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2.7.23 천일결사 기도, 경전대학 즉문즉설, 결사행자 회의
“내가 옳다는 생각을 내려놓으면 목적을 어떻게 달성하죠?”

안녕하세요. 두북 수련원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오늘은 천일결사 기도를 생방송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날입니다.

새벽 4시 30분, 맑은 종성 소리가 랜선을 타고 전국으로 울려 퍼졌습니다. 이어서 예불, 삼귀의, 수행문, 참회, 108배, 명상, 경전독송을 차례대로 했습니다. 경전독송이 끝나고 스님의 법문이 이어졌습니다.

“이제 한 달만 지나면 10차 천일결사 중 9차 백일기도가 끝나고, 만일결사의 마지막 100일인 10차 백일기도에 입재하게 됩니다. 다음 백일기도가 끝날 때쯤이면 찬바람이 부는 겨울이 되겠고요. 지난 30년 동안의 긴 장정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시작할 때는 만일이 까마득한 먼 시간 같았지만, 지나 놓고 되돌아보면 만일, 즉 30년은 엊그제처럼 금방 지나가 버린 것처럼 느껴집니다. 어떤 일이든 닥쳤을 때는 힘들고 어렵고 놀랄 일이지만, 지나 놓고 한참 후에 되돌아보면 아무 일도 아닙니다.

인생살이가 늘 평탄한 게 결코 좋은 게 아닙니다. 역사에서도 그렇습니다. 적절한 도전자가 있어서 늘 거기에 응대하다 보면 자생력이 생기고 문명이 발전하게 됩니다. 그런데 주위 환경이 너무 열악해서 대응할 힘조차 없으면 억압, 고통, 억눌림이 생기게 되죠. 반대로 주위에 아무런 도전이 없어서 편안하면 적응력도 없고 어려움에 닥쳤을 때 대응할 힘도 없어집니다.

우리의 삶도 그렇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너무 순종하게 되면 교만해지기가 쉽죠. 적절한 어려움이 있어야 겸손할 줄도 알고, 수행도 깊어지게 됩니다.”

이어서 스님은 오늘 읽은 경전을 다시 한번 읽고, 그 의미에 대해 법문을 해주었습니다.

격류(激流)와 덫, 튼튼한 방책(防柵),
깨부수기 어려운 바위산이 가로놓여 있다.
마음을 하나로 모아 선정에 든 저 사람은
방책과 덫, 그리고 깨부수기 어려운 바위산을 뛰어넘고
피안에 닿아, 일체 속박에서 해방되었다.

우쭐대거나 거들먹거리지 않고
신중하게 감관을 다스리며 착한 벗과 사귀는
총명한 사람은 곧 괴로움을 소멸시키리.

<안냐 콘단냐 비구>

“격류란 감정을 뜻합니다. 덫은 욕망을 뜻합니다. 튼튼한 방책과 깨부수기 어려운 바위산은 무지와 어리석음을 뜻합니다. 즉 탐심, 진심, 치심이 우리를 괴로움 속에 빠뜨린다는 의미입니다.

마음을 하나로 모아 선정에 든다는 것은 ‘생각을 멈춘다’, ‘시비와 분별을 다 놓아버린다’, ‘욕망을 내려놓는다’ 이런 뜻입니다. 마치 화려한 영상이 나오는 컴퓨터를 꺼버리는 것과 같아요. 그것이 선정입니다. 선정은 뭔가 애써서 이루는 게 아니라 쉬어버리는 겁니다. 의미를 부여하는 게 아니라 모든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 버리는 거예요. 아무리 화려한 영상도 전원을 꺼버리면 순식간에 사라지듯이, 생각을 멈추면 깨부수기 어려운 바위산도 모두 사라져 버립니다. 그래서 모든 속박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모든 속박에서 벗어난 사람은 우쭐대거나 거들먹거리지 않고, 절망하거나 비굴하지도 않습니다. 그냥 편안한 가운데 보이는 것을 보고, 들리는 것을 듣고, 냄새를 맡고, 맛을 보고, 감촉을 느끼고, 사유를 할 뿐이지, 거기에 끄달리지 않습니다. 이것을 '감관을 잘 다스린다' 하고 말합니다.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는 도반들이 바로 착한 벗입니다. 이미 속박에서 벗어난 사람은 세상을 거슬러 혼자 가도 외롭지 않고 상관이 없지만, 아직 과정에 있는 사람들은 도반들과 함께 갈 때 힘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착한 벗과 사귀는 총명한 사람은 곧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가 있다고 표현한 겁니다.

