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5.8.30 (오전) 시드니 정토불교대학 수계식 및 졸업식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오전에 호주 시드니와 멜버른, 브리즈번에서 각각 정토불교대학을 수료한 28명에게 수계식 및 졸업식 법문을 해준 후 오후에는 호주 교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 먼저 오전에 열린 정토불교대학 수계식과 졸업식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어제밤 10시 10분 마닐라 공항을 출발한 비행기는 8시간을 비행하여 현지 시간으로 아침 8시에 시드니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스님은 비행기 의자에 앉아 밤을 꼬박 지새웠습니다. 

 


▲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시드니 시내 전경 

 

공항 도착 후 입국 수속을 밟고 나오는데 1시간 30분이 걸렸습니다. 중국인 관광객이 매우 많았던 데다가 최근 호주에서 일어난 테러 사건으로 보안 검색이 강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스님은 이미그레이션을 통과하기 위해 기다리면서 선 채로 원교 교정 업무를 보았습니다. 

 


▲ 이미그레이션 통과를 기다리며 원고 교정 업무를 보고 있는 스님

 

오랜 기다림 끝에 겨우 공항을 빠져나오니 시드니 정토법당 정은지 총무님과 운전 봉사를 하러 나오신 불교대학생 구본상님이 반갑게 스님을 맞이해 주었습니다. 두 분은 “비행기는 일찍 도착했는데 계속 스님이 공항 밖으로 나오지 않으셔서 무척 걱정했다” 며 스님을 뵙고선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 공항 마중을 나온 시드니정토회 정은지 총무님과 구본상님 

 

정토불교대학 수계식의 시작 시간이 10시 30분인데 공항에서 행사장까지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미리 예상을 했는지 시드니 정토법당에서 도시락을 싸와서 스님은 차 안에서 아침 식사를 할 수 있었고, 다행히 행사장에는 10분 전에 도착해 스님은 세수라도 잠깐 하고 행사장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 시간이 없어 차 안에서 도시락으로 아침 식사를 하고 있는 스님

 

오후에 희망세상만들기 즉문즉설 강연이 진행되기 때문에 수계식과 졸업식은 강연장과 같은 장소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갈색 가사를 입고 나란히 앉아서 스님을 기다리던 졸업생들은 스님이 행사장에 나타나자 열렬히 환호하며 기뻐하였습니다. 총무님의 말에 따르면 호주 지역 교민들은 스님이 일년에 한번씩 오실 때마다 잔치집 같은 분위기가 된다고 합니다.  

 


▲ 강연장 무대에서 조촐하게 진행된 수계식

 

먼저 정은지 총무님의 시드니 정토회 불교대학에 대한 경과보고가 있었습니다. 시드니 정토회 불교대학은 2010년 2월에 시드니 정토열린법회에서 처음 시작하였으며 지금까지 총 졸업생은 52명입니다. 오늘 졸업생들은 시드니 불교대학 5기, 6기, 7기로 14명이 졸업하고, 멜버른 불교대학 1기는 7명이 졸업하며, 브리즈번 불교대학 1기는 6명이 졸업하고, 한국에 백일출가 기간 동안 불교대학 과정을 마친 1명을 포함하여 총 28명입니다. 그 중 오늘 수계식에 참여해서 수계를 받은 사람은 25명입니다. 

 

25명은 두 줄로 나란히 앉아서 가사를 수하고 삼귀의, 반야심경으로 시작하여 인례자가 따로 없어 스님이 직접 인례자가 되어 수계를 받았습니다. 스님은 수계 법문을 통해 ‘수계를 받는 의미’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먼저 오늘 오계 수계를 받게 되는 불교대학 졸업생 여러분들게 진심으로 축하 말씀을 드립니다. 불교대학을 졸업하고 본인이 스스로 불자가 되겠다고 발원을 한 사람에 한해서 오계 수계를 하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한테 ‘불명 하나만 지어주세요’ 라고 부탁합니다. 그럴 때 불명은 불명이 아니고 별명입니다. 별도로 부를 수 있는 좋은 이름 하나 지어달라는 그런 얘기이죠. 그러나 불명이란 것은 부처의 이름입니다. 원래는 내가 부처를 이루겠다고 원을 세우고 수행 정진을 해서 부처를 이루어야 그 때 아무개 부처라고 하는 불명을 받게 되는데, 부처를 이루겠다고 원을 세우기만 해도 미리 ‘너는 미래세에 부처를 이루리라. 그럴 때 너의 부처 이름은 이러이러하리라’ 라고 해주는 것입니다. 이것을 수기를 받는다고 말합니다. 미래에 부처가 될 것을 예언하고 미리 불명을 받는 것을 ‘수기’라고 합니다. 불명은 이렇게 해서 나오게 된 겁니다. 그러니까 불명은 그냥 좋은 이름인 별명이 아닙니다. 

