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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문경 선유동 정토연수원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오늘은 공동체 법사단 수련 2일째 날입니다.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법사단은 그룹별로 토론 시간을 가졌습니다. 내일모레 전국 법사단 연수를 앞두고 사전 토론을 먼저 진행했습니다. 일반회원과 전법회원의 활동력을 높이기 위한 활동 사례와 계획을 공유하고, 실천 활동을 통한 일반회원 양성 방안에 대해 두 시간 동안 토론을 했습니다.
토론을 마치고 오전 8시 20분에 다시 중강당에 모여 공동체 법사단 수련을 시작했습니다. 어제부터 다양한 주제로 집중 토론을 하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명상수련, 깨달음의장, 나눔의장 등 수련 진행과 운영에 대해 토론을 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는 수련 진행이 중단되기도 하였고, 그 후 다시 수련을 재개하는 과정에서 운영 방식이 일부 조정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수련을 어떻게 진행해 나갈지 전반적으로 평가를 하고 점검을 한 후 회의를 마쳤습니다.
오전 10시부터는 발우공양을 했습니다. 이번에는 어제와 달리 바라지가 앞으로 나와서 대중들에게 밥과 국을 나눠주는 방식으로 해보았습니다.
책상 위에서 발우공양을 해보니 생소하고 불편한 점이 많았지만, 먼 미래를 대비해서 실험적으로 해보고 있습니다.
“아차세발수 여천감로미 시여아귀중 개령득포만”
소심경의 절수게를 함께 외우고 해탈주를 독송한 후 식사를 마쳤습니다.
설거지와 청소 소임을 한 후 12시부터 다시 수련을 시작했습니다. 오후에는 연수 프로그램과 실천 활동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를 했습니다.
다양한 과제들이 이야기되는 가운데 대중이 교육을 받을 때 부담을 갖는 부분과 연수원의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스님이 교육과 연수 계획을 잡을 때 유념해야 할 점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지회와 지부에서 필요로 하는 교육과 별로 관계가 없는 연수 교육안을 마련해서 지회와 지부에서 진행하라고 하면 ‘안 그래도 바쁜데 부담이 됩니다’ 하는 반응이 돌아오게 됩니다. 그래서 대중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지회와 지부에서 마땅히 받아야 할 의무교육이 무엇인지 연간 연수 계획을 정해서 대중부의 논의 결과를 거쳐 합의를 먼저 해야 합니다. 그래서 의무교육에 해당하는 것은 대중이 우선적으로 시간을 내도록 해야 해요. 그런 다음에 맞춤형 연수 교육을 진행하면 됩니다. 즉 대중이 원하는 교육에 대해서는 법사단에서 맞춤형으로 진행하는 겁니다. 이런 맞춤형 교육을 전국 규모로 하려면 서울 정토사회문화회관이나 문경 연수원을 사용하는 게 좋고, 지부 단위의 멤버십이 필요하다면 으뜸절에서 진행하는 게 좋습니다. 물론 온라인으로 진행할 수도 있겠죠.
이렇게 전체 연수 교육에 대해 정리가 안 된 상태에서 각 단위마다 필요에 의해서 여러 가지 교육이 진행되게 되면 대중들이 부담을 갖게 될 수가 있습니다. 연수원을 운영하기 위해서 연수 계획이 잡히면 안 됩니다. 대중이 필요로 하는 교육을 진행할 때 그 공간을 제공하는 곳이 연수원이지 대중이 필요하지 않다면 공간을 비워둘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빈 공간을 어떤 용도로 사용할 것인지는 연수원에서 별도로 연구를 해야 하겠죠. 그러니 빈 공간을 최대한 사용하기 위해서 대중을 동원하듯이 연수 교육을 잡아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이 외에도 으뜸절에서 진행하는 실천활동, 지역에서 진행하는 실천활동 등 오프라인에서 하는 실천활동을 어떻게 온라인 활동과 조화를 이루도록 할 것인지 많은 이야기를 나눈 후 회의를 마쳤습니다.
