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6.9.14 해외 즉문즉설 강연(10) 메릴랜드 락빌(Rockville)
“결혼을 앞두고 있으니 책임감 때문에 두려움이 생깁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어제에 이이서 하루 종일 워싱턴DC의 한반도 전문가들과 미팅을 가진 후 저녁 7시에는 메릴랜드 주(Maryland) 락빌(Rockville)에서 한국 교민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 

 

아침 10시에는 존스홉킨스 대학교 국제관계대학원(SAIS) 산하 US-Korea Institute(한미연구소)에서 존 메릴 박사님을 만났습니다. 존 메릴 박사님은 스님의 오랜 친구로서 국무부 내에서 한반도 관련 업무를 담당해온 분입니다. 스님은 존 메릴 박사님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 후 약 1시간 동안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미국이 북한의 핵동결 전략을 취하지 않는 이유, 미국이 북한 핵문제를 북한과 직접 풀려고 하지 않고 중국을 통해서 풀려고 하는 이유, 오바마 정부 8년 동안 ‘전략적 인내’ 정책을 계속 취해온 이유, 전략적 인내 정책이 결국 북한의 핵개발을 방치한 결과를 가져온 것에 대한 미국 정치권의 평가, 11월에 있을 미국 대선에 대한 전망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 존 메릴 박사님

 

이어서 12시부터는 NCNK(전미 북한위원회) 사무실에서 NCNK의 키스 루스(Keith Luse) 사무총장님의 사회로 한반도 관련 전문가들과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NCNK는 북한과 관련된 업무를 하는 단체이며, 북한의 사회, 경제, 행정 등 다양한 측면에서 연구 활동도 해오고 있습니다. 

 


▲ NCNK의 키스 루스(Keith Luse) 사무총장님

 

미국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 18명이 참석한 가운데 먼저 스님이 ‘미국과 중국의 경쟁 관계 속에서 북핵 문제’를 주제로 기조 발제를 했습니다. 스님의 기조 발제가 끝나자 곧이어 참석한 전문가들의 질문이 차례로 이어졌습니다. 10명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이 있었는데, 그 중 두 가지 질문을 소개합니다. 

 


▲ NCNK 오찬 강연

 

우선 북한의 두만강변 홍수 피해에 대해 스님이 인도적 지원 계획을 이야기했는데, 구체적인 지원 품목과 방법에 대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북한 두만강변에 홍수 피해가 심각하다고 들었습니다. 중국을 통해 인도적 지원을 하신다고 하셨는데, 지원하고자 하는 품목이 무엇이고, 어떻게 지원할 계획인가요?”

 

“저희들은 매년 500만불 정도의 규모로 대북 인도적 지원을 해왔습니다. 정부지원금이 아니고 저희들이 자체적으로 후원을 받은 돈으로 지원했습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 들어와서는 한 번도 인도적 지원을 못했습니다. 이번에도 홍수 피해가 크다고 해서 긴급구호 지원 명목으로 한국 정부에 인도적 지원 허가를 요청했었습니다. 4년 만에 처음으로 인도적 지원을 하려고 했던 겁니다. 그러나 결국 허가를 얻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미국에 왔을 때 북한의 외무성 국장이 평양을 거치지 않고도 국경에서 바로 지원하는 것을 허용하겠다고 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인도적 지원을 불허했기 때문에 저희는 해외에서 모금을 하기로 했습니다. 

 

우선 긴급하게는 식량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쌀, 라면을 지원하고요. 수해로 살림도구가 다 떠내려갔다고 해서 그릇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곧 있으면 추워지기 때문에 이불과 내복도 지원합니다. 그 외에는 콩기름, 조리 도구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저희들은 한꺼번에 많은 양을 지원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북한은 현재 배급 시스템이 없어졌기 때문에 구호품을 북한 정부에다가 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주민들에게 직접 나눠주려고 합니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양을 가져가면 유실이 생기기 때문에 일단 조금씩 가져가서 배분해 보고, 상황을 봐가면서 그 양을 늘려가려고 합니다. 또 각 도시마다 다른 경로를 통해 지원하고자 합니다. 그렇게 해서 어느 곳이 피해가 더 큰지, 어느 곳이 분배가 더 쉬운지를 고려해서 점차적으로 규모를 늘릴 생각입니다.