 


 

그러면 부처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부처가 되는 길에 도움이 되는 일은 무엇이든지 행해야 되고, 부처가 되는 길에 장애가 되는 일은 무엇이든지 멈춰야 합니다. 부처의 길에 도움이 되는 일을 불교에서는 ‘선’ 이라고 말하고, 부처의 길에 방해가 되는 일을 불교에서는 ‘악’이라고 말합니다. 세상에서 말하는 선악과는 기준이 다릅니다. 그런데서 계를 받는다는 것은 내가 부처가 되겠다는 목표를 정했기 때문에 그 길로 가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이든지 마땅히 행하겠습니다, 즉 선을 닦겠습니다는 이야기이고, 그 길에 장애가 되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멈추겠습니다, 즉 악을 멈추겠습니다는 이야기인데, 이것을 한 마디로 이야기해서 ‘지악수선’이라고 말합니다. 악은 멈추고 선은 마땅히 행한다는 뜻입니다. 이것을 계율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오늘 여러분들이 수계를 받는다는 것은 '이러이러한 것은 부처가 되는 길에 장애가 되니 이런 행동들을 오늘부터는 멈추겠습니다. 이러이러한 것은 부처가 되는 길에 도움이 되니 마땅히 행하겠습니다' 이것을 여러분들이 오늘 약속을 하고 지키는 것입니다. 그러니 부처가 되겠다고 발심을 해야 삼귀의와 오계 수계를 하고 불명을 받는 것이지 그런 목표 설정이 아직 안 되어 있고 ‘나는 죽어서 천당에 가고 싶다’, ‘다음 생에 태어나서는 부자가 되고 싶다’ 이런 목표 설정을 한 상태라면 수계와 불명을 줄 수가 없습니다.  

 

붓다는 진실 만을 말합니다. 윤리 도덕적인 간섭을 하는 분이 아닙니다. 다만 진실 만을 말합니다. 그럼 선택은 누가 해야 될까요? 내가 해야 됩니다. 왜냐하면 내 인생은 내가 결정하는 것이니까요. 모든 종교는 어떤 능력자가 주인이고 나는 거기에 의지해서 사는 노예입니다. 그래서 신앙 고백을 ‘나는 종이로소이다’ 이렇게 하?아요. 그러나 붓다의 가르침은 ‘인생의 주인은 너다’ 하는 것입니다. 너가 선택하고 너가 그 과보를 받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내가 선택을 잘못합니다. 왜냐하면 어리석기 때문입니다. 선택을 어떻게 하라고 얘기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 선택을 할 때 진실에 근접해서 선택을 하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세상의 종교에는 신이 있고, 신을 대행하는 사제가 있고, 신에게 부탁을 하는 신자가 있습니다. 이 세가지가 갖춰진 것이 종교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운명을 좌우하는 그 어떤 신도 인정하지 않고, 그러니 사제도 필요없고, 신자도 필요없어지기 때문에 이 세 가지가 다 필요없어지는 겁니다. 이 관점이 잡히지 않으면 불교 신자는 될 수 있지만 원래 붓다의 가르침에는 근접할 수 없습니다. 원래 불교에는 딱 하나의 단어 밖에 없었습니다. 바로 ‘수행자’입니다. 붓다는 신이 아니고 우리를 해탈과 열반으로 인도하는 안내자입니다. 바른 길로 안내해주는 스승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붓다에 대한 신앙 고백을 할 때 ‘삼계의 대도사요, 사생의 자부이다’ 라고 하는 것입니다. 붓다는 스승이지 숭배의 대상이 아닙니다.  

