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0.6.24. 온라인 수행법회
“존중받지 못할 때 화가 나요.”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수행법회를 온라인 생방송으로 한 후, 두북 특위 회의를 했습니다.

아침 기도를 마치고 스님은 비닐하우스에서 열무 한 상자와 들깨 모종을 떠 왔습니다.


들깨 모종은 텃밭 빈 땅에 빠짐없이 심었습니다.

모종판 6개에 상토를 가득 담아 일렬로 바깥에 널어놓았습니다. 오늘 저녁에 비 소식이 있기 때문에 빗물로 충분히 적셔 준 다음 씨앗을 심을 예정입니다.


텃밭에서 일을 마치고 산 윗밭으로 가보았습니다.

산 윗밭에서 법사님들도 들깨 모종을 심고 있었습니다.

법사님들은 비닐하우스에서 키운 작은 모종을 심고 있었습니다. 스님은 윗밭에서 자라고 있는 큰 모종을 떠 와 함께 모종을 심기 시작했습니다.



“스님, 요즘 사람들이 스님의하루를 읽고 농사를 따라 한대요.”

“우리를 보고 그대로 따라하면 안 되는데 큰일이네요. 스님의하루에 농사 이야기는 안 써야겠어요.(웃음) 왜냐하면 북부, 남부지방의 날씨가 다르고, 산지와 평지의 기온이 다르거든요. 자기 조건에 맞게 농사를 지어야 해요.”

간간히 이야기를 나누며 길고 넓은 두 두둑에 들깨 모종을 다 심었습니다.

모종을 다 심고 나니 이미 울력을 마칠 시간이 지났습니다. 법사님들은 수련원으로 내려가고 스님은 들깨 모종을 더 떠왔습니다. 수박을 심어놓은 두둑 옆으로 모종을 더 심었습니다.



들깨 모종을 다 심고 나자 햇살이 비쳤습니다. 저녁에 비 소식이 있어서 모종을 심었는데 일기예보와 달리 햇살이 아주 뜨거웠습니다.

“아이고, 해가 나네. 이렇게 해가 뜨거우면 모종이 죽을 텐데...”

스님은 빗물을 받아놓은 통에서 물을 떠 와 모종에 물을 주었습니다.

물을 주고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밭을 내려왔습니다.


밭을 내려오다 대나무 숲에 들렀습니다.

“아직 죽순이 있을까?”

이제 죽순 먹을 철이 지났습니다. 이제 막 자란 어린 죽순에도 대나무 잎이 함께 자라고 있었습니다.

퇴비장에는 애써 키우지 않았는데 버려진 호박씨에서 싹이 튼실하게 자랐습니다.

“비 오기 전에 밭에 옮겨 심어야 할 텐데...”

잠깐 고민하던 스님은 발우공양 시간이 다 되어 저녁에 심기로 하고 수련원으로 갔습니다.

발우공양에는 직접 농사지은 야채가 반찬으로 나왔습니다.

발우공양을 마치고 10시부터 수련실에서 수행법회 생방송 촬영을 했습니다. 수련원 바깥으로 도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어서 창문을 다 닫고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스님은 6월 25일을 맞아 한국 전쟁 이후 70년을 돌아보며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평화’라고 강조했습니다.

“6월 25일은 우리 민족의 근현대 100년사 중에 가장 비극적이고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한국전쟁이 일어난 날입니다.

한국전쟁 이후 지난 70년을 돌아보며

나라와 나라 사이에 전쟁이 일어나더라도 보통 20~30년 안에 평화조약을 맺고 관계를 원상 복구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같은 민족인데도 불구하고 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70년이 지났고 전쟁이 멈춘 지는 67년이 지났는데도 전쟁을 완전히 종식하지 못한 상태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평화로운 시기와 전쟁에 버금갈 정도로 긴장이 고조되는 시기를 늘 반복하고 있습니다. 3년 전인 2017년만 하더라도 전쟁이 일어나기 직전인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가서, 정토회 회원들은 광화문 앞에 모여 ‘전쟁 반대, 평화 정착’을 소리 높여 외쳤습니다. 그러다 2018년에는 한반도에 평화가 도래해서 남북 간에 곧 커다란 진전이 이루어지리라는 희망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다시 남북 간에 긴장이 고조되어서 곧 작은 충돌이라도 일어날 것 같은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이것이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의 현실입니다.