 

그러나 해외에서 모금하는 것은 그 규모가 작습니다. 많은 양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결국 한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그래서 제가 한국으로 돌아가면 계속해서 한국 정부의 허가를 요청해 보려고 합니다.”

 

남북 관계가 단절된 상황에서도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해결하고자 하는 스님의 간절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음으로는 국제구호단체의 한 실무자가 미국이 지금까지 10여 년 간 취해온 북한을 고립시키는 전략이 과연 효과적인지 의문을 제기하면서 이런 미국의 대북 정책을 전환시킬 수 있는 해법이 스님에게는 있는지 질문했습니다. 스님은 근본적인 해법을 강조했습니다. 

 


 

“몇 주 전에 북한에 다녀왔습니다. 경제적인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 상황은 안정적으로 보였습니다. 초고속 인터넷을 쓸 수 있었고, 헬리곱터로 백두산을 관광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고, CNN을 시청하고, 위키피디아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북한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북한을 고립시킨다고 하면서 오히려 우리가 고립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북한을 고립시키는 현재 미국의 전략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고민이 되는데, 막상 아이디어를 생각해낼 수 없었습니다. 북한을 고립시키기 위한 전략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은데, 스님은 여전히 희망적인지 궁금합니다. 새로운 기회들이 보이는가요?” 

 

“결국 근본적으로 해결되려면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민간인이 아무리 열심히 활동한다고 해도 그 성과는 제한적입니다. 정치적 결단을 좌우하는 핵심은 최고 지도자입니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대통령이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문제는 이런 대통령을 결국 누가 선출하느냐 하는 겁니다. 바로 국민이 이런 대통령을 선출합니다. 그러니 국민의 의사가 근본적으로는 더 중요한 겁니다.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 국민들에게 북한에 대해 악마화된 이미지를 너무 많이 심어놓았기 때문에 북한과의 관계를 푸는 것이 선거에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문제가 단순히 북한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이든 미국이든 결국 국내 정치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북한 문제를 푸는 것이 정치인에게 어떤 이익이 있는가 하는 문제인 겁니다.  

 

그리고 북한 정부가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가 않습니다. 약속을 해놓고도 어떻게 뒤집어질지 예상할 수가 없잖아요. 그러니 정치인으로서는 북한과의 관계를 풀겠다고 결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여기에는 상호 신뢰가 없기 때문입니다. 양쪽의 얘기를 들어보면 서로를 믿지 못하고 있습니다. 

 

길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 길을 선택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바마 정부도 지난 8년 동안 기다리는 정책만 취할 수밖에 없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로 인해 핵무기 개발 위협이 더 높아졌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계속 기다리기만 하기에는 그 위협이 점점 높아진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 위협을 줄이려면 이제부터는 개입을 하고 대화도 시작해야 합니다. 대화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상대의 요구도 어느 정도 고려해야 합니다. 그런데 상대의 요구를 고려하게 되면 ‘북한의 페이스에 말려든다’ 하는 공격을 다시 받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대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금방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되지요. 최근에 와서는 대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거의 사라져 버렸습니다.” 

 

스님의 답변에 전문가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했습니다. 추가 질문을 더 받은 후 마지막으로 스님이 강연을 마무리하는 정리 말씀을 했습니다. 

 

“지나간 것에 자꾸 연연하면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습니다. 지나간 것은 참고사항일 뿐입니다. 지금 현재 상황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핵물질이 계속 증가하도록 내버려 둘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지금이라도 멈추게 할 것인가. 더 나아가 폐기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우리는 북한의 핵을 폐기시킬 수 있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북한은 핵폐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서로의 요구가 다르기 때문에 타결점이 없습니다. 북한이 원하는 것은 경제 제재도 풀고 계속 핵개발도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는 거죠. 그러니 타협점은 일단 핵개발을 중지시킨 다음에 시간을 두고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밖에 없지 않느냐는 겁니다. 물론 불만족스러울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도 불만족스러워 합니다. 그래도 합의를 하려면 이 방법밖에 없다는 겁니다. 이렇게라도 해서 핵개발을 중지시키든지, 아니면 계속 개발하도록 내버려두든지, 둘 중에 하나잖아요. 결국 우리의 선택인 겁니다. 