수행도 자꾸 일을 하듯이 욕망을 갖고 하니까 잘 안 됐을 때 좌절하거나 지치게 되는 거예요. 명상은 쉼입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쉬는 것도 죽기 살기로 합니다. 그래서 일할 때보다 더 스트레스를 받아요. 명상을 할 때 '명상을 잘해야지!' 하고 각오를 하거나 애를 쓰게 되면, 뜻대로 안 됐을 때 후회를 하게 되고, '나는 안 되나 보다' 하고 좌절하게 됩니다. 몸만 앉아 있을 뿐이지 똑같이 세상살이를 하고 있는 겁니다.

할 일을 다 마친 사람이 되어서 편안한 마음으로 임하는 것이 명상입니다. 그렇다고 멍청해지면 안 됩니다. 개구리가 동면을 할 때도 죽어버리면 안 되잖아요. 살아있으면서 모든 동작이 멈추는 게 동면입니다. 그것처럼 모든 생각을 멈추되 알아차림을 유지하는 것이 명상입니다.”

여기까지 법문을 한 후 생방송을 마쳤습니다.

스님은 방송을 마치고 바로 작업복으로 갈아입었습니다. 오늘은 주말이라 봉사자들이 많이 오는 날입니다. 스님은 거사님들과 함께 예초작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예초 장소는 나흘 전에 마을 물통을 수리하러 갔다가 보았던 몸이 불편하신 마을 어르신 댁입니다. 종종 어르신 댁 밭이나 집 주변에 예초를 해드리곤 했습니다. 두북공동체가 관리하는 논밭에 자라는 풀을 뽑는 사이 어르신 댁 밭과 집 주변은 풀숲이 되어있었습니다. 어제 오후에 미리 행자들이 미리 집 윗 밭과 길목은 예초작업을 해두었습니다.

스님이 먼저 도착해 둘러보는 사이 거사님 7명이 도착했습니다. 먼저 둘러서서 인사를 나누고 일감을 안내했습니다.

“반갑습니다. 오늘 예초할 데가 아주 많습니다. 여기도 예초해야 하고, 저 위에도 예초해야 하고 이 아래도 예초해야 해요.”(모두 웃음)

“저희는 오늘 밤에 갈 생각으로 왔습니다.”(웃음)

“2시간을 넘으면 너무 힘들어요. 너무 무리하시지 마시고 쉬어가며 일하겠습니다.”

매주 피를 뽑으러 왔던 거사님들이 오늘은 예초기를 들었습니다. 스님의 안내를 받아 곳곳에서 예초기를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밭에 난 풀은 트랙터로 갈았습니다.

스님은 예초기로 닿을 수 없는 구석구석에 난 풀과 예초기로 제거하기 어려운 덩굴을 낫으로 제거했습니다.




아래쪽에는 벌을 기르는 통이 있었습니다.

“벌통 쪽은 위험하니까 제가 할게요.”


벌통 바깥쪽에서부터 가까이로 가며 풀을 벴습니다.

“아얏!”

벌 두 마리가 스님 눈을 쏘고 말았습니다. 스님은 눈두덩이에 목초액을 바르고 잠시 얼음찜질을 했습니다.

“봉침 한방 맞았네.”

스님은 다시 낫을 들고 풀을 마저 벴습니다.

곧 참이 도착했습니다.

“참 먹고 하세요!”

거사님들의 얼굴에 온통 풀 파편이 튀어있었습니다.

예초기를 내려놓고 비빔국수를 한 그릇씩 먹었습니다.



참을 먹고 다시 풀을 벴습니다.


나무처럼 굵은 뿌리는 포클레인으로 뽑았습니다.