최근 우리는 코로나19 방역을 잘하면서 모범적인 방역 사례로 손꼽히는 ‘K-방역’이라는 신뢰를 얻었습니다. 청소년에게 새로운 음악을 선보여 ‘K-팝’이라는 이름이 널리 알려지고 있고, ‘K-드라마’라고 해서 연속극이나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 그리고 영화 같은 것들이 광범위하게 세계에 소개되어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또 우리가 생산하는 자동차나 전자제품도 세계에서 일류라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좋은 점들이 모래 위에 쌓은 성처럼 일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것이 바로 전쟁입니다. 세계에서 대규모 전쟁이 순식간에 일어날 수 있는 유일한 곳은 한반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모든 것에 우선해서 우리가 지켜야 할 것

그러니 우리는 다른 건 몰라도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라는 자세를 확고히 해야 합니다. 이 문제만큼은 진보니 보수니, 좌니 우니, 특정한 종교니 하며 나눌 것이 아닙니다. 평화는 이 땅에 사는 모든 국민들의 염원이며,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근본입니다. 현재 긴장되고 있는 남북관계도 이런 관점에서 보면 좋겠습니다.

또 최근 미국에서 볼턴 전 안보보좌관이 북·미 혹은 한·미 정상 간에 오고 간 대화를 회고록에서 일부 폭로했죠. 회고록에 실린 대화 내용이 모두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그 내용을 보면 볼턴 전 보좌관과 일본의 아베 총리가 북미관계나 남북관계 개선을 한사코 막는 모습이 공개되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동조해서 남북 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을 지지하고 주장한다면 이는 남북한 7500만 겨레의 생명을 하찮게 여기는 행위입니다. 왜냐하면 지난 70년간 우리가 일구어놓은 경제적, 민주주의적 발전을 순식간에 붕괴시키는 위험을 초래하는 언행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문제를 자꾸 정치적으로 보고 접근하면 안 됩니다. 평화는 우리 모두의 염원입니다. 그래서 우선 평화를 기반으로 해야 합니다. 그 다음에 ‘미래에 어떻게 갈 거냐’ 하는 것은 의견이 좀 다를 수도 있습니다. 그런 문제는 서로 타협해가면서 가야 하겠죠. 그러나 평화를 지키는 문제에는 다른 의견을 내서는 안 됩니다. 평화 없이는 그 어떤 발전이나 번영, 정치적 이익도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면서 수행법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이어서 즉문즉설을 시작했습니다. 영상 질문 3개, 서면 질문 3개가 사전에 올라왔습니다.

“많은 질문들이 올라와 있는데요. 먼저 영상 질문을 하나 보겠습니다.”

첫 번째 질문자는 주위로부터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 화가 난다며 어떻게 수행하면 좋을지 물었습니다.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 화가 납니다

“저는 가족이나 여자 친구가 저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거나 존중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으면 서운하고 화가 납니다. 기도를 하다 보니까 ‘내가 스스로를 존중하지 않고 있구나. 실수를 하거나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에서 스스로를 탓하고 구박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수행하면 제가 제 스스로를 존중하고 사랑할 수 있을까요?”

“존중이라는 단어의 뜻을 ‘높이 받든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서운하고 화가 나는 겁니다. 존중한다는 것은 첫째, 그 사람과 내가 서로 다르다는 사실, 즉 다름을 인정하는 거예요. 우리는 저마다 모양이 다르고, 색깔이 다르고, 크기가 다르고, 이렇게 모두 다릅니다.

믿음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고, 의견도 다릅니다. 이처럼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존중하는 것입니다. 사실은 다름을 인정하고 안 하고를 따질 것도 없어요. 원래 다른 거예요. 이게 진실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진실에 기초해서 사실을 사실대로 보지 않고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 ‘나는 맞고 너는 틀렸다’, ‘나는 좋고 너는 나쁘다’ 자꾸 이렇게 접근하기 때문에 부정적 감정이 일어나는 겁니다.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존중입니다. 나와 상대가 서로 다름을 인정할 때 ‘그 사람을 존중한다’ 이렇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나를 존중하는 것도 이와 같습니다. 내가 100미터를 20초에 달린다면 이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 곧 나를 존중하는 거예요. 그런데 내가 20초에 달리는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 ‘나는 100미터를 10초에 달리고 싶다. 왜 그렇게 못 하지?’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자기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입니다. 현재 100미터를 20초에 달린다는 이 사실 자체를 인정하면 그게 존중이에요. 그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자기를 존중하지 않는 겁니다.