 

대북 제재는 북한을 괴롭힐 수는 있어요. 그러나 핵개발을 멈추게 할 수는 없습니다. 핵개발을 멈추기 위해서 유일하게 남은 방법은 이제 군사적 공격이겠죠. 그러나 군사적 공격은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물론 북한 스스로 붕괴되면 좋겠지만 그렇게 되기에는 아직은 어렵습니다. 북한을 공산주의 국가라고 생각하시면 안 돼요. 민족주의를 신앙으로 내건 국가라고 보시면 됩니다. 쉽게 무너질 수가 없는 체제입니다. 현실적인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결국 핵개발을 중지시키는 것부터 받아들여야 한다는 겁니다. 

 

물론 ‘과연 북한이 핵개발을 중지하겠느냐’라고 반문하겠죠. 북한 입장에서는 중지하겠다고 약속을 해도 실제로는 중지시키기가 쉽지 않을 거예요. 왜냐하면 약속은 서류에 불과한 것인데, 만약 미국이 약속을 안 지키면 어떡하느냐는 겁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대북 경제 제재를 풀어주면 북한이 그 돈을 갖고 핵개발을 더 가속화시키면 어떡하느냐 하는 우려가 있죠. 

 

이렇게 서로가 다 우려되는 점이 있기 때문에 저는 일단 ‘핵개발 중지’를 약속하고 감시를 하자는 겁니다. 지금처럼 내버려두는 것보다는 서로 약속을 하고, 연락사무소를 두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들어가서 약속을 지키라고 계속 감독하는 것이 현실적으로는 핵개발의 속도를 더 늦출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경제가 먹고 살만해지면 생각도 바뀌게 되잖아요. 중국도 저렇게 먹고 살만해지니까 조금씩 생각이 바뀌는 것 아니겠어요? 이런 시도가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다른 길이 없잖아요. 그러니 한 번은 시도해볼 만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약 2시간 동안 열강을 해준 스님에게 한반도 전문가들은 큰 박수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스님은 악수로 인사를 나눈 후 NCNK 사무실을 나왔습니다. 

 

오후 2시 30분에는 미국 국무부 한국과 과장이며 6자 회담 미국 측 특사 대행을 겸하고 있는 마크 램버트씨와  미팅을 가졌습니다. 국무부에서도 스님은 북한의 홍수 피해 상황을 공유한 후 지원방법을 비롯해 동아시아 및 한반도 문제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 미국 국무성

 

미팅 후 오후 4시부터는 워싱턴DC에 파견나와 있는 한국 언론사 특파원들과 간담회 시간을 가졌습니다. 추석 연휴 기간이라 대부분의 기자들이 참석하지 못하고 연합뉴스를 비롯해 3개 언론사만 참석했지만, 심도 있는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스님은 워싱턴을 방문할 때마다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통해 세계 정세, 동북아, 한반도, 미국 국내 상황 등 여러 가지 분야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 한국 언론사 특파원 간담회

 

저녁 7시에는 메릴랜드주 락빌에서 워싱턴정토회 주관으로 성공회 교회인 Christ Episcopal Church에서 해외 즉문즉설 10번째 강연이 열렸습니다. 그동안 워싱턴DC에서 여러 차례 강연이 있었지만 락빌에서는 오늘 처음으로 강연이 열렸습니다. 

 


▲ 강연장. Christ Episcopal Church

 

교회 건물이다 보니 천장이 아주 높고 웅장한 느낌이었습니다. 소개 영상이 끝난 후 스님이 무대에 오르자 큰 박수와 함성이 쏟아졌습니다. 

 


 

스님은 즉문즉설의 취지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 후 곧바로 질문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총 9명이 스님에게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 중에서 오늘은 청중들의 호응이 가장 높았던 질문 한 개와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한 여성 분이 남자 친구와 결혼을 앞두고 책임감 때문에 두려움이 생긴다고 질문했는데, 스님의 답변이 참 명쾌했습니다. 

