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0.5.21-22 두북 특별위원회 회의, 농사일
“내 삶의 목표는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

안녕하세요. 오늘은 두북 특별위원회 회의가 열리는 날입니다. 서울 일정을 마치고 어젯밤에 두북 수련원에 도착했습니다.

스님은 아침에 밭일을 한 후 비닐하우스가 있는 밭에서 수련원까지 자전거를 타고 왔습니다. 자전거에서 내린 스님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자전거 핸들에 무릎이 계속 닿아서 이상하다고 계속 생각했는데, 지금 내려서 보니까 핸들을 거꾸로 한 상태에서 타고 왔네요.” (웃음)

공동체 법사단은 먼저 서울을 다녀온 스님에게 삼배로 인사를 한 후 두북특별위원회 회의를 시작했습니다. 먼저 스님이 여는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서울에 올라간 김에 통일특별위원회 국장단과 회의를 하고 왔습니다. 통일특별위원회에서도 온라인 TF팀을 구성해서 행복시민을 대상으로 온라인 강연을 진행해 보기로 했어요.”

이 외에도 몇 가지 내용을 더 공유한 후 회의를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어느 분과에서 발표하실 건가요?”

“불교의식개혁 분과에 발표할 내용 있습니다.”

“의식에 대해서는 엊그제 발표했잖아요. 며칠 만에 또 새로운 안을 만들어 오셨어요?”

“네. 5월 말에 끝내려고 기를 쓰면서 하고 있습니다.” (웃음)

연구 성과가 있는 분과부터 손을 들고 발표를 시작했습니다. 먼저 개원 기념법회 분과에서 발표를 했습니다.

“개원 기념법회의 컨셉으로 3가지 안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그중 하나는 ‘1차 만일의 보리수 씨앗, 2차 만일의 전 세계의 숲으로’입니다....”

컨셉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습니다. 스님도 의견을 주었습니다.

“보리수 씨앗과 숲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는데, 조금 더 이치에 맞게 순서를 정리를 해보면 이렇습니다. 지도법사는 보리수 씨앗이라고 할 수 있고, 1차 만일결사는 보리수나무를 키운 것이고, 2차 만일결사는 보리수나무가 숲을 이루는 것으로 표현해 볼 수 있겠죠. 즉, 1차 만일결사는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나의 모델을 만든 것이라면, 2차 만일결사는 전 세계인들을 대상으로 확대해 나가는 것이 순서에 맞을 것 같아요.”

다음은 개원기념법회를 계기로 불교대학 교과과정 개편을 해보자는 것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현재의 교과 과정인 실천적 불교사상, 부처님의 일생, 근본 교리, 불교의 변천사를 어떻게 재구성하고, 어떤 방식을 새로 도입할지 다양한 의견이 제안되었습니다. 스님도 몇 가지 아이디어를 주었습니다.

“부처님의 일생 강의를 고집멸도의 가르침과 연결해보자는 제안이 있었는데요. 싯다르타 태자가 농경제에 참석하고 사문 유관을 통해 중생의 고통을 본 것은 ‘고성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출가해서 성도 하기 전까지 수행을 하신 것은 ‘집성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겠죠. 성도를 하신 것은 ‘멸성제’에 해당합니다. 성도 후 고통받는 많은 사람들을 교화하신 내용은 ‘도성제’에 해당하는 내용들로 연결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직도 개원기념법회에 대해서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스님은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구체적인 아이디어들이 더욱더 발산되도록 해보면 좋겠다고 격려를 해주었습니다.

“지금 구체적인 제안들이 나오고 있는 것을 보니, 이제 이 일이 나의 일이라고 받아들이는 모습들이 조금씩 보이네요. (웃음)

그리고 남이 발표할 때 잘 들으셔야 돼요. 자기 발표할 것만 생각하고 있으면 안 돼요. 그러면 전체 회의가 별로 의미가 없어요. 앞으로는 쟁점을 다 뽑아서 우리 모두가 1안, 2안, 3안에 대해 찬반 의견을 말하고, 소수 의견도 들어가면서 결정을 해내가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안을 내는 사람도 구체성이 좀 떨어지고, 결정해야 할 여러분들도 자기 분과에 대해서만 알고 있지 전체 내용을 세세하게 모르고 있거든요. 그래서 오늘 오후에라도 다른 분과의 발표 내용을 자세히 읽어보셨으면 좋겠어요.”

불교대학 강의 방식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왔는데요. 유수 스님은 불교대학 강의에 용어 해설이나 설명을 과감하게 빼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도리천, 33천, 수미산, 이런 용어에 대한 설명을 이제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문화적인 요소는 다 빼고 수행과 법에 대해서만 스님께서 강의를 하시면 좋겠어요. 불교문화에 대해서는 사찰 순례를 하거나 인도 성지순례를 가셨을 때 그때 해주셔도 괜찮습니다. 그래서 따로 설명을 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불교를 스님께서 강의하시면 좋겠습니다.”

