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1.3.20(오후) 정토불교대학, 경전대학 진행자 간담회
"평가에 연연하지 않기 위해서는”

안녕하세요. 오전에 출가재일 기념법문을 마친 후 오후에는 정토불교대학과 경전대학을 진행하는 전법활동가들과 온라인 간담회를 했습니다.

정토불교대학 담당자 간담회

오후 1시 30분이 되자 정토불교대학을 진행하는 운영자, 진행자, 돕는이 등 담당자 700여 명이 화상회의 방에 입장했습니다. 삼귀의와 수행문을 함께 읽은 후 온라인 간담회를 시작했습니다.

정토불교대학 담당자들은 지난주에 입학식을 한 후 첫 번째 수업을 진행해 보았습니다. 스님과 대화를 하기에 앞서 지난주 수업을 진행해보면서 어떤 점이 가장 어려웠는지 설문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담당자들이 겪고 있는 가장 큰 어려움은 컴퓨터 사용 미숙, 학생 관리의 어려움, 사전 준비와 회의가 너무 많은 점, 너무나 많은 공지사항 등이었습니다.

이어서 스님과의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님은 먼저 봄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오늘이 주말인데도 다들 방에서 컴퓨터만 들여다보는 신세가 됐네요. (웃음) 여기 매화꽃 보이죠?

남부 지방에는 매화가 핀 지 벌써 3주가 지났는데, 지금 제가 있는 문경은 서울보다 기온이 낮아서 요즘 매화가 한창 피고 있습니다. 두북 수련원이 있는 남부 지방은 지금 진달래가 한창이고, 벚꽃도 봉오리를 터뜨리기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봄이 우리 가까이에 빠르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주말에는 가능하면 농사일에 전념했으면 하는데, 평일 저녁 시간에는 다른 법회 일정들이 다 잡혀 있어서 주말에 여러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농사일을 잠시 내려놓고 여러분과 함께 불교대학과 경전대학이라는 농사를 짓게 됐습니다. 부처님이 하신 그런 농사를 짓는 날이 바로 오늘인 것 같아요.” (웃음)

스님의 책상 앞에 놓인 매화가 분위기를 한결 편안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스님은 불교대학 담당자가 가져야 할 마음 자세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불교대학을 시작한 지 일주일이 지나긴 했지만 오늘이 발대식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한편으로는 발대식이 늦어져서 좋은 측면도 있습니다. 입학식을 하기 전에 질문을 받았으면 ‘긴장이 됩니다’, ‘어떻게 준비하나요’ 이런 질문들이 많았을 거예요. 그러나 막상 해보면 서툴지만 어떻게든 다 굴러가게 되어있는 게 인생입니다.

미숙함이 만들어내는 역사의 연속성

숙련된 사람만 무언가를 했다면 역사는 단절되었지 이렇게 이어져 오지 못했을 거예요. 처음에는 미숙한 사람이 이어가고, 시간이 흐르면서 그 사람이 또 숙련된 사람이 되고. 다시 어린 아이는 아무것도 모른 채 자라고, 학생이 되면 또 공부를 하고, 그 학생이 돕는이가 되고, 돕는이가 또 미숙한 진행자가 되고, 이렇게 흘러가기 때문에 역사가 이어집니다. 그러니 조금 긴장되고 두렵더라도 ‘어차피 다 지나가는 일이다’, ‘몇 번 하다 보면 익숙해지리라’ 이렇게 편안하게 마음을 먹고 임하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은 온라인 정토회로 나아가는 데 있어 최일선에 선 전법활동가입니다. 앞으로 정토회가 더 발전할 것인지, 정체될 것인지, 후퇴할 것인지, 온라인 정토회의 성패가 여러분에게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만큼 여러분들은 중요한 역할을 맡았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부담을 갖지는 마세요. 활동을 해가면서 조금씩 훈련되는 것이 필요하고, 프로그램 역시 직접 해보면서 보완해 나가야 합니다. 지금은 부족하고 서툰 것을 감수해야 해요. 최선을 다하되 너무 부담은 갖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사람을 챙기는 방법

