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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세계 100회 강연 중 103번째 강연이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날입니다. 법륜 스님과 함께하는 마음 공부 세계 여행 이야기 오늘도 시작해 봅니다.
태국(타이, Thailand)은 동남아시아 중심부에 위치해 인도차이나와 미얀마, 그리고 중국 남부 지역의 관문 역할을 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국왕을 국가의 수반으로 하는 입헌군주제 국가이며 동남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외세의 지배를 받은 적이 없는 나라입니다. 인구는 타이인, 중국인이 대부분이고, 그 외 말레이인, 라오스인, 인디언, 버마인 등이 차지합니다. 공식어는 타이어이지만 유명 관광지에서는 영어를 통상적인 언어로 사용합니다. 국교는 상좌부 불교 또는 남방 불교(Theravada Buddhism)입니다. 소수 종교는 남쪽 지역민이 믿는 이슬람교를 비롯해 힌두교와 기독교 등이 있습니다. 초기 태국지역 사람들은 중국의 남부 지역에서 이주해 온 것으로 추측하며 '타이(Thai)' 라는 국명은 '자유'를 의미하는 타이어에서유래했다고 합니다.
태국 내 교민은 약 2만명 정도 거주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중 방콕에 거주하고 있는 교민은 약 1만 5천명입니다. 교민들은 주로 40대가 주축이 되어 있으며, 대체적으로 70%에 가까운 수가 2000년대 이후에 이주해 온 분들로 젊은층이 많습니다. 최근에는 삼성, LG, 현대, 코스코, CJ 등을 비롯하여 중소기업체도 많이 진출해 있다고 합니다. 이 중에 유학생은 교민 전체의 6~7% 정도를 차지합니다.
학생과 주재원을 제외한 거의 모든 교민들은 일반 체류자 자격으로 거주하고 있는데, 교민들은 주로 관광 서비스 업계에 많이 종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 1월부터 ‘비자런’이 막혀서 한국으로 돌아가거나 주변 국가로 이주한 경우가 많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그동안은 주변 인근 국가인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말레이시아 등을 잠깐 경유한 후 다시 재입국하는 방법으로 체류 기간을 연장해 왔는데, 이것을 전면 금지하는 바람에 태국 교민사회는 일대 충격에 빠지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번 강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방콕정토회에서 활동하는 몇몇 분들이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는 바람에 같이 강연을 준비할 사람을 초기에는 구해지 못해 어려움이 많았다고 합니다.
▲ 방콕
방콕은 태국의 수도로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도시입니다. 세계에서 22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로, 약 828만명을 기록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방콕은 약 3천여년간 독립을 지속해 온 독립 왕국으로서의 태국의 문화 유적과 풍물 등 각종 관광자원이 많은 곳이며 동서양을 잇는 아시아의 관문이기도 한 도시입니다. 특히 수완나폼 국제공항은 세계 각지에서 몰려 드는 여행객으로 연일 붐비고 있었습니다.
새벽 5시30분에 한윤복 대표님을 비롯한 어제 강연을 준비했던 봉사자들이 스님 일행이 하룻밤 묵은 미얀마 양곤의 숙소 Pears Condo에 오셨습니다. 다시 먼길을 떠나시는 스님께 삼배로 인사를 드리고, 스님께서도 수고한 봉사자들에게 격려의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 새벽에 출발하시는 스님께 인사하러 온 미얀마 강연 봉사자들
강영애님이 새벽부터 식사까지 준비해 오셔서 아침까지 든든히 먹고 새벽 6시에 공항으로 출발했습니다. 7시에 양곤 국제공항에 도착해 출국 수속을 밟고 게이트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공항에는 한윤복 대표님과 한승국씨, 강영애님, 김진동님이 나오셔서 스님 일행이 비행기를 타는 시간까지 끝까지 배웅을 해주셨습니다. 강영애님은 이곳 미얀마에서 사신지 18년이나 된 분이신데, 현지 언어를 능수능란하게 잘 하셔서 공항 안까지 들어오셔서 출국에 아무 문제가 없도록 세심히 챙겨 주셨습니다.
