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0.5.20. 평화재단 라운드테이블
“코로나 이후 K-방역을 넘어서서 이제는 K-개발로”

안녕하세요. 오후 2시부터는 평화재단 강당에서 ‘COVID19, 총선, 한국의 재발견’을 주제로 원탁 토론이 열렸습니다.

평화재단에서는 매년 상하반기에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학술 토론회를 열고 있습니다. 오늘은 코로나19 사태와 4.15총선을 평가하고 한국의 미래를 전망하는 토론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코로나19 감염을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라 청중은 초대하지 않고 사회원로와 전문가들의 토론을 촬영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법륜 스님의 기조 발제가 있었습니다. 스님은 코로나19로 인한 긍정적, 부정적 변화를 예견하며 그러한 변화 속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어떻게 열어나갈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아울러 지난 총선 결과에 숨어있는 불안정한 요소를 짚으며 국민을 통합하고 북한을 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시작되고 나서 지금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면, 처음 발병했을 때는 이 바이러스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에 방치한 면이 있었고, 그다음에는 빠르게 확산이 되니까 놀라서 과잉대응을 한 면이 있었습니다. 잘 몰라서 방치한 사이 빠르게 확산이 되어서 재앙을 초래했고, 상황이 급격하게 나빠지면서 바이러스와의 전쟁이라 할 만큼 통제가 심해지고 혼란이 가중됐습니다. 중국은 처음에 잘 몰랐기 때문에 방치를 하는 바람에 재앙을 초래했고, 한국은 상황이 급격하게 나빠지면서 마스크 대란이라는 혼란을 겪었습니다.

교만이 불러온 미국과 유럽의 대혼란

이렇게 중국이나 한국에서 일어난 사태를 보면서 미국이나 유럽은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이라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지금 대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아마도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중국은 후진적인 나라이니까 제대로 대응을 못했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 하고 교만을 부린 것이 결국 더 큰 화를 불러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아직 백신이나 치료약은 개발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서 조금씩 알게 되었고, 그에 맞는 대응책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주로 침을 통해서 전염되고, 침이 나가는 거리가 2미터 정도이기 때문에 적정한 거리두기, 마스크 끼기, 손 씻기라는 생활 실천 운동이 전개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사회적 거리두기입니다. 가까이에서 만날 수밖에 없을 때는 내가 다른 사람에게 전염을 하거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내가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마스크를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러 가지 실험에 의하면, 밀폐된 공간에서 말을 할 때 나가는 침 중에 아주 작은 침방울은 8분 가까이 공중에 떠 있는다고 합니다. 밀폐된 공간에서 전염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가능하면 밀폐된 공간은 피해야 됩니다. 이런 사실들이 알려지면서 대면 접촉을 기피하게 되었습니다.

온라인 영역의 폭발적인 증가

이런 변화 때문에 지금 온라인 영역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생필품을 사기 위해 가게에 가는 대신 온라인 쇼핑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회사에 출근하던 방식이 재택근무 방식으로 바뀌는 등 대면 접촉이 필요한 사업은 점점 축소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공장이 멈추고, 대면 접촉을 하는 노동자들의 상당수가 실직을 하고 있습니다. 만약에 이런 현상이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됩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겪은 비상사태의 주 원인은 안보 문제였습니다. 안보에 관계되는 문제라고 하면 비용이 더 들더라도 1%의 위험성도 방지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래서 안보에 관련된 기술이나 공장은 가능하면 남한테 의존하지 않고, 생산 비용이 더 들더라도 자국 안에 생산시설을 뒀습니다.

국제 분업 체계의 와해

그런데 이번 보건 의료 비상사태를 겪으면서 이런 입장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안보뿐만 아니라 보건 의료 분야도 자국에서 개발하고 생산하는 완결구조를 가질 필요성을 느끼게 된 겁니다. 보건 의료 비상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마스크나 보호장비, 진단키트 등이 필요한데, 이런 물품들이 다 다른 나라에서 생산하다 보니 자국에서 구하기가 어렵다는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또 자국에 생산 공장이 있다고 해도, 이런 물품을 만들기 위한 원료가 다른 나라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자국에서 생산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발생했습니다.

