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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두북 수련원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스님은 오전 8시에 외국인을 위한 영어 즉문즉설 생방송을 하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전 세계에서 2백여 명의 외국인들이 생방송에 접속한 가운데 스님이 인사말을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김치라고 들어보셨죠? 저는 지난 3일 동안 계속 김치를 담갔습니다. 많은 양의 김치를 담다 보니 30여 명이 3일 동안이나 함께 했습니다.”
근황을 나눈 후 사전에 질문을 신청한 분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이어서 현장에서도 손을 들고 질문했습니다. 그중 한 명은 교회에 오라는 지인의 권유가 불편하다며 어떻게 마음을 편안하게 가질 수 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I have been going to church for over two years after moving to a new area. I attended with a friend, but this spring, there was a conflict in the church. And the church split into two sides. Half of the people left, and they opened a new church. One or two members who are close to me kept on telling me to visit their church. They asked me to come just once. But I know that their one time is the beginning to attend the church.
I do not belong to any church, and now I am satisfied with Happy School and its teachings. The more I learn about Buddha's teachings the more I reflect on myself and become humble. So, I love it. When people tell me to come to their church, I feel bothered. Please tell me how I can manage my mind to keep it calm.”
(저는 새로운 지역으로 이사한 후 2년 넘게 교회를 다녔습니다. 친구와 함께 다니고 있었는데 올봄에 교회에 갈등이 생겼습니다. 교회가 두 쪽으로 갈라졌어요. 교인의 절반이 교회를 떠났고 그들은 새로운 교회를 개척했습니다. 저와 친한 교인 한두 명이 계속 자기네 교회에 가자고 했습니다. 한 번만 와보라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 한 번이 한 번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저는 어떤 교회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습니다. 지금은 행복학교와 그 가르침에 만족하고 있어요. 부처님의 가르침을 알면 알수록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겸손해집니다. 그래서 너무 좋아요. 사람들이 교회에 가자고 할 때마다 마음이 불편합니다. 어떻게 하면 마음을 평온하게 유지할 수 있는지 알려주세요.)
“어떤 선택을 해도 괜찮습니다. 교회에 가지 않아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하나의 교회만 다녀도 괜찮고 두 교회를 다 가도 됩니다. 어느 것을 거부할 필요도 없고, 그들에게 묶일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자유롭게 선택하면 됩니다. 불교를 배울수록 다른 종교에 대해서 마음이 열려야 합니다. 모든 종교가 다 좋다는 뜻은 아니에요. 종교마다 다른 특성을 갖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어떤 종교를 선택할지 말지는 나의 자유입니다.
교회에 오라고 하는 사람들에게는 문제가 없습니다. 질문자가 그 소리에 지금 묶이고 있는 거예요. 결국은 내가 인간관계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기 때문에 걸림이 생기는 겁니다. 그들은 나에게 교회 오라는 말을 할 자유가 있고, 나는 가고 안 가고를 선택할 자유가 있습니다. 내 자유가 소중하듯이 그들의 자유도 존중해야 합니다.”
“I understand what you are saying. But the reason that the church split into two is very complicated. They were 45 years old church members. Over one issue, they decided to split. I am just tired of what they are doing. I don‘t want to be involved in it. I don’t want to go the church. But Since I learned Buddha‘s teachings, I am very joyful, and find my mind peaceful. Even Though I attended church for over 25 years, I have never felt that feeling. So, I just want to continue to learn Buddha's teachings. I think this fits me better, to my personality and characteristics, being quiet and peaceful.”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어요. 그런데 교회가 두 개로 갈라진 이유가 매우 복잡합니다. 45년 동안 함께 한 교인들이 한 가지 문제로 갈라섰어요. 그 사람들의 일에 지쳤습니다. 어제까지 모든 교인들이 형제자매 같았는데 갈등 이후 서로 적이 되었습니다. 거기에 관여하고 싶지 않습니다. 교회에 가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운 이후로 저는 매우 즐겁고 마음이 평화로워졌습니다. 25년 넘게 교회를 다녔지만 그런 느낌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계속 배우고 싶습니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제 성격에 더 잘 맞는 것 같아요.)