▲ 출국 수속을 도와주신 미얀마 현지 교민 강영애님(가운데)
어제 강연을 주관한 한윤복 대표님은 “미얀마가 요즘 변화가 급격한 곳이여서 교민들이 스트레스가 많은데 어제 스님의 강연으로 많은 분들이 마음의 평온을 찾아갔다” 며 스님께 거듭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 미얀마 강연을 총괄해주신 한윤복 대표님
8시30분에 미얀마 양곤을 출발한 비행기는 10시40분에 태국 방콕의 수완나품 국제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공항에는 방콕정토회 황소연 총무님의 남동생 황두연님이 마중 나와주셔서 스님 일행을 반겨 주고 차량으로 픽업해 주었습니다.
▲ 짐을 운반해 주기 위해 공항 마중을 나와준 황두연님
공항에서 오늘 숙소인 호텔로 바로 이동해 짐을 내려놓고 곧바로 점심 식사를 하러 한국식당 ‘명가’로 이동했습니다. 비빔밥을 간단히 먹고 식당 사장님께 사인한 책은 선물로 드렸습니다. 스님께서는 “저녁식사 때 태국의 슐락 박사님이 이곳에 오셔서 같이 식사하려고 한다” 면서 준비를 잘해 달라고 부탁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오셨습니다.
오늘 스님 일행이 머물 호텔은 주 태국 한인회 채언기 회장님이 제공해 주셨습니다. 회장님은 포스터 및 전단지 인쇄, 한아시아 사이트 팝업창 홍보 등을 위해서도 지원을 해주시는 등 많은 지원을 해주셨습니다. 스님께서는 호텔에서 잠시 휴식을 하셨다가 오후1시45분에 강연장인 한국 문화원으로 이동하셨습니다.
2시부터는 대기실에서 방콕의 지역 인사 분들과 차담을 나누셨습니다. 주 태국 한국문화원의 이준호 원장님, 서남아 평통위원회 채규준 회장님 부부와 이정국 고문님(특히 고문님은 라이용에서 3시간 동안 차를 타고 오셨다고 합니다), 스님께서 태국에 오실 때마다 차량 지원을 해주고 계신 김장열 사장님, 교민광장 전용찬 사장님, 박종하님, 문범덕님 등이 함께 자리해 스님의 이번 세계 100회 강연에 대해 궁금한 점과 스님의 건강, 방콕 지역의 교민 현황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누셨습니다.
▲ 스님과 차담을 나누고 계신 방콕 지역 인사 분들
모두들 스님이 오늘로써 연속 103번째 강연을 하고 있다고 하니 깜짝 놀라워 하셨고, 한 분은 “이제부터는 그냥 법륜 스님이라고 소개하면 안되고, 세계의 법륜 스님이라고 소개해야 한다” 면서 교민들을 자비롭게 헤아려주시는 스님의 노고에 대해 큰 감동을 받으셨습니다.
특히 오늘 12월 5일은 태국의 푸미폰 국왕의 생일 겸 ‘아버지의 날’로 공휴일이면서 동시에 국민들은 이 날을 기념하여 하루 동안 노란색 옷을 입고 저녁에는 광장에 모여 국왕의 건강을 기원하는 의식에 참여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공휴일이여서 그런지 오후 2시30분에 강연이 열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강연장을 찾아주셨습니다.
총 130여명이 참석하여 한국문화원 강당을 가득 메운 가운데, 강연에 앞서 한인회 전 회장님인 김장열 사장님이 “세계 115회 강연을 다니고 계신 스님께 뜨거운 박수 갈채를 보내달라” 고 환영의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박수 갈채를 받으며 무대에 오른 스님께서는 오늘이 103번째 강연이라고 알려주시면서 강연을 시작하셨습니다.