이렇게 안보 이슈보다 더 자국민들에게 영향을 주는 건강 문제들이 발생하면서, 지금까지 무조건 비용을 싸게 하기 위해 해왔던 국제 분업 체계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보건 의료 비상사태가 생기니까 국제 분업 체계만 믿고 있다가는 굉장히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 겁니다. 안보뿐만 아니라 많은 부분에서 자국 안에 생산 공장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면서 외국에 나갔던 자본이나 공장이 자국으로 돌아오는 현상이 지금 일어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사회적 현상은 국가 간의 사람 이동이 줄어드는 것입니다. 그동안 자본은 값싼 노동력을 찾아 이동했고, 노동력은 값비싼 임금을 따라서 이동했습니다. 그런데 이동이 제한되고 막히면서 노동이나 자본의 국제적인 이동이 일시적으로 멈추거나 상당 기간 축소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방역과 관련해서 이민자들에 대한 배타적인 태도들이 나타나게 되면서 앞으로는 역이민 현상도 생겨나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개인의 권리보다 점점 비대해지는 국가 권력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가 권력이 비대해지는 상황은 대부분 안보 문제와 관련이 있습니다. 그래서 정치인들이 장기 집권을 하려 들거나 정부의 힘을 키우고자 할 때 주로 안보 이슈를 내걸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보건 문제로 인해서 국가 권력이 비대해지는 것을 국민들이 용인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개인의 권리가 유보되는 문제가 지금 논쟁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도 안보가 아닌 건강 문제로 인해 국가 권력이 비대해지는 상황을 국민이 지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현행법을 다소 넘어서더라도 강력한 행정력을 발휘하는 지자체장이나 정치인들이 오히려 국민의 지지를 받는 현상은 앞으로 우리가 예의 주시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소득제가 보편화될 가능성

그리고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빈부격차가 더욱 심화되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안 그래도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있긴 했지만, 앞으로 직접 대면해서 일해야 하는 사람들이 빠른 속도로 직장을 잃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동안 하나의 이상으로 제시되었던 기본소득제가 한시적으로나마 여러 나라에 실행되었습니다. 이런 위기가 계속 지속되면 기본소득제가 사회의 안전 시스템으로 본격 도입되어 보편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온라인 활동은 더 빠른 속도로 가속화될 것 같습니다. 비대면 접촉이 증가하면서 사람의 이동이 감소하고 있는데, 이것은 기후변화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검소하고 단순한 생활 방식으로의 전환

전문가들의 예측에 따르면, 이번 사태가 완전히 종결되기는 어렵고, 바이러스 감염이 되풀이되는 현상이 우리의 일상으로 자리 잡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이처럼 비대면 접촉이 늘어나는 것이 우리의 일상이 된다면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겁니다. 예를 들어, 비대면 접촉에서는 고급 향수를 뿌리고, 비싼 가방을 들고, 비싼 옷을 입는 게 별로 도움이 안 됩니다.

나아가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로 특징되던 자본주의 시스템도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겁니다. 좀 더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면,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검소하고 단순하게 생활하면서도 행복하고, 좀 더 만족하는 문화로 바뀔 수 있는 토대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측면에서 전망해보면, 대한민국이 코로나19에 아주 잘 대응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다른 나라들이 못한 것에 비하면 확실히 잘한 것 같아요. 그래서 ‘K-방역’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국제적으로 상당한 신뢰를 얻었습니다. 중국처럼 강제적 통제를 무조건 강요한 것도 아니고, 미국이나 유럽처럼 자유방임을 한 것도 아니고, 국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자제하는 자율성을 발휘했고, 정부도 가능하면 강제적 통제를 덜 하려는 방식을 취한 것이 상호 잘 결합되어서 비교적 모범적으로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습니다. 게다가 진단키트를 비롯해 중소기업들의 여러 가지 관련 기술이나 제품들도 상당히 신뢰를 얻었습니다.