“부처님의 가르침을 공부하고 마음이 편해졌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런데 교회가 분열되었다고 해서 마음이 불편하다면 아직 불교 공부가 덜 되었다고 할 수 있어요. 분열은 자연현상입니다. 같은 유대인에게서 유대교도 나오고 기독교도 나오지 않았습니까? 같은 기독교에서 천주교도 나오고 개신교도 나왔잖아요. 또 같은 개신교 안에서 장로교, 감리교 등이 나왔습니다.
질문자는 교회가 하나일 때 다니다가 두 개로 분열되니 마음이 불편한 겁니다. 만약 분열된 뒤에 그중 한 교회를 처음부터 다녔다면 아무런 불편이 없었을 거예요. 요즘은 사람들이 결혼해서 아기까지 낳고서도 이혼하고 사는 세상입니다. 그런 세상에 살면서 교회가 분열한 게 뭐가 큰 문제예요? 부부는 이혼할 이유가 있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그럴 이유가 없기 때문에 이혼을 반대합니다. 남한과 북한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반인들은 분열할 이유가 없지만 지배세력은 늘 분열할 이유가 있어요. 목사님이나 장로님에게 물어보면 도저히 같이 할 수 없는 이유가 있을 겁니다. 질문자가 평화로운 성격이기 때문에 분열을 싫어하는 게 아닙니다. 질문자가 목사나 장로의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마음이 불편한 거예요. 분열하고 안 하고는 그들의 일이고, 교회를 다니고 안 다니고는 나의 일입니다.
오늘날 미국에 한국 교회가 수천 개 있습니다. 이것은 모두 분열에 분열을 거듭해서 생긴 거예요. 질문자가 처음 다녔던 그 교회 역시 이전에 다른 교회에서 분열해서 나온 겁니다. 그래서 아무 문제도 없어요. 그들의 문제는 그들에게 맡기고, 질문자는 자신의 공부에 집중하면 됩니다.”
“One big thing that bothers me is the reason they split. Previously, my church used to belong to the United Methodist Church in the New England area. According to its regulations and policies, pastors were sent by the union. But the paster was homosexual. That's why they split; half the members didn&t want to accept the paster and the other half were ok with him. To me, God loves everybody, gay paster, strait paster they are all children of God. But in church, they divide. It’s very difficult for me to understand.”
(제가 힘들어하는 제일 큰 문제는 교회가 분열된 이유입니다. 이전에 제 교회는 뉴잉글랜드 지역의 연합감리교회에 소속되어 있었습니다. 그 교단의 규정과 정책에 따라 목회자는 교단에서 파견했습니다. 그런데 그 목사가 동성애자였어요. 그래서 교인의 절반이 그 목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나머지 절반은 괜찮다고 해서 교회가 분열되었습니다. 제 생각에 하나님은 모든 사람을 사랑하십니다. 동성애자 목사든 이성애자 목사든 모두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하지만 교회에서 그런 문제로 분열이 일어났습니다. 저로서는 이해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한국 역사를 보면 조선시대에 당파를 나누어 심하게 대립했습니다. 왕실에서 누가 죽었을 때 상복을 얼마 동안 입느냐를 가지고 의견이 갈리어 정치가 분열되고 국가가 위험할 정도에 이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니 동성애자를 인정할 것인지 안 할 것인지의 문제는 충분히 분쟁이 될 만한 일입니다. 게다가 지금 세상을 한 번 보세요. 질문자가 다니는 교회만 분열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전체 기독교인들이 각기 분열되어 있고, 미국 정치도 분열되어 있잖아요. 교회 한 곳이 분열되어 있는 것이 뭐 그리 큰 문제가 되겠어요?”
“Thank you, sunim.” (스님, 고맙습니다.)