“저는 지금 해외에 계신 교포들과의 대화를 위해서 115회 강연을 다니고 있습니다. 유럽을 시작해서 캐나다, 미국, 멕시코, 남미로, 오세아니아로 해서 지금 동남아시아를 다니고 있습니다. 오늘이 103회 강연이니까 이제는 거꾸로 메달아 놓아도 나머지 강연은 다 해낼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청중들 웃음)
처음 시작했을 때는 많이 힘들었어요. 유럽 강연을 할 때는 거의 중단해야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많이 아프기도 했고요. 아예 목소리가 안 나와서 강연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도 했어요. 또 그런 상태에서 계속 강연을 했더니 편두통이 생겨서 심한 고통도 겪으면서 하루 하루 한발 한발 다니다보니까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컨디션이 썩 좋은 상태는 아니고요. 조심해서 다니고 있습니다. 방콕은 그래도 1년에 한번씩은 강연을 주욱 해왔어요. 제가 인도성지순례를 매년 가니까 가는 길에 들러서 강연을 하거든요. 아무튼 오늘 만나뵙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인생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와 같이 대화를 해보는 겁니다. 대화를 하다보면 문제를 삼았던 것이 문제가 안될 수도 있고,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고, 무거웠던 마음이 가벼워지기도 합니다. 그것은 제가 그렇게 해주는 것이 아니고, 대화를 하다보면 그렇게 되어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뚜렷한 주제가 있는 강의는 아니지만, 결과적으로는 좀 더 행복해지고 좀 더 자유로워진다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좌절했던 사람이 삶의 새로운 희망을 가지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희망이 생긴다 이런 얘기가 아니라 대화를 하다보니 ‘아, 별 문제가 아니었구나’ 하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 바로 희망이죠. 그러니 누구든지 자유롭게 얘기를 해보세요.”
그러면서 질문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총 7명이 스님께 질문을 했습니다.
“배낭여행 중인 학생입니다. 전역 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또한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모르겠고, 부모님께 의지하고 싶지 않고,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공부가 제일 쉬운 것을 알지만 저에게 진정 맞는 진로를 잘 모르겠습니다.”
“결혼 적령기를 넘긴 33세 여성입니다. 사람은 태어나면 공부를 해야하고 30대에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살아야 하는데 결혼의 유무를 떠나서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싶습니다. 사람은 왜 이렇게 외로운 것일까요? 저 자신의 내면과 싸우는 힘을 얻고 싶습니다. 마음의 소리를 들어라고 하는데 어떻게 들어야 하는지를 모르겠습니다.”
“두 딸에게 부처님의 법과 가르침을 주고 싶은데 멀리 외국(네덜란드, 스위스)에 사는 관계로 부처님의 법을 전하기 어렵습니다. 집안이 불교 집안인데도 불구하고 젊은시절 열심히 수행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운 마음에 딸들에게 의도적으로라도 불법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저 자신에 대해 정체성이 없습니다, 중국의 조선족인 관계로 외국인이 ‘너는 어디에서 왔느냐?’ 라고 질문을 받을 때 한국인인지 중국인인지 헷갈려 저의 정체성을 알고 싶습니다.
그리고, 남자친구를 사귄지는 1년이 다 되어 가는데 만날 때 마다 작은일로 싸우고 있습니다. 서로 안맞는 관계인데도 불구하고 결혼 애기를 하고 있는데 결혼을 해야 할지 않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결혼을 한지 2년 된 새댁입니다. 결혼을 하고 나니 아이를 꼭 가져야 하냐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남편은 좋고 긍정적인 사람이라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요 남편은 아이를 가지기를 원하는데 저는 좋은 엄마가 될 자신이 없습니다. 엄마의 삶을 보면서 어릴 때 안쓰러워 보인 기억이 있어 그런지 아이를 가지기에 두렵습니다.“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 이유는 목표가 분명해서입니다. 한 순간이 괴로워도 인생의 목표가 있어 살아왔는데요. 현재 목표가 사라지고 나니 인생의 허무함을 느낍니다. 앞으로 계속 목표가 있는 삶을 살아야 할까요?”
이렇게 다양한 질문에 대해서 스님께서는 정성껏 답변을 해주셨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부모님의 심한 갈등으로 힘들어하는 여성분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가정에서 부모가 갈등할 때 자녀는 어떤 마음을 가져야 거기로부터 자유롭게 행복해질 수 있는지 지혜로운 방법을 알려주셨습니다.