지금 질문자는 상대도 자기도 존중하지 않고 있어요. 상대는 나와 감정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고 느낌이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를 존중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본인도 ‘상대가 나를 존중하지 않는다’ 이런 착각을 하게 되는 겁니다. 본인의 능력이나 현 상황을 그대로 인정해야 하는데 그걸 인정하지 않고 허황된 생각, 즉 욕심을 내기 때문에 자기가 자기를 탓하게 되고, 자신이 초라해 보이는 겁니다. 이것은 타인도 자신도 존중하지 않는 태도예요.

‘당신은 훌륭합니다. 위대합니다’ 이렇게 해야 타인을 존중하는 게 아니에요. 타인을 존중한다는 것은 나와 다른 타인을 그대로 인정하는 거예요. 나를 존중한다는 것은 나의 현재 상태를 그대로 인정하는 거예요. 이게 ‘존중’이라는 말의 의미입니다.

그런데 지금 질문자는 남도 인정하지 않고 자기도 인정하지 않고 있어요.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 겁니다. 나와 다른 상대에게 ‘생각을 나와 똑같이 해라’ 이렇게 요구하고, 100미터를 20초에 달리는 것이 현재의 내 실력인데 ‘왜 10초에 못 달리느냐’라고 자기에게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초라해 보이고 타인에게 화가 나는 겁니다. 그러니 사실을 사실대로 인정해야 해요. 그게 바로 남을 존중하고 자기를 존중하는 방법입니다.”

나와 다른 상대를 인정하는 것이 존중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이어서 5개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 이어졌습니다.

  • 아침에 5시에 싹 일어나는 것이 잘 안 됩니다. 어떻게 하면 될까요?
  • 변화하는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어떤 교육이 절실하다고 보시나요?
  • 5년 전 강원도에 퇴직하고 나서 살 집을 마련했습니다. 아직 퇴직하려면 3년 남았는데 지금이라도 그 집에 살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마음이 일으키는 대로 해야 하나요?
  • 모둠활동을 하면서 모둠장이나 지원팀장에게 오히려 일이 가중되었습니다. 일이 많다 보니 수행보다 업무적으로 일을 처리를 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답답합니다.
  • 악화되는 남북관계가 걱정스럽습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을 마치고 스님은 정토회 정회원들에게 의견을 수렴하고 싶은 것이 있다며 설명했습니다.

“오늘 법회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지금부터는 여러분의 의견을 수렴하고 싶은 것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이 되다가 수도권에서 다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을 보면, 이 사태가 하반기에도 쉽게 종결될 것 같지 않습니다. 겨울이 오면 확진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하니 이 상황이 내년 봄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2년 내지 3년은 갈 것이라고 보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현재의 연구 속도로 볼 때 빠르면 내년 상반기, 늦어도 내년 하반기에는 예방 백신이나 치료약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해요. 그러나 치료약이 개발되어도 임상 실험을 해야 하고, 약품으로 승인받아야 하고, 대량생산을 해야 하고, 대량생산을 하더라도 돈 있는 나라와 부자들이 먼저 쓰기 때문에 순서가 우리까지 오려면 시간이 좀 걸립니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아직 개발도 안 됐지만 개발한다 해도 실질적으로 쓸 수 있게 되기까지 절차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서 적어도 지금부터 500일쯤 지난 내년 하반기에나 되어야 어느 정도 해결되는 국면으로 갈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예측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방역을 잘해서 사태가 조기에 진정이 되면 다행이지만, 그게 어렵다면 지금과 같은 사회적 거리두기 또는 생활 속 거리두기를 계속 지속해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토회를 어떻게 운영하는 것이 좋겠는가?’

이것이 지금 정토회가 당면한 과제입니다. 불교대학, 경전반, 수행법회를 비롯한 정토회 모임의 상당 부분을 온라인으로 전환하자는 게 지금까지 나온 대안입니다.

그런데 온라인으로 전환할 때 고려할 점이 있습니다. 단순히 교리를 가르치는 지식 강의라면, 온라인으로 전환해도 직접 대면할 때의 90퍼센트 정도의 효율을 볼 수 있습니다. 시간이 절약되는 등 좋은 면도 굉장히 많고요.

그런데 우리가 지금 가르치고자 하는 것은 수행입니다. 수행은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고, 체험하고, 체득을 하는 것입니다. 사고나 사유처럼 머리로 하는 지식적인 활동이 아니라 수행은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 중심입니다.

이미 우리는 과거에 불교의 지식화를 경험했습니다.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후에 부처님의 가르침이 문자로 기록되기 시작하면서 경전이 만들어졌습니다. 그 경전이 인도에서 중국으로 전해져서 중국말로 번역이 다 됐습니다. 이처럼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는 게 아니라 문자로 간접 대면을 하게 되면서 수행이 전부 지식화 되고 학문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불교학이 굉장히 발달하게 됩니다. 그 결과 부처님의 가르침은 느낌과 감정의 문제,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 생각의 문제로 바뀌어버렸어요. 그래서 이를 극복하고자 선(禪)이 나온 겁니다.

