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2.9.19 전법활동가 법회, 기획위원회, 2차 만일준비위 회의
“관계가 불편해진 사람과 어떻게 지내야 할까요?”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서울 정토회관에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해외에서 3주 간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번 주 일주일은 서울에서 여러 모임과 미팅이 잡혀 있어 서울 정토회관에 머물기로 했습니다.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오전 10시부터 전법활동가 법회를 시작했습니다. 지난 3주 동안 스님의 해외 일정 모습을 영상으로 보다가 오늘은 직접 생방송으로 활동가들과 마주했습니다.

먼저 스님이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저는 지난 3주 동안 인도와 방글라데시, 그리고 필리핀 민다나오를 다녀왔습니다. 인도에서는 불가촉천민 아이들을 위한 학교와 병원을 둘러보고, 학생들이 준비한 학교 축제에 참가했고, 또 학생들과 선생님들 그리고 봉사자들을 격려했습니다. 그리고 좀 먼 거리를 이동해야 했지만 상카시아에 들러서 석가족 분들과 미팅을 하고 인도성지순례 때는 석가족들을 위한 담마센터 기공식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방글라데시 남쪽 콕스바자르(Cox's Bazar)로 갔습니다. 그곳에는 미얀마에서 넘어온 로힝야족 난민들이 한 100만 명 정도 있습니다. JTS에서는 4년 전에 그들에게 이미 가스스토브 10만 개를 지원해서 황폐한 살림을 푸르게 만들었습니다. 이후 추가로 넘어온 사람도 있고, 또 기존에 지원한 가스스토브가 낡기도 해서, 10만 개를 이번에 다시 지원했습니다. 이후에는 가스스토브를 수리하는 일을 계속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추석날 한국으로 온 뒤 곧바로 필리핀 민다나오로 갔습니다. 산악 원주민 아이들과 무슬림 아이들, 그리고 장애 아동들을 위해서 JTS가 지난 20년간 지원한 곳 중에 몇 곳을 둘러보았고, 또 JTS를 도와주었던 마을 주민들, 시장이나 면장, 주교님, 교육감, 이런 분들을 초청해서 필리핀JTS 사업의 성과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향후 어떻게 사업을 할 것인지 설계도 해보았습니다.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을 때 느끼는 보람

긴 여행이었고, 많이 걷다 보니, 몸은 피곤했습니다. 또 날이 무척 더워서 땀을 많이 흘렸습니다. 차를 타면 에어컨이 나오다 보니 감기도 들었습니다. 이렇게 몸은 피곤했지만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는 것은 참으로 보람 있고 기쁜 일이었습니다.

여러분들께서 크든 작든 보시금을 내셨는데요, 그런 보시금들이 그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쓰임새로 쓰였습니다. 그동안 보시만 했지, 그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 늘 궁금해하셨을 텐데요. 영상을 통해서나 스님의 하루를 통해서 보셨듯이 ‘좋은 곳에 쓰였구나’ 하는 것을 이번에 구체적으로 알게 되셨을 것 같습니다.

좀 안타까운 것은 이번에 제가 방문한 곳보다 더 열악한 곳이 현재 북한의 식량 사정인데,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9월 말부터 북한과 중국 간에 철도가 열린다고 하는 소식도 들리는데, 가능하면 북한 주민들에게 인도적 지원을 할 수 있는 길이 하루빨리 열렸으면 합니다.

그리고 어제는 불교대학과 경전대학 입학식을 했습니다. 이제 5개월간 돕는 이 또는 진행자가 되어서 부지런히 활동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지난주에 필리핀 민다나오 JTS 사업장을 방문하고 온 모습을 영상으로 함께 보았습니다.

영상이 끝나고 나서 자유롭게 질문을 받았습니다. JTS 사업을 보고 나서 드는 의문, 어제 불교대학과 경전대학 입학식을 하고 나서 앞으로 수업 진행을 앞두고 궁금한 점 등 여러 가지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그중 한 명은 활동을 하다가 관계가 불편해진 사람과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 질문했습니다.

관계가 불편해진 사람과 어떻게 지내야 할까요?

“제가 정토회에서 봉사를 좀 오래 하다 보니 소임이 점점 다양해지고 많아졌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이제는 저랑 좀 껄끄러운 관계가 되는 도반도 생기는 거예요. 제 수준으로는 한 도반이랑 잘 지내는 게 생각보다 어려워서 안 좋은 상황이 됐습니다. 그 도반이랑 최대한 잘해보고 싶었는데 잘 안 되다 보니까 그다음부터는 그 도반을 보면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만나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피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가 생기니 참 당황스럽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앞으로도 계속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될 텐데요. 그때마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고, 어떤 관점을 가지면서 수행해야 할까요?”

“누군가를 봤을 때 호감이 가는 사람이 있고, 약간 거부 반응이 일어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람마다 카르마가 다르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조금씩은 이런 반응들이 생겨납니다. 거북한 감정이 일어난다고 해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거북한 감정이 일어난다고 그 사람을 피하거나, 그 사람과 갈등을 일으키는 것은 수행적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수행자는 불편한 마음을 알아차리고 이렇게 자각을 해야 합니다.