K-방역을 넘어서서 이제는 K-개발

그런 의미에서 이번 코로나19 사태와 대한민국의 대응은 국민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는 늘 선진국을 모방하는데 열중했지만, 이제는 ‘한류’, ‘K-팝’, ‘K-방역’이 각광받는 현상에서 보듯이 앞으로는 한반도 평화와 북한 개발 같은 문제에 있어서도 뭔가 새로운 것을 세계에 내놓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도 가져봅니다.

그리고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미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 기업들이 자국으로 회귀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자국으로 회귀하면 생산단가가 비싸지는 게 제일 큰 문제입니다. 그래서 정부가 세금 면제 등 여러 가지 혜택을 줘서 기업을 자국으로 돌아오게 하려고 애쓰지만, 그래도 기업 입장에서는 그 정도 혜택 갖고는 좀 부족합니다. 그래서 중국이나 제3세계에서 생산하기에는 안전이 담보가 안 되고, 자국에서 생산하기에는 생산단가가 너무 높다는 딜레마에 놓여 있습니다.

저는 이런 상황이 우리 대한민국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정부의 통제를 가급적 줄이는 방식으로도 방역에 성공했다는 신뢰를 국제사회로부터 얻었고, 기술도 인정받았습니다. 여기에 남북 관계까지 안정이 될 경우 우리에게는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찾아올 것입니다. 남한이 보유한 신뢰와 기술이 북한이 보유한 값싸고 성실한 노동력과 잘 결합한다면, 한반도가 세계의 새로운 생산기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것이 우리에게는 엄청난 발전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려면 평화 보장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지금은 코로나19의 불확실성보다도 북한의 불확실성이 더 높기 때문입니다. (모두 웃음)

남북 관계가 안정되어 평화가 확실히 보장되고, 한국이 갖는 신뢰와 기술이 담보되는 가운데 북한 개발을 통해 생산단가를 떨어뜨린다면, 국제사회에서 한반도가 굉장한 투자처로 떠오르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K-개발’이라고 하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모든 국민의 노력으로 이루어낸 성과

이번 총선에서 여당이 큰 차이로 승리한 원인으로는 코로나19 대응을 비롯한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저는 국민의 지지에 비해서 여당의 의석이 너무 많아졌고, 그 결과 오히려 정치적 불안정을 가져올 위험이 더 높아졌다고 봅니다. 여당이 자신들의 승리에 취해 독선적으로 나간다면 굉장히 어려운 국면에 처하게 될 거예요. 그리고 야당이 그나마 얻은 표도 지역적으로 편중되어 있기 때문에, 야당 입장에서는 정부나 여당과 협력할 필요성이 별로 없습니다. 그저 극한 반대만 계속하는 게 정치적으로는 유리합니다. 이렇게 여당은 독선적으로 갈 가능성이 높고, 야당은 무조건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면, 정국이 극한 대치 상황으로 흘러가게 될 겁니다. 이런 점들이 우리가 지금 해결해야 할 과제들입니다.

정부는 한국이 이번 코로나 사태를 안정적으로 극복한 것을 정부의 공덕이나 어떤 특별한 사람의 공덕으로만 돌리지 말고, 모든 국민의 노력으로 이루어낸 성과라는 점을 내세우면서 국민 통합의 메시지를 발표해주면 참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승자는 패자에게 굴욕감을 주기보다는 패자를 포용해서 가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독선적으로 가지 않고 오히려 국민통합을 위한 과감한 정치적 제스처(gesture)를 취해준다면 우리 국민들에게 큰 희망을 줄 수 있을 겁니다.

