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2.7.18 고추 따기, 전법활동가 법회
“정신 건강을 저해하는 SNS를 꼭 해야 할까요?”

안녕하세요. 두북 수련원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오늘은 새벽부터 비가 내렸습니다.

어제 논에 피 뽑기를 마치고 오늘부터 두북 공동체 행자들은 빨갛게 익은 고추를 따기 시작했습니다. 스님은 논을 한번 둘러본 후 비닐하우스로 가서 함께 고추를 땄습니다.


엉덩이 방석을 들고 한 줄씩을 맡아 앉았습니다. 앞뒤로 빨갛게 익은 고추만 골라 가위로 꼭지를 땄습니다. 고추밭 사이사이에서 모두 말없이 집중해서 빨갛게 익은 고추를 땄습니다. 일어서서 보면 마치 아무도 없는 듯했습니다. 타닥타닥 내리는 빗소리 사이사이 고추꼭지 따는 소리가 박자를 맞추었습니다.




스님 뒤로 빨갛게 익은 고추가 줄지어 섰습니다.


한 줄 끝까지 고추를 다 따고 돌아 나오며 고추를 담아 나왔습니다. 고추는 비닐하우스 앞 건조대에 넓게 펴두었습니다.



다음 줄로 가서 다시 고추를 따기 시작했습니다.


스님은 고추를 따는 와중에 풀이 보이면 풀을 뽑았습니다. 비닐 사이에 사람 키만큼 크게 자란 풀을 뽑았습니다.


비닐하우스 밖에는 비가 세차게 내리고 있었습니다. 아침 울력을 마치고 다시 두북 수련원으로 돌아왔습니다.

주간반 전법활동가 법회

오전 10시부터는 전법활동가 법회를 시작했습니다. 주간반 전법활동가들이 모두 화상회의 방에 입장하자 스님이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이곳 두북 수련원은 이번 주 들어 장마 때문에 기온이 좀 떨어져서 이전보다는 조금 시원해졌습니다. 며칠간 비가 오지 않다가 오늘 새벽부터 비가 계속 내리고 있습니다. 어쩌면 오늘은 개울에 물이 흘러갈 정도로 비가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산골에 있는 작은 저수지가 바짝 말랐었는데 아마 물이 찰 수도 있겠고요.

지난번에 논에 있는 피를 다 뽑았다는 사진이 나갔지만, 사실은 여덟 배미 중 세 배미를 뽑았습니다. 그래서 주중에도 매일 피를 뽑았는데, 제가 매일 피를 뽑고 있는 영상을 보고 지난 주말에는 자원봉사자들이 많이 와주셨어요. 토요일에는 120명, 일요일은 80명이 오셔서 일손을 도와주신 덕분에 이제 피를 거의 다 뽑았습니다. 나머지 못 뽑은 것은 이제 저희도 포기할 생각입니다. 밭에도 풀이 많이 자라서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는데 일요일에 대부분 정리가 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갈수록 태산이라더니 비닐하우스에서는 고추가 하루가 멀다 하고 빨갛게 익어가고 있어요. 마침 오늘 아침에는 비가 와서 비닐하우스 안에서 고추를 땄습니다. 이렇게 한 주가 또 후딱 지나가네요. 여러분은 어떻게 보내셨나요?”

이어서 스님은 9월에 새로 강의하는 정토 경전대학의 학사과정에 대해 소개한 후 관련하여 활동가들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9월 정토 경전대학의 생방송반은 화요일과 목요일에 주 2회 수업을 진행하며, 격주에 한 번씩 주말마다 즉문즉설과 실천 활동을 하게 됩니다. 경전대학 진행을 맡게 될 활동가들은 이에 대해 부담감과 기대감을 이야기하며 스님과의 대화를 통해 허심탄회하게 의문점을 하나씩 해소했습니다.

경전대학과 불교대학 운영에 대한 질문이 더 이상 없자 개인 고민에 대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중 한 명은 SNS 중독이 정신 건강에 주는 피해를 이야기하며 정토회가 전법활동의 도구로 SNS를 활용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이야기했습니다.

정신 건강을 저해하는 SNS를 꼭 해야 할까요?

“저는 심리상담을 하며 인터넷이나 SNS(social network service)에 중독된 청소년을 많이 만납니다. 최근 SNS로 인한 심리적 피해가 심각하다는 뉴스나 다큐멘터리를 많이 접합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SNS를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토회에서 전법을 위해 SNS 활동을 독려하는 것이 조금은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정토회에서 사람들의 마음 건강을 위해 불교대학과 행복학교를 알리면서 그 방법으로 마음 건강을 저해하는 SNS를 활용하는 것이 역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봐야 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그렇게 따지면 우리가 살면서 행하는 모든 일이 다 중독 증상입니다. 습관이 된 행동은 다 중독 증상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종교도 중독 증상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문화가 좋다고 우리 문화만을 고집하는 것도 중독 증상이라고 볼 수가 있어요.

