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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완전히 틀린 경우도 있지 않나요?” - 스님의하루

스님의하루

2025.02.01 정토불교대학 즉문즉설, 인도 JTS 스태프들과 회의
“상대가 완전히 틀린 경우도 있지 않나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새벽에 불교대학 즉문즉설 방송을 한 후 보드가야에서 호텔을 운영하는 나레스 님을 만났습니다. 오후에는 수자타 아카데미로 돌아와 인도 JTS 스태프들과 회의를 했습니다.

스님은 새벽 수행과 명상을 마친 후 오전 6시 30분부터 정토불교대학 즉문즉설 방송을 했습니다.

정토불교대학 학생들은 인간붓다 과목을 거의 다 마치고 이제 졸업식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동안 공부하면서 궁금했던 것을 스님에게 질문하는 시간입니다. 많은 학생들이 질문을 했지만, 시간 관계상 대표적으로 여섯 명의 질문을 받고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중 한 명은 불교대학 수업에서 내가 옳은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것이라고 배웠는데, 상대가 완전히 틀린 경우도 있지 않느냐고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서로 다른 것이 아니라 상대가 완전히 틀린 경우도 있지 않나요?

“정토불교대학 수업에서 상대방이 틀리고 내가 옳은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것이라고 배웠습니다. 하지만 상대방과 나 둘 중에 한 명이 완전히 틀린 경우도 있지 않나요? 예를 들어, 유럽의 나치 지지자들이나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노약자들이 많이 죽으면 지구환경을 오염시키는 인구가 줄어들어서 균형을 맞추게 되어 좋다는 사람들은 어떻게 봐야 하나요? 그들이 틀리지 않고 단지 다르다고만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이 ‘서로 다를 뿐’이라는 불교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것 같아 마음이 힘듭니다. 스님께 현명한 가르침을 구합니다.”

“지금 기후 위기가 이렇게 심각한데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 협약에서 탈퇴했잖아요? 또 그린란드나 파나마를 미국이 가지겠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 뿐만 아니라 불법 이민자들을 다 체포해서 추방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움직임은 우리의 상식으로는 옳다고 할 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미국 국민의 과반수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습니까? 이걸 다르다고 보지 않고 틀렸다고 본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요? 전쟁, 즉 내전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틀린 건 고쳐야 하니까요. 틀린 것에 대해서는 말로 해서 안 고쳐질 경우 때려서라도 고치려고 합니다. 이렇게 상대가 폭력을 행사한다고 비판하면서 똑같이 폭력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내가 상대를 틀렸다고 하면 상대도 나를 틀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서로 ‘네가 틀렸다’, ‘잘못된 것이니까 응징해야 한다’ 하는 쪽으로 흐르기 쉽습니다. 그래서 옛날부터 유럽에서는 종교 재판을 해서 많은 사람을 죽이지 않았습니까? 나치도 유대인들을 나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죽이는 것을 당연시했습니다. 하지만 상대가 틀렸기 때문에 응징하거나 죽여도 된다고 생각하는 논리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서로 다르다고 보아야 합니다.

물론 자신이 어느 쪽을 지지하고 선택하는 것마저 허용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에요. 예를 들어, ‘나는 평화를 더 중요시하고, 인권을 더 중요시하며, 평등을 더 중요시한다’ 하고 내 가치관에 따른 선택을 해도 됩니다. 내 가치관을 확대하기 위해서 힘을 행사하고자 한다면 그것도 해도 됩니다. 그러나 타인을 죄악시해서는 안 됩니다. 타인을 죄악시하는 것은 결국 ‘타인을 죽여도 된다’라는 논리로 귀결되기 쉽습니다. ‘나는 그것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에 반대 집회에 참석할 것이다’ 이렇게 하는 것은 괜찮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틀렸기 때문에 죽어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유럽의 역사를 보면, 오늘날 영국과 아일랜드 땅에는 오래전부터 원주민들이 살고 있었어요. 그러다 유럽 대륙에서 켈트족이 건너가 원주민들을 다 죽이고 그들을 지배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앵글로색슨족이 들어가 그들을 죽이고 지배했습니다. 결국 켈트족들은 북쪽으로 도망가서 스코틀랜드, 웨일스, 아일랜드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그 이후 노르만족이 건너가서 다시 영국을 지배하게 되었어요. 마찬가지로 유럽 사람들은 미국으로 건너가서 많은 인디언을 죽이고 미국의 주인 행세를 했습니다. 그걸 인디언 입장에서 보면, 유럽 사람을 다 죽여 복수하고 자기 땅을 되찾아야 하겠지요.

