장히 중요시합니다. 라훌라는 부처님의 아들입니다. 부처님은 출가하고 12년 만에 정반왕의 초대를 받고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러자 정반왕은 성에서 먼 곳까지 부처님을 마중 나와 영접했어요. 아들이 12년 만에 돌아왔으니 부모로서 얼마나 반갑겠어요. 그래서 부모와 형제, 그리고 아들까지도 부처님을 맞이하러 멀리까지 환영을 나왔는데, 그 행렬에 끼지 못한 사람이 있었으니 그게 바로 부인이에요. 부처님이 수행자인데 부인이라고 하면서 맞이하러 나갈 수는 없잖아요. 부처님이 출가하고 난 후 제일 힘들었던 분이 바로 부인이었습니다. 남편이 숲 속에서 6년 동안 고행을 한다는데 부인이 집 안에서 잘 먹고 잘 입고 지낼 수는 없었겠지요. 그래서 부인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울며 겨자 먹기로 검소하게 살았던 거예요. 경전에는 한 번도 남편을 원망하는 표현을 하지 않고 있지만, 부인의 마음을 알 수 있는 구절이 하나 있어요. 부처님이 오시자, 부인 야쇼다라가 당시 12살이었던 아들 라훌라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저기 계신 분이 너의 아버지시다. 가서 인사드려라. 인사드리고 난 다음에 아버지에게 상속물을 달라고 말씀을 드려라.’

아들에게 시키는 말속에서 불편한 마음이 느껴지지 않습니까? 부처님은 출가했으니까 아무것도 줄 게 없잖아요. ‘어디 뭐라고 말하나 한번 보자.’ 이런 마음이었던 거죠. 아들이 부처님께 가서 어머니가 시킨 대로 말하자, 부처님은 아들의 얼굴을 한참 보시다가 옆에 있던 사리푸트라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사리푸트라여, 이 아이를 출가시켜라.’

위대한 상속물을 주신 거예요. 이렇게 해서 라훌라가 교단에 들어오게 됩니다. 그런데 어린아이가 교단에 들어왔으니, 라훌라의 말썽으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군말을 했어요. 부처님은 묵묵히 그 군말을 들으시다가 어느 날 라훌라를 불러서 조용히 이것이 얼마나 나쁜 결과를 가져오는지 예를 들어서 조용히 말씀하셨어요. 결국 라훌라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크게 반성하고 더 이상 말썽을 일으키지 않고 조용히 몰래 수행 정진을 했습니다. 그래서 밀행제일이 된 것입니다.

열 번째는 다문(多聞) 제일 아난다 존자입니다. 법문을 제일 많이 들은 사람이에요. 부처님이 열반에 드실 때 아난다는 슬퍼서 울었습니다. 그러자 부처님은 아난다를 불러 위로하면서 ‘아난다여, 너는 지난 25년 동안 마치 입 안의 혀처럼 나를 잘 시봉했다.’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만큼 부처님의 뜻을 잘 살펴서 시봉을 한 분이 아난다 존자입니다.

무량자비성중(無量慈悲聖衆)은 이러한 10대 제자뿐만 아니라 깨달음을 얻은 모든 한량없이 자비한 성인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이 문장은 ‘10대 제자 등 모든 깨달은 분에게 절하옵니다.’ 이런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어서 예불문의 마지막 구절까지 모두 설명을 한 후 12시가 다 되어 열린법회 3강을 마쳤습니다.

대중들은 모둠별로 모여서 마음 나누기를 하고, 스님은 설법전을 나왔습니다. 점심 식사를 한 후 오후 1시부터는 10층 회의실에서 JTS 이사회를 시작했습니다.

