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5.6.2 서울 공동체 발우공양 및 청년붓다팀 49일 회향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께서는 정토회 서울 공동체 발우공양에 참석하셔서 49일 동안 상주했던 청년들을 위해 회향하는 마음 자세에 대해 법문해 주셨습니다. 

 

새벽4시30분, 스님께서는 서초동 정토회관에서 도량석 소리와 함께 일어나 새벽 예불 및 천일결사 기도를 하며 하루를 시작하셨습니다. 

 


▲ 새벽 예불 

 

기도 후에는 원고를 교정하시다가 6시30분부터 서울 공동체 대중들과 함께하는 발우공양에 참석하셨습니다. 

 


 


▲ 발우공양

 

발우공양 후에는 “지난주에 있었던 초파일 행사 준비하고 뒷마무리까지 한다고 모두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라며 공동체 상주 대중들에게 먼저 감사 인사를 하셨습니다. 

 

또 오늘은 지난 49일 동안 정토회관에 상주하면서 출가 수행 프로그램을 함께한 ‘청년붓다’팀이 회향을 하는 날입니다. 그래서 참여한 청년들을 위해 회향하는 마음 자세에 대해 법문을 해주셨습니다. 

 

“청년붓다팀 여러분, 회향하는 것을 축하드려요. 그런데 제가 가만히 들어보니까 매일 참회를 세가지 네가지씩 하더라구요. 아마 직장도 다니고 정진도 해야 하고 두 가지를 함께 하려다보니까 좀 힘들었나 봐요. (웃음)

 


 

회향이라는 것은 내가 지은 공덕을 나만이 간직하지 않고 필요한 사람에게 나눠준다는 뜻입니다. 범부 중생은 자기는 복을 안 지어놓고 복을 받겠다는 욕심을 부립니다. 현명한 사람은 자기가 복을 지어서 자기가 복을 받습니다. 그러나 보살은 복을 지어서 그 복을 필요한 사람에게 나눠줍니다. 그래서 금강경에 ‘불수불탐’이라는 구절이 있어요. 즉, ‘보살은 복을 받지 아니한다. 왜냐하면 복을 탐하지 아니하기 때문이다’ 이런 뜻입니다. 

 

그러니 여러분들도 오늘 49일 정진한 공덕을 모두 회향해야 합니다. 나는 이미 수행을 통해 많은 이익을 봤기 때문에 그 외에 지은 복이 있다면 그 복을 필요한 다른 사람에게 다 돌려주어야 합니다. 이게 회향입니다. 

 

복을 다 줘버렸으니까 또 새로 49일 입재해서 짓던지요.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다 세상으로 파견나가 근무를 하는 것이니까 복을 세상 속에서 짓던지요. (웃음) 

 


 

여러분들이 마음가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재가 신자로서 이렇게 수행을 하게 되면 사회생활 하랴 수행생활 하랴 사실 상당히 힘듭니다. 그러나 ‘나는 수행자이다’ 이렇게 정의를 내려보세요. 수행자는 밥도 하루에 한끼 먹어야 되고, 나무 밑에서 잠자야 되고, 다 떨어진 옷 입어야 되고, 결혼도 안해야 되고, 직업도 안가져야 되고 하잖아요. 그런데, 특혜를 받은 겁니다. 그래서 잠시 나가서 직장 다녀도 되고, 잠시 나가서 두끼 세끼 먹어도 되고, 예쁜 옷도 입어도 되고, 이렇게 특혜로서 허용이 된 거예요. 

 