내가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가해한 행동은 말하지 않고 언제나 자기가 받은 피해만 생각해요. 일본 사람들은 한국과 중국을 침략해서 저지른 일은 생각하지 않고, 미국이 원자 폭탄을 터뜨려 자신들이 피해 본 것은 엄청나게 국제 사회에 알리고 강조합니다. 자기들이 겪은 손해는 엄청나게 억울하다고 주장하고, 자기가 남에게 피해를 준 것은 말을 안 하는 거예요.

이런 것들을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본다면, 모든 것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의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도 마찬가지예요. 나는 동의하지 않지만, 그들이 다르다는 것은 인정해야 해요. 나는 기독교의 가르침에 동의하지 않고, 무슬림의 가르침에 동의하지 않지만, 그들이 나와 다른 종교인인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내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들이 틀렸다고 할 수는 없어요. 이런 마음을 가져야 내 마음속에 증오나 미움, 분노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내가 그들의 주장에 동의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중에서 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는 결정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음식이 더 맛있는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나는 이 중에 무엇을 좋아한다고는 말할 수 있는 거예요.”

“다르기도 하지만 동시에 틀렸다고 생각했었는데, 다르지만 내가 거기에 동의할 수는 없다는 것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인 것 같습니다. 새로운 방식의 생각을 알게 되어 감사드립니다."

“아주 크게 자각하신 것 같네요. 이 세상 사람들의 생각은 서로 다릅니다. 내가 거기에 동의하지 않으면 참여하지 않아도 됩니다. 또 나는 거기에 반대한다고 얘기해도 됩니다. 한 예로 남녀가 다르다고 말하면서 남자는 위고 여자는 아래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너는 그렇게 주장할 수는 있지만, 나는 거기에 동의할 수는 없다’라는 관점을 가지면 됩니다. 그러나 ‘너는 틀렸다’라고 말할 수는 없는 거예요. 자기는 그렇게 믿는다는데 어떡하겠어요? 상대가 신이 있다고 믿는다면, 나는 거기에 동의할 수 없지만 상대가 그렇게 믿는 것은 인정할 수가 있는 겁니다. 때로는 성차별에 대한 부작용을 막기 위해 나는 행동할 것이고, 이 문제로 너하고 부딪칠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하면 돼요. 그러나 ‘너는 틀렸고 나쁜 놈이다’ 하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탄핵 국면에도 찬반이 있잖아요. 어떻게 보면 내 입장에서는 말도 안 되는 주장으로 느껴지지만, 그들이 틀렸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들이 그렇게 믿고 있는데 내가 어떡하겠어요? 어떤 유튜브의 주장을 듣고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고, 애국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하면서 돈도 내고 시간을 내어 참여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 유튜버들은 본인이 그렇게 믿기 때문에 주장하기도 하지만, 그로 인해 돈벌이가 되기 때문에 그렇게 주장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이런 면은 잘 생각하지 못해요. 그들이 어리석다고는 말할 수는 있지만 ‘나쁜 놈이다’, ‘틀렸다’ 하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어리석은 행위는 자비로 깨우쳐야 합니다. 그런데 나쁜 놈이라고 생각하면 버릇을 고쳐줘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기 때문에 폭력을 동반하게 됩니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나쁘다’라고 하지 않고 ‘어리석다’라고 말합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단죄할 대상이 아니고, 사랑으로 깨우쳐서 맑은 정신으로 돌아오도록 도와야 하는 대상입니다. 그러나 나쁜 놈은 죽여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기 때문에 그 차이가 큽니다.”

“감사합니다. 잘 알았습니다.”

계속해서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 천일결사 수행이 마음의 편안함을 주지만,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무겁게 느껴져 고민이 됩니다.

  • 살인자 앙굴리말라가 교화되었다 해도 피해자의 용서 없이 참회가 온전히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 수행 중 감정을 자각하여 내려놓는 것과 체념의 차이를 구분하는 방법과 깨달음의 증득을 어떻게 알아차릴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 전쟁을 겪지 않은 세대로서, 주변의 전쟁 찬성자들에게 수행자로서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나요?

