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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두북 수련원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오늘은 김장 2일째 날입니다.
새벽 수행과 명상을 마친 후 6시부터 김장 울력을 시작했습니다. 기온이 1도까지 내려가는 추운 날씨였지만 파이팅을 외치며 밝은 얼굴로 일 나누기를 했습니다.
“오늘은 오전에 소금물에 절인 배추를 꺼내서 차곡차곡 쌓은 다음 물기를 빼는 작업을 하겠습니다. 대형 튜브에 들어갈 사람 두 명만 신청을 받겠습니다.”
밤새 배추 1300 포기를 소금에 절였습니다.
두 명이 전신 장화를 신고 대형 튜브 속으로 들어가서 배추를 건졌습니다. 과연 새로운 방식으로 배추가 잘 절여졌을지 기대하며 배추를 건져내기 시작했습니다. 3단 나무 상자로 연결되는 미끄럼틀에 올려 두면, 배추가 미끄러져서 물에 퐁당 빠졌습니다.
“배추 내려갑니다!”
양쪽에서 3단계로 배추를 깨끗이 씻었습니다. 서서히 아침이 밝아 왔습니다.
배추를 건져 올리다 보니 아직 숨이 죽지 않은 배추들이 보였습니다. 스님이 모두에게 알렸습니다.
“아직 숨이 죽지 않은 게 많아요. 숨이 죽은 것만 골라서 건져 주세요.”
스님은 대형 튜브로 가서 숨이 죽은 배추만 골라서 미끄럼틀로 내렸습니다. 숨이 죽지 않은 배추는 그대로 두었습니다. 행자들은 계속 배추를 씻었습니다.
작업 속도가 점점 빨라지자 깨끗이 씻은 배추가 빠른 속도로 차곡차곡 쌓여 나갔습니다. 경사진 곳에 배추를 쌓아서 물기가 빠지도록 했습니다.
동시에 마당 한 편에서는 배추김치 사이사이에 넣을 무를 썰고, 김치 양념에 들어갈 채소를 썰었습니다.
오전 내내 배추 씻기에 집중한 결과 덜 절여진 배추를 제외하고 모든 배추를 씻었습니다.
덜 절여진 배추는 다시 소금물에 담그고 무거운 물통으로 꾹 눌러 놓았습니다. 소금도 더 넣었습니다.
“숨이 팍 죽을 때까지 조금 더 둡시다.”
배추에 물기가 빠지기를 기다리면서 다 함께 김치 양념을 만들었습니다. 큰 대야에 모든 소 양념을 넣고 갖가지 채소와 골고루 섞어 버무렸습니다.
배추를 김치 양념에 버무리는 작업은 오후에 하기로 하고 오전 울력을 마쳤습니다.
“수고했어요. 밥 먹고 나서 합시다.”
점심 식사를 하며 잠시 휴식했습니다.
오후에는 소금에 덜 절여져서 다시 담가둔 배추를 꺼내 물에 씻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모두가 일사불란하게 빠르게 손을 움직였습니다.
절인 배추로 쌓은 산이 두 개나 만들어졌습니다.
배추를 절이고 난 소금물은 밭에 사용하기 위해 통으로 옮겨 담았습니다.
이어서 본격적으로 김치 양념을 배추에 넣고 버무리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가장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입니다.
머릿수건을 단단히 쓰고, 입은 마스크로 가린 후 본격적으로 김치 공장을 가동했습니다.
한쪽에서 절인 배추의 밑동을 부지런히 잘라주면, 행자들이 다듬은 배추를 선반으로 배달했습니다. 밑동을 자를 때도 덜 절여진 배추를 발견하면 골라내어 다시 소금물에 담갔습니다.
치대기를 맡은 행자들은 배추에 김치 양념을 이리저리 문질러서 배추 전체에 색이 들게 한 다음 배춧잎 사이사이에 다시 김치 양념을 채워 넣었습니다. 마지막에는 김치 양념이 떨어져 나오지 않도록 겉잎으로 감싸 주었습니다.
처음에는 서툴러서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점점 요령이 생겨서 김치가 빠른 속도로 만들어졌습니다. 스님은 잘 만들어진 김치를 박스에 담는 일을 도맡았습니다.
“김치 가져다주세요!”
스님이 외치면 행자들이 달려갔습니다.
“네, 김치 갑니다.”
김치와 무를 한 층씩 번갈아가며 박스에 담았습니다.
“무 주세요!”
“네, 무 갑니다.”
스님은 김치를 받은 사람이 먹기 좋도록 꼼꼼하게 김치를 담았습니다. 배추의 뿌리 쪽이 서로 엇갈리게 하고, 자른 단면이 위를 보게끔 해서 김치 양념이 빠지지 않도록 정성을 기울여 하나씩 담았습니다. 또 덜 절여진 배추는 아래에 담고, 잘 절여진 배추는 위에 담아 익은 김치를 먼저 먹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스님이 김치를 빈틈없이 꽉 담으면 포장을 담당한 행자들이 박스를 옮겨 비닐을 묶고 뚜껑을 덮은 후 테이프로 봉했습니다. 김치 박스가 차곡차곡 쌓여갔습니다.