그러나 ‘나는 수행자이다’ 하는 원칙은 지켜야 합니다. 내가 원래 수행자이니까 조석 예불은 빠지지 말아야겠다, 내가 수행자이니까 남의 덕을 보려고 해서는 안되겠다, 오히려 남에게 덕을 보여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내가 수행자이니까 괴로워하고 살아서는 안되겠다, 행복하게 살아야되겠다, 내가 수행자이니까 사치하지는 말아야 되겠다, 검소하게 살아야되겠다. 내가 수행자이니까 교만하게 살아서는 안되겠다, 겸손하게 살아야되겠다, 내가 수행자이니까 게을러서는 안되겠다. 성실히 살아야되겠다, 내가 수행자이니까 집착을 해서는 안되겠다, 모든 것을 놓고 편안한 마음으로 살아야되겠다, 이렇게 적어도 내가 수행자라는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원래는 하루종일 정진해야 되고 밥도 한끼만 먹어야 되는데 아침에만 한시간 정진하고 주말에만 나와서 정진하면 나머지는 특혜로 허용해준다고 생각하고 사회생활을 하면 본분을 잊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머리를 부쳐 놓고 옷을 입혀 놓으면 자기가 수행자라는 본분을 잊어버려요. 자기가 필요할 때는 수행자라고 하고, 또 세속이 그리우면 수행자가 아니라고 합니다. 옷을 어떻게 입었든 머리를 부쳤든 그것은 중요한 게 아니고 ‘내가 수행자이다’ 하고 자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처님 당시에는 수행자들이 그렇게 살았는데 우리는 지금 밖에 살면서 이것이 특혜로 주어졌으니까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수행자는 원래 술을 안 먹어야 하는데 어쩌다가 한잔 하게 되더라도 절대로 취해서 정신이 흐려지거나 몸이 흔들리거나 하지 않아야 하고, 음료수 수준으로 딱 마시고 끝낼 수 있어야 합니다. 최소한의 절도는 있어야 합니다. 그것을 넘어서면 수행자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어디가서 살든 무슨 이름으로 불리든 그런 것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수행자라는 본분은 꼭 지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니 ‘청년정토회 활동도 하랴 직장생활도 하랴 너무 힘들다’ 이런 얘기하지 말고, 수행자는 이렇게 공동체 생활을 하며 살아야 되는데 밖에 나가서 이렇게 자유롭게 많은 혜택을 받고, 직장생활도 할 수 있는 것을 허용해 줬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으로 직장생활을 한다, 이렇게 생각하고 정진을 해나가시기 바랍니다.” 

 

49일 출가 생활을 마치는 청년들은 애정이 담긴 스님의 법문을 귀를 쫑긋 세우고 경청했습니다. 특히 49일 입재를 다시 하는 방법이 있지만 오히려 세상 속으로 나가서 더 많은 복을 지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자 모두들 기뻐하는 눈치였습니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든 수행자의 본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말씀은 공동체 상주 대중 모두에게도 소중한 가르침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출가 수행 생활을 경험하고 삶이 보다 더 행복해지는 청년들이 많아지길 기원해 봅니다.

 

스님의 법문을 듣고 난 후 ‘청년붓다’팀은 그동안 보살펴준 서울 공동체 대중들을 위해 지난 49일 수행 생활의 애환을 재미있게 표현한 율동과 노래 공연을 보여주었습니다. 

 


▲ 청년붓다팀의 율동과 노래

 

‘청년붓다’팀이 자우림의 '일탈' 노래를 개사해서 “번뇌가 쌓였을 때 폭풍정진을♬ , 업식이 올라올 때 폭풍 나누기♬, 이렇게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 해탈 열반할거야♬” 라며 율동과 노래를 하자 공동체 대중들은 배꼽을 잡고 웃으며 즐거워 했습니다. 

 

이어서 스님께서는 6월3일부터 동남아에서 외국 스님들이 한국을 방문하여 정토회의 활동을 견학하고 서로 교류를 하게 되는데, 이 기간 동안 함께 생활하게 되면 숙소가 많이 불편할 수 있으므로 우리가 불편하더라도 그분들이 편안하게 쉬었다 갈 수 있도록 편의를 봐 줄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여성 수행자인 비구니 스님들도 함께 초대되어서 조금 더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발우공양과 대중공사를 마치고 스님께서는 곧바로 공항으로 이동하셨습니다. 내일 또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전체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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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원

귀한 법문 잘보았습니다.고맙습니다.
나무관세음보살.

2015-06-08 09:44:00

^^^^

정토회 상주대중분들은,안그래도 불편하실텐데 손님들 오신다고 얼마나 더 불편을 감수해야 할까요 ㅎ<br />잘은 모르겠지만,정토회 상주대중분들은 개인방도 없이 모두 숙소를 함께 이용하시는 듯한데,3~4인당 방한칸이라도 쓸 수 있도록,그분들을 위한 공간을 좀 늘려주실 생각은 없으신가요?ㅎ

2015-06-05 23:58:02

정긍정

잘 읽었습니다.<br />감사합니다.

2015-06-04 21: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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