여러분이 올린 질문 내용을 보니까 학생 관리의 어려움을 묻는 질문이 많네요. 학생 중에 정서적으로 불안한 사람이 있거나, 컴퓨터 조작이 서툴거나, 화면을 끄거나, 말이 많은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수업을 하다 보면 그런 사람들이 있는 게 정상이에요. 학교 선생님들을 상대로 즉문즉설을 하다 보면 초등학생조차 수업 시간에 자고, 떠들고, 늦게 들어오고, 수업 중간에 나가는 등 온갖 일들이 다 일어난다고 해요. 그럴 때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걔 한 명만 없어도 할 만할 텐데’ 이런 말을 많이 합니다. 그러면 제가 이렇게 말해줍니다.

‘인생이라는 게 막상 그 사람이 없으면 또 다른 사람이 그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런 사람들은 어디를 가도 한두 명은 있기 마련입니다. 한 반에 인원이 30명 정도 되면 그런 아이 한두 명은 늘 있다고 봐야 해요. 여러분은 한 반의 인원이 7명밖에 안 되니까 그런 사람이 없을 수도 있지만, 혹시 그런 사람이 있다면 있는 게 정상이라고 보셔야 합니다. 그럴 경우에 그 개인을 미워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 사람도 행복할 권리가 있기 때문이에요. 그런 사람을 제외시키고 수업을 하는 게 아니라 ‘그런 사람도 행복할 권리가 있다’ 하는 측면에서 다 같이 참여하도록 해야 합니다. 대신에 다른 사람의 수업을 방해할 권리는 없습니다. 그래서 진행자는 학생들이 행복할 권리도 인정해야 하고, 동시에 학생들이 다른 사람의 수업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마음나누기를 진행하는 요령

만약 마음나누기가 너무 길어지면 우선 마무리를 하고, 수업이 다 끝난 다음에 가볍게 말을 건네면서 주의를 주는 게 좋습니다. 마음나누기를 하기 전에 항상 ‘마음나누기는 몇 분 이내로 합니다’ 하고 안내를 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마음나누기는 자기 생각이나 주장을 말하는 자리가 아니고 내 마음이 어떠한지를 나누는 자리입니다. 혹시 이 점을 놓치는 사람이 있으면 수업이 다 끝난 다음에 다시 안내를 해서 개선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물론 마음나누기가 지나치게 길다면 진행 중에라도 이렇게 말해야 해요.

‘죄송합니다. 저희가 2분 동안 마음나누기를 하기로 했는데, 지금 5분이 넘었습니다. 여기까지 하고 다음에 또 봅시다.’

이렇게 조금씩 조정해 나가면 됩니다.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온갖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참가자가 도중에 화면을 끄는 행위는 진행자의 기분을 나쁘게 하지만 그렇다고 수업에 방해가 되는 건 아니에요. 진행자도 덩달아 기분이 나빠져서 말을 하게 되면, 수업 분위기 자체가 안 좋아집니다. 그러니 그런 사람은 어디를 가도 있다는 것을 유념해 주시면 좋겠어요.

진행자에게 주어지는 두 가지 과제

중도란 직접 진행해 나가면서 상황에 맞춰나가는 거예요. 그래서 진행자에게는 늘 두 가지 과제가 주어집니다. 첫째, 학생들 개개인을 존중하는 겁니다. 둘째, 학생들이 다른 사람의 수업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겁니다. 학생 한 명 한 명을 존중해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학생들의 행동이 다른 사람의 수업을 방해해서는 안 됩니다.

가령 어떤 학생이 온라인 수업에 어린 아이를 안은 채로 참가했다고 합시다. 수업 중에 아이가 울었다고 해서 그 사람을 나무라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어린 아이를 가진 엄마를 존중해 주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의 수업을 방해하는 것까지 용납해서는 안 됩니다. 다음에는 그러지 않도록 주의를 줘야 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을 존중하기 때문에 짜증을 내면서 말하면 안 됩니다. 또한 다른 사람의 수업도 지켜내야 하기 때문에 문제 제기는 해야 합니다.