“분열이 좋다는 뜻은 아니에요. 부부는 이혼할 이유가 있지만 자식은 왜 이혼하는지 이해가 안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와 같은 이치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아요.”
세 명의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하고 나니 벌써 마쳐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곧바로 미륵사로 출발해야 해서 다음 시간을 기약하며 생방송을 마쳤습니다.
방송실을 나온 스님은 차에 올랐습니다. 오늘도 두북수련원은 김장축제로 이른 아침부터 봉사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북적이는 두북수련원을 나와 광주전라지부 회원의 날에 참석하기 위해 9시 30분에 전남 무안 미륵사로 출발했습니다. 내비게이션에 경로를 검색해 보니 도착예정시간은 1시였습니다. 1시부터 스님의 즉문즉설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3시간 30분을 달려 점심식사도 하지 못한 채 12시 57분에 미륵사에 도착했습니다. 스님은 가사를 수하고 곧바로 요사채 앞마당으로 갔습니다. 광주전라지부 회원 270여 명이 자리를 가득 메운 가운데 삼귀의와 반야심경을 봉독하며 행사를 시작했습니다.
먼저 지부장과 지부 법사님들이 나와 인사를 하고 지회별 소개 시간을 가졌습니다.
동광주, 서광주, 전주지회에서 각각 열띤 구호와 노래로 자신들의 지회를 소개했습니다. 한 지회를 소개할 때마다 너 나 할 것 없이 뜨거운 박수로 서로를 환영했습니다.
이어서 빨간 산타복을 맞춰 입은 회원들이 나와 크리스마스 캐럴 메들리를 들려주었습니다. 재치 있게 개사한 캐럴은 산사의 풍경과도 잘 어울렸습니다.
“기쁘다 스님 오셨네 ♬ 광주전라 맞으라 ♬”
웃음과 박수를 뒤로 하고 스님이 연단에 올라와 대화를 이어나갔습니다. 스님은 ‘광주전라지부의 세련된 공연을 잘 보았다’고 격려한 후 사전에 질문을 신청한 6명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중 한 분은 아버지에게 서운한 마음이 든다며 스님의 조언을 구했습니다.
“제가 집을 살 때 아버님의 돈 오천만 원을 몰래 사용하고, 나중에 아버님께 사실대로 말씀드리면서 시간을 주시면 이후에 갚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 후 시간이 좀 지났는데 최근에 자꾸 아버님이 그 돈을 달라고 하셔서 불편한 관계가 되었습니다. 일단 제가 여력이 안 되는 상황입니다. 초등학교 때 부모님께서 이혼하셨고, 대학 다닐 때부터 제가 자립해서 생활했고, 지금도 부모님께 매달 용돈을 드리고 있습니다. 마음 한쪽에서는 ‘부모님이면 이 정도는 자식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빌린 돈을 드려야겠다고 생각은 하지만, 여력이 안 되다 보니 불편한 마음이 계속 생깁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질문자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제는 성인이 되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첫째, 아무리 부모와 자식 간이라도 아버지 몰래 돈을 가져갔다는 것은 잘못된 행동입니다. 그것은 계율을 어긴 것이고, 도둑질한 죄를 지은 것이에요. 주지 않는 남의 물건을 가져간 것이니 만약 아버지가 고발했으면 최소 삼 년은 징역을 살아야 합니다. 아무리 집안 돈이라고 해도 그건 범죄에 해당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가 부모와 자식 관계 때문에 고발하지 않으셨으니 그것만으로도 감사히 여겨야 합니다.