잠시 휴식을 했다가 오후 2시부터 다시 주제를 바꾸어 토론을 이어나갔습니다. 한 달 앞으로 다가 온 6.13만인대법회의 준비 상황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논의를 했습니다.
긴 시간 토론을 한 후 오후 5시에 발우공양을 했습니다.
발우공양을 마친 후 스님은 금요 즉문즉설 생방송을 하기 위해 문경 정토수련원으로 이동했습니다.
명상원 정정당에 마련된 방송실에서 저녁 7시 30분에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4300여 명이 생방송에 접속한 가운데 스님이 인사말을 했습니다.
“지난 15일은 부처님오신날이라서 많은 분들이 휴일을 맞아 쉬기도 하고, 절에 가서 등도 달고, 또 아름다운 사찰도 구경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난주에 미국 워싱턴 D.C. 에 머물면서 백악관, 국무성, 국방성, 상원, 하원 싱크탱크 등을 방문하여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 많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먼저 워싱턴 D.C. 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활동하고 온 내용을 함께 보고 여러분과 대화를 나누겠습니다.”
영상을 보고 나서 스님이 다시 말을 이어 나갔습니다.
“한반도에 살고 있는 우리의 힘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지켜낼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오늘날 동북아시아의 정세는 우리의 힘만으로는 우리의 평화를 지키기가 어렵고, 주변국들의 협력을 함께 이끌어내야 합니다. 특히 한반도에는 무엇보다 미국과 북한의 대화가 큰 영향력을 끼치기 때문에 양국 간의 대화가 빨리 재개되는 것이 필요합니다. 북미 관계 개선이 한반도의 평화를 유지시키는 첫걸음이라는 관점에서 미국 의회, 정부, 싱크탱크 관계자들을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물론 남북 간에도 대화가 이뤄진다면 무엇보다 좋겠지만, 현재는 남한 정부와 북한 정부 양쪽 모두 자기 입장만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충돌 위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국민들은 이런 남북 관계의 긴장 속에서 70년 이상을 살다 보니 갈등과 긴장의 위기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그것을 잘 인지하지 못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녀가 어느 대학에 가는지, 내가 돈을 얼마나 버는지, 어떤 취미 생활을 할 것인지, 이런 것에만 집중하고 있기가 쉽습니다. 게다가 남한 안에서는 정치 지도자들이 서로 권력을 잡기 위해 대립하고 갈등하고 있어서 나날이 위험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한반도 안팎의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국민과 정치 지도자들 모두 우리가 처한 현실을 직시하고 우리의 안전을 지켜내기 위해 좀 더 많은 관심을 갖고 노력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어서 사전에 질문을 신청한 분들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네 명이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그중 한 명은 아기를 갖기 위해 난임시술을 하고 있는데 호르몬 주사를 맞을 때마다 남편에게 공격적으로 말을 하게 된다며 어떻게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지 조언을 구했습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술을 많이 먹어도 취하지 않는 방법이 있습니까?’ 하고 물으면 어떻게 대답하면 좋을까요? 술을 안 먹으면 됩니다. 그러면 취하지 않는 방법을 찾을 필요가 없어지죠. 이처럼 ‘난임 시술을 하고 호르몬 주사를 맞고도 편하게 사는 방법이 있습니까?’ 하고 물으면 난임 시술도 하지 않고 호르몬 주사도 맞지 않으면 된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아기를 꼭 낳아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태어났어도 돌보지 못하는 아이들이 이 세상에는 엄청나게 많습니다. 꼭 필요하다면 그중에서 입양을 할 수가 있습니다. 의도치 않게 아기가 생겼다면 마땅히 부모로서 책임지고 키워야 합니다. 하지만 아기가 생기지 않는데 그렇게 억지로 자기 몸을 괴롭히면서 아기를 낳을 이유가 있을까요? 우리나라에서 낙태되는 아기가 2020년 기준으로 일 년에 3만 명 이상이 된다고 합니다. 한쪽에서는 반대로 출산율이 낮다며 정부까지 나서서 출산 장려를 하고 있습니다. 낳고 싶지 않다는 사람들에게 억지로 권유할 필요도 없고, 또 이미 생긴 아이를 돈 들여 해칠 필요가 없잖아요. 아기가 생기면 낳아서 키우면 되고, 불임 부부 중에 꼭 아기를 키우고 싶은 사람은 이미 낳았는데 키울 수 없는 사람들의 아이를 입양하면 됩니다. 관점을 이렇게 바꿔보면 어떨까요?