“왜 전통을 계승하고 승복을 입고 있는 유수 스님이 그런 제안을 하세요?” (모두 웃음)

각자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서로 손을 들고 차례를 기다렸습니다.

돌아가며 한마디씩 의견을 다 말한 후 마지막으로 스님에게 정리 말씀을 청해 들었습니다. 스님은 삼귀의도 불교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바로 설명이 가능하다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삼귀의를 현대적 의미에서 재해석해보면

“삼귀의를 조금 더 보편적인 방법으로 설명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첫째, 내 삶의 목표를 무엇에 둘 것인가를 분명하게 해야 합니다. 우리의 삶의 목표는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그게 곧 붓다입니다. 행복한 사람이 되겠다고 삶의 목표를 분명히 하는 것이 ‘귀의불’입니다.

행복한 사람이 되겠습니다

둘째,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이냐. 방법은 간단합니다. 다른 노력을 할 필요가 없고 사실에 기반을 두면 됩니다. 환영과 오류가 아닌 실재에 기반을 두는 것이 바로 ‘귀의법’입니다.

항상 사실에 기초하겠습니다

셋째, 사실에 기반을 두기 위해서는 깨어있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알아차림과 깨어있음을 연습하는 사람들이 바로 ‘승’입니다. 우리는 과거의 업식 때문에 사실에 기반을 두지 못합니다. 그래서 깨어있는 상태로 나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연습을 하는 것이 바로 ‘귀의승’입니다.

깨어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꾸준히 연습하겠습니다

삶의 목표를 행복에 두는 것이 ‘불’이고, 행복에 도달하는 방법으로 사실에 기반을 두는 것이 ‘법’이며, 사실에 기반을 두기 위해 끊임없이 연습하는 사람이 ‘승’입니다. 이렇게 좀 더 보편적으로 설명한다면 누구에게나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을 겁니다.

수행자라면 삶의 목표가 분명해야 합니다. 돈을 벌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행복이 더 근본적인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 방법은 사실에 기반을 두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오류에 기반을 둔 삶을 오래 살았기 때문에 이것을 시정해나가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불교의 용어를 해설해주는 방식이 아니라 ‘인생의 목표가 무엇인가’, ‘어떻게 그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가’, ‘당신은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연습하는 사람이다’ 이렇게 하나씩 배워나가도록 하는 겁니다. 삼귀의의 용어를 해설하는 것이 아니고요.

‘행복한 사람이 되겠습니다’
‘항상 사실에 기초하겠습니다’
‘깨어있는 사람이 되기 위한 연습을 꾸준히 하겠습니다’

이렇게 삶의 입장을 분명하게 하고 나서 그다음에 오계를 맹서 하는 겁니다. 어떤 경우에도 다섯 가지는 반드시 지킬 것을 약속하는 거죠.

첫째, 남을 죽이거나 때려서는 안 된다.
둘째,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빼앗아서는 안 된다.
셋째,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해서는 안 된다.
넷째, 거짓말을 하거나 욕설을 해서는 안 된다.
다섯째, 술을 먹고 취해서 남을 괴롭혀서는 안 된다.

그러고 나서 어느 정도 공부가 더 되면, 세 가지를 추가로 발원하게 되는 거예요.

첫째, 사치하지 않고 검소하게 살겠습니다.
둘째, 교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살겠습니다.
셋째, 들뜨거나 쾌락을 추구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며 살겠습니다.

이런 공부를 하는 중에 천일결사 수행에도 참석하는 경험을 갖게 하고, 깨달음의 장을 한번 다녀올 수도 있고, 일요일 저녁에는 온라인 명상에 참석하는 경험을 하게 될 수도 있겠죠.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나는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정회원이 되겠다’라고 하는 사람들은 수행 대학과 같은 심화 과정을 더 공부할 수 있게 되고, ‘나는 책임과 의무가 부담스럽고 자율적으로 참여하고 싶다’라고 하는 사람들은 그냥 일반 법회를 듣게 되는 겁니다. 대략 이렇게 그림을 그려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개원 기념법회에 대한 열띤 토론을 마친 후 이어서 온라인 정토회 분과에서 발표를 이어나갔습니다. 오늘은 온라인 정토회까지만 논의를 한 후 회의를 마쳤습니다.

“저는 오후에 손님이 찾아와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법사님들은 오후에도 계속 분과별로 회의를 계속하시기 바랍니다.”

스님이 손님과 미팅을 하시는 사이 법사님들은 오후 내내 분과별로 모여 회의를 했습니다. 농사팀 행자님들은 농사일을 마치고 와서 저녁에 마음 나누기를 한 후 일정을 마쳤습니다.

5월 23일

다시 아침이 밝았습니다. 오늘 스님은 수련원을 찾아온 손님들과 경주 남산을 둘러보며 천룡사 복원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손님들을 보내고 오후에는 수련원 뒷밭에 상추 모종을 옮겨 심었습니다. 수련원 뒷밭은 돌무더기가 쌓인 버려진 땅을 개간해서 만든 밭입니다. 얼마 전에 이 밭에서 열무를 수확했는데도 거름이 없어서 땅이 딱딱했습니다.