새로운 대한민국의 길을 열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이렇게 해서 첫 번째 단계로 국민통합을 이루어나가고, 두 번째 단계로 북한을 포용해야 합니다. 이렇게 해나가면 미국과 중국 사이의 틈바구니에서 우리의 자주성을 조금이라도 확보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나갈 수 있을 겁니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 권한을 축소하고, 그 권한의 일부를 내각으로 이전하고, 중앙권력을 지방으로 이전하고, 승자 독식의 현행 선거법을 개정해서 가능하면 사표를 방지하는 쪽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것은 현 정부가 들어설 때 이미 국민과 한 약속이기도 합니다. 이것을 여야 합의를 통해 추진해 나갈 수 있다면, 새로운 대한민국의 길을 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그런 희망을 가져보면서 제 발표는 이만 마치겠습니다.”

이어서 두 전문가의 발제를 들었습니다. 먼저 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 교수 남기정 님이 코로나 사태로 인한 국제 정세의 변화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저는 두 개의 화두를 던지고자 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동북아 질서가 변혁될 수 있다는 것과 그에 대한 우리의 대응으로 중견국 외교의 기회를 말하고자 합니다.

국제정치학자들은 대부분 코로나 사태로 인해 ‘자유롭고 열린 국제질서가 도태하고 닫힌 성곽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라고 보고 있습니다. 가장 뜨거운 화두는 국가의 귀환입니다. 지구화, 세계화에 이별을 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결연하게 들려오고 있습니다.

유럽과 미국 등 자유민주주의 선진국들, 중국과 러시아 등 권위주의 국가들의 방역이 모두 심각한 문제를 드러내는 가운데, 한국의 재발견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른바 K-방역이라는 한국의 성공입니다. 한국의 성공에는 중앙 집권화된 민주체제, 의료보험의 보편화와 준비된 공공보건 시스템, 사회적 응집력과 수준 높은 시민의식, 의료계 인사들의 전문성과 헌신성, 정치 지도자의 의지와 수월성 등이 중요한 요인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한국은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 투표율 66.2%를 보이며 총선을 예정대로 치렀습니다.

K-방역, K-민주주의를 자산으로 한국이 G20을 이끌면서 처음으로 국제질서를 만들어볼 수 있는 기회의 창이 열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포스트 코로나시대에 동북아시아에는 역사상 처음으로 제국이 없고 패권도 없는 중견 국가들이 집단지도체제로 이끌어가는 시대가 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제 군사안보를 전제로 한 MD(Missile Defense)가 아니라 중견국 외교의 (Middle-Power Diplomacy)를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기정 교수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국제 정치에 대해 발표했다면 뒤이어 조한범 박사는 국내 정치에 초점을 맞추어 발제를 해주었습니다.

“저는 이번 코로나 사태를 보면서 조금 재미있는 포인트에 주목을 했는데요. 서구의 개인주의에 기반을 둔 합리성이 이제 위기에 봉착한 것 같아요. 반면 공동체적 합리성에 기반을 둔 아시아적 근대화의 가능성이 확인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동양이라고 하면 항상 중국과 일본을 봤는데 그 사이에 한국이라는 나라의 매력적인 근대화의 가능성이 보이게 된 겁니다.

이번 코로나 대응은 사실 이 정권의 성과가 아닙니다. 우리 국민이 걸어온 결과입니다.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 노력한 결실이 맺어진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과연 이 정부가 의석의 3분이 2를 싹쓸이할 정도로 성과를 보였느냐?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지금 기뻐해야 할 때가 아니라 주류가 된 진보가 새로운 책임감을 가지고 새로운 질서를 차분하게 준비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이념적인 혼돈을 정리하고, 건강한 진보와 보수가 재탄생해서 공존할 수 있는 구도가 필요합니다.

코로나 시대 우리의 경쟁력은 평화경제라고 봅니다. 남북의 평화 경제로 가면, 중국과 일본도 연계될 수밖에 없습니다. 4차 산업혁명보다는 평화경제에서 답을 찾아야 합니다.”