질문자는 자신이 지금 잘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것은 마치 마약 중독자처럼 아기라는 것에 꽂혀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애쓸 필요가 없어요. 부부가 서로 사랑을 나눌 때 피임을 하느라 고생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질문자는 피임이 저절로 되니 얼마나 좋습니까? 축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의도치 않게 아기가 생겨서 낙태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낙태하고 나서 죄의식 때문에 힘들어하잖아요. 질문자는 피임할 일도 없고, 낙태할 일도 없는 조건이에요.
또 세상에는 아기를 키우며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질문자는 아기를 키워도 되고, 안 키워도 되고, 둘 중에 선택할 수 있는 조건에 있으니 진짜 큰 복을 받았어요. 질문자의 상황은 나쁜 게 아니라 좋은 거예요. 꼭 한번 아기를 키워보고 싶다면 세상에 돌보지 않는 아이를 입양하면 됩니다. 그런 아이들이 세상에는 많아요. 질문자는 결혼도 했고 남편도 착하다고 하니 입양할 수 있는 조건이 됩니다. 그러니 아기를 입양해서 정성껏 키우면 됩니다. 낳은 사람이 엄마가 아니에요. 키운 사람이 엄마입니다. ‘이 아이가 내 아이이다’ 하는 생각이 내 아이를 만드는 겁니다. 유전자는 생물학적인 거예요. 사람은 동물의 일종이긴 하지만 동물이 아니라 인류라고 부릅니다. 엄마는 기른 자를 말해요. ‘내가 키우면 내 자식이다’ 이런 관점을 갖고 자유롭게 사시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피임할 필요도 없고, 남편과 늘 신혼처럼 지낼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어떤 사람들은 임신할까 두려워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낙태시킨다고 난리를 피우는데, 질문자는 그렇게 안 해도 되잖아요.
아기를 꼭 갖고 싶다면 입양을 하면 됩니다. 미국에서는 아기를 두세 명 낳아서 키우다가 장애아를 입양하기도 합니다. 장애아를 돌볼 사람이 많이 없으니까요. 그래서 주로 입양은 장애아를 합니다. 이처럼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면 얼마나 좋아요? 관점을 이렇게 가지면, 난임 시술을 하든, 시험관 시술을 하든, 호르몬 주사를 맞든, 괴로울 일이 없어집니다.
세상은 늘 있으면 있어서 문제이고, 없으면 없다고 문제를 삼습니다. 아기가 생기면 생겼다고 괴로워하고, 안 생기면 안 생긴다고 괴로워해요.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돌아가셨다고 울고, 살아계시면 잔소리를 많이 한다고 난리입니다. ‘있으면 있어서 좋고, 없으면 없어서 좋다’ 이런 관점으로 인생을 사는 게 중요합니다. 아기가 없는 게 좋은 조건이라서 없을 때가 있고, 아기가 있는 게 좋은 조건이라서 생길 때가 있습니다. 질문자는 지금 아기가 없는 게 좋은 조건이기 때문에 없는 것일 수가 있어요. 이런 조건을 즐길 줄 알아야 합니다.
이미 아기가 생겨버리면 질문자에게 선택권이 없잖아요. 그런데 질문자는 선택권이 있습니다. 아기를 키우는 것을 선택해도 되고, 키우지 않는 것을 선택해도 됩니다. 아기가 덜렁 생겨버리면 키우지 않는 것을 선택할 수 없어요. 죽으나 사나 아기를 키울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질문자에게는 선택권이 있어요. 아기가 생기지 않으니 그냥 살아도 되고, 아기를 키우려면 입양을 해도 됩니다. 이래도 되고 저래도 되는 두 가지 선택권이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질문자가 처한 조건은 좋은 조건입니다.