‘지금의 불교는 수행으로 가는 게 아니라 학문으로 가는 불교다. 수행으로 가려면 이심전심(以心傳心), 즉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마음과 마음으로 전달되어야 한다.’

그래서 ‘이심전심’과 ‘불립문자(不立文字)’라는 새로운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습니다. 불립문자는 ‘문자를 이해하는 것으로서는 진리를 체득할 수가 없다’라는 뜻입니다. 다시 말하면 선에서는 불립문자를 주장하면서 사람과 사람이 이심전심으로 진리를 전달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렇게 해서 선이 나온 거예요.

이런 과거의 경험을 생각해보면 온라인 전환도 비슷한 위험이 있습니다. 경전반이나 불교대학을 온라인으로 전환하면 확산이 쉽고 시간도 절약되는 등 여러 가지 장점도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지식화되기 쉬워요. 그러면 일반 불교대학과 차이가 없어져버립니다. 정토회는 수행을 모토로 해서 설립된 모임이기 때문에 정토불교대학은 수행을 체험하고 체득하는 곳이 되어야 해요.

그래서 온라인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이 부분을 보완해야 합니다. 불교대학에서 가르치는 논리나 원리, 이치는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해도 됩니다. 그러나 감정, 정서, 경험, 체험을 어떻게 할지는 좀 더 보완이 필요합니다. 이 부분을 잘 보완한다면 오히려 코로나19가 아니어도 이렇게 온라인으로 가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볼 수도 있어요. 그래서 공동체 법사단은 폐교를 정비해서 마련한 이곳 두북 수련원에서 검소하게 생활하고 아침마다 노동도 하면서 보완책을 마련하기 위해 집중적인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불교대학과 경전반을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방법으로 현재 제안된 내용은 법문 듣는 것은 온라인으로 하되 주말에는 법당이나 수련원에 와서 대화도 나누고 기도도 하고 노동도 하고 명상도 하도록 하자는 거예요. 이런 대면 접촉을 통해서 정서적인 교감의 측면을 보완하자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오늘 법회를 마친 뒤 꼭 설문조사에 참석하셔서 여러분의 의견을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그 여론을 바탕으로 해서 지역 정토회 대의원들이 지역 정토회가 앞으로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의결을 할 예정입니다.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는 못했어요. 여러분이 올린 내용을 기초로 해서 지역 대의원회의에서 의논을 할 겁니다. 이 과정은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할 예정이에요. 지역대의원회까지 거치고 나면 다시 전국대의원회의를 거쳐 최종 결정은 전국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하게 됩니다. 상임위원회에서는 이미 온라인으로 전환하자는 결정을 내렸지만, 제가 다시 제안을 했습니다.

‘대중으로부터 의견 수렴 과정을 더 거쳐서 최종 결정을 내는 게 좋겠다’

제가 어제 서울에 갔는데, 정토회 공동체에서 사는 실무자들 중에서도 엊그제 공청회를 할 때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고 한 경우가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말했습니다.

‘그러면 이것은 제대로 여론 수렴이 된 게 아니다. 다시 전체 회원들이 여론 수렴을 하는 게 좋겠다’

아직도 잘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많으면 공청회를 또 하면 돼요. 온라인으로 공청회를 여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지금 여러분의 의견을 수렴하고 싶은 주제는 앞으로 불교대학과 경전반의 온라인 전환 여부입니다. 봄불대는 이미 온라인으로 전환하기로 결정이 다 되었어요. 상임위원회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상황이 여의치 않으니 온라인으로 가자’라고 결정했는데, 지방에서는 ‘지금 바로 전환하기는 어렵다’라고 해서 지역 정토회 별로 의논해서 오프라인으로 갈지 온라인으로 갈지 각자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은 여론을 더 이상 수렴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런데 가을에 모집하는 불교대학은 곧 모집을 위한 홍보를 시작해야 해요. 6개월 과정의 온라인 수업이라고 홍보할 것인지, 지금처럼 1년 과정의 오프라인 수업이라고 홍보할 것인지를 지금 결정해야 합니다. ‘오프라인으로 간다’, ‘온라인으로 간다’ 이 두 가지 중에서 어느 것이 나을지 여론 수렴을 해주시면 됩니다. 온라인으로 간다면 6개월 과정의 수업이 돼요. 오프라인으로 간다면 중앙에서만 온라인 과정을 실험적으로 운영해 볼 것이기 때문에 교실 담당자들에게 큰 부담이 안 가도록 조치를 취해드리겠습니다.