“남편하고 결혼해서 한국에서 살다가 작년에 방콕에 왔습니다. 올해 몸이 너무 안좋아서 (골반과 허리뼈가 완전히 틀어져서) 한국에 가서 한두달정도 있다가 다시 잠깐 방콕에 왔습니다. 조금 뒤에 다시 한국에 치료를 받으러 가야 하는데요, 문제는 제가 친정에 있을 때 부모님들이 자꾸 다투세요. 엄마는 한참 다투시면 아빠욕을 하시고, 아빠는 엄마욕을 하세요. 옛날부터 지금까지 굉장히 다투시는데 제가 너무 괴롭고요, 심지어 두 분이 워낙 혈기가 왕성하셔서 아빠는 싸우시다가 집도 나가시고 그러시는데그 모습을 지켜보는게 매일매일 너무 힘이 듭니다.”
“집에 안가면 되지요.” (청중들 웃음)
“제가 몸이 안좋다 보니까 한국에서 치료를 계속 받아야하는 실정이거든요.”
“딴곳에 살면서 치료를 받으면 되잖아요.”
“네, 그래서 생각을 해봤어요. 친구네 집에 한 3일 정도 있고, 부모님 집에 한 4일 정도 있는데, 제가 갈 때마다 많이 싸우시더라구요. 저를 가운데 두고 얘기를 들어달라 하시면서 막 싸우시는데, 그 옛날 몇십년 전 얘기를 계속하면서 서로 다 반복해서 얘기하고 계시니까, ‘오죽 마음이 쌓이셨으면 이러실까’ 하고는 계속 얘기를 들어드리기는 하는데, 제가 가운데서 너무 힘이 드는 거죠.”
“뭐가 힘들어요?”
“엄마한테서 괴로운 얘기를 들으면, 저는 아빠를 사랑하는데 엄마가 아빠 욕을 하시니까 괜히 여러가지 마음이 드는 거죠. 아빠한테 미워하는 마음도 들고, ‘엄마는 저렇게까지 아빠를 왜 이해하지 못할까?’ 이런 마음도 들고요. 아빠 얘기를 들으면, 또 반대의 입장이 드는거죠. 아빠가 불쌍하기도 하고, ‘왜 아빠는 엄마를 이해하지 못할까?’ 그런 마음도 많이 들거든요. 두분이 또 싸우다 보면 격해지고 폭력이 나와 두 분이 몸싸움까지 가끔 하시게 되는데 그것을 보는 입장이 또 그렇게 힘들더라구요.”
“왜 힘들어요? 싸우는 것 구경하는 것은 재미있잖아요. (청중들 웃음) 닭싸움 하는 거 구경하면 얼마나 재미있는데요? 소싸움 하는 것도 보면 재미있어요. 염소도 싸움 붙여놓고 뿔로 부딪히는 것 구경하면 재미있어요. 질문자가 두 분이서 싸울 때 마다 박수 치면서 ‘누가 이기나? 이기는 건 우리 소’ 하면서 응원 좀 해봐요. 그럼 두 분이서 싸우다가 싱거워서 그만두죠. 질문자가 말리면 더 싸워요.”
“그게 좀 힘들어요. 그래서 한참 동안 얘기도 안 하고 두 분이서 싸우시는 것을 물끄러미 보기도 하는데 나중에는 몸이 되게 힘들어지고 마음도 힘들더라구요.”
“그러니까 두 가지 방법이 있어요. 응원을 하던지, 두 분이 싸우면 빨리 집을 나와가지고 다른데 가 있던지요. 내가 그 집에 가든 안가든 그 집은 싸우잖아요. 내가 가서 있을 뿐이예요. 그건 내 문제이지 엄마 아빠 문제가 아니예요. 엄마 아빠는 싸우면서도 질문자를 낳아서 잘 살아오셨잖아요. 그러니까 질문자가 볼 때는 문제인 것 같지만, 엄마 아빠는 싸우면서도 자기들은 아무 문제가 없어요.”