‘이것은 내 카르마에서 일어나는 하나의 느낌일 뿐이다.’

느낌은 믿을 만한 것이 못 되거든요. 저 사람에 대해선 나는 약간 부정적 느낌이 있구나, 저 사람에 대해서는 약간 호의적 느낌이 있구나, 이렇게 그저 느낌이 일어나는 것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호의적 느낌이 있다고 해서 그 사람에게 ‘사랑해, 나하고 같이 살자’ 이런 말을 할 수는 없잖아요, 자제를 해야 됩니다. 그것처럼 부정적인 느낌이 있다고 해서 다 거부할 수도 없습니다. 부정적인 느낌은 느낌대로 알아차리면서 그 사람과 함께 해나가야 하는 일은 그대로 하는 겁니다. 반대로 호의적인 느낌이 있다고 해서 그 사람 하고만 밀착해서 일할 수가 없어요. 일정한 거리를 두고 그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오는 사람 막지 말고, 가는 사람 잡지 마라’ 이런 말이 있어요. 오는 사람에 대해 부정적인 느낌이 있다고 배척하지 말고, 가는 사람에 대해 호의적인 느낌이 있다고 해서 붙잡지 말라는 겁니다. ’느낌에 너무 집착하지 마라‘, ‘주어진 조건을 더 중요시해라’ 이것이 주어진 조건에서 자유롭게 살아가는 방법입니다. 이것이 수행적 관점이에요. 지금 제가 하는 얘기는 부정적 느낌이 일어나는 도반과 친해져라 또는 호의적인 느낌을 가지라는 것이 아니에요. 부정적인 느낌이 일어나더라도 필요하면 관계를 가지라는 뜻입니다.

‘부정적인 느낌이 있더라도 그 사람과 해야 할 일은 거부하지 말고 행해라.’

이것이 수행적 관점입니다. 수행적 관점을 가져야 하지만 지금 내 수준에서 그렇게 안 되는 것 또한 현실입니다. 내 수준에서 안 되면 나를 반성해야지, 그 사람을 탓하면 안 됩니다. ‘정토회가 왜 저런 사람을 나한테 붙여주나’ 이렇게 말하면 그것은 수행자의 관점을 놓친 것입니다.

물론 현실에서는 잘 안 됩니다. 아무리 잘 알고 있어도 실제로 안 될 때가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그 도반에게나 지도부에 건의를 해야죠.

‘저는 저분에 대해서는 약간 부정적인 거부 반응이 늘 일어납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극복이 잘 안 되니까 당분간 그분 하고는 접촉이 적도록 좀 조정해 주십시오.’

이렇게 요청하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솔직하게 인정하는 거예요. ‘제 수행이 아직 부족하니까 이 문제는 좀 조정해 주십시오’ 이렇게 요청하고 나서 1년이든 2년이든 지나서 이제는 극복할 수 있겠다 싶으면 다시 요청하면 됩니다.

‘제가 이제는 누구라도 함께 할 수가 있습니다. 일부러 불편한 사람을 붙여줄 필요는 없지만 필요하면 함께 해도 좋겠습니다.’

이렇게 또 얘기를 하면 됩니다.”

“잘 알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즉석에서 여러 명의 질문들을 받고 대화를 나누다 보니 1시간 30분이 훌쩍 지났습니다.

오후 1시 30분부터는 정토회 기획위원회 회의에 온라인으로 참석했습니다. 그동안 온라인 불사위원회에서 준비한 여러 가지 자료들을 발표하고 함께 점검했습니다. 온라인 교육 시스템, 전법 플랫폼, 활동가 온라인 지원 시스템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한 후 회의를 마쳤습니다

휴식 시간 없이 곧바로 오후 3시 30분부터는 2차 만일결사준비 위원회와 화상으로 회의를 했습니다. 국제지부에서 2차 만일결사부터 세계인을 향해 어떻게 전법을 할 것인지 여러 가지 방안을 준비해 와서 발표했고, 스님도 여러 가지 조언들을 해주었습니다.

곧이어 오후 5시 30분부터는 공동체 법사단과 온라인으로 회의를 했습니다. 내년 1월에 1250명이 참가하는 인도 성지순례와 오는 10월 1일 정토사회문화회관 개원식을 앞두고 여러 가지 점검할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해가 저물고 저녁 7시 30분부터는 저녁반 활동가들을 위한 전법활동가 법회를 시작했습니다.

스님이 먼저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오늘 제가 건강이 안 좋다고 오전 법회를 녹화해서 오후에 사용하자는 건의가 있었는데도, 3주 만에 여러분을 보기 때문에 그래도 직접 얼굴을 보고 얘기를 나누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시간을 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누구든지 하고 싶은 얘기가 있는 사람은 질문을 하시기 바랍니다.”

이어서 스님이 필리핀 민다나오를 다녀온 영상을 함께 본 후 곧바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사전에 질문을 신청한 두 명의 대화가 끝나고 즉석에서 자유롭게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중 한 명은 전법활동가의 의미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전법활동가는 어떤 사람을 의미하나요?

