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검색
원하시는 검색어를 입력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두북 수련원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스님은 새벽 기도를 마치고 6시부터 화엄반 행자님들과 산윗밭에서 울력을 시작했습니다.
윗단은 며칠 전에 문수팀 행자님들과 풀을 절반 정도 뽑았지만, 아랫단은 전체가 풀밭이었습니다. 화엄반 행자님들 중에서 절반은 윗단에서, 절반은 아랫단에서 풀을 맸습니다.
막 풀을 뽑기 시작한 행자님들 사이에서 ‘이게 도라지가 맞나?’ 하며 묻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스님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오늘은 풀을 그냥 두고 도라지를 다 뽑는 날입니다. (모두 웃음) 그리고 호미 날이 날카로우니 풀을 맬 때 조심하세요. 저도 그저께 손을 다쳤어요.”
행자님들에게 주의를 주고 스님은 예초기를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키가 크고 대가 굵은 풀은 예초기로 잘 베어 지지 않았습니다. 한 시간 정도 예초기를 돌리고, 굵은 풀은 낫으로 벴습니다.
윗단은 이제 밭의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7시 20분이 되어 스님은 먼저 울력을 마쳤습니다.
“저는 8시에 손님이 오기로 해서 먼저 가보겠습니다.”
간단히 씻은 후 7시 50분에는 울산시교육감 천창수 님이 찾아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교육감 님은 힘든 시기를 겪을 때 스님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힘을 낼 수 있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스님은 두북 수련원에서 하고 있는 일들을 소개하며 청소년 교육과 대안 교육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오전 10시에는 정토경전대학 학생들과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 화상회의 방에 학생들이 모두 입장하자 삼귀의와 수행문을 낭독한 후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먼저 빈곤 퇴치를 위해 거리모금을 비롯해 다양한 실천활동을 했던 모습을 영상으로 함께 보았습니다. 영상이 끝난 후 스님이 여는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우리가 배우는 부처님의 가르침은 우선 나를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해 줍니다. 또한 이웃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면 그들 또한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해 줍니다. 내가 덜 껄떡거림으로 해서 나를 행복하게 할 뿐만 아니라 검소하게 삶으로 해서 가난한 사람과 나눠 가질 수 있고 환경을 덜 파괴하게 됩니다. 또한 서로 가지려고 갈등을 하지 않아 평화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수행이 기초가 되면 사회적인 문제들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경전대학을 공부하는 것은 단순히 불교 경전을 공부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정토 경전대학은 어떤 특정한 종교를 배우는 곳이 아니라 ‘현재 인류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하는 과제를 풀기 위해 과거 선지식들의 지혜를 배우는 곳입니다. 경전을 공부하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에요. 경전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내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내가 어떻게 하면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는가?’ 하는 것을 터득해야 합니다. 그러니 경전 공부가 환경, 평화, 빈곤퇴치와 무슨 관계가 있냐고 생각하지 마시고 반드시 실천 활동을 함께 해야 해요. 경전대학 프로그램을 짤 때는 종합적으로 이것저것 다 고려해서 배정을 한 것이니까 실천활동도 경험을 꼭 해보시기 바랍니다.”
이어서 그동안 수업을 들으며 궁금했던 점에 대해 질문을 받았습니다. 경전대학 학생들은 현재 반야심경을 배우고 있는데요. 반야심경의 내용이 어렵고, 수행 연습을 어떻게 실생활에 적용해야 될지 모르겠다는 질문이 많았습니다.
스님은 반야심경의 내용이 어떻게 실생활에 적용될 수 있는지 구체적인 예를 들어가며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생방송을 마치고 스님은 간단하게 점심을 먹은 후 곧바로 운동장으로 나갔습니다. 운동장에서는 나비 장터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나비 장터는 두북 수련원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나누고 사용하지 않는 물품들을 재활용하는 나눔과 비움의 축제입니다. 오랜만에 두북 수련원이 시끌벅적했습니다.