“제가 밖으로 나가서 친구네 집에 있는데도 계속 전화를 해서 하소연을 하시면서 좀 만나자고 그래요.”
“그러면 들어줘요. 엄마가 얘기하면 ‘아, 네, 네, 네. 네. 아이고, 엄마 힘드시네요’ 하고 들어주기만 하세요. 엄마 말을 따라서 아빠 욕을 해서도 안 돼고, 아빠가 얘기할 때도 아빠 말을 따라서 엄마 욕을 해서도 안 돼요. 그 이유는 엄마 말을 듣고 아빠 욕을 하면 질문자는 나쁜 여자가 되고 불효자가 돼요. 아빠 말을 듣고 엄마 욕을 해도 질문자는 나쁜 여자가 돼요. 그러다가 ‘엄마 그런 얘기하지 마세요’ 그렇게 하면 부모님 말도 안 들어주니 또 나쁜 여자가 되는 거예요. (청중들 웃음)
그러니까 들어주되 그냥 ‘아이고, 엄마 힘들겠어요’ 그렇게만 하면 아빠 욕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아빠 때문에 엄마 힘든 것만 들어주지 아빠는 노터치 하세요. 반대로 아빠가 힘든 걸 얘기하면 ‘아이고 힘들었네요, 아빠’ 하고 ‘아빠가 어떤 여자 때문에 힘들어 하는구나’ 하고만 들어주세요. ‘아빠가 힘드시네요’ 라고만 하지 아빠한테 가르칠려고 하면 안 된단 말이예요. 아빠한테 ”엄마 좀 이해해요“ 이런 말을 하면 아빠가 그 얘기를 들을 사람이예요? 안 듣지요. 아빠가 내 말도 안 들으면 아빠가 미원진단 말이예요. 그리고 엄마에게 ”아빠를 이해하라“ 고 하면 엄마도 내 얘기를 안 들어주니 엄마도 미워지는 거예요. 그러면 엄마도 기분 나빠해요. 딸이라고 얘기해 봤더니 저게 아빠 편든다 이렇게 말해요.”
“네, 맞아요. 그래서 지금 양쪽에서 욕을 듣고 있어요.”
“그래요. 그래서 절대로 누구 편을 들지 말고, 전화가 오면 “아이고 어머니 힘드시네요” 이렇게만 자꾸 얘기하면 돼요. 계속 “네, 네, 네, 네, 네” 하고, 내가 듣기가 조금 힘들면 귀에 이어폰 꽂아놓고 음악 틀어놓고, 입으로만 그냥 “네, 네, 네, 네, 네” 이러면 되는 거예요. 하나도 힘들지 않아요.” (청중들 웃음)
“그러면 괜찮아질까요?”
“괜찮아진다는 뜻은 엄마 아빠가 안 싸운다는 것이 아니라 싸우는 것이 나하고는 관계가 없어진다는 뜻이예요. 내가 괜찮아진다는 거예요. “네, 네, 네, 네” 하면 누가 괜찮아질까요?”
“제가 괜찮아지죠.”
“내가 괜찮아진다는 거예요. 사실은 응원하는 게 제일 좋아요.” (청중들 웃음)
“아, 응원하는 것 까지는 아직 안 될 것 같아요.”
“응원하는 마음을 내면 두 분이서 싸워도 나는 아무 상처를 안 입거든요. 그리고 연구를 하는 거예요. ‘엄마는 저렇게 해서 저러는 구나, 엄마는 저럴 때 성질을 저렇게 내고, 저렇게 해서 아버지한테 한대 치는구나, 아버지는 성질이 나면 말로 안되니까 주먹으로 때리는구나, 사람을 때릴려고 하지만 그래도 자기 아내니까 그릇을 때려 부시는구나’ 이렇게 보면 얼마나 재미있는데요.