오후 내내 작업한 끝에 드디어 선물용 김치 150 박스를 모두 완성했습니다.
“수고했어요.”
그런데 김치 양념이 많이 남았습니다. 9개의 대야 가운데 4개만 소진이 되고, 5개가 남았습니다. 작년에는 김치 양념이 모자라서 비상사태가 발생했는데, 이번에는 양을 늘렸더니 너무 많이 남았습니다.
“김치 양념을 다 쓸 때까지 계속 작업을 합시다.”
남은 배추와 김치 양념도 모두 버무려서 전부 김치통에 담은 후 저온 냉장고에 보관하기로 했습니다. 해가 저물어서 불을 켜고 다시 김치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습니다.
날이 어두워지자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열심히 김치통에 김치를 담던 스님이 외쳤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합시다. 남은 건 내일 하겠습니다.”
마당에 옹기종기 앉아서 저녁 식사를 한 후 뒷정리를 해놓고 김장 2일째 작업을 마무리했습니다.
고단한 몸을 이끌고 두북 수련원으로 돌아와 단잠에 들었습니다.
오늘은 법문이 없었기 때문에 지난 22일 전주에서 열린 행복한 대화 즉문즉설 강연 내용을 소개하며 글을 마칩니다.
“스님 나이가 몇이라고 알고 있어요?”
“70대로 알고 있습니다.”
“올해 일흔 둘인 저도 아직 장가를 안 갔는데, 이제 서른다섯 살 먹은 사람이 장가 안 간 것에 대해 제가 뭐라고 하겠어요? 이런 질문은 서른다섯 살 이전에 장가를 간 사람한테 물어야죠. 그러면 그 사람이 ‘이렇게 해라’ 하고 알려줄 수 있겠지만, 일흔이 넘도록 장가를 안 간 스님한테 물어보면 스님은 ‘아직 한참 멀었다. 조급해 할 것 없다’ 이렇게 대답을 하겠죠. (웃음)
질문자는 지금 아버지 핑계를 대고 있어요. ‘제가 서른다섯 살이 되니까 장가를 가고 싶습니다. 그런데 마땅한 여자가 없습니다’ 이렇게 질문하는 게 더 솔직한 이야기 아닐까요? 그런데 아버지 핑계를 대면서 마치 효도하기 위해서 장가를 가는 것처럼 포장을 하고 있어요. 아버지는 옛날에도 장가를 가라고 했고, 지금도 장가를 가라고 하는데, 요즘 그 말이 부쩍 신경 쓰인다는 것은 질문자 스스로가 ‘이제 장가를 가야 하나?’ 이런 생각이 자꾸 든다는 뜻입니다. 스님도 살아오면서 부모님을 뵐 때마다 ‘스님 그만두고 장가가라’ 하는 이야기를 들었을까요, 안 들었을까요?”
“들으셨을 것 같아요.”
“네, 저도 그런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런데 그때 스님을 그만뒀으면 오늘의 법륜스님은 없었겠죠. 심지어 저희 아버지는 누가 옆에서 저더러 훌륭한 스님이라고 말을 하면 ‘씨도 없는데 훌륭하면 뭐 하니? 저 길가에 난 하찮은 풀도 자기 씨를 남기는데, 사람으로 태어나서 씨도 남기지 못하는 게 뭐가 훌륭하냐?’ 이렇게 말씀을 하셨어요. 그 말을 듣고 있던 사람이 ‘스님 옆에 훌륭한 제자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이렇게 말하니까, 아버지께서 ‘그거 다 쭉대기다’ 이렇게 대꾸하셨어요. 쭉대기는 쭉정이의 경상도 사투리예요. 벼 알갱이 중 안에 알이 없는 빈 껍데기를 쭉정이라고 합니다. 여러분들 보기에는 훌륭한 스님이고, 주변에 훌륭한 제자들도 많으니 좋아 보일지 모르지만, 부모님의 눈에는 그런 건 하나도 안 들어오고 자식이 있는지 없는지가 제일 중요한 거예요. 그런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내가 정말 쭉정이인가? 나도 씨를 남겨야 하나? 풀보다는 나아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든다면, 그건 아버지 때문일까요? 자기가 장가를 가고 싶으니까 그런 생각이 드는 걸까요?
그런 것처럼 질문자의 배경 설명은 이해가 되지만,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그게 자기 마음에 걸린다는 건 요즘 질문자가 결혼 생각을 많이 한다는 반증입니다. 또, 그런 마음이 들면 장가를 가면 되죠. 아버지 핑계를 댈 필요가 없어요. 그냥 질문자가 장가를 가고 싶으면 장가를 가면 됩니다.