스님이 모습을 보이자 봉사자들이 모두 스님 앞으로 모여들었습니다. 실무를 담당하는 분이 스님에게 “저희들에게 격려 좀 해주세요” 하고 부탁하자 스님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격려를 해드립니다.” (웃음)
봉사자 중에는 재활용 유통팀뿐만 아니라 다음 주에 진행되는 INEB 행사를 준비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스님은 INEB 방문단에 대해 소개를 해주었습니다.
“이번에 동남아시아 각국에서 오는 INEB 방문단은 총 19명입니다. 두북 수련원에서는 이틀을 머물고 갑니다. 대부분이 두북 수련원에 대해 관심이 많아요. 서울에는 가 봐도 빌딩이 크니까 본인들의 나라에서 도저히 흉내를 내기가 어렵고, 문경 수련원에 가 봐도 규모가 워낙 크니까 흉내를 내기가 어려운데, 두북 수련원에 와서 보면 ‘우리도 할 수 있겠네’ 하는 생각이 든다고 해요. 폐교 하나만 빌리면 재활용 운동도 할 수 있고, 빈 땅만 있으면 농사를 지을 수도 있으니까요.
무엇보다 가장 신기해하는 것은 정토회는 고용된 사람이 한 명도 없고 오직 자원봉사자들에 의해서만 운영이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어떻게 그런 방식으로 운영이 가능한지 궁금해해요. 그러니 여러분들은 이렇게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선각자들입니다. 미래 문명을 이끌어 갈 새로운 인간상을 보여주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전통 사찰에서 정부의 예산 지원을 받아 기와를 전부 교체한다고 해서 제가 버리는 기와를 모두 두북 수련원으로 가져왔습니다. 그래서 폐교 뒤에 가보면 기와가 아주 많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기와를 재활용하는 방법을 좀 연구해 주세요.
기와 한 장이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돈 주고 사려면 굉장히 비쌉니다. 어떤 사람이 기와가 쌓여있는 모습을 보고 ‘정토회에서 절을 지으려고 그러나’ 하고 묻기도 했다고 해요. (웃음)
기와로 담장을 만들어도 보기가 좋습니다. 담장을 쌓을 때 돌 대신 기와와 흙을 섞으면 예쁜 담장이 됩니다. 그런데 노동력이 너무 많이 들죠. 작년에는 기와에 꽃그림을 그려서 화단에 장식을 해놓으니까 아주 예뻤습니다. 그렇게 장식해 놓으니까 사시사철 겨울에도 꽃이 안 지더라고요.” (웃음)
스님의 격려 말씀을 듣고 봉사자들은 큰 힘을 받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나비 장터를 재미있게 운영했습니다. 스님은 곧바로 차를 타고 경주로 이동했습니다.
오후 2시부터는 동국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평화재단 통일의병 창립 1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통일의병들은 오전에 태종무열왕릉, 선덕여왕릉, 사천왕사지 등 경주 곳곳을 순례하며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후에는 스님과 함께 통일의병이 걸어온 10년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미래를 설계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먼저 통일의병 10년의 발자취를 영상으로 함께 본 후 정영수 대표님의 향후 활동 계획 발표를 들었습니다. 이어서 큰 박수와 함께 스님이 무대 위로 올라와 지난 10년 동안 부지런히 활동을 해 온 통일의병들을 축하해 주었습니다.
“저는 지난 4월부터 6월 초순까지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남아시아와 서아시아까지 12개국을 돌아봤습니다. 제가 다녀온 나라의 사람들은 한국을 아주 좋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아시아 사람들의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예전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미국에 대해 가졌던 호감도를 능가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부탄의 산골짜기 시골마을에서 조그마한 가게에 들어갔더니 한 여자아이가 작은 텔레비전으로 드라마를 보고 있었어요. 뭘 보나 엿보니까 한국 드라마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곳곳에 한류가 퍼져있음을 실감했습니다.