JTS는 국제 기아, 질병, 문맹 퇴치를 목적으로 스님이 1993년에 설립한 단체입니다. 이사진의 일부는 회의실에서 오프라인으로 참석하고, 일부는 온라인으로 참석했습니다. 먼저 이사장인 스님이 인사말을 했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수고들 많이 하셨습니다. 한국 JTS와 미국 JTS에서 모금을 잘 해주신 덕분에 재정 걱정 없이 활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많은 지원 활동이 있었습니다. 인도와 필리핀은 그동안 주욱 지원해 오던 활동을 계속 이어나갔습니다. 인도에서는 병원, 학교, 마을개발 사업이 진행이 되었고, 필리핀은 예년보다 사업을 확대하여 학교를 10개나 준공을 했습니다. 현장에서 활동하시는 실무자 여러분들에게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작년 한 해 동안 가장 큰 성과는 시리아의 튀르키예 접경 지역에 4천 명이 다니는 학교를 세운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단순히 인도적 지원을 넘어서서 앞으로 한국과 시리아의 외교 관계를 수립하는 데에도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파키스탄 홍수 피해 지역에도 많은 지원을 하였고,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Cox's Bazar)에 있는 로힝야 난민 캠프에도 인도적 지원을 확대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작년에 새로 시작한 일이 부탄 지속 가능한 개발 사업인데 시범 사업이 큰 무리 없이 잘 진행이 되었습니다. 스리랑카에서도 현지인들과 협력하여 지원 사업이 잘 이루어졌고, 태국 국경 변에서도 미얀마 난민 지원 사업이 진행되었습니다. 태국에 고아원 숙소를 건축하고, 캄보디아의 여학생 기숙사도 준공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소외 계층에 대한 지원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렇게 크고 작은 많은 일들이 진행되어 왔습니다. 이 활동에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올해에는 사업이 더 확대될 것 같습니다. 부탄 사업도 본격적으로 진행이 될 예정이고, 필리핀에서는 학교를 12개 지을 예정입니다. 특별히 북한 인도적 지원 사업이 다시 시작이 된다면 더욱더 사업이 확대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시리아 내전이 끝났기 때문에 시리아 전역에서 JTS가 지원 사업을 해야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올해도 여러분 모두 함께 수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어서 2024년 사업 보고와 결산, 2025년 사업 계획과 예산안에 대해 심의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질의응답 시간을 충분히 가진 후 만장일치로 사업 계획을 승인하고 큰 박수와 함께 JTS 이사회를 마쳤습니다.

오후 3시부터는 에코붓다 이사회가 열렸습니다. 먼저 에코붓다 이사장인 스님이 여는 말씀을 했습니다. 스님은 기후 위기가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며, 에코붓다가 이에 대한 대안적 삶을 모색하는 단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특히 올해는 기후 위기로 인한 피해가 더욱 심각한 것 같습니다.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산불과 홍수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가뭄과 홍수가 따로따로 발생했지만, 이제는 한 지역에서 연달아 또는 동시에 발생하는 특이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 시대에 대안적인 삶을 확산시키기 위해

부탄에서는 식수원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물을 너무 많이 써서 그런 것 아니냐?’ 하는 이야기를 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수원지가 감소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부탄은 산림이 잘 보존된 나라여서 ‘산에 나무를 베어서 그렇다.’ 고 말할 수도 없고, 특별한 개발이 진행된 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수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기후 위기는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에코붓다가 기후 위기 시대에 대안적인 삶을 모색하는 데 기여하는 단체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어서 에코붓다 환경 팀장이 2024년 한 해 동안의 주요 활동을 보고했습니다.

"지난해 에코붓다는 기후 학교, 쓰레기 제로 학교, 에코시네마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1,457명이 참여했고, 만족도 역시 높았습니다. 또한 쓰레기 줄이기 실천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시범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나눔과 비움 장터를 통해 소비 절감 문화를 확산했습니다. 정책 환경 워크숍에는 912명이 참가했으며, 특히 청년 지부 워크숍에서는 소비 절감과 안전한 환경 조성 방안 등이 논의되었습니다."

이어진 2025년 사업 계획 보고에서는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방향을 설명했습니다.

"올해는 기후 학교 확산을 위해 지역 그룹장 교육을 강화하고, 소비 감축 실천 운동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보려고 합니다. 100명의 실험 참가자들이 매일 소비 내역을 기록하고, 꼭 필요한 소비 항목만 남겨 생활을 최소화하는 방식입니다. 이를 통해 실질적인 소비 절감 모델을 만들 계획입니다. 또한, 쓰레기 제로 실천 모델을 구축하고, 나눔과 비움 장터 운영 방식을 개선해 참여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월별 환경 실천 시스템을 보완하고,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연구 사업을 신설해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정책을 제안하겠습니다."