둘째, 돈을 갚기로 해놓고 약속한 시간에 주지 않는 것에 대해 아버지가 독촉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다 어릴 때 아버지한테 서운한 것이 있습니다. 이런 걸 보고 ‘방귀 뀐 놈이 성낸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 불편하니까 자꾸 옛날 생각이 드는 거예요.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라 인간의 사고가 자기 방어를 하도록 되어 있어서 그렇게 반응하게 되는 겁니다. 변명하려고 하는 게 아니지만 머릿속에서 자꾸 변명거리가 생각나는 거예요. ‘내가 하고 싶어 했나? 내 사정이 이러니 그랬지!’ 이런 식으로 자신을 방어하는 겁니다. 겉으로는 수긍한다고 해도 항상 자기 내면에서는 ‘그래도 그렇지!’ 이런 생각이 계속 들게 되어 있어요. 예를 들어, 아이가 잘못한 것을 수치로 10이라고 합시다. 5 정도 야단을 치면 아이는 약간 미안해합니다. 그런데 엄마가 10 정도로 야단을 치면 아이는 억울해합니다. 본인은 5 정도 잘못했다고 생각하니까 동의도 안 될 뿐만 아니라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드는 거죠.
지금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전쟁을 봐도 하마스가 이스라엘 사람들을 죽이고 납치한 것은 잘못된 것이에요. 그런데 그것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은 자기 나라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상대방을 아예 멸족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이런 자세는 누가 봐도 지나치잖아요. 그런데도 이스라엘에서는 항상 팔레스타인의 비인간적인 납치를 주장합니다. 일본도 일제 식민지 때 한국인 20만 명을 위안부로 끌고 가고, 20만 명을 군대에 끌고 가서 죽고, 100만 명을 강제로 징용했지만, 예전에 한일회담 때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는 그 문항만 끊임없이 주장하잖아요. 북한에 대해서도 일본 국민 열몇 명을 납치했다는 사실만 계속 얘기합니다. 그런 주장이 자신들을 방어하는 수단이 되는 겁니다.
여러분들도 본인을 한번 관찰해 보세요. 무언가 잘못했을 때 자신에 대해서는 항상 ‘뭐 잘못할 수도 있지 않나? 사람이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이런 식으로 방어하면서 타인에 대해서는 ‘인간이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이렇게 생각하게 됩니다. 판사가 잘못했을 때는 ‘나도 똑같은 사람인데, 판사는 사람 아닌가?’ 이런 식으로 자기 방어를 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되죠. 이런 모습을 나쁘다고 여기기 쉬운데, 사람의 뇌 구조가 다 그렇습니다. 자기를 방어하려는 속성을 누구나 갖고 있어요. 누가 가까이 오면 몸이 자기를 방어하듯이 사고방식도 자기를 방어하려는 성질이 있는 겁니다.
질문자는 지금 아버지의 허락도 안 받고 돈을 썼기 때문에 죽을죄를 지었다고 하면서 싹싹 빌어도 모자랄 판인데, 오히려 더 큰소리를 치고 있는 거죠. 아버지의 돈을 얼른 갚기라도 해야 하는데 ‘어릴 때 이혼해서 내가 힘들지 않았냐’, ‘대학 다닐 때 내가 벌어서 다니지 않았느냐’, ‘나한테 해준 게 뭐가 있나?’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은 본인이 아직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 있다는 반증입니다. 돈을 가져올 때는 어른의 마음으로 가져와 놓고, 갚을 때는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서 ‘부모가 그럴 수 있느냐’ 하고 문제 삼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닙니다.
첫째, 당장 내일이라도 빚을 내서 곧바로 돈을 갚는 게 좋습니다. 그게 어렵다면, 둘째, 아버지께 제안을 드려서 계약서를 써야 합니다.
‘제가 은행 대출을 해서 그 돈을 갚으려면 은행에 최소 6% 이자를 내야 하는데, 일 년만 5%로 이자로 드리는 게 어떻겠습니까?’