법사단이 어느 쪽을 원하는지는 따지지 말고 여러분의 생각을 알려주세요. 여러분이 불교대학을 다녀보고, 경험해보고, 지금 변화된 상황과 지역 정토회 상황을 헤아려서 ‘우리는 여론이 이렇다’ 이렇게 알려주면 그걸 기초로 해서 전체 결론을 내겠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나온 전체 결론은 설령 개인 의견과 달라도 여러분 모두가 수긍해 주셔야 합니다. 그러니 일단 여러분부터 자기 의견을 분명하게 밝혀주십사 당부말씀을 드립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라도 정회원 법회가 필요해요. 법회 중에 이렇게 의논을 할 수 있잖아요. 안 그러면 또 정회원만 따로 모아서 공청회를 해야 해요. 앞으로 정회원 아닌 분들은 금요법회에 참가하고, 수요일은 다른 법문 없이 이런 얘기만 나누는 것도 능히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생방송이 끝나고 모둠별로 마음나누기를 했습니다. 마음나누기를 마치고 나서는 방금 스님이 공지한 대로 설문조사에 다 함께 참여해 자신의 의사를 표현했습니다.

사홍서원으로 수행법회를 끝내고, 스님은 곧바로 두북특별위원회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오늘은 의식복식분과에서 ‘예불과 법회 식순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를 주제로 발표하고 전체 토론을 했습니다.

하루 종일 의식문화 개선에 대해 논의하다가 6시 30분에 회의를 마쳤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논의합시다. 지금 비가 오기 때문에 저는 빨리 호박을 심으러 가야 해요.” (모두 웃음)

비가 많이 내리는데 호박을 심는다고 하니 모두 의아해했습니다. 스님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먹고 남은 호박을 거름에 던져 놓았더니 거름 속에 호박 모종이 엄청나게 올라왔어요. 그냥 버리기에는 아깝고, 그래서 호박 모종을 밭으로 가져가서 다 심으려고 해요. 비올 때 모종을 심어야 살아날 확률이 높거든요.”

스님은 곧바로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비옷을 입은 뒤 삽과 괭이를 들고 거름을 모아놓은 곳으로 갔습니다. 거름 위에서 자라고 있는 호박 모종을 삽으로 퍼서 모두 대야에 담았습니다.

대야에 호박 모종을 가득 담아 산 윗밭으로 올라갔습니다. 비옷을 입으니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났습니다.

산 윗밭에는 한 달 전에 소똥 거름을 많이 옮겨 두었는데, 밭에 거름으로 뿌리고 난 뒤에도 아직 양이 많이 남아 있었습니다. 벌써 거름 위로 잡초가 많이 자라 있었습니다. 먼저 잡초를 깨끗이 제거했습니다.

잡초가 제거된 소똥 거름 주위를 빙 돌아가며 호박 모종을 심었습니다. 삽으로 퍼서 대야에 담다 보니 뿌리가 잘린 것도 있고, 뿌리가 약해 보이는 것도 몇 개 있었습니다.




“죽으면 죽는 거고, 살면 사는 거예요. 그냥 한번 심어 놓아 봅시다.”

모종을 다 심고 주위를 들어보니 밭고랑에 잡초가 많이 자라 있었습니다.

“잡초도 좀 뽑고 갑시다.”

한 고랑씩 맡아서 잡초를 깨끗이 뽑았습니다. 괭이질을 하느라 땀이 많이 났습니다. 숙인 허리를 펴며 스님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자라야 하는 곡식은 안 자라고, 잡초만 계속 자라요. 뽑으면 또 나고, 뽑으면 또 나고.” (웃음)

진흙을 밟아 가며 잡초까지 다 정리한 후 산에서 내려왔습니다.

“수고했어요.”

산을 내려오니 해가 저물었습니다. 내일은 아침에 농사일을 한 후 하루 종일 두북특별위원회 회의를 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68

0/200

임규태

스님께 감사드리며 여러 봉사자님들과 온라인 참가자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2020-12-09 23:40:43

김현숙여래심

진정 우선되어 지켜야 할 것은 이 땅의 평화입니다 우리의 염원 세기 가기 전 이뤄지길 ...

2020-07-18 00:42:15

정지나

감사합니다 꾸벅!

2020-07-03 21:52:41

전체 댓글 보기

스님의하루 최신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