보고를 받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님은 정토회 내부에 친환경 시설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현실을 지적하며, 문경수련원에 하수 정화 시설을 시범적으로 설치해 실질적인 환경 실천 모델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러한 시설이 단순히 실험에 그치지 않고 부탄과 같은 지역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어서 이사진 중 한 명은 환경 문제를 논의할 때 비인간 생명체와 미래 세대를 고려하는 관점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환경 운동 내에서 ‘미래 세대 시민부’를 신설하여 정책이 미래에 미치는 영향을 심사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 만큼 정토회에서도 모든 의사 결정 과정에서 이러한 관점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2024년 감사 보고와 2025년 예산안을 검토하고 스님의 이사장직 사임과 새로운 이사진 추천도 있었습니다. 스님은 한 해 동안 수고한 에코붓다 사무국장과 활동가들의 노고를 격려한 후 박수와 함께 이사회를 마무리했습니다.

해가 저물고 저녁 7시 30분부터는 저녁반 회원들을 대상으로 열린법회 3강을 했습니다.

120여 명의 대중들이 3층 설법전에 자리한 가운데 스님이 법문을 시작했습니다. 오전 법회와 같은 주제로 예불문에 대한 설명을 이어 나갔습니다. 오늘은 예불문의 마지막 구절까지 설명을 마쳤습니다.

지심귀명례 서건동진 급아해동 역대전등 제대조사 천하종사 일체미진수 제대선지식
至心歸命禮 西乾東震 及我海東 歷代傳燈 諸大祖師 天下宗師 一切微塵數 諸大善知識

“한국 불교는 대승 불교인 동시에 선불교(禪佛敎)입니다. 선불교에서 법을 이심전심으로 전하는 사람을 일컬어 ‘조사(祖師)’라고 합니다. 선불교에서는 부처님의 법을 말로 전한 경전 이 외에도 마음과 마음으로 법을 전한 것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것을 ‘이심전심’이라고 합니다. 말 밖에 별도로 법을 전했다고 해서 ‘교외별전(敎外別傳)’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부처님 법이 오늘날 나에게 이를 수 있었을까요?

첫 번째로 마하가섭 존자가 부처님께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법을 전해 받았습니다. 두 번째로 아난다 존자가 법을 이어받고, 세 번째로 상나화수 존자(商那和修 尊者)가 이어받아 28번째까지 쭉 이어져서 28대로 법을 받은 사람이 바로 보리달마(菩提達摩) 대사입니다. 달마대사가 남인도에서 중국으로 건너와서 소림사에 머물렀을 때 법을 계승한 분이 2대 혜가(慧可)입니다. 혜가의 법을 3대 승찬(僧璨), 승찬의 법을 4대 도신(道信), 도신의 법을 5대 홍인(弘忍), 홍인의 법을 6대 혜능(慧能)이 이어받았습니다.

6대 혜능에 이르러 선불교가 중국 전역으로 빠른 속도로 확산이 됐습니다. 그래서 혜능이라는 이름보다 육조(六租)라는 말이 더 유명해져서 이분이 하신 말씀을 모은 법문을 육조단경(六祖壇經)이라고 하는데, 부처님의 말씀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경(經) 자를 붙였습니다. 선(禪)에서는 육조의 말씀을 너무나 중요하게 여겨서 ‘육조의 법문’이라고 칭하지 않고, 육조단경(六祖壇經) 또는 법보단경(法寶壇經)이라고 부릅니다.

이 법이 계속 이어져 56대에 석옥청공(石屋淸珙)에 이르러서 고려 말 선승인 태고보우(太古普愚)가 중국에서 법을 계승해 와서 57대가 됩니다. 그래서 인도에서 28대로 법이 전해지고, 다시 중국에서 28대로 법이 전해진 후, 그 법이 다시 해동 조선으로 전해지게 됩니다. 그 법이 75대로 용성진종조사에게 이어져서 오늘날에 이르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역대전등(歷代傳燈) 제대조사(諸大祖師)는 역대로 법의 등불을 이어온 분들을 뜻하는데, 지금까지 78명의 역대조사(歷代祖師)가 법을 이어왔습니다.

