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0.11.21 천일결사 기도 생방송, 전국 대의원 회의 1일째
“출가수행자와 재가수행자, 누구의 공덕이 더 큽니까”

안녕하세요. 오늘은 정토회 전국대의원회의가 열리는 날입니다. 스님은 새벽에 천일결사 기도 생방송을 한 후 전국 대의원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새벽 4시 30분, 맑은 종소리와 함께 천일결사 기도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예불을 마치고 스님이 인사말을 했습니다.

“제10차 천일결사, 제3차 백일기도 중 62일째 기도를 시작하겠습니다. 기도가 끝나고 여러분을 뵙겠습니다.”

삼귀의, 수행문, 참회, 108배, 명상, 경전 독송을 차례대로 하고 천일결사의 목표와 보왕삼매론을 읽은 후 천일결사 기도를 마쳤습니다.

다시 카메라를 향해 앉아 오늘 읽은 경전의 내용이 무엇을 뜻하는지 이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가슴에 새길 수 있는지 법문을 해주었습니다.

“어제와 오늘 읽은 경전의 내용을 보면 재가자들이 부처님께 출가수행자의 공덕과 재가수행자의 공덕 중 어떤 것이 나은지 물어보는 내용이 나옵니다. 우선 질문이 조금 잘못된 점이 있습니다. ‘출가수행자는 어떻게 자기 본분을 지켜야 하고, 재가수행자는 어떻게 자기 본분을 지켜야 합니까?’ 하고 묻는 게 오히려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둘 중 어느 것이 더 나은지는 다소 세속적인 질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역시 지혜로우신 부처님께서는 어느 것이 낫다는 식으로 답하지 않으셨습니다. 출가수행자는 이렇게 자기의 본분을 지켜야 하고, 재가수행자도 그에 맞게 자기의 본분을 지키며 수행 정진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출가수행자의 바른 자세

우선 출가수행자는 때 아닌 때 다니지 말고, 때 아닌 때 먹지 말라는 말씀이 나옵니다. 이 말씀은 때 아닌 때 돌아다니거나 때 아닌 때 먹는 것은 이미 거기에 집착하고 있다는 것을 정확하게 지적하신 것입니다. 먹을 때가 되어서 먹는 것은 배가 고프니까 먹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때가 되어서 잔다는 것은 몸을 쉬어주기 위해 밤에 잠을 자는 것을 뜻합니다. 우리의 육신은 음식을 먹어야 하고, 잠을 재워야 합니다. 이것은 몸의 기본적인 욕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욕구를 행하는 것은 계율에 어긋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때 아닌 때 먹는다는 것은 먹는 것에 집착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때 아닌 때 잠을 자는 것도 생활을 규칙적으로 하고 있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잠을 잘 시간에 잠을 안 자면 잠을 안 자야 하는 시간에 자게 됩니다. 재가수행자는 일을 하다 보면 때론 시간을 어길 수도 있지만, 출가수행자는 시간을 어길 특별한 일이 없습니다. 나무 밑에서 정진하고, 모든 집착을 내려놓은 상태로 생활하기 때문에 생활이 규칙적일 수밖에 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 아닌 때 잔다는 것은 잠에 집착하거나 생활을 규칙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먹는 것이 기본적인 욕구라고 하더라도 때 아닌 때 먹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수행자인데, 하물며 다른 사람을 때리거나, 다른 사람의 물건을 뺏거나, 삿된 음행을 행하거나, 욕설을 하거나, 거짓말을 하거나, 술을 먹고 취하는 행동을 어떻게 할 수 있겠습니까?

이걸 보면 초기에 기본 5계를 출가수행자에게 강조하지 않은 이유를 어느 정도 알 수 있습니다. 당시 출가수행자가 5계를 어기는 행동을 하는 것은 생각조차 하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먹는 것도 때 아닌 때 먹지 않고, 자는 것도 때 아닌 때 안 잘 정도로 자기 생활에 엄격했는데, 하물며 5계에 반하는 행동은 있을 수가 없기 때문에 출가수행자에게는 5계를 따로 주지 않았던 겁니다. 차츰 시간이 흘러 출가수행자 중에도 다른 사람과 싸우거나,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치거나, 욕설을 하는 사람들도 나오다 보니 출가수행자에게도 기본 5계를 다 같이 적용하게 된 거예요. 초기 출가수행자들의 경우에는 기본 계율 정도는 저절로 지켜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굳이 따로 말할 필요도 없었던 거예요.