오늘날 서구 강대국이 아닌 나라 중에 아시아인들이 가장 호감을 가진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그래서 이제 대한민국은 아시아인들에게 희망이 된 것에 대해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이 아시아인들에게 희망이 되려면 무엇보다 평화를 지켜야 합니다. 전쟁이 일어나서 하루아침에 잿더미가 되어 버린다면 우리에게도 절망적인 일이지만 그들도 희망을 잃게 될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지켜내는 일은 우리를 위한 것일 뿐 아니라 강대국을 제외한 전 세계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이라는 것을 여러분에게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나라 안에서는 진보냐 보수냐 하는 입장 차이가 있기 마련이지만 큰 눈으로 보면 그런 차이는 아주 작은 것입니다. 큰 눈으로 보면 평화를 어떻게 지켜내느냐가 더욱 중요합니다. 또한 분쟁으로 인한 난민보다 자연재해로 인한 난민이 더 많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에 기후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해결책도 함께 찾아나가야 합니다. 조금 더 큰 눈으로 세상을 보고, 큰 통찰력 아래에서 작은 것들도 세세하게 살폈으면 좋겠습니다. 작은 것에 너무 빠져서 전체를 보는 눈을 잃어버리거나 전체만 볼 줄 알고 구체적인 현실을 모른다면 그것은 지혜라고 할 수 없습니다.
평화재단 통일의병 창립 10주년을 축하드립니다. 지난 10년을 돌아봤을 때 가장 잘한 일은 우리가 한반도의 평화를 지켜내기 위해 마음을 내고 출발을 했다는 것입니다. 반면 가장 못한 일은 우리나라가 미국과 중국의 하위 변수로 전락할 위험을 막아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중국의 부상과 함께 미중 갈등이 일어나면 우리나라가 하위 변수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는 것을 내다보고 그것을 미연에 막자고 결의했으나 결국 우리나라가 하위변수로 급격하게 편제되고 있는 현실에 처했습니다. 향후 닥칠 문제에 대해 예측은 잘했는데 해결은 못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가 출발할 때의 목표의식을 잃지 말고 한반도의 평화를 지켜내고 통일을 이루는 그날까지 함께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이어서 앞으로 통일의병의 활동 방향에 대해 다양한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두 시간 동안의 즉문즉설을 통해 통일의병이 어떤 활동을 해나가야 하는지 관점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다 함께 통일의병의 다짐을 낭독하고 통일의병 대회를 모두 마쳤습니다. 스님은 다음 생방송을 해야 해서 서둘러 행사장을 나왔습니다.
다시 두북 수련원으로 돌아와 오후 5시부터는 영어 불교대학을 다니고 있는 학생들과 생방송으로 즉문즉설을 했습니다. 영어 불교대학 학생들은 지난 2개월 동안 실천적 불교사상에 대해 열심히 배웠습니다. 오늘은 그동안 수업을 들으면서 궁금했던 점에 대해 의문을 해소하는 시간입니다.
화상회의 방에 입장한 학생들을 향해 먼저 스님이 인사말을 했습니다. 스님은 학생들이 조금 더 실천적인 관점에서 불교 공부를 해나갈 것을 당부했습니다.
“이 지구상에는 전쟁이나 분쟁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도 많지만, 기후 변화로 인해 생겨나는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번에 제가 아시아 12개국을 순방하면서 급격한 기후 변화로 인한 환경 재앙을 막는 것도 우리에게는 아주 중요한 일이라는 점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기후 위기 문제를 해결하려면 소비를 줄여야 합니다. 더 많이 소비하는 것이 더 잘 사는 삶이라는 잘못된 가치관으로부터 벗어나지 않는 한 기후 위기에 대한 근원적인 해결책은 나올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지금 붓다 담마를 배우는 것은 단순히 한 종교의 가르침을 배우는 것이 아닙니다. 이러한 기후 위기에 직면한 현대인이 어떻게 지속 가능한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해서도 배운다는 관점을 갖고 공부를 해나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어서 질문을 받았습니다. 사전에 세 명이 질문을 신청하고 스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중 한 명은 많은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때 자꾸 긴장을 하게 된다며 어떻게 하면 긴장하는 마음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질문했습니다.
