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0.2.4.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
"최근 남북 관계에 어떤 변화의 기류가 있나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이 평화재단에서 있었습니다. 스님은 매달 한 번씩 기독교 목사님, 천주교 신부님, 원불교 교무님, 천도교 교령님, 성공회 주교님을 모시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종교인들의 역할을 함께 모색하고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오늘도 각 종교의 어르신들이 이른 아침 평화재단을 찾았습니다. 스님도 아침 7시에 정토회관을 나와 평화재단으로 향했습니다.

평화재단 실무자들이 정성스럽게 아침 식사를 준비해서 내자, 곧바로 김명혁 목사님이 식사 기도를 해주었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우리 종교인들이 매달 한 번씩 모여서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서 마음과 뜻을 모을 수 있도록 은혜와 복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부족한 것이 많지만 자비와 사랑을 가득 베풀어 주십시오. 이 세상에는 굶어 죽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이 음식 먹고 굶어 죽는 이들을 살리는 일에 힘을 보탤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아멘!”

목사님이 아멘 하자, 스님과 신부님, 교령님, 주교님도 함께 아멘 했습니다.

식사를 하는 도중 김명혁 목사님은 주위에서 목사님들이 종교인 모임이 20년 동안 유지되어 온 것을 무척 신기해 한다며 웃으며 말했습니다.

“기독교 안에서도 목사들끼리 서로 분쟁이 많거든요. 그래서 제 주위에 목사님들이 어떻게 20년 동안 타 종교인들끼리 서로 잘 지낼 수 있느냐고 궁금해해요. 저는 목사들하고 말하다 보면 가끔 싸우기도 하는데, 우리 종교인 모임에서는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었잖아요.” (웃음)

서로 다른 종교의 지도자들이 이렇게 오랜 시간 마음을 모아 온 것으로도 모두들 뿌듯해 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모임의 대화 주제는 항상 똑같습니다. 남북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종교인들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입니다. 먼저 스님이 대화의 문을 열었습니다.

“최근 남북 관계와 관련해서 어떤 변화의 기류가 좀 있나요?”

박남수 교령님은 남한 사람들의 개별 관광을 허용하는 문제가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다며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이어서 스님이 이 문제와 관련된 생각을 이야기했습니다.

“북한에서는 지금 남한 사람들의 북한 관광에 대해서는 이런 입장인 것 같아요.

‘금강산 관광을 남한 회사인 현대가 주관해서 추진하는 것은 잘못되었다, 우리가 아무리 어렵더라도 우리의 개발권을 남에게 파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렇게 비판하면서 이제는 북한 정부가 직접 관광 개발을 하겠다는 겁니다. 그러나 남한 사람들이 개별적으로 관광을 오는 것은 환영하는 것 같아요. 북한은 지금 원산지구, 마식령스키장지구, 울림폭포지구, 석왕사지구, 통천지구, 금강산지구, 이렇게 6개 지구를 묶어서 국내 관광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원산에는 몇 백 명이 머물 수 있는 호텔이 한꺼번에 십여 개나 지어지고 있습니다. 원래는 올해 4월 15일에 준공을 하기로 했는데, 경제 제재가 가해지면서 내장재를 구입하는 게 어려워 보였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한다’ 이런 구호로 전투적으로 공사 중인데, 아마 10월 중에 준공이 되지 않겠나 예상합니다.

반면에 남한 정부의 입장은, 금강산관광은 현대아산이 개발권을 따낼 때 관광이 아니라 경제 협력으로 허가가 났기 때문에 현재 UN의 경제 제재의 대상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개인이 관광을 가는 것은 UN 경제 제재와 상관이 없는 것이니까 가능하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북한에서는 현재처럼 남북 정상 간의 약속이 하나도 안 지켜지는 상황에서 인도적 지원을 하느니, 관광을 하느니 하는 것을 꼼수라고 여깁니다. 남북 관계가 하나도 진척이 안 되고 있는데 마치 진척이 되는 것처럼 꼼수를 부린다는 거죠. 그동안 이렇게 비판해 온 입장을 북한이 거둬들일 것인지, 관광 산업을 진흥하기 위해서 개별 관광을 받아들일 것인지, 그건 아직 예상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더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당분간은 관광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북한의 식량 사정은 굉장히 어려운 상황입니다. 남북 관계는 최근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문제가 생기면서 당분간 더욱더 닫혀 있을 것 같습니다. 4월이 넘어가야 남북 관계가 좀 풀릴 기색이 보이지 않을까 싶어요.”

북한의 식량 사정은 매우 어렵지만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황에 대해 종교인 분들은 모두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습니다.

3월 18일에는 독립운동가 용성 조사님의 열반 80주기 기념식이 열릴 예정입니다. 그에 앞서 3월 17일에 기념 심포지엄을 여는데 종교인 분들도 모두 참석하기로 하고 회의를 마쳤습니다.

오전 10시부터는 평화재단 기획위원들과 회의를 한 후 오후 3시에는 서울 정토회관과 문경 정토수련원에 상주하는 공동체 성원의 제10차 천일결사 인사이동 발표가 있었습니다.

정토회에서는 매 3년마다 역할을 바꾸어 목표를 실현해나가고 있습니다. 공동체 성원들은 9차 천일결사 평가서를 작성하며 10차 천일결사 기간 동안 일해보고 싶은 부서를 써냈습니다. 개인의 희망도 고려하면서 정토회의 필요에 따라 인사 배치를 했습니다.

“지난 3년 동안 수고하셨습니다. 내일부터 새로운 부서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원하는 부서에 배치된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인도는 가겠다는 사람은 많은데 필요한 인력이 다 찼습니다. 제2 지망 부서로 가는 분도 있겠습니다. 우리는 수행자들이니까 필요로 하는 곳에서 기꺼이 일하는 사람이 되시길 바랍니다.”

스님이 부서별로 배치된 사람 이름 한 명 한 명을 불러주자 이름이 불린 사람은 일어서서 대중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새로운 일을 하게 된 사람도 있고, 기존에 하던 일을 계속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발표를 마치고 이의 신청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영상 관련 업무가 중요해지는데, 영상업무를 하던 사람을 농사에 배치하기보다 영상업무에 배치하면 좋겠습니다.”
“저는 치료를 받아야 해서 서울에 있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지만 필요하다면 문경으로 이동하겠습니다.”

이어서 정토회 운영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인사 발표 시간을 마쳤습니다.

“인수인계 기간은 1주일에서 2주일로 잡겠습니다. 내일부터는 오늘 임명된 사람이 중심이고, 원래 담당자는 인계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내일부터 새로운 임기를 시작합니다.” (모두 웃음)

다시 시작입니다. 공동체 성원들은 이제 헤어질 부서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또 새롭게 일하게 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각자 부서로 돌아갔습니다. 스님은 평화재단에서 계속 업무를 보았습니다.

내일은 평화재단, JTS, 에코붓다, 좋은 벗들 이사회가 열립니다. 스님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사회를 마친 후 두북으로 이동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39

0/200

임규태

스님께 감사드리며 여러 봉사자님들과 참가자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_^

2020-05-07 14:52:42

임호경

종교지도자들의 모임이 오래지속됨은 우리 민족의 축복입니다.

2020-02-20 17:05:00

해탈지

북한은 지금 식량난이 심각하다하는데 남북관계는 진전되는건 없고... 안타깝습니다.
개별여행이라도 가능해지면 북한 경제에 도움이 되겠지요. 북한의 관광개발 진행 상황도 알게되니 다행이다 싶습니다.

2020-02-13 00:35:56

전체 댓글 보기

스님의하루 최신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