‘수업 중에는 아무리 바빠도 아이들이 화면에 나타나지 않도록 해주세요’

이렇게 안내하고, 도저히 안 되는 경우에는 화면 밖으로 잠시 나가셔서 아이를 달래 놓고 난 다음 다시 수업에 참석하도록 안내해야 합니다. 이런 건 직접 진행을 해봐야 조금씩 요령이 생기고 능숙해집니다. 처음에는 아무래도 경직되기가 쉬워요. 여러분들은 수행자니까 하면서 차츰 익혀나간다는 마음으로 임하면 좋겠습니다.”

여기까지 이야기한 후 현장 질문을 받았습니다. 질문이 있는 사람은 ‘손들기’ 버튼을 누른 후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습니다. 진행자의 입장에서 여러 질문이 쏟아졌고, 돕는 이의 입장에서 여러 질문이 이어졌고, 운영자의 입장에서 다수의 질문이 계속되었습니다.

답변을 마치고 나니 약속한 1시간 30분이 다 지나가고 마칠 시간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다시 한 번 담당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봄꽃을 선물했습니다.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려면

오늘은 무엇보다 여러분들을 격려하기 위해서 마련한 자리입니다. 조금 힘들지만 한번 해나가 봅시다. 요즘처럼 변화하는 시기에 우리가 이 고비를 잘 넘기는지에 따라 앞으로 많은 것들의 성패가 달려 있습니다. 법당을 없애고 온라인 정토회로 나아가는 성패는 불교대학과 경전대학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는 여부에 달렸습니다. 성공적으로 잘 이끌어 나가면 정토회가 획기적으로 발전해 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고, 성공하지 못하면 정토회에 위기가 찾아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불교대학을 그저 스님의 법문을 듣고 진행하는 정도에 머무는 정도만 생각한다면 확산하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정토회는 거기서 머무는 게 아니라 참가자를 수행자로 변화시켜낼 수 있느냐를 더 중요시합니다. 그런 취지 때문에 온라인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여러분들에게 더 많은 일감이 생긴 겁니다.

온라인으로 법문을 듣는 것만 생각하면 한 번에 만 명도 참여가 가능하니까 그렇게 수업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토회는 그렇게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을 수행자로 길러내기 위해서 7명 단위로 그룹을 나누고, 그 7명마다 2명의 활동가를 배정했습니다. 그러니 얼마나 많은 인력이 배정된 겁니까. 학생 7명당 2명의 활동가도 배정되었으니까요. 반마다 법사님도 배정되었죠, 반마다 운영자도 있죠. 저도 예전에 비해 강의가 아주 많아졌어요.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대신 엄청난 인력 투여를 하고 있는 겁니다. 만약 이 방식이 성공한다면 정토회는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겁니다.

지금까지는 법당이라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들이고 돈을 들였는데, 이제 그런 건 전혀 필요가 없어집니다. 여러분들이 기본적인 보시만 하면 그걸로 온라인 수업에 필요한 시설을 구비하고, 그 외에는 여러분 모두가 전법 활동가가 될 수 있게 교육하는 일이 가장 중요해집니다.

많은 사람들이 전법활동가가 되어서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로 전법하는 것이 가능해지는 시기가 곧 도래할 것입니다. 여러분도 그런 미래를 내다보면서 자기 자신을 훈련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도 많이 내어주시기 바랍니다. 직접 경험을 해봐야 조금씩 개선해 나갈 수 있습니다. 우리의 경험을 계속 축적해가면서 조금씩 업그레이드를 해나갑시다.

여기 봄꽃 선물을 드릴테니 잘 받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불교대학 담당자를 맡아주신 것에 대해 고맙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돕는 이들도 진행자의 그림자가 되어 보살행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사홍서원으로 불교대학 담당자 간담회를 마쳤습니다. 30분 간 휴식을 하고 오후 4시부터는 경전대학 담당자 간담회를 시작했습니다.