 


 

“유학 온지 2년 되었습니다. 남자 친구와 내년에 결혼하게 되는데 막상 결혼한다 생각하니까 무언가 책임을 져야하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생깁니다. 어떻게 하면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까요?”

 

“결혼 안하면 되죠.”(청중 웃음) 

 

“결혼은 정말 하고 싶은데요.”

 

“그럼 하면 되고요.”

 

“결혼을 하면 돌아올 수 없잖아요.”

 

“왜 돌아올 수 없어요. 요즘 돌아온 싱글인 ‘돌싱’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말씀을 하세요.(모두 웃음)

 


 

결혼하니까 책임을 져야지요. 책임을 지는데 왜 두려워요. 이것은 질문자가 ‘돈이 궁해서 빌려야 하는데요, 그런데 돈을 빌리면 갚아야 되잖아요. 그래서 고민이에요’ 이렇게 얘기를 하는 것과 똑같아요. 돈을 빌렸으면 당연히 갚아야죠. 

 

‘돈을 갚기가 싫어요. 

‘그럼 돈을 빌리지 마세요.’

‘돈이 궁한데요.’

‘그럼 돈을 빌리세요.’ 

 

이런 얘기하고 같아요. 여기에는 어떤 다른 얘기를 할 필요도 없습니다. 결혼을 하게 되면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니까 당연히 양보를 해야 하는 거예요. 

 

결혼해서 살면 작은 것부터 갈등이 생깁니다. 음식을 정성껏 마련해도 남편은 ‘아니 이게 간이라고 맞췄나’ 이렇게 말합니다. 만약 경상도 남자라면 이 말은 ‘싱겁다’는 뜻이에요. 그러면 ‘아, 내가 소금을 덜 넣었나’ 하고 내가 직접 먹어보게 되는데, 막상 내가 먹었을 때는 간이 딱 맞거든요. 그래서 ‘간이 맞구만’ 하고 말합니다. 그러면 남편이 다시 먹어보고 ‘간도 못 보네. 그게 혀인가?’ 이럽니다. 이렇게 해서 서로 안 맞는 거예요. 예를 들어서 한 사람은 입맛이 ‘5’이고, 한 사람은 입맛이 ‘10’이라고 하면, 이 때는 ‘5’에 간을 맞춰서 음식을 하되 ‘10’인 사람은 소금을 더 넣어서 먹으면 되는 겁니다. 만약 남편 입에 맞춰서 음식을 ‘10’으로 했으면 질문자에게 좀 짤 수 있잖아요. 이 때는 질문자가 물을 조금 더 타서 먹으면 되는 거예요. 이렇게 작은 것부터 맞춰야 해요. 

 

방안 온도도 나는 ‘더워 죽겠다’ 하는데 남편은 ‘추워 죽겠다’ 이러면, 남편이 원하는 온도에 맞추고 나는 좀 가볍게 입고 땀을 조금 흘리고 생활하든지, 반대로 내가 원하는 온도에 맞추게 되면 남편이 옷을 좀 더 입어야겠지요. 이렇게 서로 조절이 안 되면 온도에 한해서는 따로 방을 쓰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렇게 여러 가지 조절을 서로 해야 되는 거예요. 

 

이익에 대해서 서로 차이가 있으면 이익을 조절해야 하고, 견해가 차이가 있으면 견해를 조절해야 하고, 취향이 차이가 있으면 그것도 조정을 해야 합니다. 

 

이럴 때 제일 좋은 방법은 내가 상대에게 무조건 맞추는 거예요. 내 것을 탁 놓아버리고 상대에게 맞춰버리는 것이 제일 간단해요. 그러면 말싸움 할 것이 없습니다. 춥다고 하면 온도를 높여주면 되고, 덥다고 하면 온도를 낮춰주면 되고, 싱겁다고 하면 소금을 넣어주면 됩니다. 맞추는 게 제일 좋아요. 그래서 맞추는 게 ‘도(道)’예요. 