9시 10분이 넘었습니다.

“저는 10시부터 즉문즉설 생방송이 있어서 먼저 가봐야 해요. 미안합니다. 마무리를 부탁합니다.”

스님은 거사님들에게 인사를 하고 논으로 가보았습니다. 논에서는 2시간 동안 피 뽑기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고 있었습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지난주에 피를 다 뽑았다고 했는데 아직 많이 남았네요. 저는 저쪽에서 거사님들과 예초작업을 했습니다. 사진이나 한 장 찍읍시다.”

논 옆에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아직 피 남았다!” (모두 웃음)

서둘러 두북수련원으로 돌아왔습니다. 간단히 씻고 방송 직전에 방송실에 들어갔습니다.

정토 경전대학 즉문즉설

오전 10시부터는 경전대학 학생들이 그동안 수업을 들으며 궁금했던 점에 대해 스님과 대화를 나누는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 1000여 명의 학생들이 모두 화상회의 방에 입장하자 스님이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지난 주말에 제가 논에서 피를 뽑는 영상을 보고 무려 200명이 봉사를 와주셨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피를 덜 뽑았어요. 그래서 오늘도 40여 명이 와서 일부는 피를 뽑고, 일부는 혼자 계시는 어르신 댁에 풀이 우거져 정글이 되어 있어서 덩굴을 제거하고 예초를 했습니다.

저도 아침에 낫으로 풀을 베다가 벌한테 한 방 쏘였어요. 요즘은 벌을 조심해야 될 때입니다. 벌이 약이 올라 있어서 쏘이면 벌침 효과가 아주 많이 나는 계절입니다.” (웃음)

경전대학 학생들은 지난주에 반야심경 수업을 종강했습니다. 그동안 궁금했던 점에 대해 다섯 명이 손들기 버튼을 누르고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그중 한 명은 화를 다스릴 때 어떤 관점을 잡아야 하는지 헷갈리는 점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내가 옳다는 생각을 내려놓으면 목적을 어떻게 달성하죠?

“저는 이번에 화를 다스리는 수행 연습을 하다가 궁금한 점이 생겼습니다. 화라는 것은 내가 옳다는 생각에서 비롯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천일결사 기도를 할 때 ‘내가 옳다는 생각을 내려놓겠습니다’ 하는 명심문으로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직장에서는 성취해야 하는 목적을 가지고 사람을 만납니다. 내가 옳다는 생각이나 나만의 주관을 가지고 일을 해야 회사가 이루고자 하는 방향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내 목소리가 강해지기도 하고, 그 방향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때 화를 내거나 강력히 어필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혼란스럽습니다. 가족들이나 혹은 나와 친밀한 사람들한테는 내가 옳다는 생각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이 납득이 됩니다. 하지만 직장에서 만난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수행의 자세로 대하기가 힘든 경우가 너무 많아요. 사회 속에 섞여 살아가는 저로서는 어떤 마음으로 직장생활을 해야 하나요?”

“질문자는 그렇게 말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회생활에서는 화를 참는 게 그런대로 쉽지만 아내나 남편, 부모나 자식 등 친한 사람한테는 화를 잘 내는 게 일반적입니다. 실제로 우리가 살아보면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짜증을 잘 내게 되고, 낯선 사람이나 바깥사람들에게는 감정을 잘 조절하고 참는 편이에요. 왜냐하면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는 조금 방심하기가 쉽고, 그 사람에 대해 잘 아는 것도 있고, 또 자기와 같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바깥사람들은 자기와 다를 것이라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 반면 가까이 있는 사람은 자기와 같을 것이라고 무의식적으로 전제하기 때문에 다른 점을 발견했을 때 자꾸 불만이 생기게 됩니다.

‘내가 옳다는 생각을 내려놓겠습니다’ 이 말은 더 근본적으로 살펴보면 ‘우리는 서로 다르다’ 하는 뜻입니다. 생각도 다르고, 가치관도 다르고, 판단도 다르고, 느낌도 다릅니다. 그러니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자는 의미예요. 내 것을 버리고 남의 것을 존중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나와 다른 상대를 인정하는 것이 존중이에요.