만약 장가를 가려고 하는데 마음에 드는 여자가 없으면 눈을 낮추면 돼요. 우선 나이에 대한 눈을 낮춰야 합니다. 아래위로 스무 살까지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상대가 결혼을 했든 초혼이든 관계가 없어야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인이 자기보다 25살 적고, 마크롱 대통령은 부인이 자기보다 25살이 많습니다. 트럼프는 자기가 재혼한 사람이고, 마크롱은 부인이 재혼한 사람입니다. 게다가 마크롱은 자기 친구의 엄마이자 자기가 다닌 학교의 선생님이었던 분을 좋아해서, 고등학교에서 뿐만 아니라 졸업하고도 계속 쫓아다니다가 결국 결혼을 한 경우입니다. 이처럼 요즘은 다양한 사례들이 있고, 또 그런 사람들이 대통령까지 되는 시대입니다. 그러니 상대의 연령을 아래위로 스무 살 정도까지는 열어두어야 합니다. 그리고 초혼이든, 재혼이든, 삼혼이든 제한을 두지 말아야 해요. 또, 상대의 자녀가 둘이든 셋이든 상관하지 말아야 합니다. 키가 크든 작든 상관하지 말아야 해요. 우선 이렇게 상대방에 대한 조건을 넓게 두어야 합니다. 여자면 된다고 생각하면 선택의 폭이 확 넓어집니다.
키는 어느 정도 되어야 하고, 나이는 어느 정도 되어야 하고, 학교는 어디 정도 나와야 하고, 인물은 어느 정도 되어야 하고, 이렇게 따지기 시작하면 아무도 못 만나요. 많은 사람들이 ‘저는 별로 안 따집니다’ 하고 말하지만 막상 물어보면 이것저것 다 따지고 있어요. 이렇게 따지는 조건들을 인공지능에 넣고 ‘80억 인구 중 이런 사람이 있느냐’ 하고 물어보면 ‘없다’ 하고 대답이 나옵니다. 그러니 이것저것 다 따지면 거기에 맞는 사람은 한 명도 없습니다.
그러니 결혼을 하려면 내가 상대를 약간 속이든, 상대한테 약간 속임을 당해야 돼요. 키가 160이면 162라고 속여야 해요. 그래서 사람을 만나러 나갈 때 구두를 조금 높이 신고 나가는 거예요. 얼굴에 화장을 해서 얼굴도 약간 속이고, 고등학교까지 나왔으면 전문대 나왔다고 약간 속이고, 대학까지 나왔으면 대학원 다니다가 말았다고 약간 속이고, 전부 다 이렇게 조금씩 속입니다. 데이트하러 나갈 때는 없는 돈도 빌려서 호주머니에 돈을 조금 넣어서 나가잖아요. 이게 다 조금씩 속여서 데이트도 하고, 조금씩 속여서 결혼도 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막상 결혼을 하고 보면 어때요? 뭔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게 정상이에요. 결혼하는 과정에서 다 조금씩 속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약간 속였기 때문에 결혼이 성사될 수 있었던 겁니다. 처음부터 사실대로 알고 만났으면 아예 결혼 자체가 성사되지 않았을 거예요. 그러니 나를 속인 남편과 아내에게 감사해야 합니다. 그렇게 속였기 때문에 결혼을 할 수 있었으니까요. (웃음)
옛날부터 중매쟁이는 뺨 석대 맞기가 쉽다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이쪽에 가서는 저쪽에 대해서 조금 속이고, 저쪽에 가서는 이쪽에 대해서 조금 속이기 때문입니다. 양쪽을 속이지 않으면 중매가 성립이 안 돼요. 사람은 누구나 다 자기보다 조금 나은 사람과 만나고 싶어 합니다. 모두가 자기보다 조금 높은 곳을 바라보기 때문에 상대편이 눈에 들 수 있도록 중매쟁이가 약간 부풀려서 말해주는 거예요. 꼭 나쁜 의도로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라, 그렇게 해야 일이 성사되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겁니다.
만약 눈을 낮췄는데도 한국 사람 중에 상대를 못 고르면 눈을 세계로 넓혀야 합니다. ‘중국 사람도 좋고, 베트남 사람도 좋고, 필리핀 사람도 좋다’ 이렇게 눈을 넓히면 결혼에 성공할 확률이 더 높아집니다. 질문자가 장가를 가려고 하면 이런 마음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만약 스님처럼 아예 장가갈 생각이 없으면 눈을 높이 두고 살면 됩니다. 대신 눈을 높이 두고 살면 죽을 때까지 혼자 살 확률이 높으니 자신의 선택에 대해 후회를 하면 안 돼요. 이렇게 두 가지 선택지 사이에서 무엇을 택할 것인지는 질문자가 선택하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우선 아버지 핑계는 그만 대고 자신에게 솔직해야 해요. 아버지는 아버지의 인생을 사는 것이니까 아버지 핑계는 대지 말고, 질문자 스스로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 정하면 됩니다.”