다시 거름을 충분히 주고 땅을 뒤섞어 주었습니다. 땅이 딱딱해서 삽질 한 번에도 힘이 많이 들었습니다.




얼굴 위로 땀방울이 비 오듯 쏟아졌습니다. 땅을 뒤집고, 호미로 뭉친 흙을 부수고, 큰 돌을 골라내고, 레기로 평평하게 골랐습니다.


거름과 흙이 잘 섞여 쑥버무리 같은 밭이 만들어졌습니다. 그 위로 상추용 비닐을 덮어주었습니다.

물도 충분히 주었습니다.

드디어 밭 준비를 마치고, 상추 모종을 심기 시작했습니다.


모종을 가져온 만큼 심고, 빈 땅은 나중에 다시 심기로 했습니다. 내일 자재요양병원에 줄 농산물도 수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도구를 정리하고, 비닐하우스로 가서 ‘배추, 양배추, 호박’을 수확했습니다.




수확을 마치고 스님은 새로 짓고 있는 비닐하우스 두 동을 둘러보았습니다. 아직 뼈대만 세워 놓았지만 아주 우람해 보였습니다.

저녁 6시가 다 되었습니다. 저녁 식사를 하고 예불을 드린 후 7시 30분부터 마음 나누기를 했습니다. 농사일이 늦어져서 마음 나누기 시간을 30분 늦추었습니다.

저녁 먹을 시간도 없이 대충 얼굴만 씻고 저녁 7시 30분부터 마음 나누기를 시작했습니다.

“마음 나누기를 시작하겠습니다. 13명이니까 3분을 넘지 않도록 마음 나누기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차례대로 돌아가며 오늘 일하면서 알아차린 점을 이야기했습니다. 농사 담당 행자님은 농사일을 잘 모르는 데다 일이 너무 많아서 마음이 무겁고 힘들다며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지금 일이 너무 많아요. 모 심는 날까지만 견뎌보자고 마음을 먹었는데, 모심기가 끝나면 또 모를 관리해야 하잖아요. 내일은 소똥을 옮겨야 하는데 소똥이 너무 무겁고...”

두북 농사팀 전원은 농사 담당 행자님의 버거운 마음에 공감을 해주면서 내일은 다 같이 농사일에 힘을 더 모으기로 했습니다.

“씻지도 못하고 죽을힘을 다해 일하는 모습이 안쓰럽네요. 저도 내일은 다른 일 제쳐놓고 농사일을 돕겠습니다.”

스님도 웃으며 격려를 해주었습니다.

“괜찮아요. 그런 고비를 넘겨야 실력이 늘어요. 죽을힘을 다해 일하다 보면 실력이 팍팍 늘거든요. 농사철에 누가 다 씻으면서 일해요? 바쁘면 대충 세수만 하고 그러죠.” (웃음)

마음 나누기 차례가 한 바퀴 돌아간 후 마지막으로 스님도 마음 나누기를 했습니다.

“저는 오늘 상추 모종을 심으면서 삽질을 많이 했더니 땀이 비 오듯이 흘렀어요. 눈에 땀이 들어가 앞이 안 보일 정도였습니다. 일을 끝내고 나니 피로감이 몰려와서 마음 나누기를 하러 오기가 조금 망설여지기도 했어요.

행자님이 눈물짓는 모습을 보고 반성이 좀 되었습니다. 저는 비닐하우스 두 개가 새로 잘 지어지고 있어서 행자님한테 ‘비닐하우스가 더 생겨서 좋겠네. 부자 됐네’ 이렇게 말했거든요. 제가 행자님의 속마음을 몰랐네요.” (웃음)

농번기가 찾아왔음을 몸으로 체감하고 있습니다. 마음 나누기를 통해 힘든 점을 공유한 후 두북 농사팀은 다시 힘을 합해 어려움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내일은 천일결사 기도 생방송을 한 후 봉화마을을 참배하고 삼랑진에 가서 인도 사위성 천축선원 주지 대인 스님을 찾아뵐 예정입니다. 그리고 언양 자재요양병원에 채소를 전달한 후 다시 두북 수련원으로 돌아와 오후에는 가을 불교대학, 가을 경전반 온라인 법회를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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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미연

남의 탓 하지 않고 상대방으로 인하여 맘이 불편 하더라도 저를 되돌아 보며 알아차리는 연습 하겠습니다. 하다보면 언젠가 그 화나고 속상한 횟수가 줄어 들고 행복을 많이 느끼겠지요?

2020-05-27 00:14:19

보디사트바

행자님이 일이 많이 힘들었나봐요. ㅋㅋ

2020-05-26 11:53:00

월광

우리 행자님 눈물에 저도 마음이 짜안 합니다. 시간을 알차게 보내시는 스승님 참 고맙습니다. 법사님들 결사행자님들 모든 수행자님들 참 고맙습니다.

2020-05-26 11:3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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