남자들이 막 아내한테 성질을 낼 때 보면 서로가 싸우면서 때리기 전에 먼저 물건을 집어 던지잖아요. 차마 때릴 수는 없으니까 때리는 것 대신에 물건을 집어 던져서 깬다든지 하는 거예요. 옛날에는 여자가 아까워하는 것이 살림이었으니 남자들이 주로 살림을 부셨던 거예요. 여자가 아까워하는 것을 깨어 버려서 분풀이를 좀 할려고 했던 거죠. 그리고 여자들은 성질이 나면 남자 얼굴을 할켜 버려요. (청중들 웃음) 왜냐하면 흉터가 나서 길거리에 가면 망신이잖아요. 그래서 여자는 할퀴고 남자는 그릇 깨고 그러거든요. 그런데 요즘 여자들은 그릇 깬다고 별로 신경 안쓰잖아요. 같이 깨니까요.” (청중들 웃음)
“두 분이 나이가 드시니까 이제 상황이 바뀌었어요. 옛날에 쌓인 것 때문에 엄마가 이제 아빠를 공격하실려고 하고, 아빠는 막 피해 다니세요.” (청중들 웃음)
“잘 됐어요. ‘아, 나이가 드니 저렇게 되는구나’ 하면서 나는 “아빠, 내 쪽으로 와요. 내 뒤로 숨어요. 이쪽으로 피해요” 하고 도와주면서 마음을 가볍게 먹어야 돼요. 왜그러냐 하면, 그 싸움은 내가 볼 때 굉장한 것 같지만 사실은 별거 아니예요. 그 사람들은 늘 일상적으로 있는 일이예요. 그러면서도 지금까지 잘 살아왔고 앞으로도 잘 살거예요.
엄마와 아빠가 싸우는 것을 질문자가 간섭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예요. 질문자가 싸우지 말라고 하면, 엄마도 내 말 안 듣고, 아빠도 내 말 안 들으니까, 나는 엄마도 미워지고 아빠도 미워지게 되면서 질문자가 엄마 아빠를 다 미워하면 삼각형 세 변이 다 싸워요. 그런데 내가 응원을 하면 한 변만 싸우고 두 변은 괜찮아요. 나하고 엄마도 괜찮고, 나하고 아빠도 괜찮거든요. 그것이 유리하잖아요? 그러니 신경 쓸 필요가 없어요. 제일 좋은 것은 응원하는 것인데, 응원을 한번 해보세요.”
“네, 한번 해볼께요.”
“처음에는 속으로만 응원해 보세요. ‘누가 이기나? 누가 이기나?’ 이러다가 조금 지나고 나서는 소리를 내어가지고 “야, 게임 시작했다” 고 하면서 질문자가 마이크를 하나 들고 나와 가지고 “자, 엄마가 한대 찌릅니다. 아빠가 피하네요.” 이러면 두 분이서 싸우다가 웃을 거예요. (청중들 웃음)
그 정도 유머가 있어야지요. “청도 소 싸움한다” 이러면서 나와 가지고 응원을 해봐요. 그게 제일 낫고요. 그런데 그것이 잘 안되고, 싸우는 것을 보면 마음이 자꾸 아프면, 조용히 밖으로 나가서 안 보는 게 제일이예요. 질문자가 결혼 후 친정 집에 안 갔을 때는 이런 문제를 몰랐잖아요.”
“네. 몰랐지요.”
“안 보면 아무 문제가 없거든요. 봐도 문제가 없을려면 응원을 해버리면 아무 문제가 없어져 버리고요. 그래서 절대로 엄마 말 듣고 엄마 편도 들지 말고, 아빠 말 듣고 아빠 편도 들지 말고 그냥 엄마 얘기를 들어주고, 아빠 얘기를 들어주세요. “엄마, 아빠한테 그런 욕 하지마” 라고 하면 엄마가 기분이 나빠져요. 엄마 얘기 듣고 또 아빠한테 욕하면 아빠도 그 소리 듣고 아빠 기분이 나빠져요. 그리고 자기들끼리 좋으면 또 서로 그래요. “아이가 당신 욕하더라” 그래요.”
“진짜요?” (청중들 웃음)
“그런 것 잘 몰랐지요?”
“네, 몰랐어요.”