 


 

그런데 반드시 맞춰야하는 건 아니에요. 맞추는 게 스트레스가 된다면 이건 도가 아니에요. 그때는 내가 내 상황을 상대에게 이야기를 해야 해요. ‘당신에게 맞추면 좋은데 내가 스트레스를 받으니까 나도 살아야하지 않겠나. 그러니 우리 반반하면 어떻겠냐’ 이렇게 말하고 중간 지점을 선택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것은 상대의 동의를 얻어야 해요. 내가 맞추는 건 그냥 내가 맞춰버리면 되니까 괜찮은데, 이건 상대의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만약 상대가 동의를 안 해주면 이 경우는 달리 방법이 없어요.” 

 

“동의를 안 해주면 제가 맞춰야하는 건가요?”

 

“아니죠, 헤어지면 되죠.(청중 웃음) 길은 여러 가지가 있어요. 그런데 여기서도 내 식대로 하자고 한 것은 내가 생각해도 내가 욕심을 좀 부렸다는 걸 본인이 알아요. 그런데 반반 맞추자고 했을 때는 상대가 여기에 안 맞춰주면 대부분 ‘내가 다 하자는 것도 아니고 반반 하자고 했는데 그것도 안 맞춰주나?’ 이렇게 나옵니다. 반반은 정의라고 흔히들 생각하니까요. 그런데 그렇지 않습니다. 

 

맞춘다는 것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 겁니다. 내가 상대에게 맞춰도 되고, 상대가 나에게 맞춰도 되고, 반반해도 되고, 그것도 안 되면 ‘너는 네 방 쓰고, 나는 내 방 쓰자’ 이렇게 할 수도 있습니다. 반반이 정의라고 이해하시면 안 됩니다. 주로 정의감에 불타는 사람들이 반반이 정의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상대가 동의하는 것이 바로 정의입니다. 서로가 합의하는 것이 정의에요. 

 

이렇게 상대에게 맞추려는 준비가 되어있으면 결혼할 준비가 됐다 이렇게 말할 수 있고, 그게 안 되어 있으면 나이가 삼십, 사십, 오십이라도 결혼할 준비가 안 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나이가 열다섯 살이어도 이런 마음의 준비가 되었으면 같이 살 준비가 되었다고 할 수 있어요. 그러니 결혼은 나이하고도 관계가 없고, 직장하고도 관계가 없고, 혼수하고도 관계가 없습니다. 상대와 함께 살면서 뭐든지 상대하고 의논해서 맞출 준비가 됐나 안 됐나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것이 됐으면 결혼을 하고, 안 됐으면 안 하면 된다 이런 얘기입니다. 

 


 

결혼이 두렵다는 건 무얼 말하느냐면 ‘상대에게 맞추기가 귀찮다’, ‘왜 나만 맞춰야 하나?’ 이런 생각을 지금 질문자가 하고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지금부터 벌써 그런 생각을 하니까 결혼이 힘들게 느껴지는 거예요. 

 

그게 아니라면 질문자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결혼헤서 티격태격 하면서 살았구나 이렇게 짐작이 돼요. 어린 시절에 그걸 보면서 ‘나는 결혼 안 하겠다’ 이런 생각을 한 거지요. 그런데 어른이 되고나서 그걸 잊어버리고 결혼을 하려고 하는 건데, 연애할 때는 괜찮았는데 결혼을 하려니까 무의식 세계에서 겁이 덜컥 나는 거예요. ‘아이고 내가 그걸 어떻게 감당하지?’ 이렇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부부가 갈등이 심하면 아이들이 결혼하기가 좀 어려워져요. 결혼을 안 하겠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결혼을 하려는 결정적인 순간에 물러서는 마음이 자꾸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이 때는 ‘그것은 어머니, 아버지의 인생이다’ 이렇게 생각해야 해요. 어머니, 아버지는 상대에게 서로 안 맞춰 살아서 그랬던 겁니다. 궁합이 안 맞아서 그런 게 아니라, 생년월일이 안 맞아서 그런 게 아니라, 서로 마음을 안 맞춰서 생긴 문제입니다. 