  • 부처님과 여러 스님들이 가족을 두고 출가한 것이 대의를 위한 것이지만, 가족 입장에서 보면 이기적인 선택이 아닐까요?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마칠 시간이 되었습니다. 스님은 2월 16일부터 시작하는 백일법문에 대해 소개한 후 생방송을 마쳤습니다.

방송을 마치고 나니 오전 7시 50분이었습니다. 운동장에 대기 중이던 JTS 봉고차를 타고 8시에 보드가야로 출발했습니다.

보드가야로 가는 길의 풍경이 예전과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도로 양옆으로 넓고 큰 상점들이 새로 들어섰고, 도로가 전부 포장되어 깨끗해졌으며, 차량 이동도 훨씬 원활해졌습니다.

이동 중 스님이 인도 JTS 사무국장 보광 법사님에게 말했습니다.

“앞으로 기술 학교를 세워 간호사, 건축·토목 기술자, 전기 기술자, 자동차 기술자 등을 양성하고, 이들이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기술 학교를 새로 짓는다면 어디에 세우는 것이 좋을까요? 현재 수자타 아카데미 내부에 설립하는 것이 나을지, 아니면 시내 가까운 곳에 짓는 것이 더 적절할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작게라도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스태프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해서입니다. 지금까지 헌신적으로 봉사해 온 스태프들도 결국 자녀를 대학에 보내야 하는 시기가 오면 봉사만으로는 생활을 이어가기 어려운 한계에 부딪힐 것입니다. 따라서, 스태프들이 학교에서 은퇴한 후 회사에 취직해 고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도록 돕고, 학교 운영은 젊은 세대가 이어받도록 하려 합니다. 자녀가 어릴 때는 JTS에서 봉사하며 경험을 쌓고, 일정 시점이 지나면 작은 회사에서 월급을 받으며 안정적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예, 알겠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보드가야 태국절에 도착했습니다. 인도성지순례 때 만난 사르나트 신태국절 스님께서 ‘보드가야 태국절에서 학교를 운영하니 꼭 방문해 주세요.’라고 하신 말씀이 떠올라 직접 찾아가 보았습니다.

스님은 먼저 법당에 들러 참배한 뒤 절을 둘러보았습니다. 정말로 학교가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교실은 5칸 정도 있었고,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어린 학생들이 법당에서 명상하고 있었습니다.


내부에 있는 순례자 숙소는 굉장히 컸습니다. 가운데 공간을 식당으로 사용하고 있었고, 네 면이 숙소로 둘러싸여 있었습니다.

그때, 태국절 관계자가 스님 일행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어떻게 오셨습니까?"

"네, 저희는 수자타 아카데미에서 왔습니다. 사르나트 신태국절 주지 스님께서 보드가야에 운영 중인 학교를 방문해 보라고 권하셔서 찾아왔습니다."

"오! 수자타 아카데미에서 오셨군요? 반갑습니다.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차 한 잔 하고 가시지요."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던 중, 태국절 관계자가 말했습니다.

"전에 전정각산에 갔다가 수자타 아카데미를 본 적이 있습니다. 수자타 아카데미가 마을에 미치는 선한 영향력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수자타 아카데미 덕분에 둥게스와리 지역의 발전이 15년은 앞당겨졌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대화 중 9학년 이상 운영을 위한 행정 절차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았고, 어느덧 시간이 되어 스님은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행정 업무에 능숙하신 것 같은데, 9학년 이상 운영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스님은 다시 마을 길로 들어섰습니다. 곧 한국 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분황사’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절 안으로 들어가니 한 비구니 스님이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스님은 먼저 법당에 들러 참배를 했습니다. 비구니 스님이 차를 권했지만, 정중히 사양하고 나왔습니다.

"스님, 차라도 하고 가시지요."

"아니에요, 다음 일정이 있어서요. 이만 가보겠습니다."

스님은 분황사를 나와, 얼마 전 수자타 아카데미 개교 기념식에 참석했던 방글라데시 절 주지 스님을 만나기 위해 이동했습니다. 방글라데시 절에 도착해 법당으로 가 참배를 하고 나오자 주지 스님이 나왔습니다.


"스님, 어서 오세요."

"네, 보드가야에 올 일이 있어 잠깐 들렀습니다."