“질문자가 엄마 얘기에 동조해 준다고 아빠 욕을 같이 하면, 속으로는 ‘그 년 자기 아버지를 저렇게 욕을 하네’ 그래요. 아시겠어요? 그래서 절대로 부부지간에 싸움할 때는 어느 한쪽 편을 들면 안 돼요.”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질문자는 마지막에 아주 밝은 목소리로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스님의 답변을 듣고 무거운 짐을 탁 내려놓듯이 활짝 밝아진 표정이 되었습니다. 청중들도 밝아진 질문자를 보고선 큰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
이렇게 7명의 답변에 모두 답변을 마치고 나니 2시간 30분이 지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께서는 진리는 나도 좋고 남도 좋게 하는 길이라고 하면서 이렇게 닫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일시적인 기쁨은 행복이 아닙니다. 그것이 지속가능해야 행복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여러분들 어땠어요? 재미도 있었죠? 유익하기도 했죠? 나한테도 좋았죠? 남한테 손해나는 말은 한마디도 없었죠? 그래서 이 길은 나도 좋고 너도 좋고 지금도 좋고 나중도 좋은 길이예요. 그래서 우리는 진리에 근접해 가고 있습니다.
불교냐 기독교냐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우리가 어떻게 좀 더 진실을 향해 나아가느냐, 마음이 좀 더 편안해지고 삶이 더 행복해지느냐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살아 있을 때는 삶을 만끽하고 죽을 때가 되면 기꺼이 죽어줘야 합니다. 천국 가기 위해서 매일 교회에 나가면서 왜 천국 가는 걸 싫어해요? 죽어야 천국을 갈 수 있지요. 그러니 죽음을 너무 두려워하지 마세요. 크게 보면 죽고 사는 것도 없어요. 그러나 짧게 보면 좋은 곳에 가는 것인데 두려워할 것이 뭐가 있어요? 그러나 살아 있을 때는 삶을 만끽하자는 겁니다. 그렇게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긴 시간 열강을 해주신 스님께 청중들이 다시한번 뜨거운 박수 갈채를 보내주었습니다.
강연을 마치고 곧바로 무대 위에서 책 사인회 시간을 가졌습니다. 참석한 청중들에게 사인을 해주며 반갑게 인사를 하기도 하고, 청중들은 오늘 강연을 기념하고자 사인을 하는 스님 모습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청중들이 모두 돌아가고 강연장 곳곳에서 소임을 맡아 역할을 해준 자원봉사자들 모두가 모여서 스님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였습니다.
그리고 봉사자 모두에게는 한국에서 가져온 단주를 스님께서 직접 손목에 끼워 주셨습니다.
특히 강연 전체를 총괄한 황소연님에게는 스님께서 특별히 사인한 인생수업 책을 선물하고 일대일 기념사진 촬영을 하였습닌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봉사자들도 뒤에서 큰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 황소연님을 중심으로 방콕정토회 활동가들이 중심이 되어 오늘 강연이 무사히 치러질 수 있었습니다.
▲ 방콕 강연 총괄을 맡아 주신 황소연 방콕정토회 총무님
행사장 뒷정리를 모두 마치고 봉사자들은 묘덕 법사님과 함께 마음나누기를 하였습니다. 황소연 방콕 정토회 총무님은 “소풍을 가는 기분으로 즐겁게 강연 준비를 했더니 몸은 힘들었지만 아이디어도 많이 나오고, 욕심을 부리고 있구나 알아차리기도 하고 좋았다”고 합니다. 한 분은 “봉사란 멀리 있는 것이 아니었는데 직접 참여해보니 참 좋구나 느꼈다” 고 소감을 말해주었습니다. 한 분은 “다른 나라에서 진행되는 모습을 스님의 하루를 통해 보고 있었는데, 어떻게 저렇게 사람들이 많이 모였을까 싶어서 걱정이 많이 되었다”며 “하지만, 오늘 방콕 강연에도 많은 분들이 와주시고 잘 마쳐서 너무 기쁘다” 고 하였습니다. 한 분은 “봉사를 했다기 보다는 내가 얻은 것이 훨씬 더 많았고, 즉문즉설을 동영상으로만 보는 것보다 현장에서 직접 들어보니까 더 느끼는 것이 많았다” 며 기뻐했습니다. 한 분은 “홍보를 하면서 희망편지와 유튜브를 통해서 법륜 스님의 법문이 널리 퍼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고, 오늘 강연을 통해 방콕 교민들에게 큰 희망을 불어넣어 주셨음을 많이 느낄 수 있었다” 며 보람있어 했습니다.