“In my job, I speak to many many people and I struggle a bit with the mind and body connection in practice. I find myself making judgments of others or, when anticipating difficulties, tension builds in my body. I then intellectualise that tension through an internal monologue and, in doing so, I am criticising myself. The tension in the body results in agitation and unskillful expressions. In your book, A taste of Enlightenment, it is written that Enlightenment means living without making anything into a problem no matter what happens. Is this a learned intellectual process or a felt experience? Thank you.”
(저는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직업을 가지고 있고, 실생활에서 몸과 마음을 연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타인에 대해 판단하거나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 몸에 긴장감이 생기는 걸 느낍니다. 그럴 때는 제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내가 긴장하고 있구나 하고 알아차리는데, 이 과정에서 저 자신을 비난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몸의 긴장은 감정의 동요로 나타나거나 서툰 표현으로 이어집니다. 스님의 책 ‘지금 여기 깨어 있기’에는 깨달음이란 무슨 일이 있어도 문제 삼지 않고 사는 것을 의미한다고 쓰여 있습니다. 이것은 배워서 알게 되는 건가요, 아니면 직접 경험해야 하는 건가요?)
“그렇게 책을 보고 아는 것은 지적인 앎입니다. 아직 지적인 앎에 멈추어 있기 때문에 현실에서 체험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머릿속에서만 아는 게 아니라 그 내용을 자기가 직접 체험을 해야 합니다. 그러면 그런 긴장감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지금 질문자는 ‘제가 긴장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이 긴장을 풀 수 있습니까?’ 이렇게 질문을 하고 있는데, 이런 관점을 갖지 말고 왜 긴장하는지 긴장의 원인을 찾는 게 필요합니다. 이미 긴장해 버린 뒤에 ‘어떻게 긴장을 풀 것인가’ 하고 접근하는 것은 병이 난 뒤에 치료하는 방식입니다. 이런 치료는 계속 재발하고, 또 치료도 잘 안 됩니다. 오히려 병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찾아서 그 원인을 제거해야 병도 낫고 재발도 적게 합니다.
앞으로 긴장을 할 때마다 ‘지금 왜 이렇게 긴장하지?’ 이렇게 자기 자신한테 물어보세요. ‘긴장을 안 해야지!’ 이렇게 결심하지 말고 ‘왜 긴장하지?’ 하고 긴장하는 원인을 찾아보는 겁니다. 내가 긴장하는 것을 인정하되 왜 긴장을 하는지 자기한테 되물어봐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긴장해야 하는 법은 없습니다. 보통은 많은 사람들 앞에 서거나, 나보다 높은 사람과 이야기를 하거나, 내가 어떤 이익을 두고 브리핑을 하는 경우에 긴장을 많이 하게 됩니다. 왜 그럴까요? 잘 보이고 싶기 때문입니다. 잘 보이고 싶은 욕구 때문에 긴장을 하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나를 잘 봐주는 건 내가 하는 거예요, 상대편이 하는 거예요?”
“상대편이 하는 겁니다.”
“그러니 상대편에게 잘 보이는 것은 나의 권한이 아니에요. 그들이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데 그걸 내가 좌지우지하려고 하기 때문에 긴장을 하게 되는 겁니다. 그들의 권리는 그들에게 맡겨두세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내가 하면 되지만, 나를 잘 봐주고 안 봐주는 것은 그들이 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내가 그들에 의해 좌지우지됩니다. 그러니 나는 최선을 다하되 결과는 그들에게 맡겨야 합니다. 평가는 그들이 하는 것이니까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나는 관여하지 않겠다는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 그냥 그들의 평가를 존중하고 받아들이면 됩니다. 설령 내가 원하는 결과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렇게 볼 수도 있겠네’ 하고 편안하게 받아들이면 돼요.
긴장을 할 때마다 ‘긴장을 안 해야지!’ 이렇게 힘주지 말고 ‘왜 긴장하지?’ 하고 자신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사람들에게 말하는데 왜 긴장하지?’, ‘사람들 앞에 섰는데 왜 긴장하지?’ 이렇게 자신한테 되물어야 해요. 긴장을 할 때는 뭔가 원인이 있어서 긴장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 되물어보는 관점을 가지면 훨씬 좋아질 거예요.