주지 스님과 차를 마시며 안부를 나누었습니다.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나레스 님과 약속 시간이 되었습니다. 나레스 님이 운영하는 아난드 호텔로 이동했습니다.

호텔 로비에서 나레스 님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스님, 어서 오세요."

"나레스 님, 잘 지냈어요? 개교 기념식에 한 번도 빠지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안 보여서 건강이 안 좋은가 해서 왔습니다."

"살이 많이 빠졌습니다. 건강은 좋습니다. 스님, 시장하시죠? 우선 공양부터 하시지요."

나레스 님은 스님을 위해 각종 나물로 공양을 준비해 주었습니다. 세심한 배려가 느껴졌습니다.

"나레스 님, 호텔 운영은 어떻습니까?"

"호텔 운영이 어렵습니다. 요즘 좋은 호텔들이 새로 많이 생겨서 시설을 더 좋게 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국은 지금 정치 상황이 복잡해 사람들이 외국 여행을 자제하는 분위기입니다."

오후 1시가 되어 스님은 감사 인사를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나레스 님, 오늘 정성껏 공양을 준비해 주어서 감사합니다. 음식이 제 입맛에 잘 맞았습니다. 일부러 이렇게 준비해 주어 고맙습니다."

"스님, 다음에도 꼭 오세요. 맛있게 드셔 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사를 나눈 후 차를 타고 수자타 아카데미로 향했습니다. 1시간이 지나 차창 밖으로 전정각산 아래 넓은 공터가 펼쳐졌습니다. 둥게스와리에 돌아왔음을 실감했습니다.

수자타 아카데미에 도착하자마자 오후 2시부터 법당에서 인도 JTS 스태프들과 회의를 시작했습니다. 법당에 들어서니 스태프들은 명상을 하며 스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죽비 세 번이 울린 후, 스님이 감사 인사를 건네며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성지순례와 개교 기념식을 준비하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학교, 병원, 마을 개발 운영에 대해 살펴보았는데, 여러분과 의논할 몇 가지 사항이 있습니다.

유치원은 대부분 수리가 완료되었지만, 우리가 유치원을 지은 지 20년이 지났고, 전문가가 아닌 기술 학교 학생들과 마을 사람들이 지은 건물이라 시설이 전반적으로 낙후된 상태입니다. 그래서 유치원 시설을 전반적으로 개선하면 어떨지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먼저, 유치원에 선풍기를 다는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대부분의 스태프가 찬성했으며, 전기 공급 절차까지 논의되었습니다.

"두 번째, 유치원 아이들이 깔고 앉는 바닥 카펫도 점검해 주시기 바랍니다. 현재 사용하는 카펫이 너무 열악합니다. 유치원 환경이 보다 깨끗하고 편리해지도록 개선해 주세요. 그리고 7학년 교실을 보니 매우 비좁았습니다. 저학년 아이들은 체구가 작은데 넓은 교실을 사용하고, 고학년 아이들은 좁은 교실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교실 배정을 다시 고민해 보면 좋겠습니다. 또, 의자가 부서진 것도 신속히 수리해 주세요. 현재 긴 의자 하나에 두 명이 앉아 수업을 듣고 있는데, 학생들이 보다 편안한 환경에서 학습할 수 있도록 개선해 주시기 바랍니다. 학교 시설에 대해 추가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습니까?"

선생님을 맡고 있는 스태프가 대답했습니다.

"장기적으로 컴퓨터실이 필요합니다. 태권도 교육이 주로 겨울에 이루어지는데, 겨울에는 실내가 추워서 운동장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태권도실과 과학실이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으니, 이 공간을 컴퓨터실로 바꾸는 것은 어떨까요?"

스태프들은 컴퓨터실을 어디에 배치하면 좋을지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스님이 앞으로 집중해야 할 교육에 대해 짚어주었습니다.

"교실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여러분이 의논을 해주세요. 앞으로 네 가지 교육에 집중해야 합니다. 첫째, 컴퓨터 교육은 반드시 활성화해야 합니다. 중학생 이상은 필수로 배우고, 초등학생도 가능하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우선 중학생들이 모두 컴퓨터를 배울 수 있도록 시설과 공간을 마련해 주세요.