이런 점에서 보면 여러분이 계율을 어긴다면 그건 집착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점을 꼭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생활을 하다 보면 의도치 않게 계율을 지키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참회해야지 계율을 어기는 것을 합리화해서는 안 됩니다.

정해진 때 공양을 하는 것은 몸을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하기 때문에 밥을 먹고, 일정한 시간 동안 잠을 자는 것도 몸의 생존을 위해서 필요하기 때문에 자는 거예요. 그 이상 공동체 대중이 서로 동의하지 않은 것을 먹는 것은 개인의 욕구와 그것에 대한 집착 때문입니다. 부처님은 이 부분을 아주 분명하게 지적하셨습니다.

살다 보면 ‘그거 한 번 먹으면 어때?’, ‘잠 좀 자면 어때?’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건 자기 욕구에 사로잡힌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자기 욕망에 집착하고 있는 상태라는 걸 스스로 점검해야 합니다. 어쩌다가 집착에 빠질 순 있지만 그럴 때마다 즉시 알아차려서 ‘제가 집착해서 계율을 어겼습니다. 참회합니다’ 할 수 있는 자세를 갖추어야 합니다. 그때 계율을 지켜야 한다는 것에 불만을 가지거나 자신을 합리화한다면 수행자로서 바람직한 태도가 아닙니다.

초기 출가수행자들은 주로 걸식을 통해 얻어먹었기 때문에, 밥을 주는 사람들을 귀찮게 하지 않기 위해 그들이 밥을 먹는 시간에 맞추어 걸식을 했습니다. 밥을 먹을 때도 아닌데 이른 시간에 가서 밥을 달라고 하거나, 이미 식사 시간이 끝나고 사람들이 먹은 것을 치운 다음 다른 일을 하고 있는데 찾아가서 밥을 달라고 하는 것은 대중을 귀찮게 하는 겁니다. 그래서 얻어먹더라도 때에 맞춰서 얻어먹어야 합니다. 때를 놓쳤을 때는 밥을 얻으러 가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밥을 얻어먹거나 옷을 얻게 되면 반드시 베풀어야 합니다. 특히 수행자는 법(法)을 베풀어야 합니다. 또한 재가자는 수행자가 법을 베풀고 나면 수행자가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물품을 베풀어야 합니다. 즉, 서로 법보시와 재보시를 교환합니다.

그리고 법(法)을 설할 때 거짓을 설해서는 안 됩니다. 이양(利養)을 탐하면서 법을 설해서도 안 됩니다. 이양을 탐한다는 것은 ‘내가 이렇게 법을 설하면 보시가 더 들어오겠지’ 이렇게 생각하는 것을 말하는데, 그런 생각으로 법을 설하거나 행동을 해서는 안 됩니다. 수행자는 다만 바른 길로 청정하게 수행할 뿐 그들로부터 어떤 것을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나의 말과 행동에 의도적인 기대가 들어있어서는 안 됩니다. 수행자가 바르게 설하고 바르게 살아가면 재가자들 또한 진실한 마음으로 보시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법을 설할 때 거짓으로 설하면 안 됩니다. 또한 시비가 있을 때 서로 화합을 하도록 법문을 해야 합니다. 시비를 부추기는 법문을 해서는 안 됩니다. 이렇게 출가수행자의 바른 자세를 어제 경전을 통해 접했습니다.

재가수행자가 자기 본분을 지키는 법

오늘 읽은 경전에는 재가수행자가 자기 본분을 지키는 법이 나와 있습니다. 아무리 세상살이를 하면서 살더라도 수행자라면 다른 사람에게 손해 되거나 다른 사람을 해치거나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됩니다.

첫째, 죽어가는 생명을 살리지 못할지언정 남을 해치지는 않아야 합니다.
둘째, 다른 사람에게 도움은 못 줄지언정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끼치지는 말아야 합니다.
셋째, 다른 사람에게 즐거움은 못 줄지언정 다른 사람을 괴롭혀서는 안 됩니다.
넷째, 진실을 말하지 못할지언정 거짓을 말하지는 않아야 합니다. 위로는 못해 줄지언정 욕설을 해서는 안 됩니다.
다섯째, 밝은 지혜로 살아가지는 못할지언정 술을 먹고 취해서 행패를 피우지는 말아야 합니다.