“스님 말씀은 따지지 말고 장가를 가라는 말씀이죠?”
“아니에요. 장가를 가라는 말이 아니라, 장가를 가고자 하면 그렇게 해야 한다는 뜻이에요. 이것저것 따지면서 어떻게 장가를 가겠어요? 그러니 장가를 아예 안 갈 거라면 모르지만, 장가를 가고자 하면 눈을 낮춰야 한다는 겁니다.”
“그럼 지금보다 눈을 살짝 낮춰야겠네요.”
“살짝 가지고는 안 되고, 아주 많이 낮춰야 돼요.” (웃음)
“상대편한테 안 좋은 점이 좀 있어도 그냥 따지지 말고 장가를 잘 가라는 말씀이시잖아요?”
“장가를 잘 가기는 뭘 잘 가기까지 해요. 그냥 장가를 가는 거예요. 자기 주제도 좀 생각하세요. 자기가 뭐 그리 잘났다고 장가를 잘 가려고 해요? 그냥 ‘장가를 가기만 하면 된다’ 이렇게 생각하세요.” (웃음)
“이성을 찾을 때 아무나 막 만나지는 않잖아요. 내가 괜찮은 사람이면 그만큼 상대방도 좋은 사람이면 좋겠다는 마음이 드니까요.”
“자기가 뭐가 그리 괜찮은 사람이에요?”
“만약에 제가 괜찮은 사람이라면요. 또 상대방에 대해서 알고자 하면 진중하게 만나기도 해야 하니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까?”
“그것도 사람에 따라 다릅니다. 하루 만나서 결혼하는 사람도 있고, 억지로 결혼하는 사람도 있고 그래요. 저도 승려가 될 때 억지로 된 경우예요. 저는 스님이 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는데 결국 스님이 되었어요. 그래도 이렇게 잘 살잖아요.
몽골에 가면 소위 약탈혼 문화가 있습니다. 남자가 친구들과 어울려 다른 마을에 말을 타고 가서, 그곳에서 마음에 드는 여자를 보쌈해서 옵니다. 그러면 그 여자의 오빠들이나 친척들이 여자를 구하러 추격해 옵니다. 만약 중간에 붙잡히면 남자가 목숨을 잃기도 하고, 요행히 붙잡히지 않고 집까지 도착하면 결혼을 합니다. 그렇게 해서 결혼을 하게 되면 또 그걸로 끝이에요. 그렇게 결혼이 이루어졌다고 해서 결혼을 취소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그 지역의 결혼 문화입니다. 우리나라도 옛날에 얼굴도 안 본 채 선만 보고 결혼을 하기도 했고, 중국에서는 아기가 태어나기도 전에 부모끼리 정혼자로 미리 정해서 결혼을 하기도 했어요. 그런 것처럼 얼굴을 안 보고 결혼해도 되고, 얼굴을 한 번 보고 결혼해도 되고, 요즘처럼 10년 사귀고 결혼해도 됩니다. 심지어 3년 동안 동거까지 한 다음 결혼을 해도 1년 만에 이혼하기도 해요. 이렇게 사람마다 다르고, 문화마다 다르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한다고 정할 수가 없습니다.
질문자는 생각이 많은 걸 보니 장가 가기가 쉽지 않을 것 같네요. 장가를 가려면 ‘그냥 여자면 됐다’ 이렇게 생각해야 갈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이것저것 따질 거면 스님처럼 혼자 사는 게 좋아요. 많이 따져서 결혼할수록 악수를 두게 됩니다. 지금 이곳 강연장에도 제 눈을 스스로 찌른 사람들이 많습니다. (웃음)
너무 따지고 결혼을 하면 오히려 대부분 실패합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상대방을 잘못 골라서 그런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많이 따진다는 건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뜻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실을 마주할 때의 실망도 큽니다. 이처럼 실제로는 자기 기대 때문에 생기는 일인데, 막상 벌어진 일만 놓고 ‘너무 고르다가 엉뚱한 걸 선택했구나’ 이렇게 느끼는 거예요. 실제로는 잘못 선택한 게 아니라 그만큼 기대가 컸던 것이 원인입니다. 오래 망설일수록 기대가 크다는 걸 뜻합니다.”
“네, 잘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내일은 김장 3일째 날입니다. 오전에는 남은 배추와 김치 양념이 소진될 때까지 작업을 더 하고, 오후에는 뒷정리를 하고 스님과 대화의 시간을 가진 후 2박 3일간의 김장 울력을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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