이렇게 제안해서 계약서를 쓰고, 은행에서 대출해 주면 고맙다고 얘기하듯이 아버지께 감사하다고 인사를 드려야 해요. 이렇게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부모가 그럴 수 있느냐’ 하는 생각이 자꾸 드는 것은 자기를 방어하려는 정신 작용입니다. 본인은 그게 너무 당연한 것 같은데 제삼자가 들으면 합당한 얘기가 아니에요. 더군다나 결혼해서 배우자까지 부모의 문제점을 지적하면 동조자가 생기니까 자기 생각이 맞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런 말은 들을 게 못 돼요. 질문자는 이제 사회적으로 성인이 되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처리해야 해요. 내가 만약 아버지한테 돈을 빌려주고 못 받아서 ‘부모자식 간에 그럴 수도 있다’ 이런 생각이 들 때는 가족을 들먹거려도 되지만, 본인이 갚아야 할 때는 가족을 들먹거리면 안 됩니다. 그래야 번뇌가 안 일어나요. ‘아버지, 죄송합니다. 최대한 빨리 갚겠습니다’ 이런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옛날에 질문자가 어릴 때 겪은 것들은 그것대로 이 일과 구분해서 생각해야 해요. 그걸 자꾸 이 일에 붙여서 생각하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질문자가 큰 잘못을 해서 그렇다는 게 아니라 인간의 사고가 그런 식으로 작동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항상 사람은 본인에게 유리하도록 모든 조건을 활용하는 습성이 있어요. 마치 유튜브 영상을 하나 틀면 비슷한 영상이 계속 나오는 것처럼 자기 방어를 할 때 자기한테 유리한 것만 계속 생각이 떠올라요. 옛날에 내가 손해 봤던 것까지 다 떠올려서 자기를 방어합니다. 누구 한 사람을 미워하면 그 사람을 미워할 수밖에 없는 옛날 기억을 자꾸 떠올려서 그 사람이 나쁘다는 것을 합리화합니다. 이제 질문자는 성인이 되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합당치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
계속해서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사전에 신청한 분들에 이어서 현장에서도 3명의 질문을 더 받았습니다.
웃고 손뼉 치고 공감을 하다 보니 시간이 금방 지나갔습니다.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3시 10분에 즉문즉설을 마무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이 닫는 인사를 했습니다.
“여러분이 하고 있는 수행은 개인에게 행복과 자유를 가져다줍니다. 여러분이 하고 있는 실천 활동은 우리 사회를 좀 더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처럼 사회 정의를 위해 활동하는 분이 많이 생겨날 때 세상은 변합니다. 늘 수행하고 봉사하는 여러분의 모습에 다시 한번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법문이 끝나고 미륵사와 죽림정사를 책임지고 있는 보리수 회원들이 나와 신나는 노래에 맞춰 율동을 선보였습니다. 공연 끝에 다음 기수를 모집하고 있다는 홍보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광주전라지부 담당 법사인 명원법사님의 마무리 인사를 듣고 큰 박수로 회원의 날 행사를 마쳤습니다.
사홍서원을 한 후 다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했습니다. 대웅전 아래 계단에서 지회별로도 사진을 찍었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전라 지역에서 열린 법회였습니다. 오후에 비 예보가 있었지만, 비는커녕 햇살이 환히 비쳐 야외에서 따뜻하게 법회를 할 수 있었습니다.
곧바로 떠나려는 스님에게 회원들이 공양을 드시고 가라고 붙잡았습니다.
“점심에 먹고 남은 게 있으면 먹고 갈게요. 밥하고 김치만 있으면 돼요.”
갈 길이 멀었습니다. 스님이 순식간에 공양을 마치자 광주전라지부 법사님들과 지부장, 팀장들이 인사를 드렸습니다.
“오늘 수고했어요.”
미륵사 현황을 점검한 후 차를 타고 서울로 출발했습니다. 차가 미륵사를 벗어날 때까지 회원들이 손을 흔들며 스님을 배웅했습니다. 차가 고속도로에 진입하자 스님은 정토회 대표님을 비롯한 임원단과 화상회의를 했습니다.
회의를 마치고 단잠에 빠진 사이 차는 4시간 동안 320km를 달려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정토회관에 도착하자 깜깜한 밤이 되어 있었습니다. 스님은 원고 교정을 본 후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결사행자회의에 온라인으로 참석하고, 오후에는 정토회 기획위원회 회의에 참석합니다. 저녁에는 필리핀 JTS 학교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밤 12시 40분 비행기로 출국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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