그리고 조사는 아니지만 시대마다 천하의 훌륭한 스승으로 추대되어 한 종(宗)의 우두머리가 된 종사(宗師)가 있습니다. 원효(元曉)대사와 의상(義湘)대사 그리고 자장(慈藏)율사 등 수많은 위대한 스승들이 있습니다. 이들을 천하종사(天下宗師)라고 합니다.

일체미진수(一切微塵數)에서 미진(微塵)이라는 것은 아주 가는 티끌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일체미진수(一切微塵數) 제대선지식(諸大善知識)은 ‘가는 티끌 수만큼이나 많은 대(大) 선지식들’이라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예불문은 대승인 보살승, 소승인 성문승과 연각승, 그리고 선불교의 역대조사들 이하 수많은 선지식들에게 예배를 드리는 의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두 승보(僧寶)에 귀의하는 내용입니다.

지심귀명례 시방삼세 제망찰해 상주일체 승가야중
至心歸命禮 十方三世 帝網刹海 常住一切 僧伽耶衆

이 외에도 한량없는 스승들이 이 세계에 계시므로 모든 스승에게 귀의한다는 의미입니다. 처음에 오분법신향(五分法身香)을 올린 후 일곱 번 절을 하며 삼보에 귀의하는 칠정례(七頂禮)를 합니다. 마지막으로 원(願)을 세웁니다.

유원무진삼보 대자대비 수아정례 명운가피력
唯願無盡三寶 大慈大悲 受我頂禮 冥熏加被力

다함이 없는 삼보(三甫)님이시여! 나의 이 머리를 조아리는 절을 받으시고 가피를 내려 주옵소서.

원공법계 제중생 자타일시 성불도
願共法界 諸衆生 自他一時 成佛道

원하옵나니 모든 중생이 너나 할 것 없이 한날한시에 성불하게 하여 주소서.

이렇게 정성껏 발원을 하며 예불을 마치게 됩니다. 불교에서는 내가 기도를 열심히 하든, 남에게 베풀었든, 어떤 좋은 일을 했을 때 ‘복을 짓는다.’라고 합니다. 그럴 때 ‘내가 복을 지었으니까 나 혼자 복을 받자!’ 이런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 내가 지은 이 공덕을 일체중생에게 다시 돌려주어야 합니다. 이것을 ‘회향(廻向)’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좋은 일을 해서 공덕을 많이 쌓으면 반드시 마지막에는 회향할 것을 발원합니다.

‘오늘 지은 이 모든 공덕을 일체중생에게 회향하오니, 배고픈 사람은 배가 불러지고, 아픈 사람은 치료가 되고, 아이들은 제때 배우고, 고통받는 모든 이들은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여지이다.’

이렇게 원을 세우는 것이 ‘회향’입니다. 오늘 내가 이렇게 예불한 공덕을 나만이 아니고 이 세상의 모든 중생에게 되돌려 주어서 다 함께 성불하게 되기를 염원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간절한 마음을 담아서 정성껏 예불을 해야 합니다. 자꾸 머리만 땅에 박지 말고 마음도 같이 숙여야 합니다. 존경하고 찬탄하는 마음을 내면 저절로 마음이 숙여지게 되어 있습니다. 여래십호(如來十號)를 들어보면 부처님을 찬탄할 만하죠? 이렇게 찬탄하고 공경하고 예배하고 공양 올리는 것이 예불입니다. 부처님께 빌면서 ‘내 소원 꼭 들어주세요.’ 이런 것이 예불이 아닙니다.”

1시간 30분 동안 법문을 한 후 밤 9시가 넘어서 예불문 강의를 모두 마쳤습니다.

예불문 강의를 다 듣고 나서 다시 예불문을 읽어보니 한 구절 한 구절이 더욱 깊이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대중은 모둠별로 모여서 마음 나누기를 하였고, 스님은 정토회관으로 돌아와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내일은 정토사회문화회관 지하 대강당에서 오전과 저녁에 금요 즉문즉설 강연을 하고, 오후에는 평화재단 이사회와 사단법인 총회를 할 예정입니다.


2025 3월 정토불교대학

전체댓글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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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화

고맙습니다

2025-03-01 12:05:51

ㅎㅎㅎ

예불문 강의는 언제 들어도 흥미롭네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2025-02-27 19:12:24

김수자

예불문의 의미를 다시 시겨봅니다.

2025-02-27 13:5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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