“저희들이 전법활동가로 불려지는 데요. 수행자에 대한 설명은 스님께 많이 들었는데 전법 활동가에 대한 설명은 못 들은 것 같아서, 전법 활동가의 의미에 대해서 질문드립니다.”

“수행자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일을 해야 됩니다. 상구보리하고 하화중생해야 합니다. 자기 마음을 깨우쳐서 괴로움이 없는 사람이 되는 것과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길을 가야 합니다. 그것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보시’와 ‘봉사’라고 합니다. 보시와 봉사를 ‘활동’이라고 표현하는 거예요. 넓은 의미에서는 활동도 다 수행에 들어갑니다. 왜냐하면 보시와 봉사도 하화중생이라는 수행의 한 요소에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크게 말하면 우리는 수행자예요. 수행을 다시 둘로 나누면, 자기 해탈을 위한 자기 수행과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활동이 있는 겁니다. 활동을 다시 나누면 본인이 시간을 내어서 자원봉사를 하거나, 돈을 보시하는 것, 두 가지가 있는 거예요. 우리는 대승 수행자를 지향하기 때문에 수행을 기초로 하고, 그 위에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 중에 전법을 주로 하면 ‘전법활동가’라고 부르고, 으뜸절에 가서 농사를 짓거나 지역에서 사회 활동을 주로 하면 ‘실천활동가’라고 부르는 겁니다.

그 가운데 어떤 한 분야를 책임지고 봉사하는 사람을 정회원이라고 하고, 시간 나는 데로 봉사하는 사람을 일반회원이라고 합니다. 전법활동가는 모두 책임 봉사 활동을 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즉 정회원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실천 활동을 하는 사람 중에도 시간이 날 때 활동하는 사람이 있고, 한 꼭지를 맡아서 책임지고 활동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전법활동가 만큼의 시간은 못 내도 한 꼭지를 맡아서 봉사를 하고 있으면 실천 활동가라고 합니다.

그래서 활동가는 크게 수행자의 범주에 포함되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가 있어요. 넓은 의미의 수행은 활동과 수행을 다 포함하고 있고, 그 안에서 다시 구분한다면 자기 해탈을 위한 것은 수행이라고 하고, 타인을 위해 봉사하는 것은 활동이라고 이름을 붙인 겁니다. 그래서 정토회가 추구하는 것은 활동과 수행, 즉 일과 수행의 통일입니다. 주로 온라인으로 전법하는 사람을 전법 활동가라고 하고, 오프라인에서 실천 활동을 하는 사람을 실천 활동가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여러분을 부르는 명칭은 세 가지입니다. 정토회의 회칙에 따르면 여러분의 명칭은 전법 회원이에요. 그러나 여러분은 주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전법활동가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수행적 관점에서는 전법행자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래서 여러분의 이름은 때로는 전법행자, 때로는 전법활동가, 때로는 전법회원이라고 불리게 됩니다. 다 같은 말인데 상황에 따라서 달리 불리는 거예요.”

“네! 궁금증이 풀려서 시원한 마음입니다. 감사합니다. 스님.”

이 외에도 다양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대화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스님이 마무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그럼 이번 주부터 불교대학과 경전대학의 진행자와 돕는 이로 활동을 해 봅시다. 10월 초에는 정토사회문화 회관 개관식이 있고, 10월 말에는 INEB 국제회의가 있고, 11월 말에는 만일 결사 회향 수련이 있고, 12월 초에는 만일결사 회향식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일정이 겹치는 것이 많이 있지만, 그 가운데도 평정심을 유지하는 수행을 꾸준히 해나가시기 바랍니다.

만일결사를 처음부터 시작한 저와 같은 사람은 만일결사의 마무리를 해야 되고요. 중간에 들어오신 분들은 10차 천일결사 마무리를 해야 되겠죠. 그리고 다음 2차 만일을 준비할 문건들이 계속 나올 텐데, 여러분들도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어 주시기 바랍니다.

또 시간이 될지는 모르겠는데, 하반기부터는 일반회원들과 함께하는 회원의 날을 마련해서 지부별로 대화하는 시간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이제 전법활동가들은 대부분 자리를 잘 잡았으니까 일반회원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실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함께 개발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법문을 마치고 나니 밤 9시가 훌쩍 넘었습니다. 법회를 마치자마자 정토사회문화회관 개관식 준비팀에서 마련한 홍보 팸플릿 초안을 점검한 후 하루 일정을 마쳤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인도 성지순례 준비팀, 회관 개관식 준비팀과 화상으로 회의를 한 후 오후에는 회계팀과 회의를 하고, 저녁에는 경전대학 첫 번째 수업을 생방송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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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탈지

전법활동가는 수행을 기초로하고 봉사를 하는 사람이네요. 일과 수행의 통일을 바탕으로 나아가도록 하겠습니다.

2022-09-26 19:55:15

오주연

감사합니다.

2022-09-26 11:11:33

사탕구

느낌은 느낌일뿐 믿을게 못된다. 조건을 중시해라
감사합니다.

2022-09-25 11: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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