 

그러면 우리는 누구이냐? 바로 그 스승의 가르침에 따라서 내가 해탈과 열반에 이르고자 하는 수행자입니다. 그런데 불교가 시간이 흐르면서 붓다는 신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되었고, 스님들은 사제가 되었고, 재가 수행자는 신자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붓다가 일으킨 인생 혁명과는 관계 없이 그냥 세상의 많은 종교 중에 한 종교로 전락을 했습니다. 이것이 현재의 불교입니다. 

 

정토회가 추구하는 것은 세상의 종교 중에 불교, 불교 중에서도 대승불교, 대승불교 중에서도 선불교, 선불교 중에서도 어떤 종파, 이런 개념이 아닙니다. 우리는 다시 붓다의 문제의식으로 돌아가고자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수행자로 돌아가고자 합니다. 이것은 새로운 길이 아니라 옛길이예요. 어긋난 길에서 다시 본래의 길로 돌아가고자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선택을 해야 합니다. 이 길이 나에게도 좋다고 여겨지면 한번 시도해 보고, 그냥 나는 신자되는 것이 좋다면 세상의 불교 중에 하나를 선택하면 됩니다. 

 

만약 붓다의 길을 선택했다면 나의 무지를 극복하고 깨달음을 얻어서 어떠한 경우에도 괴로움과 속박이 없는 자유와 행복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거기에 첫발을 내딛는 것이 오계 수계를 받는 것입니다. 이것을 알고 수계를 받아야 합니다. 복을 받는 수단으로 계를 받아서는 안 됩니다.

 

이런 가르침은 붓다로부터 대를 이어서 내려왔습니다. 근본 가르침은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흐트러짐이 없이 내려왔습니다. 그 법은 석가모니 부처님으로부터 마하가섭 존자에게로, 마하가섭 존자로부터 아난다 존자에게로, 아난다 존자에게서 상나화수 존자에게로, 그래서 제28대 보리 달마 조사에게 이르렀고, 다시 6대를 내려가서 육조 혜능 조사에게 이르렀고, 그것이 더 내려가서 제56대 석옥 청공 조사로부터 제57대 고려말 태고 보우 조사에게 이르렀고, 그 법이 계승해서 내려와서 서산대사를 거치고 환성 지안조사에 이르렀고, 지안 조사가 순교함으로 해서 그 후신으로 다시 오신 분이 용성 진종조사이고, 용성 진종조사의 법이 동헌 완규조사를 거쳐서 불심 도문대사를 거쳐서 여기 지광 법륜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니 이 정법의 분상에서는 세상이 어떻다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단 한명이라도 바른 법에 귀의해서 해탈과 열반을 성취해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러분들은 이 정법을 계승하여 주변에 전파해야 하는 것이고 또한 이 법을 후대로 이어서 저 미륵 부처님의 세계에까지 이어가야 합니다. 이런 근본 입장을 가지고 그 첫발로 우선 다섯 가지 계율을 지켜야 합니다. 이것이 오계입니다.”

 

부처님으로부터 정법의 맥이 면면히 이어오고 있음을 알게되자 수계 대중은 기쁜 마음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수계는 복을 받는 수단이 아니라 수행자의 삶을 살아가겠다는 발심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말씀은 불교대학 졸업 이후에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소중한 나침반이 되었습니다. 

 

법문을 마친 후 졸업생들은 무릎을 꿇고 호궤합장 자세를 취한 후 오랜 세월 동안 지은 허물을 참회하고 스님으로부터 연비를 받는 의식을 가졌습니다. 

 


▲ 스님으로부터 연비를 받고 있는 수계 대중

 

스님이 연비하는 동안 수계 대중들은 참회 진언을 계속 외웠습니다. 

 

연비와 참회를 통해 마음이 한결 청정해진 수계대중은 삼귀의와 오계 수계를 약속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거룩하신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거룩하신 부처님의 가르침에 귀의합니다. 

거룩하신 대중들께 귀의합니다.” 

 

스님이 한 구절씩 말하자 수계대중도 함께 따라하며 잘 지킬 것을 다짐하며 반배를 했습니다. 

 

“첫째, 산 목숨을 때리거나 죽이지 않겠습니다.  

둘째, 훔치거나 뺏지 않겠습니다. 

셋째,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하지 않겠습니다. 

넷째, 거짓말이나 욕설을 하지 않겠습니다. 