결혼한 사람은 온갖 갈등이 있어도 어쩔 수 없이 같이 살아야 합니다. 하지만 결혼하지 않은 사람은 앞으로 결혼해도 되고, 혼자 살아도 됩니다. 두 가지 길 중에 선택할 수 있는 거예요. 이런 선택의 자유를 늘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아셨으면 좋겠어요. 보통 결혼한 사람은 결혼하지 않은 사람을 부러워하고, 결혼하지 않은 사람은 결혼한 사람을 부러워합니다. 있으면 있다고 괴로워하고, 없으면 없다고 괴로워하죠. 하지만 ‘있는 것은 있어서 좋고, 없는 것은 없어서 좋다’ 이런 관점을 가지면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길이 열립니다.”
“네, 제 조건을 긍정적으로 보지 못했네요. 아기가 생기지 않아서 그 문제에 집착한 것 같습니다. 스님이 말씀해 준 관점을 잘 새겨보겠습니다. 물론 입양에 대한 스님의 말씀은 아직 와닿지 않습니다. 제가 가진 어리석음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오늘 말씀 잘 새겨두겠습니다.”
“입양을 하라는 뜻은 아니에요. 결혼했지만 아기가 생기지 않는 것은 좋은 일이라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더 나아가서 결혼하지 않았다면 더 좋은 일이 될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미혼자는 결혼해도 되고, 결혼하지 않아도 되는 두 가지 선택권이 있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자유롭습니까? 그것처럼 질문자는 결혼했지만 아기를 키울 수도 있고, 아기를 키우지 않을 수도 있는, 두 가지 선택권이 있는 거예요. 한 가지만 선택할 수 있는 조건에 있는 게 아니라 늘 두 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조건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아이가 생기면 키우고, 아기가 생기지 않으면 키우지 않으면 됩니다. 또 아기가 생기지 않더라도 입양해서 키울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인연대로 살면 아주 쉽습니다. 물론 시험관 시술이 성공하면 다행이지만 억지로 할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제가 매일 108배를 하고 있는데 어떤 마음으로 기도하면 될까요?”
“108배를 하면 운동도 되고, 또 마음이 겸손해져서 좋습니다. 108배를 하면서 특별히 생각할 건 없습니다. 꼭 어떤 생각을 하고 싶다면 ‘저는 이대로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런 마음을 내면서 하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아집에 빠져서 한 길만 고집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스님께 질문드릴 때도 제가 원하는 어떤 답을 정해 놓고 기대했던 것 같습니다. 제 기대와 달리 전혀 다른 관점을 깨우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계속해서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온라인 사업을 하면서 돈을 잘 벌었는데, 요즘 수익이 떨어졌습니다. 뭘 개선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데도 유튜브와 인스타를 보며 회피를 합니다. 어떻게 하면 고칠 수 있을까요?
중3 아들이 학교폭력 피해자로 조사받다가 가해자 혐의가 인정되었습니다. 그런데 가해자 측에서 아이를 스토커로 다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아들은 억울해합니다. 어떡하죠?
의료계에서는 위생 관리를 위해서 일회용품을 많이 사용합니다. 환경과 위생을 동시에 지킬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대화를 마치고 나니 밤 9시가 되었습니다.
“다음 주에 또 뵙겠습니다. 한 주 동안 괴로움 없이 자유롭게 생활하시기 바랍니다.”
방송실을 나온 스님은 다시 차를 타고 선유동 정토연수원으로 돌아온 후 하루 일과를 마무리했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공동체 법사단 수련을 마무리하는 회향식을 하고, 정토불교대학 학생들을 위해 즉문즉설을 한 후, 오후에는 공동체 법사단과 선유동 계곡을 산책하고, 저녁에는 서울로 이동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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