그런데 가족 간에는 나와 다른 상대를 존중하는 것이 잘 안 됩니다. ‘적어도 내 남편이고, 내 아내이고, 내 자식이면, 나처럼 생각해야 된다’ 이렇게 생각하기가 쉬워요. 그래서 친한 사람 사이에 짜증이나 화가 많이 올라옵니다.

회사에 가거나 밖에 나가서 만나는 사람들은 보편적으로 상당히 나와 다를 수밖에 없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화나 짜증을 덜 내게 됩니다. 보통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화를 많이 내는 이유는, 윗사람의 입장에서는 아랫사람이 자기처럼 생각할 것이라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자기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나처럼 생각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게 안 맞을 때 화를 내거든요.

그런데 질문자는 오히려 밖에서 화를 많이 낸다고 했는데, 만약 질문자가 회사에서 윗사람이기 때문에 그렇다면 아랫사람이 자기처럼 생각하기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질문자가 아랫사람인데 윗사람에게 화를 자주 낸다면, 사회에서 통념적으로 봤을 때 조금 시건방진 사람에 속해요. 윗사람에게 나처럼 생각하라고 요구하는 것 자체는 굉장히 건방진 생각입니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자기 생각을 강요하는 것도 건방진데, 하물며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그렇게 한다는 건 더 건방진 생각입니다. 거기다가 회사를 위한다는 이름으로 자기가 옳다고 합리화하고 있는 거예요.

이와 비슷한 말로 ‘보수는 부패해서 망하고, 진보는 분열해서 망한다’ 이런 말이 있어요. 진보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좀 이념적인 성향이 강한 사람들이거든요. 각자 자기주장이 강해서 늘 분파가 생기고 분열을 하다가 망하게 된다는 겁니다. 우리 사회에서 조금 진보적인 사람들을 보면 화가 더 많아요 길거리에서 데모를 해도 더욱 분노에 차서 데모를 하죠. 왜냐하면 이념적인 사람은 자기가 옳다는 주장이 더 강하기 때문입니다.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면 화가 안 납니다. 만약 정말로 사회 정의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면 그 일을 추진하면 돼요. 부처님께서는 화를 내지 말고 평화적으로 추진을 하라고 말씀하셨어요.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화가 일어나면 무력을 쓰고 폭력을 행사하게 된다는 거예요.

생각이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지만 사회 정의를 위해서 내 뜻을 관철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입니다. 그러나 내가 옳고 남이 틀렸다는 생각은 맞지가 않다는 거예요. 다름을 인정하면 적어도 화는 나지 않습니다. 화가 날 때는 대부분 자기 것이 옳고 남의 것이 틀렸다고 생각할 때입니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안 할 거야.'

이건 괜찮다는 거예요. 그 사람이 뱀을 좋아하는 것은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이잖아요. 그러나 나는 뱀을 안 좋아할 수가 있고요. 그런데 우리는 ‘어떻게 사람이 뱀을 좋아할 수 있어?’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이 잘못됐다는 겁니다.

개인 간의 관계든, 직장동료 간의 관계든, 국가 간의 관계든, 아무 차이가 없습니다. 일본 사람이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주장하는 건 일본 사람 입장에서 그럴 수 있는 일이고, 안중근 의사를 테러리스트라고 말하는 일본 쪽 관점에서는 그렇게 볼 수도 있는 거예요. 그러나 그건 그들의 생각이지 내가 거기에 동조할 필요는 없잖아요. 화를 낼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그들의 관점에서는 그렇게 보는 것이고, 우리는 나라를 빼앗겼기 때문에 그렇게 저항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대부분 게릴라전이나 테러는 힘이 약한 쪽에서 합니다. 정규전으로는 이길 수가 없으니까요. 그러나 힘이 강한 쪽에서는 이것을 굉장히 나쁘게 표현하죠. 내가 그들의 생각에 끌려갈 필요도 없지만, 그들의 생각이 틀렸다고 말하기도 어려워요. 생각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내가 옳다는 생각에 사로잡히면 내 뜻을 관찰시키지 못했을 때 좌절하고 절망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그렇게 주장하는 건 그들의 생각이고, 나는 거기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에 나는 내 갈 길을 간다.'