 

결혼을 하고 싶다면 ‘그래, 같이 살려면 내가 맞추고 살아야지’ 하고 마음을 내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내 주장은 하나도 하지 마라’ 이렇게 또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주장은 해야지요. 주장을 해서 내 것으로 관철이 되면 다행이고, 내 것이 관철이 안 되면 내가 양보를 하고, 또 중간쯤 양보해서 합의가 되면 다행이고, 그것도 안 되면 통째로 양보를 하고요. 무조건 맞추는 게 제일 좋지만 질문자가 그 수준은 안 되니까 일단 제안해보고 안 되면 작전상 후퇴를 하고, 시간을 좀 봐서 밀어붙였다가 안 되면 약간 후퇴를 하고, 이렇게 하면 됩니다. 

 

이렇게 하지 않고 ‘힘들다’, ‘고집이 세다’ 이렇게 생각하면 같이 살기 힘들어요. 그런 과정을 재미로 여겨야죠. ‘관철 한 번 시켜볼까?’, ‘안 되겠다. 이번엔 후퇴하자.’ 이러면서 밀어도 보고 당겨도 보면서 ‘밀당’을 하는 거지요. 이렇게 저렇게 하는 걸 재미로 해야 해요. 그러면 스트레스를 안 받아요.(청중 웃음)

 


 

서로 소리 나게 싸우면서도 부정적으로 안 가는 사람들이 있고, 싸우고 나서 진짜로 상처를 입는 사람들이 있어요. 상처를 입었지만 자존심 상한다고 그냥 말을 안 하고 지내니까 남이 보면 ‘저 부부는 큰소리 한 번 내지 않았다’ 하는 부부가 있는데, 그런 경우는 행복하지 않습니다. 감정을 억제하고 살기 때문이에요. 그러니 자기 감정도 조금씩 드러내면서, 그러나 상대를 보고 조율해 가면서 살면 됩니다. 이 세상에 별난 남자, 별난 여자는 없습니다. 맞추면 모든 남자가 다 괜찮고, 못 맞추면 어떤 남자도 함께 못 살아요.”

 

“결혼하게 되면 남편의 부모님이 계시잖아요. 부모님이 좋은 분이라 생각하지만, 만약에 부모님께서 무리한 요구를 하시면 제 성격 상 무조건 ‘네네’ 할 것 같은데, 참지 못하는 경우에는 말씀을 드리는 게 나을까요?” 

 

“벌써 참지 못할 경우를 이야기를 하네요. 참지 못할 일은 없어요.”

 

“혹시나 있을까봐서요.” 

 

“없어요, 그런 거는.(청중 웃음) 그건 내가 못 참는 것이죠. 참지 못할 일은 없다는 말이에요.” 

 

“제가 부모님께 또박또박 말씀드리면, 예의 없게 보이거나 부모님을 무례하게 대하는 것처럼 여겨지지 않을까요?”

 

“무엇 때문에 부모에게 무례하게 구는 데요. 이상하네요. 무례하게 굴려고 결심을 했나요?”(청중 웃음) 

 


 

“그게 아니라 살다보면 별 일이 다 있잖아요.” 

 

“내가 이렇게 했는데 부모님이 무례하다 그러시면 ‘아, 이게 무례한 건가요? 다음부터 안 할게요’ 이러면 됩니다. 어렵지 않아요. 질문자가 볼 때는 남편 될 사람이 괜찮은 사람인가요?”

 

“네. 너무 괜찮은 사람이죠.” 

 

“만약 질문자가 ‘남자가 괜찮다’ 생각해서 ‘이 남자다’ 하고 결혼을 한다면, 고부간의 갈등은 아주 심할 거예요. 이건 각오해야 해요. 왜냐하면 내가 봐도 괜찮은 남자니까 그 어머니가 볼 때에는 얼마나 괜찮겠어요.(청중 웃음) 이런 경우는 어머니의 아들에 대한 기대가 지나치게 큰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봐도 ‘괜찮은 남자다’ 싶으면, 그 부모는 그 남자를 엄청나게 높게 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시어머니에게 항상 두 가지 마음을 가져야 해요. 첫째는 ‘고맙습니다’ 이고요. 둘째는 ‘죄송합니다’ 입니다. 그 괜찮은 아들을 어머니가 만들었잖아요. 괜찮은 아들을 만든 엄마는 아들에 대한 집착이 강합니다. 그런데 그 남자를 질문자가 가져가버렸으니까 어머니가 질문자에게 시비조로 나올 경우가 많아요. 괜찮은 남자를 선택할 때는 이걸 처음부터 알아야 해요. 