경전대학 담당자 간담회

운영자, 진행자, 돕는 이까지 700여 명이 생방송에 접속했습니다. 먼저 스님이 인사말을 했습니다.

“경전대학 진행을 맡으신 진행자, 돕는이, 운영자와 법사님들 모두 수고 많으십니다. 올 겨울은 유난히 추웠음에도 불구하고 꽃이 피는 시기를 보면 봄이 예년보다 보름 가까이 일찍 찾아오고 있습니다. 올해 농사를 계획하면서 씨앗을 뿌리는 시기를 예년과 비슷하게 날짜를 잡았는데, 봄이 일찍 찾아오는 바람에 파종이 늦어져서 서두르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3월 말에 나무를 심는데, 지난주에 나무를 다 심어야 했습니다.

이런 걸 이상기후라고 하죠. 더 추워지거나 더 더워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춥고 더움의 널뛰기가 더욱더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이러다가 갑자기 꽃샘추위가 찾아와서 또 상황이 달라질지 모릅니다. 봄이 왔다고 파종을 해서 싹이 났는데 갑자기 추워져서 얼어버리는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인생도 그와 같지 않나 싶습니다. 좋아했는데 그게 도리어 화가 되기도 하고, 재앙을 받아서 고통을 겪었는데 지나 놓고 보면 그게 좋은 일이 되기도 하죠. 이런 게 인생입니다.”

이어서 질문을 받았습니다. 여러 명이 질문을 했는데, 그중 한 명은 수업을 진행할 때 학생들의 반응이 없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질문했습니다.

수업을 진행할 때 학생들의 반응이 없으면 어떡하죠?

“학생들의 저조한 반응에 신경이 쓰입니다. 어떻게 가볍게 진행할 수 있을까요?”

“스님이 강연을 할 때 사람들이 박수를 치면 덩달아 신나 하고, 사람들이 시큰둥하면 기가 푹 죽어 있고,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죠?

우리 모두의 목표는 수행자입니다. 아직 그 단계에 이르렀든 이르지 못했든 수행자를 목표로 해야 합니다. 좋다고 너무 들뜨지 않고, 안 됐다고 너무 가라앉지 않고, 싫다고 너무 성질내지 않는 게 수행의 원칙이에요. 그러니 학생들의 반응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면 진행자가 될 자격이 없습니다.

학생들이 나를 칭찬하는 이유는 내가 잘해서라기보다는 자기들이 보기에 좋은 거예요. 또 뭔가 불만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내가 못한다는 뜻이 아니라 자기들이 보기에 그렇다는 말이에요. 그러니 진행을 하면서 견주어 보면 됩니다. 사람들이 잘한다고 하는데 ‘아니에요, 저 못해요’ 이런 말을 할 필요가 없어요. 잘한다고 하면 ‘감사합니다’ 하면 됩니다. 잘 봐줘서 감사하다는 뜻이에요. 또 못한다고 해도 ‘죄송합니다’ 할 뿐이에요. 그러면서 잘못된 게 없는지 살펴보는 겁니다. 잘못된 게 있으면 개선하면 되고, 잘못된 게 없으면 그대로 해나가면 됩니다.

잘한다고 하면 뭐라고 하라고요?”

“감사합니다.”

“못한다고 하면 뭐라고 하라고요?”

“죄송합니다.”

“이렇게 하면 되지 ‘잘한다’, ‘못한다’ 이런 평가에 너무 연연해할 필요가 없습니다. 7명을 모두 졸업시켰다고 해서 내가 잘했다는 자만에 빠질 것도 없습니다. 내가 잘한 부분도 있겠지만, 끝까지 갈 수 있는 학생들이 모였기 때문에 끝까지 가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내가 아무리 잘해도 중간에 그만둘 수밖에 없는 학생들이 끼어있으면 3명만 졸업시킬 수밖에 없는 거예요.