다섯째, 술에 취해 주정하지 않겠습니다.” 

 

그러자 스님이 다시 말을 이었습니다. 

 

“오늘 그대들은 부처님 앞에서 본인들의 의사에 따라 계를 지킬 것을 약속하였습니다. 이 기쁜 마음을 부처님 앞에 나아가 한 사람씩 헌화함으로써 그대들의 뜻을 다시 한 번 다짐하도록 하십시오.”

 

대중들은 한명씩 나와 부처님 전에 헌화 하였습니다.

 


 

수계의식과 헌화를 마치고 수행자로 거듭난 대중들을 위해 스님은 정성을 기울여 발원을 해주었습니다. 

 

“거룩하신 부처님, 대자대비하신 관세음보살님, 대원본존 지장보살님. 오늘 이곳 호주 시드니에서 그동안 불교대학을 이수한 28명의 졸업생 중 25명이 모여서 ‘나도 부처님처럼 살겠다’, ‘나도 깨달음을 얻어서 부처가 되겠다’, ‘정말 자유롭고 행복한 인생을 살겠다’, ‘해탈과 열반을 성취하겠다’ 이런 큰 원을 세우고,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삼보에 귀의하고 오계를 잘 받아지니기 위해서 이렇게 오늘 수계 법회를 하게 되었습니다. 

 


▲ 수계 대중을 위해 발원을 해주고 있는 스님

 

지금까지 삶을 돌아볼 때 저희들도 부지런히 살아왔습니다. 공부도 열심히 하고, 직장 생활도 열심히 하고, 가정 생활도 열심히 하고, 누구보다도 성실히 살았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저희들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왜 이런 부모 밑에서 태어났을까’ 하면서 부모를 원망하기도 하고, ‘왜 이런 나라, 이런 사회에 태어났을까?’ 하면서 세상과 사회를 원망하기도 하고, ‘왜 저런 사람을 만났을까?’ 하면서 남편이나 아내를 원망하기도 하고,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저런 자식을 낳았을까’ 하면서 자식을 원망하기도 하며, 괴로운 인생을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이제 부처님의 바른 법을 만나 진지하게 내 인생을 돌이켜보니 이 모든 괴로움이 다 나의 어리석음으로부터 일어난 일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이제 그 누구를 원망할 수는 없게 되었습니다. 미움과 원망은 사라졌지만 그렇다고 아직 내 인생의 새길이 열린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는 모든 것은 나로부터 나아가 나에게 돌아옴을,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음을, 그 결과가 다시 원인이 되고 또 결과가 돌아오는 인연과보가 분명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돈을 빌리면 갚아야 되고, 갚기 싫으면 빌리지 말아야 하는 너무나 간단한 이치를 알게 되었습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이제 방향을 잡았습니다. 이미 내가 어리석어서 지은 인연의 과보가 있다면 피하지 않고 기꺼이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어리석은 인연을 짓지 않겠습니다. 그것이 아무리 쾌락을 가져오더라도 수행에 방해가 된다면 멈출 것이고, 그것이 아무리 싫어하는 일이라 하더라도 수행의 공덕이 된다면 기꺼이 행하겠습니다. 이제 더 이상 나의 감정과 기호에 연연하지 않고 그것이 바른 길이라면 기꺼이 행하며 그것이 바르지 않다면 기꺼이 멈추겠습니다. 

 

오늘 저희들이 부처님 앞에서 삼귀의 오계를 받으며 이렇게 발원하고 결심하지만 이틀 삼일이 지나면 이 마음이 해이해져서 또 욕망에 끄달리고 성질에 끄달려서 오늘 이 발원을 잊어버릴 수 있겠습니다. 그럴 때는 대자대비하신 관세음보살님이시여, 본래 서원 잊지 마시고 저희들이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늘 저희들을 격려하고 이끌어주시고, 잘못이 있으면 경책하여 주시기를 발원하옵니다. 