이렇게 생각하면 화를 내지 않고도 꾸준히 어떤 일을 추진할 수가 있습니다.”

“네, 잘 알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어서 여러 가지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 반야심경 수업 중 관세음보살은 중생을 구제한다고 배웠습니다. 그러면 힘든 수행을 안 하고 관세음보살님만 부르면 괴로움이 해결되는 걸까요?
  • 전쟁처럼 내 의지와 자유를 빼앗긴 강압적인 상황에서 어떻게 마음을 먹어야 행복할 수 있을까요?
  • 세상에서 공익적이라고 말하는 것 역시 인간을 우선하지 모든 생명을 고려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유익함과 무익함을 판단하는 선악의 기준 또한 분별 짓고 상을 짓는 것에 불과한 것일까요?
  • 지옥에 있는 지장보살은 어떤 원을 세우고 그런 삶을 살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대화를 마치고 나서 질문자들에게 한 줄 소감을 물어보았습니다. 화에 대해 질문을 한 분도 소감을 이야기했습니다.

“제가 우리 가족을 이해한다고 질문을 드렸는데요. 실상은 그렇지 않아서 속으로 굉장히 뜨끔했습니다. 나의 의견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화를 내거나 좀 강력히 얘기를 해야 한다는 상에 사로잡혔던 것 같아요. 한쪽으로 너무 치우치지 않도록 수행을 좀 더 해야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스님도 덧붙여 한마디 더 해주었습니다.

“짐짓 화를 내는 것도 방법 중에 하나입니다. 진짜 화를 내는 게 아니라 그냥 좋게 얘기하면 변화가 없을 것 같으니까 큰 소리로 화낸 척 얘기하는 거죠. 속으로 웃으면서 그렇게 화를 내는 것은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괜찮아요. 하지만 진짜 화를 내는 것은 내가 옳다는 생각에 확 사로잡힐 때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방법상으로는 칼을 들 수도 있고, 총을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에서 화가 일어나는 것은 내 문제라는 거예요.”

여기까지 대화를 한 후 즉문즉설을 마쳤습니다. 학생들은 교실별로 화상회의 방에 입장하여 마음 나누기를 이어나갔고, 스님은 방송실을 나왔습니다.

낮에는 무더위를 피해 실내에서 업무를 보았습니다. 스님은 업무를 보다가 오후 5시부터는 결사행자 회의에 온라인으로 참석했습니다.


2차 만일결사준비위원회에서 미래 30년의 사업방향과 목적에 상세하게 발표한 후 결사행자 전체의 의견을 수렴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결사행자 산하 각 위원회에서 다양한 안건을 상정하고 의결한 후 스님의 정리 말씀을 듣고 회의를 마쳤습니다.

해가 지고 저녁에는 두북 공동체 성원들 모두가 한 자리에 모여 마음나누기를 했고, 스님은 원고 교정과 업무들을 본 후 하루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내일은 정토회가 한 달에 한 번 정한 가정의 날입니다. 공식 행사 없이 대중들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스님은 두북 공동체 성원들과 오전 내내 울력과 농사일을 한 후 저녁에는 일요 명상을 생방송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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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수

나와 다른 견해를 가지는 사람의 견해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겠습니다

2022-08-03 11:23:27

김민주

스님, 물어봐주신 도반님 감사합니다

2022-07-31 09:08:19

고광남

선정
- 뭔가 애써서 이루는 게 아니라 쉬어버리는 것
- 생각을 멈추는 것

속박에서 벗어난 사람(좋은 벗)
- 감관을 잘 다스리는 것

수행, 명상, 선정 공통점
- 편안한 마음으로 알아차림 유지

내가 옳다는 생각을 내려 놓는것
- 서로 다르다라는 것(내것을 버리고 남의 것을 존중하라 x)

화가 올라올 때 마다 다르다라는 것을 떠올리겠습니다.

2022-07-30 12: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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