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9.12.30 인도성지순례 준비회의, 결사행자회의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 금방 지루해집니다.”

안녕하세요. 8일 간의 휴간을 마치고 다시 스님의 하루 연재를 시작합니다.

새벽 5시, 스님은 천일결사 기도와 함께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기도를 마치고 나서는 서울 공동체 대중들과 발우공양을 했습니다.

정토회에서는 제9차 천일결사를 회향하고 지난 23일부터 1월 1일까지 3년 이상 상근 봉사활동을 한 활동가들에게 10일 간의 휴가가 주어졌습니다.

활동가들이 휴가를 간 사이에도 정토회 임원 선거를 준비하는 분들은 매일 사무실에 나와 업무를 보았습니다. 법사님들은 인도 성지순례 준비 때문에 어제부터 복귀해서 회의를 했습니다.

발우공양을 마치고 스님은 일찍 업무에 복귀한 법사님들과 활동가들에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다들 휴가 잘 다녀오셨습니까?”

“네.”

“3년 만에 한 번 있는 휴가인데, 정토회 임원 선거 준비를 하시는 분들은 일 때문에 휴가도 못 가고 수고를 해주셨습니다. 법사단은 인도성지순례 준비와 다른 업무 때문에 어제부터 복귀해서 회의가 시작되었습니다. 며칠 동안 상근활동가 분들이 법당을 잘 지켜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는 내일 아침에 신년 시무식과 정토회 임원 선거 관련해서 법문을 촬영을 하고 나서 인도로 출발할 예정입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오랜만에 법당이 다시 활력을 되찾았습니다.

이어서 8시부터 스님은 인도 성지순례 때 대중을 인솔할 법사님들과 함께 회의를 했습니다. 이동 동선, 프로그램, 스케쥴, 사진 촬영, 역할분담 등 전반적인 준비 상황을 최종적으로 체크한 후 회의를 마쳤습니다.

12시에는 러시아 크라스키노 지역에 발해 박물관 건립을 추진하는 일과 관련해서 회의를 했습니다. 크라스키노 지역은 연해주 지역의 한인 이주 역사가 시작된 대표적인 마을이며, 독립운동의 얼이 서린 곳입니다. 그리고 발해의 옛 성터인 염주성이 발굴되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스님은 매년 동북아 역사기행을 갈 때마다 이곳을 방문해 발해유적과 독립운동 유적지를 돌아보면서 염주성에서 발굴된 발해 유적을 전시할 박물관을 지으려고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최재형 기념사업회와 유니베라 상무님이 찾아와 이곳에 발해 박물관과 고려인 이주사 박물관을 함께 지으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해 와서 박물관 건립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오후 1시부터 6시까지는 결사행자회의를 했습니다. 지역 정토회별 법사단 배치, 정토회 임원 선거 준비상황, 정토회 회칙 개정, 제10차 천일결사 10대 목표, 2020년 정회원 교육 일정, 온라인 전법 방안 연구 진행상황, 정토회 사료편찬특별위원회 구성 및 운영 등 다양한 안건에 대해 많은 토론이 있었습니다.

부지런히 토론을 한 끝에 저녁 6시를 넘겨서 회의가 끝났습니다. 저녁에는 평화재단 신임 이사가 된 분들과 조촐하게 간담회를 가진 후 오늘 일정을 마쳤습니다.

내일은 신년 시무식 법문과 정토회 임원 선거에 대한 법문을 촬영한 후 인천공항으로 이동해 인도로 출국할 예정입니다. 내일부터는 인도에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은 법문이 없었기 때문에 지난 11월 27일 강남 구민회관에서 열린 청년들과의 즉문즉설 중에서 소개하지 못한 대화 내용을 공유해 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새해에 많은 계획들을 세우실텐데요. 작심삼일이 되곤 해서 고민인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막상 시작을 하면 금세 지루해져요

“저는 27살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저는 해보고 싶은 일들이 정말 많아요. 욕심이 많아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해보고 싶은 것들이 많습니다. 영어, 운동 등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 여러 가지 계획을 세워서 해보는데, 처음에 가졌던 열정이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팍 식어버리고 금방 지루함을 느껴요.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다 보니까 제가 이상한 사람인가 싶기도 합니다. 하나를 끝까지 진득하게 해서 전문성과 실력을 갖춘 사람이 되고 싶은데, 자꾸 지루함이 반복되고 있어서 고민입니다.”

“질문자는 반찬을 여러 개 놓고 이것저것 먹는 게 나아요? 한 가지만 계속 먹는 게 나아요?”

“반찬 여러 개 있는 거 진짜 좋아합니다.” (모두 웃음)

“그래요. 그것처럼 이거 조금 하고, 저거 조금 하고, 그렇게 살면 돼요. 아무런 문제가 없어요. 왜 웃어요?”