요즘 술을 마시고 취한 상태로 운전을 해서 자기도 해치고 다른 사람도 해치는 보도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술 먹고 취한 상태에서 사람을 때리고 물건을 부수고 욕설을 하고 성추행을 하는데, 비록 출가를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런 행동은 멈추고 기본적인 인격을 지켜야 합니다.

재가수행자는 이 다섯 가지 기본 오계와 더불어 세 가지 계율을 더 지켜야 합니다.

첫째, 검소하게 살라. 사치하지 말라. 내가 아무리 부자이더라도, 가진 것을 모두 다 버리고 살지는 않더라도 생활을 검소하게 하고 사치하지 말아야 합니다. 사치하지 말고 검소하게 살라는 것은 ‘몸에 치장하지 말라’는 계율에 나타나 있습니다.

둘째, 겸손하게 살라. 교만하지 말라. 아무리 지위가 높은 사람이라도 교만하지 말고 겸손해야 합니다. 내가 왕이거나 사장이라도 적어도 수행자라면 목에 힘주고 뻐기지 말고 겸손하게 살아야 합니다. 겸손하게 살라는 것은 ‘높은 상에 앉지 말라’는 계율에 나타나 있습니다. 수행자에게는 ‘늘 바닥에 앉으라’ 이렇게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높은 상에 앉지 말라는 것은 의자에 앉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에요. 높은 상은 인도에서 지위를 의미합니다. 바닥에 앉는다는 의미는 지위를 버리고 겸손한 삶의 자세를 갖는다는 뜻입니다. 이런 표현은 인도 문화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셋째, 평정심을 유지하라. 들뜨는 즐거움을 추구하지 말라. 마음의 고요함과 평정심을 유지하라는 뜻입니다. 초기 경전에는 들뜨는 즐거움을 추구하지 말라는 구절 대신 ‘밤참을 먹지 말라’ 이렇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밤참을 먹지 말라는 것은 우리의 관점에서는 쉬운 일인데, 인도의 생활 문화에서는 아주 어려운 일입니다. 인도 사람들은 저녁을 아주 늦은 시간에 먹습니다. 대개 저녁 9시나 10시에 밥을 먹고, 밥을 먹자마자 바로 잠을 잡니다. 밤참을 먹지 말라는 건 인도 사람들의 습관을 고려하면 매우 지키기 어려운 계율이에요. 숫타니파타에는 ‘밤참을 먹지 말라’ 이렇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원래 팔계에서 마지막 여덟 번째 계율은 ‘들뜨는 즐거움을 추구하지 말라’입니다. 기본 5계와 더불어 세 가지 추가되는 계율까지 합해서 팔계 또는 팔재계라고 합니다.

재가수행자가 이렇게 생활하면 출가수행자 못지않은 수행자가 됩니다. 괴로움이 없는 삶, 열반에 이르는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또한 재물도 버리고, 지위도 버리고, 욕망도 버리고, 모든 걸 버리고 출가를 한 사람이 먹을 것에 대한 집착을 놓지 못해서 다른 사람을 귀찮게 한다면 모순입니다. 인생의 결단을 하고 출가했는데 먹는 것에 전전긍긍하고, 입는 것에 전전긍긍하고, 침구에 전전긍긍한다면, 아예 세상살이를 하는 게 낫습니다. 그런 점에서 출가수행자라면 의식주에 전전긍긍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정작 출가를 해서 살아보면 쉽지 않은 것 또한 현실입니다. 세속에서는 먹고 싶을 때 늘 먹을 수 있으니까 자기에게 그런 욕구가 있는지 알아차리지 못하는데, 막상 제한된 범위에서 공동체 생활이나 승려 생활을 해보면 평소보다 더 먹는 것에 전전긍긍하게 됩니다. 밖에서 보면 이런 모습이 이해가 안 될 겁니다. 여러분이 볼 때는 ‘스님들이 어떻게 먹는 것에 전전긍긍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 겁니다. 여러분은 일상에서 먹고 싶을 때 늘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 먹는 것에 집착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쉬워요. 하지만 막상 제약된 환경에서 생활하면서 하루 한 끼 또는 두 끼만 먹고 다른 건 일절 먹지 않는 생활을 해보면 먹는 것에 자꾸 집착하게 됩니다.