부처님은 ‘습관으로부터 자유로워지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습관대로 반응하지 말고 살라는 뜻이에요. 불교라고 해도 습관적으로 믿으면 해탈과는 거리가 멀어집니다. 단지 불교를 믿는 습관이 있다고 말할 수 있죠. 무엇을 하더라도 그 행동을 습관적으로 하지 않으면 중독 증상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담배를 피우지만 담배가 없거나 피우지 못하는 조건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중독 증상이 아닙니다. 담배 자체는 나쁜 게 아니에요. 그것이 몸에 해로운가 하는 건 별개의 문제입니다. 중독성의 관점에서 보면 그렇다는 거예요. 술에 취해서 술기운으로 욕을 하거나 나쁜 짓을 한다면 수행의 원칙에 맞지 않습니다. 그러나 더워서 콜라나 물을 한 잔 마시듯이 맥주 한잔을 마셨고 아무렇지도 않다면 그건 그냥 음식이에요. 근본적으로는 계율을 어겼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겁니다. 그러나 술을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마시다 보면 중독 증상이 생기니까 아예 술을 마시지 말라는 거예요. 어떤 물질이나 어떤 사람 자체가 절대적으로 나쁠 수는 없습니다. 무엇이 절대적으로 나쁘다고 보는 관점은 제법이 공한 도리에 맞지 않습니다. SNS 활동도 습관이 되고 그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된다면 중독 증상이라고 할 수 있는 거예요.

SNS 가운데서도 중독 증상이 강한 것은 첫째 게임입니다. 두 번째 뉴스도 약간 그런 증상이 있습니다. 안 보면 불안하죠. 매일 뉴스를 안 봐서 불안하다면 그것은 약간의 중독 증상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명상수련에서는 4박 5일간 책이나 핸드폰을 일절 보지 못하게 합니다. 안 봐도 괜찮지만 봐야 할 이유가 있으면 이용하는 거예요. 이걸 중독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질문자는 너무 극단적으로 판단하는 것 같아요. 칼에 손을 벨 수 있으니까 모든 칼을 다 버려야 된다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문자가 처음 발명되었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이 책만 들여다보고 방에만 있다면 이건 중독 증상이거든요. 그렇다고 책을 다 불살라 버려야 할까요? 지금 우리는 SNS에 중독된 건 아닙니다. SNS를 활용하여 법을 전하거나 사람을 돕죠. 그런데 하다 보면 중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루라도 SNS를 하지 않으면 불안해서 못 산다고 한다면 그건 중독 증상이고, 잠시 멈춰야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게임을 하지 않고는 못 견딘다고 한다면 게임을 멈추게 하고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합니다. 술을 마신다고 모두 문제가 되지는 않지요? 술을 하루도 안 마시면 못 산다든지 담배를 안 피우면 못 견디고, 마약을 하지 않으면 못 참는다고 할 때, 그것을 중독 증상이라고 합니다.

제가 어릴 때는 동네에서 양귀비를 키우고 집집마다 비상약으로 조금씩 가지고 있었어요. 옛날에는 수질이 안 좋아서 여름이 되면 아이들이 배앓이를 많이 했습니다. 배앓이를 할 때 양귀비 진액을 물에 조금 타서 마시면 금방 낫습니다. 그리고 소가 설사할 때도 그걸 물에 타서 주면 설사가 금방 멈추거든요. 이렇게 먹는 것은 약으로 먹는 것이고, 이렇게 1년에 몇 번 먹었다고 그걸 중독 증상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양귀비 자체가 중독성이 있는 게 아니고 다른 첨가물을 넣어서 계속 환각 상태를 유지하도록 제조를 하면 마약이라고 합니다. 즉 마약의 원료이지 양귀비 자체가 마약은 아니란 말입니다. 그처럼 SNS 활동 자체를 무조건 중독이라고 보는 것은 극단적인 생각인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대화를 나눈 후 법문을 끝냈습니다. 이어서 정토회 대표님으로부터 전국 사업 의결 회의 결과에 대해 보고를 받고 사홍서원으로 생방송을 마쳤습니다.

12시 30분부터는 인도 성지순례 실무준비팀과 화상으로 회의를 했습니다. 성지순례를 준비하기 위해 사전답사팀이 12일째 인도 곳곳을 다니고 있습니다. 스님은 사전답사팀으로부터 진행상황을 보고 받고, 더 조사하고 준비해야 할 것에 대해 꼼꼼하게 체크해서 알려주었습니다.