▲ 묘덕 법사님과 함께 하는 마음 나누기 시간
묘덕 법사님은 봉사자들의 이야기를 모두 듣고 나서 “강연을 함께 준비하다 보면 시비하고 분별하는 마음이 계속 일어나는데, 정토회는 그 때 자기 마음을 보아 나가는 과정을 수행으로 삼고 있다” 면서 “이번 강연이 자신을 알아가는 좋은 수행의 기회가 되었길 바란다” 고 한 분 한 분에게 격려를 해주셨습니다.
스님께서는 강연장을 나와서 곧바로 태국의 저명한 참여불교학자 슐락 시바락사(Ajarn Sulak Sivaraksa) 박사님 부부를 저녁식사에 초대를 해서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지셨습니다. 슐락 박사님은 스님과는 오랜 인연으로 INEB(International Network for Engaged Buddhists, 참여불교국제네트워크) 활동을 함께해 온 분입니다. 슐락 박사님 부부가 올해로 결혼 50주년이 된다고 하셔서 저녁을 함께 드시며 조촐한 축하 파티를 해드렸습니다. 스님께서는 슐락 박사님께 “박사님, 오래 오래 건강하셔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설해 주세요” 라고 하시면서, 케익에 초를 켜고 축하 노래도 불러드리고 선물도 드렸습니다. 박사님은 큰 감동을 받으시고 “감사합니다” 라고 거듭 말씀을 하셨습니다.
슐락 박사님은 올해 연세가 82세이시고 거동이 많이 불편하신데, 스님께서 어깨를 부축하며 박사님을 극진히 모시는 모습을 보니 왠지 모르게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올바르게 전하기 위해 평생을 헌신한 어르신을 이렇게 극진히 모시고, 스님께서는 도 이를 계승하여 새로운 활동을 이어나가시니 과거, 현재, 미래가 이렇게 연결되는구나 싶었습니다.
▲ 태국의 저명한 불교학자 슐락 시바락사 박사님 (Ajarn Sulak Sivaraksa)
오늘은 강연이 낮시간에 열려 모든 일정이 일찍 끝난 관계로 저녁에는 봉사자들과 함께 저녁식사도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뒷풀이 겸 저녁을 함께 먹으며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는데, 봉사자 중 한 여성 분이 아름다운 노래 두 곡을 불러주어서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기도 했습니다. 봉사자들 스스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경험이었고, 봉사자들의 수고로 강연에 참석하신 교민들도 스님의 법문을 듣고 행복을 얻어간 그런 뜻깊은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스님 말씀대로 정말 나도 좋고 남도 좋은 그런 일을 우리들이 했구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슐락박사님 부부와 방콕 강연 봉사자들과의 저녁식사를 모두 마치고 오후 9시 무렵 숙소로 돌아오셨습니다. 방콕정토법당 불사 문제와 내일 일정에 대해 홍정혜 서남아 지구장님과 황소연 방콕정토회 총무님과 간단히 회의를 하신 후 오늘 일정을 마치셨습니다. 그리고 늦은 밤까지 원고 교정 업무를 보시다가 휴식을 하셨습니다.
▲ 늦은밤, 태국 국왕의 생일인 오늘 '아버지의 날'을 맞이해 곳곳에서 축하 행사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오늘도 이렇게 많은 봉사자들의 땀과 정성으로 103번째 태국 방콕 강연도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내일은 다시 비행기르 타고 이동해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104번째 강연이 열릴 예정입니다. 내일은 프놈펜에서 또 생생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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