그래서 출가수행자는 이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먹는 것에 전전긍긍할 때는 ‘아, 내가 먹는 것에 집착하고 있구나’ 하고 알아차려야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큰 결정심을 내고 출가를 했는데, 고작 먹는 것, 입는 것, 자는 것에 집착해서 되겠느냐는 지적을 하신 거예요. 때 아닌 때 돌아다니지 말아야 하는데, 마음이 들떠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건 수행자의 자세가 아닙니다. 볼 일이 있어서 나가는 건 괜찮지만 마음이 답답해서 돌아다니는 건 수행자의 자세가 아닙니다. 수행자는 때 아닌 때 돌아다니지 말고, 때 아닌 때 먹지 말고, 때 아닌 때 잠을 자지 않는 생활을 해야 합니다. 걸식도 때 아닌 때 가지 말고, 받아온 음식은 알뜰히 먹고, 받은 침구나 의복은 함부로 사용하지 말고 소중하게 여기면서 생활을 해야 합니다.

거창한 도(道)를 이야기하기 전에 기본적인 생활 자세가 먼저 갖추어져야 합니다. 수행자가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자세는 성실함과 근면함입니다.

깨달음이나 도(道)를 말할 때 구름을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신비주의나 큰소리 뻥뻥 치는 것을 떠올려서는 안 됩니다. 아주 기본적인 삶의 자세와 태도가 갖추어져 있는가를 더욱 중요시해야 합니다. 이런 삶의 태도는 나 자신뿐만 아니라 인류, 지구 환경, 다른 생명까지도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해줍니다. 그럴 때 우리의 삶도 오랫동안 지속 가능합니다. 지금까지는 이런 삶의 태도를 갖지 않고 함부로 살아왔기 때문에 여러 가지 환경 오염과 기후 변화가 발생하고 있는 겁니다. 이런 문제는 곧 우리 미래의 삶에 큰 위협이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이 부분을 유념했으면 좋겠습니다.”

합장을 하고 방송을 마쳤습니다. 출가수행자와 재가수행자의 삶이 함께 이야기되면서 흥미롭게 법문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방송을 마치고 사무실로 들어왔는데, 행자님이 화목난로에 불을 때고 있었습니다. 불이 잘 붙지 않아서 사무실에 연기가 많이 났습니다.

“전생에 복을 많이 못 지어서 부자 집에 태어났구나. 그래서 나무도 하나 땔 줄 모르네. 나처럼 복을 많이 지어서 가난한 집에 태어났으면 나무를 잘 땔 수 있을 텐데.” (웃음)

스님은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화목난로에 나무를 때는 방법을 행자님에게 알려주었습니다. 법사님들도 함께 불을 지피는 법을 배웠습니다.

“처음에 불을 지필 때는 감나무를 집어넣으면 안 돼요. 감나무는 불을 지피면 껍데기만 타고 불이 잘 안 붙습니다. 맨 밑에 솔잎과 솔방울을 깔고, 그 위에 잔가지를 올리고, 그 위에 장작을 넣어야 해요. 특히 장작은 송진이 있는 소나무를 먼저 넣어서 불이 확 붙고 난 뒤에 벚나무든 다른 나무를 집어넣으면 됩니다.

뚜껑을 자꾸 열고 닫으면 연기가 많이 나와요. 불이 확 붙어서 열이 나서 연기가 나가는 연통이 뜨겁게 데워지면 뚜껑을 열어도 연기가 바깥으로 안 나옵니다. 연통이 연기를 빨아들이니까요. 그런데 처음 불을 지필 때는 연기가 다 바깥으로 나옵니다. 그래서 난로 안에 나무를 쌓은 뒤 뚜껑을 닫은 상태에서 아래에서 불을 지피면 저절로 불이 활활 타면서 연기가 하나도 밖으로 안 나와요. 무슨 말인지 이해했어요?”

“네, 내일부터는 그렇게 해보겠습니다.”