곧이어 오후 1시 30분부터는 정토회 기획위원회 위원들과 화상으로 회의를 했습니다. 기획위원회 산하에 다양한 소위원회와 분과에서 그동안 연구하고 토론한 결과를 발표한 후 스님에게 조언을 구했습니다. 2차 만일결사의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조직구조, 운영과 소통, 문화를 어떻게 개선해 나갈 것인지 다양한 의견이 제안되었고, 스님은 정토회가 미래 비전을 어떻게 세우면 좋을지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저녁반 전법활동가 법회

해가 저물고 저녁 7시 30부부터는 저녁반 활동가들을 위한 전법활동가 법회를 시작했습니다. 활동가들이 모두 화상회의 방에 입장하자 스님이 인사말을 건네고, 9월에 새로 시작하는 경전대학의 학사 과정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9월부터 경전대학 강의를 새로 하게 되면서 강의의 내용을 조금 조정했습니다. 앞서 불교대학에서 교과과정에서 불교의 변천사에 대한 내용을 뺐었는데, 그 내용이 전부 경전대학 학사과정 안으로 넘어왔습니다. 부처님이 열반하시고 제1결집, 제2결집, 제3결집까지 하게 되는 소승불교의 역사 부분은 불교대학의 학사과정 중 끝부분에 넣어서 강의를 하게 되었고, 대승불교와 대승경전이 출현한 것에 대해서는 경전대학의 앞부분에 넣어서 강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새롭게 바뀌는 정토 경전대학

대승불교의 출현에 대해 강의를 먼저 한 후 그다음에 금강경 강의를 하게 됩니다. 대승불교의 흥기와 금강경을 하나의 묶음으로 해서 한 과목이 됩니다.

그 다음에 반야심경에 대한 강의를 하고, 그다음에 법화경과 화엄경에 대한 강의를 하게 됩니다. 이렇게 반야심경, 법화경, 화엄경을 하나로 묶여서 한 과목을 구성했습니다.

불교의 역사 속에서 살펴보는 경전 강의

그리고 선불교가 어떻게 일어났으며, 어떻게 발전했는가에 대한 강의가 이어집니다. 그런 후 육조단경에 대해 강의를 하고, 한국불교의 역사와 세계 불교의 현황, 미래불교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 강의를 합니다, 이것을 모두 묶어서 다시 하나의 과목으로 편제를 했습니다.

이렇게 경전대학의 학사과정이 옛날과는 조금 다르게 변경되었습니다. 불교의 변천사에 대한 내용 중 대승불교의 역사는 금강경과 반야심경을 강의할 때 이야기하게 되고, 선불교의 역사는 육조단경을 강의할 때 이야기하게 됩니다. 예전과 달리 법화경과 화엄경의 내용이 새로 추가되었고, 마지막으로 한국불교와 세계불교에 대한 내용이 추가되었습니다.

이렇게 경전대학의 교과과정이 확정되었습니다. 생방송반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수업을 하고, 이 내용을 편집해서 기본반에서는 학생들이 미리 강의를 듣고 와서 진행자의 안내에 따라 주 1회 수업을 하게 됩니다.”

이어서 불교대학과 경전대학의 운영에 관련해서 질문을 받았습니다.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스님과의 대화를 통해 하나씩 의문점을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대화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스님이 전법활동가들을 다시 한번 격려해 주었습니다.

“조금 어려움이 있겠지만, 1차 만일결사의 마지막 한 해는 우리가 전법에 전력을 기울이기로 했으니까 조금 더 힘을 내셔서 불교대학과 경전대학을 진행해 주시기 바랍니다. 온라인으로 불교대학과 경전대학을 진행하는 것이 최우선의 과제임과 동시에 정토회 발전의 관건임을 알아서 거기에만 충실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렇다고 스님의 농사일을 돕지 못한다고 너무 심리적 부담을 갖지는 마시고요. (웃음)

논에 피가 있든 없든 그건 전법활동가 여러분에게는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니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혹시 주말에 여유가 있을 때 일일봉사자로 참여하시는 정도만 해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들이 맡은 소임인 전법을 가장 잘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말씀을 드립니다.”

다음 주를 기약하며 생방송을 마쳤습니다. 방송실을 나오니 밤 9시가 훌쩍 넘어 있었습니다.

내일은 오전 내내 농사일을 한 후 낮에는 실내에서 여러 업무들을 보고, 저녁에는 정토불교대학 인간붓다 14강 수업을 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36

0/200

고경희

2022-07-22 19:21:12

해탈지

경전대학 수업이 기대되네요.

2022-07-22 17:53:43

청정화

감사합니다

2022-07-22 15:3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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