 


 

대자대비하신 부처님. 저희에게 이런 바른 길을 일러주셔서 감사드리며, 부처님의 제자됨이 부끄럽지 않는 그런 수행자가 되겠습니다. 이제 더 이상 남에게 도움을 받으려고 하기 보다는 작게나마 남에게 베푸는 것을 즐기겠습니다. 남에게 이해 받으려 하기 보다는 조금이라도 내가 남을 이해하는 쪽으로 가겠습니다. 사랑 받기 보단는 사랑하는 마음을 내겠습니다. 의지하기 보다는 의지처가 되어주겠습니다. 사치하게 사는 것보다는 검소하게 사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교만하고 거만하게 사는 것보다는 겸손하게 살겠습니다. 

 

오늘 저희가 발원한 이 공덕 일체 중생에게 회향하오니 이 공덕이 배고픈 자에게는 양식이 되고 병든 이에게는 양약이 되고 배우지 못한 아이들에게는 배움의 터가 되는 등 고통받는 모든 중생들 이고득락하여지이다.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스님의 간절한 발원이 계속되는 가운데 수계 대중들은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이어서 불명과 수계증을 수여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스님은 오늘 수계를 받은 모은 이들에게 한명 한명씩 불명을 지어주고 그 의미도 함께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대표자 한명에게만 스님이 직접 불명의 의미를 해석해 주는데 오늘은 모두에게 불명의 의미를 해석해 주니 모두들 너무나 기뻐하였습니다. 

 


▲ 스님으로부터 직접 수계증과 불명을 받고 있는 졸업생

 

정은지 총무님의 영접사를 끝으로 수계식을 마친 후 잠깐 휴식 시간을 가진 후 곧바로 정토불교대학 졸업식이 거행되었습니다. 

 

졸업식 기념 법문이 있기에 앞서 지난 1년 동안 부처님의 바른 법을 가르쳐주신 스님에게 정토불교대학생을 대신하여 최고령 졸업생인 거사님 한 분이 꽃다발을 증정했습니다. 졸업생 일동은 ‘스승의 은혜’ 노래를 다함께 부르면서 스님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이어서 졸업식 기념 법문을 통해 스님은 법문을 자기 경험화 해야 하는 것과 그 방법으로 수행, 보시, 봉사의 중요성을 강조해 주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많은 이들이 문제 제기를 해요. 학과 수업만 하면 되지 마음나누기, 봉사활동 등 다른 것들을 왜 이렇게 많이 해야 되느냐고요. 정토불교대학의 설립 취지는 수행자의 모임을 한번 만들어보자는 것입니다. 수행자가 되려면 자기가 경험하고 체험해야 합니다. 그래서 부처님 가르침의 이치를 바르게 아는 데에 50%, 그것을 경험하고 체험하는 데에 50%를 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학교 교육을 주로 학습 위주로만 받아왔기 때문에 교과 과정만 공부의 전부라고 생각하는데 정토불교대학은 그렇지 않습니다. 나머지 50%는 학습 받은 것을 자기화 하는 과정입니다.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고 스님은 그렇게 말씀하셨는데 ‘나는 어떤가?’ 하는 문제입니다. ‘나는 지루하더라’, ‘나는 재미가 없더라’ 하고 느낀 것도 수행입니다. 이런 말을 하면 안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떠했는가 살피는 것이 마음나누기입니다. 마음나누기를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내가 어떠했는지를 말하면 됩니다. 이 나누기 과정을 통해서 법문을 자기화해야 합니다. 

 


 

그리고 깨달음의장을 통해서 ‘깨달음이란 것이 어떻게 우리의 고뇌를 해결하는가’ 하는 것에 대해 자기 체험을 해야 합니다. 복을 빌어서 내 괴로움을 해결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깨달아서 내 괴로움을 해결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지를 체험해야 합니다. 나의 무지를 깨치니 이렇게 고뇌가 사라지는구나 하는 것을 경험해봐야 합니다. 

 

그리고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자기 수행을 해야 합니다. 이치는 알지만 경계에 부딪히면 잘 안 됩니다. ‘화를 안 내야지’ 하지만 경계에 부딪혀 보면 화가 확 나버리잖아요. 그러니 매일 매일 점검을 하면서 연습을 해야 해요. 이것이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1시간 정진을 하는 천일결사 정진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늘 남에게 도움을 얻는 쪽에 익숙해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다만 하루에 1000원이라도 남을 위해 베푸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남이 나에게 뭔가 해주기를 바래요. 내가 남을 위해서 서비스를 할 생각을 잘 안 해요. 우리는 자신의 작은 재능도 다른 사람에게 베풀면 그 대가를 돈으로 계산해서 받으려고 하거나 감사 인사라도 받으려고 하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어요. 재능을 파는 데에 너무 익숙해 있어요. 그래서 내가 내 자식을 키우듯이 이 세상 일을 내 일처럼 생각하고 나의 재능을 값으로 계산하지 않고 쓰는 것을 봉사라고 해요. 