이렇게 자기 스스로 탐구를 해서 ‘잘 보이려고 긴장을 하는구나’ 하고 알았다고 합시다. 그러면 ‘잘 보여서 뭐 할래?’ 하고 또다시 자신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우선은 ‘나를 잘 봐주세요’ 요구한다고 해서 상대가 나를 잘 봐주는지 살펴봐야 해요. 그걸 내가 결정하는지 상대방이 결정하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결국 그들이 결정하는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면 그들의 일에 대해 내가 관여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런 식으로 원인을 규명해서 내가 관여할 수 없는 일을 내려놓으면 훨씬 좋아집니다.
굳이 참거나 긴장하지 않으려고 애쓸 필요가 없어요. ‘명상만이 방법인가?’ 이런 생각도 할 필요가 없습니다. 항상 이런 긴장감이 일어날 때마다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원인을 규명해 나가야 합니다. 감정을 알아차리고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원인을 발견하는 것을 꾸준히 해나가야 한다는 것이 붓다의 가르침입니다. 붓다가 깨달음을 얻고 가장 먼저 설법한 내용도 바로 이것입니다. 고집멸도(苦集滅道)라고 하는 사성제에 대해 배웠죠?
긴장할 때는 먼저 이것이 괴로움인 줄 알아야 합니다(苦). 그런 후 ‘왜 긴장하지?’ 하고 괴로움의 원인을 규명해야 합니다(集). 원인을 규명해 보면 ‘긴장할 일이 아니네’ 하고 알게 됩니다. 그것이 괴로움의 소멸입니다(滅). 원인을 규명해서 괴로움이 소멸했다고 해도 다음에 또 괴로움이 일어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늘 자기에게 깨어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괴로움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길입니다(道). 이렇게 사성제를 실제 생활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첫째, ‘긴장하네’ 하고 아는 것이 고성제입니다.
둘째, ‘왜 긴장하지?’ 하고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집성제입니다. 이것은 몇 번이고 반복해서 물어야 근본 원인을 규명할 수 있습니다.
셋째, 그러다 보면 ‘긴장할 일이 아니네’ 하고 멸성제를 발견하게 됩니다.
넷째, 다음에 재발하지 않으려면 깨어 있어야 하는 것이 도성제입니다. 재발하지 않도록 하려면 여덟 가지에 깨어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팔정도(八正道)입니다.
이처럼 붓다의 가르침은 삶에 바로 적용되는 것이지, 삶을 떠나서 별도로 존재하는 게 아닙니다. 붓다의 가르침을 중도, 사성제, 팔정도 이렇게 분류해서 그 의미를 아는 것은 지식에 해당되는 내용입니다. 수행을 하기 위해서는 이런 지식도 필요하지만, 지식을 쌓는 것이 수행은 아닙니다. 수행은 실제 삶에서 체험하는 것입니다. 긴장을 할 때마다 ‘내가 왜 긴장하지?’ 하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이 한 가지만 해봐도 지금보다 훨씬 좋아질 것입니다.”
“Thank you very much for that excellent insight, thank you.”
(훌륭한 통찰에 감사드립니다.)
이 외에도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대화를 나누면서 통역까지 해야 하다 보니 약속한 두 시간이 금방 지나갔습니다. 다음 달에도 궁금한 점에 대해 질문하는 시간을 갖기로 하고 저녁 7시가 되어 생방송을 마쳤습니다.
해가 저물고 저녁에는 원고 교정과 여러 가지 업무들을 처리한 후 하루 일과를 마무리했습니다.
내일도 아침 일찍 농사일을 한 후 오전에는 세계 행복시민대회를 생방송하고, 오후에는 환경담마토크를 서울 정토사회문회회관과 이원 생중계로 연결하여 진행하고, 저녁에는 온라인 주말 명상수련 회향식을 생방송한 후, 밤에는 서울로 이동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66
전체 댓글 보기스님의하루 최신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