“너무 좋아서요.” (다들 웃음)

“대신에 질문자는 전문가가 되겠다는 욕심은 버려야 돼요. 왜냐하면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면 조금 하고 말아야 돼요? 꾸준히 해야 돼요?”

“꾸준히 해야 합니다.”

“전문가가 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질문자 자기 기질에 맞게 사시면 아무런 문제가 없어요. 예를 들어 오늘은 슈퍼마켓에서 일하고, 내일은 청소 하고, 모레는 사무 업무를 보고, 그 다음날은 카운터 업무를 보고, 이런 식으로 일하면 돼요. 이렇게 하루마다 직업을 못 바꾸면 한 달 단위로 바꾸면 돼요. (모두 웃음)

질문자는 고정된 직장을 갖지 말고 기질에 맞게 파트타임으로 직장을 구하면 돼요. 앞으로는 대부분의 직업이 파트타임으로 바뀝니다. 고정적으로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업무는 사람이 할 필요가 없어요. 그런 일은 기계가 하면 됩니다.

그러니 질문자는 질문자의 기질에 맞게 일하면 돼요. 일하고 싶은 날은 하루 열 몇 시간씩 일하고, 놀고 싶은 날은 회사 가지 말고 집에서 노세요. ‘한 달에 25일은 일해야 된다’ 이렇게 정하지 말고, ‘한 달에 열흘이나 보름 일하고, 먹는 건 조금 적게 먹고. 입는 건 조금 덜 입고 산다’ 이렇게 정하고 살면 돼요. 요즘 한국에는 멀쩡한데도 버리는 물품들이 굉장히 많아요. 이렇게 남들이 안 입는 거 주워 입으면 되지, 굳이 새로 살 거 없어요. 자기 기질에 맞게 자기 인생을 살면 되는 거예요. 사람을 사귈 때도 한 사람을 꾸준히 사귀지 말고, 열흘 사귀다가 싫증나면 헤어지고, 다른 사람 또 사귀고, 이렇게 하면 돼요. 그게 질문자의 업식에 맞게 살아가는 방식이에요.

그런데 업식대로 사니까 결혼도 못 하고, 전문가도 못 되기 때문에 뭔가 하나를 꾸준히 해야 되겠다고 목표를 다시 세운다면, 질문자가 자신의 기질을 바꿔야 돼요. 기질을 바꾸려면 힘이 들까요? 안 들까요?”

“힘이 듭니다.”

“네, 힘이 들어요. 힘이 어느 정도로 드느냐면, 죽을 것 같이 힘이 들어요. 그 고비를 넘어야 업식이 바뀌는 거예요. 왜냐하면 죽을 것 같으면 겁을 내어서 힘든 일을 멈춰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업식을 바꿔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면, 이제 질문자는 죽을 각오를 해야 합니다. 만약 직장을 옮기지 말고 한 직장에 꾸준히 다녀야겠다면, 설령 월급을 안 주더라도 그 직장에 계속 다녀야 해요. 3년 다니기로 했으면 나가라고 해도 다니고, 월급을 안 줘도 다니는 거예요. 이런 경우는 직장이 핵심이 아니고 내 업식을 바꾸는 게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남자를 사귀었다면 내 업식을 바꾸기 위해서 성격이 안 맞아도 사귀고, 마음에 안 들어도 사귀고, 계속 만나 보는 겁니다. 최소한 3년 정도는 기간을 정해 놓고 해야 해요. 그 기간 동안 자기 업식을 거스르는 행동을 하면 죽을 것 같은 저항을 받게 됩니다. 그러나 이걸 이겨내면 자신의 업식이 바뀌는 거예요. 그래서 부처님도 6년 고행을 통해 부처가 되는 길로 나아갔고, 예수님도 40일 금식 기도를 하면서 한 번 죽었다가 다시 태어난 겁니다. 이걸 기독교식으로 표현하면 ‘거듭난다’라고 해요. 사람의 아들 예수에서 하나님의 아들이 된 겁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새로 태어날 수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려면 죽을 것 같은 고비를 넘겨야 해요. 그런데 대부분 그 고비를 안 넘기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냥 자기 업식에 맞게 살아라고 말하는 거예요. 내가 돈을 빌리고 싶으면 빌리면 돼요. 대신에 이자까지 합해서 반드시 갚아야 합니다. 빌린 돈을 갚기가 힘들면 다음에는 아무리 궁해도 안 빌려야 해요.