기조발제와 두 분의 발표를 듣고 라운드 테이블을 시작했습니다. 방청객도 없고 영상으로 녹화하고 있어서 중간에 휴식시간 없이 계속 진행했습니다. 사회 원로와 각계 전문가의 고견을 듣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모두가 함께 하지 않으면 함께 무너집니다. 생태적 세계관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한국 모델의 장점이 있지만 공공성만 강조할 경우 시민 사회가 죽을 수 있습니다. 한국의 재발견에는 시민사회, 지자체, 민간기업의 재발견도 포함됩니다. 강한 시민사회와 강한 국가를 동시에 추구해야 합니다.”

“곧 본격적 경제 위기가 닥칠 것입니다. 저는 보수 정당인으로서 실패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보수가 환골탈태해야 합니다. 국내 경제회복, 남북관계 회복을 위해 여야가 머리를 맞대어야 합니다. 지금이야말로 상생과 협력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우리나라만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어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큰데, 전 세계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어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프랑스, 독일 등도 한국과 연대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외교의 기회가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기회는 굉장히 얇고 짧고 놓치기 쉽습니다.”

“올해 12월까지 코로나 이야기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내년 12월까지는 코로나 사태가 계속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2차 대유행이 언제 들이닥칠지 모릅니다. 먼저 간 자 나중 되리라는 성경의 말처럼 우리가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의사들도 가을쯤 되면 지칠 겁니다. 2차 충격이 힘들다고 하는 이유는 그때가 되면 돈은 다 썼고 직업까지 잃으면 더욱 힘들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한국이 모범 국가가 되었지만, 올 가을에도 계속 모범 국가일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여러 가지 의견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중간 휴식도 없이 예정된 시간을 다 소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속도감 있게 한 마디씩 들어 보았습니다.

스님도 오늘 토론을 마무리하며 한 마디를 해주었습니다.

“오늘 여러분과 대화를 나누면서 한국은 기술적으로나 경제적으로도 세계 10위권에 들 정도로 성공적인 국가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 한국의 민주주의는 전후 세계의 약소국가 중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발전해 왔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와 그 대응을 지켜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재발견 또는 국민들의 갖게 된 자부심에 대해 얘기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더 큰 위험 요인

그러나 사실 우리에게는 이런 모든 것들이 모래성처럼 일순간에 무너져버릴 위험이 있습니다. 그 위험은 코로나 바이러스도 아니고, 금융위기도 아니고, 소상공인 붕괴도 아니고, 개인 부채 문제도 아니에요. 바로 전쟁입니다.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상존해 있는 조건 위에 이런 성과를 쌓아 올렸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까지 쌓아 올린 이 성과를 놓치지 않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다시는 전쟁이 없도록 평화를 정착시키는 것입니다. 국가를 경영하는 사람들이나 정치인들은 이걸 가장 우선시해야 합니다. 이건 진보와 보수의 문제도 아닙니다. 일단 ‘평화’라는 기본 토대를 먼저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평화는 어떻게 정착시킬 수 있을까요? 남북관계를 살펴보면 과거야 어쨌든 지금은 남한이 북한보다 확실한 우위에 서 있습니다. 이 점에 자부심을 가지는 건 괜찮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밀어붙여서 북한을 이기려 들면 전쟁을 부르게 됩니다. 그래서 이 위험을 없애려면 남한이 확실한 우위에 서 있다 하더라도 북한을 포용해야 합니다. 이건 같은 민족이기 때문도 아니고, 북한에 끌려 다니는 것과도 전혀 다른 문제예요. 이제 보수도 더 이상은 대결 국면에 서지 말고, 이런 관점 위에 서서 국가발전계획을 확실하게 세워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평화의 기반 위에 세워나가는 국가발전계획

그러면 평화만 지키면 될까요? 아닙니다. 평화를 넘어서서 ‘남북 간의 협력’이라는 기반을 다져 놓아야 합니다. 이번에 미국 기업들이 중국 등 다른 국가에서 철수하는 사례를 보면, 미국으로 돌아가기에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그렇다고 생산시설을 중국에 놔두기에는 위험부담이 커서 고민이 많습니다. 이럴 때 이런 기업들이 한국으로 올 수 있도록 해본다면 어떨까요?