이어서 스님이 직접 나무를 고르는 법, 장작을 패는 법을 시범으로 보여주었습니다. 먼저 잔가지는 도끼로 찍어서 난로 안에 들어갈 크기로 잘랐습니다.

도끼로 찍히지 않는 제법 굵은 가지는 톱으로 잘랐습니다. 잔가지만 모아서 바구니에 가득 담았습니다.

다음은 굵은 장작을 전기톱을 이용해 난로에 쏙 들어갈 수 있는 크기로 잘랐습니다. 톱날이 돌아가는 소리가 요란하게 나면서 톱밥이 사방으로 날렸습니다. 마스크를 끼고 연달아 장작을 베었습니다. 금세 굵은 장작이 한 바구니에 가득 찼습니다.

“오늘은 이 정도만 있으면 충분히 난로를 땔 수 있겠죠?”

“네, 충분합니다.”

9시에 전국대의원회의 입재법문을 해야 하는데, 8시 55분에 작업을 마치고 급하게 가사와 장삼을 수하고 방송실에 들어섰습니다. 하마터면 약속한 시간에 늦을 뻔했습니다.

오늘은 전국대의원회의 1일째 날입니다. 전국대의원회는 정토회의 전체 사업을 결정하는 의결기구입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이번 전국대의원회의도 온라인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출석 대상 208명 전원이 온라인 화상회의 방에 입장하자 정토회 대표 김은숙님이 인사말을 한 후 스님에게 입재 법문을 청했습니다.

이번 회의는 온라인 정토회로의 전환에 발맞추어 내년도 행정처 예산안을 심의하고, 올해 하반기 사업 평가 속에서 내년도 사업 방향을 전망하는 것이 주목적입니다. 스님은 어떤 관점으로 회의에 임하면 좋을지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대의원 여러분, 이번 가을에는 우리가 모두 만나서 전국대의원회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력이 아주 셉니다. 이대로라면 올해는 최소한 연말까지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될 것 같네요.

코로나 사태로 앞당겨진 2차 만일결사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을 때도 이미 정토회는 2차 만일결사부터 온라인 사업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자는 구상을 했었습니다. 전 세계를 상대로 전법을 하기 위해서는 어차피 온라인 부분을 강화해야 한다고 계획하고 있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그 시기가 앞당겨졌고, 적용범위도 많이 확장되었습니다. 세계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서로 만나기 어려우니까 전반적으로 온라인 전환이 빨라졌습니다. 현재 날짜상으로는 앞으로 2년 후인 2023년부터 2차 만일결사가 시작되지만 내용적으로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이미 1차 만일결사가 마무리되고 2차 만일결사의 준비가 시작된 것과 마찬가지인 상황이 됐습니다.

만약 대의원 여러분이 온라인 전환에 맞춰 조직개편을 다시 하기로 결정한다면, 내용적으로는 이미 내년 상반기부터 2차 만일결사가 시작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차 만일결사를 시작하면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기대했던 내용들을 코로나 사태로 인해 앞당겨서 논의하다 보니 우리 모두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분들이 힘들다고 하면서 정토회가 속도를 조금 늦춰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십니다. 그러나 우리가 서두르려고 해서 이렇게 된 것이 아니에요. 세상의 흐름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고 그에 적절하게 대응하려고 하다 보니 우리 모두 바쁘게 된 겁니다. 그래서 이런 변화에 적응하기도 벅차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연구하기에도 벅찬 형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5개월 동안 공동체 법사단이 두북특별위원회를 구성해서 발 빠르게 초안을 내주었고, 그 초안을 다시 2차 만일준비위원회와 기획위원회에서 실무적인 검토를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대의원 여러분께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여러분도 제출된 보고서를 잘 검토하시고 숙지해 주시고, 또 부족한 부분에 대해 많은 제안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번에 내리게 되는 결정이 최종 결정은 아닙니다. 이번에는 기본적인 의견을 모아 주시고, 각 지역에 돌아가셔서 대중과 공청회를 하면서 충분히 논의를 해주셔서 미비한 부분을 보완한 다음 내년 2월 전국대의원회의에서 최종 결정을 해주시면 되겠습니다.