 

그런데 말썽꾸러기 천하 못된 남자하고 결혼할 때는 시어머니와 갈등이 생길 이유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시어머니는 우리 아들하고 결혼해 준 것만으로도 고마워서 ‘그저 도망만 가지 말고 살아다오’ 이렇게 됩니다.(모두 웃음)

 


 

그런데 괜찮은 남자를 선택하면, 시어머니는 자기 아들에 대해 기대가 크기 때문에 아들을 며느리한테 뺏겼다 생각하기 때문에 며느리를 대하는 말에 늘 가시가 있습니다. 이럴 때 질문자는 시어머니가 뭐라고 하시면 ‘아이고, 죄송합니다’라고 해야 합니다. 또 괜찮은 남자를 키워서 나에게 줬으니 고맙잖아요. 그러니 시어머니로 보지 말고 괜찮은 남자를 만들어준 공로 있는 분이라 생각해서 항상 ‘고맙습니다’라고 해야 해요. 

 

예를 들어 남편이 돈을 벌어서 백만 원을 나에게 갖다 주면, 처음 투자한 사람에게 그 돈을 좀 줘야 해요. 100만 원 중에서 십만 원이면 십만 원, 이십만 원이면 이십만 원을 딱 떼어가지고 시어머니에게 돌려드려야 해요. 이렇게 하면 시어머니하고 갈등이 없는데 ‘내 남자인데 당신이 왜 간섭하느냐’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갈등이 안 생길 수가 없어요. 이것은 궁합 보는 것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에요. 인간 심리의 흐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이런 관점 속에서 어머니가 뭐라 하시면 ‘죄송해요, 어머니’ 하고, 항상 ‘어머니 고맙습니다’ 하는 마음을 가지세요. 가끔 어머니께서 집에 오시면 아들을 빨리 원래의 주인에게 돌려주세요. ‘여보, 오늘은 어머니한테 가서 자. 나하고는 맨날 자잖아’ 하고 보내드리세요. 월급 받으면 일부를 딱 떼어서 보내드리고요. 이렇게 미리 선수를 치면 갈등이 없습니다. 그렇게 현명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네. 감사합니다.”  

 

스님의 답변에 질문자도 활짝 웃고, 청중들도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결혼 생활을 이미 오랫동안 해온 분들이 더욱더 큰 박수를 치며 스님의 답변에 호응하는 모습이였습니다. 

 


 

강연이 끝나고 질문했던 여성 분에게 다가가 소감을 물어보았습니다. 여성 분은 활짝 웃으며 한결 편안해진 표정으로 답했습니다. 

 

“제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알게 되어 마음이 많이 편안해졌습니다. 결혼을 하게 되면 상대에게 맞춰야 된다는 것을 조금 더 자각하게 된 것 같고요. 막연한 두려움은 이제 없어진 것 같고, 대신 내가 정말로 상대에게 맞출 준비가 되었는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외에도 9명이 더 스님에게 질문을 했고, 스님은 정성껏 한 명 한 명에게 답변을 해주었습니다. 어느덧 강연을 시작한 지 2시간 30분이 훌쩍 지났습니다. 스님은 지금보다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강연을 마쳤습니다. 

 


 

“우리는 ‘남아일언 중천금(男兒一言 重千金)’이라고 해서 말에 너무 무게를 둡니다. 말에 자유롭지 못해서 서로에게 마음을 가볍게 내어놓지 못해요. 스트레스 받는 마음이 있으면 상대에게 그 마음을 가볍게 내어놓는 것이 좋습니다. ‘이건 네 책임이야’, ‘너 때문에 괴로워’ 이렇게 말하면 ‘너 때문에’라고 하니까 시비거리가 되지만, ‘당신에게 그런 말을 들으니 내 마음이 괴롭네요’ 이렇게 이야기하면 너 때문에 내 마음이 괴롭다는 것과는 다른 뜻이 되기 때문에 시비거리가 안 됩니다. 서로 참아도 안 되고, 성질대로 해서도 안 됩니다. 가볍게 서로의 마음을 내어 놓음으로써 여러분의 삶이 훨씬 행복해질 수가 있습니다. 