남북한의 협력이 전제된 위에서 남한이 갖는 개방성, 신뢰, 기술을 북한이 갖는 비용 절감 조건과 결합해서 전 세계 기업들에게 새로운 터전을 마련해 본다면, 안보는 물론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이익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핵을 비롯한 몇 가지에 너무 매여서 국가발전계획을 자꾸 뒤로 미루지 말고, 미국과 이 문제에 대해 충분히 대화를 나누고 미국을 설득해서 미래의 가능성을 열어가야 합니다.

지금 동북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미개발 상태로 남아 있는 곳이 북한입니다. 이는 서울 한복판의 노른자위 땅에 빈터가 있는 것과 같습니다. 이걸 어떻게 개발할 것이냐가 관건이에요. 그런데 이곳은 지금 굉장히 불안정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이곳을 어떻게 안정시키고 개발해서 국가 발전의 새로운 동력으로 삼을 것인지를 고민해봐야 합니다. 잘못하면 있는 것도 말아먹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만, 잘하면 미국이 서부를 개척하면서 세계적 대국으로 성장했듯이 우리에게 굉장한 가치가 있는 기회로 다가올 수도 있어요.

국민통합의 기반 위에 발전시켜나가는 남북관계

그러니 이 문제를 너무 남북 대결적 측면에서만 보지 말고 국가발전계획 차원에서 보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보수 쪽에서는 국민에게 좀 희망을 줄 수 있는 계획을 내놓으면 좋겠고, 진보 쪽에서는 북한을 너무 감성적이거나 긍정적으로만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북한은 이런 개발 가능성과 기회가 있는 나라이지만, 그렇다고 현재 북한의 정치상황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평화를 지켜내는 입장에 서 있다 하더라도 북한에 대해서 너무 긍정적인 발언을 하거나, 같은 민족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통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국민들의 반대에 부딪칠 수 있습니다.

보수와 진보의 이런 극단적 태도가 좀 상호 조율이 되면 좋겠어요. 사우디아라비아의 정치 체제가 좋아서 우리가 그 나라와 교류하는 건 아니잖아요. 사우디아라비아의 현재 정치 체제는 우리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협력을 이어가듯이, 북한과의 관계도 이런 관점을 갖고 조율해나가면 좋겠습니다.

그 전제조건으로 이번 총선에서 크게 승리한 현 정부와 여당이 오히려 야당을 크게 포용하는 정책을 취해서 국민통합을 먼저 이루어주면 좋겠습니다. 그 힘으로 남북문제를 풀어나가야 국내에서도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전문가들도 스님의 이야기에 모두 공감하면서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오늘 토론한 내용은 평화재단 홈페이지에서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사회자의 안내 멘트와 함께 다 함께 기념사진을 찍은 후 라운드 테이블을 모두 마쳤습니다.

참석한 전문가들과 인사를 나눈 후 스님은 이어서 약속한 미팅을 더 가졌습니다. 저녁 8시에 서울을 출발하여 두북 수련원으로 향했습니다.

내일은 아침 8시부터 공동체 법사단과 함께 두북 특별위원회 회의를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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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역! 우린 너무 앞으로 앞으로 하며 살아왔습니다. 잠시 멈추어서 서서 우리가 이루어 낸것들을 돌아보며 잘 한것들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에 잘대처했음이나 여러가지 잘한것을 스님의 말씀처럼 잘했다는 매세지를 전달하고 국민 개개인에게 자부심을 느낄 수있도록, 잘 실천했다는 자부심이 있을때 사회가 더 단단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020-05-27 09:21:38

장성희

재난기본소득으로 최악의 고비는 넘긴것으로 보이나
8월 이 후의 상황이 또 걱정입니다.
파이는 그동안 많이 키워왔고, 이번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분배의 가치와 실천을 실험해볼 수있는 좋은 기회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2020-05-26 01:37:09

아미타

포용? 현재 여당 만큼 악랄하고
언론 여론선동하는 여당은 처음 봅니다.
윤미향 조국사건을 보면... 정말

2020-05-25 21:5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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