강을 건넌 후에도 뗏목을 지고 가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우리가 애써서 만든 법당이라고 하더라도 그 사명이 다했다면 정리를 하는 수밖에 없어요. 마치 강을 건넌 후 뗏목을 버리듯이 버릴 수밖에 없습니다. 정토회에서는 임원, 대의원, 대표를 한 번 뽑으면 사고가 있지 않는 한 3년을 유지하는데, 이런 정토회의 원칙도 코로나 시대에는 유지하기가 어려워 보입니다. 전체적으로 조직이 재편되면 그에 맞게끔 뭐든지 탈바꿈을 해야 합니다. 이 변화된 국면에 얼마나 발빠르게 대응하는가가 미래의 발전에 중요한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너무 서두르는 것도 안 되지만, 동시에 지금까지 해온 것에 너무 집착해서 강을 건너게 해 준 뗏목을 지고 가는 우를 범해서도 안 됩니다.

요즘 매일 아침 기도를 하다 보면 ‘정토법당을 전국적으로 확산한다’는 대목에서 혼란이 생기시죠? 이 부분을 아침마다 읽고 있지만 , 정토법당을 만들고자 하는 원(願)을 세운 지 1년도 안 되어서 이미 있는 법당들도 조금씩 정리해야 하는 모순에 직면해 있습니다. (웃음)

새로운 원칙이 정해져야 10차 천일결사 중에라도 정토법당 대신 개인 법당을 만드는 것으로 목표를 수정하는 결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요즘 세상이 얼마나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작은 단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를 향해

무엇보다 세계 전법을 하기 위해서도 온라인 전환을 발판으로 삼아서 나가는 것이 훨씬 더 유리합니다. 전 세계 각 지역에 우리가 직접 찾아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고, 시간과 돈과 인력도 많이 듭니다. 반면 온라인은 이런 우리의 부족함을 메워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우리의 삶이 이미 수행과 일이 하나의 삶 속에서 어우러지는 모습으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처럼 종교적인 행위를 하는 모습의 법당은 점차 사라질 것이고, 여러분이 생활하는 방이 바로 생활하는 공간이면서 동시에 재택근무하는 사무실이면서 동시에 수행하는 공간으로 쓰이게 됩니다.

수련원의 경우에도 이제 종교적인 기능뿐만 아니라 건강을 위한 운동시설도 갖추어야 하고, 농사를 짓는데 필요한 생산시설도 갖추어야 하고, 수행을 위한 수행 시설도 갖추어야 하고, 여러분이 은퇴한 후에 들어와서 살 수 있는 복지 시설도 갖추어야 합니다. 웰빙을 위한 종합적인 기능을 갖춘 수련원을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온라인으로 전환은 국내와 해외가 동일한 조건에서 참여할 수 있게 해주는 좋은 점도 많습니다. 모든 법회와 교육이 국내와 해외가 똑같이 진행될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온라인 방식의 한계와 아쉬운 점도 있지만, 이렇게 온라인 방식이 우리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측면도 있기 때문에, 이러한 장점을 잘 살려서 정토회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 봅시다.”

스님의 힘찬 법문을 듣고 전국대의원회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행정처 사업보고와 결산보고, 온라인 정토회로 전환, 통일특별위원회 사업 방향, 행복한 100일 개원 기념법회, 온라인 불사위원회 설립 등 준비된 안건에 대한 발표와 모둠 토론이 하루 종일 계속되었습니다. 모둠별로 세 차례의 온라인 토론과 질의응답을 통해 정토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숙의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특히 온라인 조직 개편에 대해서는 무려 78개의 제안과 질문이 있을 정도로 관심이 높았습니다. 또한 매번 국내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던 북미 동부, 북미 서부, 유럽,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해외 정토회 대의원들도 참석해 온라인의 좋은 점을 실감했습니다.

대의원들은 저녁 6시까지 안건 발표와 모둠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대의원들이 모둠 토론을 진행하는 동안 스님은 2021년 달력을 점검하고 다시 작업복으로 갈아입었습니다.

먼저 산 아랫밭으로 가서 봉사를 하러 온 거사님들에게 인사를 하고 나무 정리를 함께 했습니다.


거사님들이 울력을 마치고 떠나자 스님은 산 윗밭으로 올라갔습니다.

“어제 비가 와서 도라지 씨앗이 젖었을지도 몰라요.”