 

이렇게 정토회는 자기를 행복하게 하는 수행과 이웃에 도움이 되는 보시와 봉사, 이 세가지가 활동의 중요한 내용입니다. 이런 과정을 마쳐야 졸업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졸업을 하게 된다는 것은 수행자로 거듭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원래는 오계를 받게 되면 수행자가 됩니다. 그러나 현재 불교계에서 오계가 너무 남발되고 있기 때문에 정토회에서는 승가공동체의 일원이 되기 위해 발심행자 신청서를 제출해서 정회원이 되도록 하는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정회원과 일반회원의 차이는 정회원부터는 수행자로서의 입장을 분명히 할 것을 요구합니다. 정회원이 아닌 사람은 그냥 신자로서 정토회에 다닐 수 있게 열려져 있습니다. 그러니 이제 불교대학을 졸업했으니까 경전반을 다니는 중에 발심행자 신청서를 제출해서 정회원이 꼭 되시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졸업을 축하드립니다.”

 

수계식과 졸업식을 합쳐서 무려 4시간이 넘도록 법문을 해주신 스님에게 대중들은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 

 


 

사홍 서원을 끝으로 오후 2시 30분이 다 되어 수계식과 졸업식을 모두 마쳤습니다. 한국에서는 2500명이 동시에 수계를 받는데 오늘은 25명이 수계를 받음에도 한국 보다 시간이 더 걸린 것 같습니다. 스님은 인원의 많고 적음에 관계 없이 한명 한명에게 정성을 다해 법문을 해주었습니다.  

 

다함께 기념사진을 찍으며 수계 대중들은 환한 웃음을 머금었습니다. 수행자로 새로 태어난 날이니까요. 

 


 

올해도 시드니에서는 불교대학 21명 경전반 8명이 입학해 수업을 듣고 있고, 멜버른에서는 불교대학 7명, 경전반 6명이 입학해 수업을 듣고 있어서 내년에도 40여명이 넘는 대중들이 졸업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나날이 발전하는 호주 시드니정토회의 모습이 느껴져서 참 좋았습니다. 

 

스님은 졸업식을 마친 후 길가에 세워진 차 안에서 도시락으로 점심 식사를 한 후 40여분 남짓한 시간 동안 휴식을 취했습니다. 오후 4시부터는 같은 장소에서 희망세상만들기 즉문즉설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어서 시드니 즉문즉설 강연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 법륜 스님의 명쾌한 강의를 통해 마음이 작용하는 이치와 불교에 대해 쉽고 체계적으로 배워보세요. 2015년 정토불교대학 가을 학기가 전국 114개 지역과 해외 33개 지역에서 동시 개강합니다.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찾는 분들의 많은 신청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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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르침은 붓다로부터 대를 이어서 내려왔습니다. 근본 가르침은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흐트러짐이 없이 내려왔습니다. 그 법은 석가모니 부처님으로부터 마하가섭 존자에게로, 마하가섭 존자로부터 아난다 존자에게로, 아난다 존자에게서 상나화수 존자에게로, 그래서 제28대 보리 달마 조사에게 이르렀고, 다시 6대를 내려가서 육조 혜능 조사에게 이르렀고, 그것이 더 내려가서 제56대 석옥 청공 조사로부터 제57대 고려말 태고 보우 조사에게 이르렀고, 그 법이 계승해서 내려와서 서산대사를 거치고 환성 지안조사에 이르렀고, 지안 조사가 순교함으로 해서 그 후신으로 다시 오신 분이 용성 진종조사이고, 용성 진종조사의 법이 동헌 완규조사를 거쳐서 불심 도문대사를 거쳐서 여기 지광 법륜에 이르렀습니다. >>>

2015-09-10 01:09:40

조정

고맙습니다.덕분입니다._()()()_

2015-09-08 17:11:12

이지은

정토불교대학이 외국에도 있구나.

2015-09-01 22: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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