 

미국에 왔다고, 결혼했다고 행복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결혼하면 며칠 안 가서 후회해요. 그럼 못 사느냐. 아니에요. 살아보면 또 살만합니다. 애만 낳으면 좋은 줄 아는데 막상 애를 낳으면 죽을 고생이에요. 그러다가 또 키워놓으면 괜찮습니다. 

 

어차피 모든 일은 지나놓고 보면 다 괜찮아요. 지난 뒤에 돌아보니 그때가 괜찮았다면, 아예 처음부터 괜찮다고 여기면 더 좋지 않을까요? 그때는 고생했는데 지나놓고 보니 괜찮으면, 그때도 괜찮을 수가 있는 거잖아요. 그걸 꿰뚫어 알 수 있다면 여러분은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바로 지금 행복해야 합니다. 그런 관점을 가지고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열정적으로 강연을 해준 스님에게 청중들은 뜨거운 박수갈채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책 사인회가 시작되자 많은 청중들이 스님의 사인을 받고자 길게 줄을 섰습니다. 감사 인사를 하는 분, 편지를 써서 스님에게 전달하려는 분, 스마트폰으로 스님의 얼굴을 담아가려는 분 등 각양각색의 사연이 있는 분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 책 사인회

 

마지막으로 오늘 강연을 준비한 워싱턴정토회 회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처음으로 락빌에서 열린 강연이었다며 성공적으로 강연을 마친 것에 대해 모두들 기뻐했습니다. 

 


▲ 오늘 강연을 준비한 워싱턴정토회 회원들

 

그리고 스님은 어제 버지니아 강연과 오늘 메릴랜드 강연 모두를 총괄한 워싱턴 정토회 유주영 총무님, 락빌 강연을 담당한 워싱턴 정토법당 이민아 부총무님에게 특별히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사진 한 컷을 더 찍어주었습니다. 봉사자들 모두가 부러운 눈빛을 보이자 스님은 “그렇게 부러우면 총무를 한번 맡아 보세요”라며 농담을 해서 웃음을 주었습니다. 

 


▲ 강연 총괄을 맡은 워싱턴정토회 유주영 총무님(왼쪽)과 워싱턴 정토법당 이민아 부총무님(오른쪽)

 

스님은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워싱턴DC에서 하루 종일 미팅을 가진 후 연이어 저녁 강연까지 했습니다. 무리한 일정이어서 스님의 건강을 걱정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다행히 무사히 워싱턴DC 일정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내일은 아침 6시에 USAID 대표를 지낸 엔드류 나치오스 박사님과 미팅을 가진 후, 8시 30분에는 미국 국무부 대북 특사를 지낸 디트러니 대사님, 신킨 박사님과 대니얼 모건 아카데미에서 미팅을 가집니다. 그리고 12시 30분에 워싱턴DC의 로널드레이건공항을 출발하여 오후 2시 30분에 애틀란타공항에 도착하고, 애틀란타에서는 저녁 7시에 피치트리 릿지 하이스쿨에서 해외 즉문즉설 11번째 강연이 열릴 예정입니다.  

 

오늘 강연 내용은 유튜브에서 영상으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영상 보기] 


 

※ 미국 JTS를 통한 두만강변 홍수 피해 긴급 모금이 미국 JTS 홈페이지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동참을 바랍니다. 후원을 원하시는 분은 아래 배너를 클릭하세요.

 


 

<북한 두만강 홍수 피해 인도적 지원을 위한 모금 참여 방법>

홈페이지 www.jtsameric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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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댓글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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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만강 눈물

두만강 홍수피해 국경지역에서 피해주민들에게 물자직접 전달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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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3 07:25:44

김봉석

아래 평화님이 쓴 댓글에 공감이 팍 되네요..정말 전쟁을 하면 앞으로 후손에게 죄짓는 겁니다..제발 스님의 이런 대북정책이 미국이나 현 정권에 반영되길 바라는건 희망사항일지요..불철주야 언행일치하시는 스님께 많이 배우며 항상 건강관리에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2016-09-21 11:36:36

조동우

핵을 가지고 장난치는 이북놈께 지원한다니~~

2016-09-18 08: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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