도라지를 줄기째 베어서 두 뭉치로 말리고 있었는데, 한 뭉치에는 물이 빠져 있었고 한 뭉치에는 물이 고여 있었습니다. 도라지 줄기를 둘둘 말아 안고 한쪽으로 기울여 물을 흘려보냈습니다. 씨앗 한 톨도 떠내려가지 않도록 조심스레 물을 뺏습니다. 마지막에는 주머니에 있던 마스크를 꺼내 거름망으로 이용했습니다.

도라지 씨앗에 물을 다 빼고 윗밭 울타리 너머 언덕에 올라가 보았습니다.

“내년엔 여기에도 농사를 지을 수 있는지 봐야겠어요.”

산처럼 가파른 땅을 오르며 농사를 지을 수 있을지 둘러보았습니다.

“덩굴을 치우면 밭이 세 개는 나오겠어요.”

산 윗밭을 둘러본 후 오후 3시에 두북 수련원으로 돌아왔습니다.

오후 3시에는 울산시 노옥희 교육감이 찾아와 스님과 차담을 나누었습니다. 스님은 학교 이곳저곳을 보여주며, 코로나 이후 농사일과 온라인 강의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소개했습니다. 교육감님과 수련원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농장까지 구경시켜준 후 헤어졌습니다.


손님들을 보내고 사무실로 돌아오니 매캐한 연기 없이 난로에 장작이 잘 타고 있었습니다.

“난로 앞에 작은 자갈을 깔면 좋을 텐데...”

스님은 행자 두 명과 삽, 양동이, 체를 들고 강변으로 나가 보았습니다.

잘잘한 자갈이 많아 보이는 곳으로 가서 삽으로 모래와 뒤섞인 자갈을 한 삽 푹 떠서 체에 놓아주었습니다. 작은 모래는 빠져나가고 체에는 돌만 남았습니다. 다시 큰 돌은 빼고 비슷한 크기의 작은 자갈만 모았습니다.


거른 자갈을 물에 씻어 양동이에 모았습니다.


두 양동이에 자갈을 채웠을 때, 스님이 무언가 발견했습니다.

“이야, 이게 제일 좋네요.”

흐르는 강물 속에 적당한 자갈이 많았습니다. 물에 떠내려 오면서 둥글둥글 예쁘게 잘도 깎였습니다. 삽으로 뜰 것도 없이 바로 체로 떠서 물에 헹구면, 씻는 것 까지 한 번에 해결되었습니다.

세 양동이에 자갈을 모아 수련원으로 돌아왔습니다.

사무실 난로에도 자갈을 깔고, 강당 난로에도 자갈을 깔았습니다.


“이제 매일 쓸고 닦을 것 없이 돌 위에 떨어진 나무 부스러기만 치우면 돼요,”

자갈을 깔고 보니 화재 위험도 줄고, 청소하기도 편하고, 멋스럽기까지 합니다.

“스님, 고맙습니다.”

누구보다 더 살뜰하게 난로를 살펴주는 스님에게 행자들은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전기도 아끼고 못 쓰게 된 나무를 쓰기 위해 화목난로를 설치하고 보니 해야 할 일은 점점 늘어나지만 불편을 감수하는 일이 꽤 즐겁습니다.

저녁에는 신간 원고 교정을 보고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내일은 전국대의원회의 2일째를 맞이하여 오전에는 즉문즉설을 하고, 오후에는 회향 법문을 할 예정입니다. 틈틈이 울력을 하고, 저녁에는 생방송으로 일요 명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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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창주

감사드려용~^^😁

2020-12-01 19:14:05

자유행복

스님 말씀 감사합니다.

2020-11-29 13:07:38

이 영미 Esther

출가수행자는 자기본분을 지키고 재가수행자는 나에맡게 본분 지키며 욕구를 행하는것은 계율을 어기는 것이니 모든 수행자는 계율을중시하고 지키며 어겼을때 합리화하지말고 바로 참회하고 다시시작한다 는말씀마음에담았습니다
만물박사 스승님께 감사드립니다 스님께 하나하나 꾸준히 보고 배워 모든일에 도움되는보살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난로 바닥이 아주 멋 스럽습니다

2020-11-28 07:3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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