둘째, 체육 교육입니다. 태권도 교육을 전교생으로 확대해도 좋겠습니다. 선생님과 보조 교사를 배치하여 전교생이 운동장에서 기본기를 익히도록 하면 어떻겠습니까? 이후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갈 때는 소규모 그룹을 만들어 전문적으로 지도하고, 기본기는 모든 학생이 익힐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면 좋겠습니다. 또, 수자타 아카데미 학생들은 한 가지 체육 과목을 누구나 익힐 수 있도록 기회를 주어, 비하르주 경연대회 같은 곳에서 우승할 수 있도록 지도해 주세요. 학생들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수자타 아카데미 축구팀, 태권도팀을 만들어 운영해 보자는 뜻입니다.

셋째, 영어 교육도 강화해야 합니다. 하지만 선생님들이 직접 가르치는 데 한계가 있으니 온라인 수업을 활용합시다. 해외에 있는 인도인들이 온라인으로 영어 수업을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온라인 교육실에 카메라는 설치되어 있습니까?"

"네."

"질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니 다행입니다. 한국에 가면 제가 직접 온라인으로 대화가 가능한 지 점검해 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에게 부처님의 일생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저학년 때는 간단히 소개하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깊이 있게 배울 수 있도록 교과 과정을 구성해 주세요. 적어도 수자타 아카데미를 졸업하면 부처님 일생은 잘 알 수 있도록 교육하면 좋겠습니다.”

학교에 이어 병원, 마을 개발의 과제에 대해서도 논의했습니다.

"마을 개발의 첫 번째 과제는 마을 사람들이 힘을 모아 가난한 이웃이나 집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집을 지어주는 것입니다. 부탄에서는 마을 공동체가 협력하여 집을 짓고 있습니다. 동네 사람들이 모여 '이 사람에게 집이 필요하다. 재료만 제공되면 우리가 힘을 합쳐 집을 지어주겠다'며 자발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며칠 전 마을 리더 모임을 할 때 물어보니, 산티나가르에서 시범적으로 진행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을 리더가 부모를 잃고 아이들만 남은 가정이 있다고 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힘을 모아 집을 지어줄 수 있다고 하니, 먼저 시범 사업으로 추진해 보려고 합니다.

두 번째 과제는 열악한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일입니다. 어떤 집은 선반조차 없고, 벽돌을 쌓아 올린 채 흙도 바르지 않은 곳도 있습니다. 부엌이 방 안에 굴뚝도 없이 설치되어 있어 연기가 집안에 가득 차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주택을 개보수해 보다 나은 생활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역시 재료만 지원하면, 마을의 젊은 사람들이 몸이 불편하거나 나이가 많은 주민들의 집을 직접 방문해 수리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함께 힘을 모아 우리 마을을 가꿔 나가야 합니다.

물론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 더욱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JTS에서 집을 짓는 데 필요한 재료를 제공하고, 마을 사람들이 직접 공사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추진하면 좋겠습니다. 각 마을의 젊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프로그램을 기획해 보면 좋겠습니다. 우리 마을의 극빈자들이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갈 수 있도록 마을 개발팀에서 분위기를 조성해 주세요. JTS는 필요한 재료를 지원하겠습니다.

제가 이런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여기 있는 스태프들이 마을과 아이들, 청년들을 위해 어떤 방식으로 기여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고 제안해 보라는 뜻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어린아이들의 교육에 집중해 왔고, 그 부분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하지만 마을 전체의 발전까지 고려하지 않으면, 우리가 성공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교육 지원을 넘어, 마을 스스로 변화할 수 있도록 자극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을이 주도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우리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봅시다."

스님은 스태프들과 회의를 마친 후 선물을 증정하고, 법당 앞에서 다 함께 단체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어서 한국인 활동가들과 상카시아 불사에 대한 회의를 했습니다.


상카시아 불사에 대해 논의하던 중, 수자타 아카데미에도 게스트 하우스를 추가로 증축할 필요가 있겠다는 의견이 있어 교내를 잠시 둘러보았습니다. 이후 인도 JTS 건축부 활동가들에게 작은 선물을 주며 격려했습니다.

인도에서의 일정이 하나둘씩 정리되며 마무리되어 가고 있습니다.

내일은 바라나시 가지푸르로 이동합니다. 아쇼카왕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5만 명이 모인 법회에 초청을 받아 법문을 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39

0/200

김종근

감사합니다

2025-02-12 06:18:44

여유

감사합니다.

2025-02-06 21:33:47

홍숙이

감사합니다

2025-02-06 13: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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