다만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운영자와 의논을 하는 게 필요합니다. 자신을 확인하는 게 잘 안 되면 운영자나 법사님께 이야기를 해서 ‘제 수업에 참관을 좀 해주세요’ 하고 요청하면 됩니다. 어떤 부분을 개선하면 좋을지 알려달라고 내가 먼저 신청하면 반장님이나 법사님이 내 수업에 들어와서 개선점을 이야기해 줄 겁니다. 그러면 어떤 부분에서 말이 너무 많거나 적었다든지, 어떤 사람의 나누기가 너무 긴데 제지하는 모습이 없었다든지, 참가자가 말하는 걸 꺼리면 진행자가 짧은 질문이라도 해서 말을 꺼내 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냥 넘어갔다든지, 이렇게 조언을 받으면 개선점을 금방 자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평가에 너무 연연하지 않아야 합니다. 최선을 다하되 7명을 다 졸업시켰다고 좋아하거나, 3명만 졸업시켰다고 해서 실패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제가 며칠 전에 나무를 열심히 심었는데, 나무를 심는다고 해서 다 살아나는 거 아니에요. 잘못 심어서 죽는 경우도 있고, 잘 심었지만 묘목에 문제가 있어서 죽을 수도 있고, 산에서 멧돼지가 지나가다가 부딪쳐서 부러지는 바람에 죽을 수도 있어요. 한 번씩 올라가서 점검을 한 후 죽은 나무가 있으면 내년에 나무를 심을 때 더 보충해서 나무를 심으면 됩니다.

노력을 하면 좋아질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지, 노력한다고 해서 다 좋아지는 것이 아니에요. 나빠진다고 해서 모든 게 다 내 탓인 것도 아닙니다. 그러니 너무 연연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을 마친 후 마지막으로 스님이 마무리 말씀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을 해보니까 할 만합니까? 할 만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손을 들어 보세요.”

아직 수업을 시작한 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아서 그런지 손을 든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괜찮다는 사람이 몇 명 안 되네요. 다들 힘든가 봐요. (웃음) 여러분들이 정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사실을 아시고, 중간에 힘들면 이런 모임을 또 요청하세요. 그러면 다시 만나서 필요한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합장으로 인사를 한 후 방송을 마쳤습니다. 참가자들이 하나둘 빠져나가며 화면이 깜빡 깜빡였습니다. 스님은 손을 흔들며 인사했습니다.

“수고 많았어요!”

오늘은 새벽에 천일결사 기도 생방송부터 시작해서, 출가재일 기념법문, 불교대학 담당자 간담회, 경전대학 담당자 간담회, 그리고 2차 만일준비위원회 간담회까지 총 다섯 번의 온라인 모임이 이어졌습니다.

저녁 7시 30분부터는 2차 만일준비위원회 간담회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스님, 오늘도 쟁점사항이 많습니다. 스님의 조언의 듣고 싶습니다.”

“네, 곧바로 질문하세요.”

국제지부 수행법회 운영방안, 통일특별위원회 소임자 임명 절차, 모둠장 선출 방식, 일반회원 그룹 운영 방안, 회칙 및 규정, 외국어권 천일결사자 수행법 등 다양한 안건에 대해 스님이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밤 10시가 되어서 온라인 간담회를 모두 마쳤습니다. 새벽부터 밤까지 하루 종일 법문을 한 스님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한마디 했습니다.

“하루가 정말 기네요.”

내일은 오전에 외국어권 천일결사자들을 위해 백일기도 70일째를 맞이하여 간담회를 한 후 오후에는 두북 수련원으로 이동하여 감자를 심을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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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희

감사합니다와 죄송합니다를 기억하겠읍니다. 감사합니다.

2023-03-21 11:13:00

홍은지

처음 해보는 소임이라 긴장이 많이 되었는데 스님 말씀 듣고 편안합니다. 나무를 심듯이 해보고 안되면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2022-08-30 20:59:53

장형원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는 도반이 되겠습니다. 상황에 따라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를 적적히 잘 사용하겠습니다.

2022-08-30 12:3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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