좋은 길, 나쁜 길이 따로 없어요. 자기 선택에 따른 책임이 있을 뿐이에요. 내가 이 길을 가겠다면 그 길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는 거예요. 만약에 제가 결혼도 하고 싶고, 고기도 먹고 싶고, 술도 마시고 싶다면, 스님이 안 되면 돼요. 누가 저 보고 스님이 되라고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그러나 스님이 되었다면, 고기를 먹고 싶더라도 자제를 해야 됩니다. 그런 행동은 다른 사람을 피곤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세상에는 상식이라는 게 있어요. 그걸 어느 정도 지켜 줘야 합니다. 그걸 지키기 싫으면 승복을 벗으면 돼요. 자기 선택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왜 너는 하면서 나는 못 하게 하느냐?’ 이렇게 말하면 안 돼요.

마찬가지로 개인이 주식 투자를 하거나, 부동산 투자를 해서 돈을 버는 것은 세상에서는 별 일이 아니에요. 대신 그렇게 하려면 공직에는 안 나가야 해요. 돈을 버는 행위는 세상 사람들이 버는 행위 그대로 하면서 공직은 공직대로 맡으려고 하면, 청문회할 때 망신을 사게 되는 겁니다. 법을 어겼는지, 안 어겼는지, 그것만 따지면 안 돼요. 세상에는 통념이라 게 있기 때문입니다. 옳고 그름은 없어요. 다만 선택을 했으면 책임을 져야 합니다.

결혼이라는 선택을 하면,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났기 때문에 식성도 다르고 느낌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고 습관도 다릅니다. 그래서 당연히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그러니 서로가 맞춰야 합니다. 나는 좀 짜게 먹지만, 상대가 싱겁게 먹는다면, 싱거운 음식에 기준을 맞추고, 나는 간장을 넣는 과정이 필요해요. ‘이 사람은 간을 제대로 볼 줄 모르나?’ 이렇게 짜증을 내면 안 되는 거예요. 물론 맞추기 싫을 수는 있어요. ‘내가 남 비위 맞추고 살게 뭐 있나?’ 이런 생각이라면, 저처럼 혼자 살면 돼요. (모두 웃음)

그렇다고 혼자 산다고 해서 수행이 더 잘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시면 안 돼요. 그건 여러분들이 스님이나 신부님을 너무 신비화시키는 거예요. 다 개인의 선택입니다. 선택에 따른 책임을 지면되는 거예요.

질문자도 기질대로 살고 싶으면 기질 대로 살면 돼요. 대신 전문가가 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해요. 전문가가 되려면 기질을 바꿔야 합니다. 질문자가 결혼하고 싶다면, 제 맘대로 하는 이 성질을 좀 바꿔야 될까요? 안 바꿔도 될까요?”

“바꿔야 됩니다.”

“바꿔야 되겠지요. 그런데 여러분이 결혼을 선택할 때는 상대의 얼굴을 보고 선택해 놓고, 막상 결혼해서 같이 살 때는 성질이라든지 생활습관이라든지 이런 걸 갖고 문제 삼잖아요. 그래서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겁니다. 연애는 서로 좋기만 하면 돼요. 국적이 달라도 괜찮아요. 그러나 결혼은 그렇지 않습니다. 결혼은 가족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부모의 요구조건을 비롯해 여러 요구조건이 결합되어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됩니다.

질문자가 뭐 좀 하다가 그만 두는 것 자체는 좋은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니에요. 그러나 그런 기질을 갖고 있으면서 전문가가 되겠다는 건 안 맞습니다.”

“네.”

“질문자는 성질대로 살래요? 성질을 고치고 살래요?”

“재미있게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성질대로 살겠다 이 말이네요.” (모두 웃음)

“네.”

“그럼 굳이 결혼할 생각은 하지 마세요. 그냥 좋은 사람 있으면 한번 만나보는 식으로 하시면 돼요. 결혼만 안 하면, 오늘 이 사람 만나고, 내일 저 사람 만나도 아무런 흉이 안 돼요. 직장도 고정된 직장을 구하지 말고, 계속 옮겨 다니면 됩니다. 정규직을 준다고 해도 안 해야 돼요. (모두 웃음)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생 직장을 원하는데 평생 직장이 뭐가 좋아요? 평생 거기에 코 끼고 산다는 거잖아요. 저 같으면 파트타임으로 하는 일을 구하겠어요. 그러니 자기 기질대로 살아도 아무 문제 없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이것 좀 하고, 저것 좀 하면, 너무 혼란스러워 해요. 한 가지를 꾸준히 하고 싶다는 사람도 있긴 있어요. 그런 사람은 평생 직장을 구하면 돼요. 각자 자기 기질에 맡게 살면 괜찮아요.”

“감사합니다.” (모두 박수)

전체댓글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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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광

스승님! 법사님들! 실무자분들! 결사행자님들! 도반님들 일체중생 자연의 은혜에 참 고맙습니다.

2020-01-03 22:14:46

정지나

각자 우리모두는 다, 다릅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2020-01-03 21:30:24

공덕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2020-01-03 20: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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