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4.6.27. 평화재단 10주년 기념 특별대담 - 4,5번째

오늘은 오전 7시부터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이 있었습니다. 오늘 모임에서는 오는 7월 8일에 있을 세월호 관련한 심포지움에서의 프로그램, 각자의 역할, 어떤 메시지에 중점을 둘 것인지에 대한 논의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오전 9시 30분부터는 평화재단 창립10주년 기념 특별기획대담이 이어졌습니다. 스님께서는 통일에 관련된 9가지 주제에 대해 우리 사회 각 분야의 전문가 분들과 대담을 나누실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총 3회의 대담이 진행되었고, 오늘 2회의 대담이 진행되며, 6월30일에는 4회의 대담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대담 내용은 원고로 정리되어 7월2일부터 9월3일까지 매주 수요일마다 평화재단 웹진 ‘피스원코리아’ (http://www.peaceone.kr)를 통해 발행될 예정입니다.  

   

오늘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평화재단 창립 10주년 특별 기획 대담을 하셨습니다.
 

오전 9시에는 ‘분권과 자치, 그리고 통일 : 한반도 연방제 프로젝트’를 주제로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을 역임하신 성경륭 교수님(한림대)과 평화교육원 조민 원장님이 스님과 함께 대담을 하셨습니다. 대담은 9시 30분부터 12시까지 약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단일 민족, 단일 문화로 살아오다가 최근에는 100만명이나 되는 외국인들이 들어와서 결혼도 하고 노동도 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또 북한에서 넘어온 이탈주민들이 3만명이 채 안되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적응을 못하고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미국사회 같이 아예 이민사회일 경우에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 비교적 쉽습니다. 그러나, 미국사회도 지금껏 성장할 때까지는 괜찮았는데 앞으로 성장이 정체 되고 쇠퇴할 때는 미국사회의 주인이 없이 여러 가지 이해 관계로 결속력이 떨어질 것이라 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처럼 단일민족으로 된 나라는 책임성이 있는데 비해 배타성도 있기 때문에 세계적인 교류와 협력이 증대되는 지금의 현대사회와는 많은 장애도 갖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책임지는 측면에서는 민족주의적인 정체성이 강조되어야 하지만, 배타적인 민족주의는 절대로 안 됩니다. 오늘날에는 다양한 민족들과 나라들이 공존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갑자기 한국 사회 안에 외국인들이 막 들어오니까 실제로는 우리들이 감당을 못하고 있고 전혀 준비가 안 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볼 때는 한국 사회가 아직 체제가 다른 북한을 받아들이는 통일 준비가 안되어 있다고 말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단일성이 아니라 다양성을 중시하는 사고를 갖는다면 어떨까요? 북한의 2천만 동포들이 남한의 시스템으로 그대로 섞이면 이 이질적인 요소가 굉장히 부각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분권적인 사고를 한다면, 그들이 그들의 지역에서 그들의 특색에 맞는 시스템을 유지해 나가면서 하나의 국가로 통합하는 그런 통일국가운영 시스템을 우리가 만들어간다면 통일이 그렇게 어려운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북한주민들이 남한으로 이주해 와서 남한 시스템에 한꺼번에 섞인다고 한다면 사회적 통합이 매우 어려운 과제이지만, 1단계로 이웃나라처럼 교류 협력이 강화되고, 2단계로 각자의 독자성을 갖되 더 결합도를 높이는 국가연합을 이루고 3단계로 다양성을 인정한 위에 통일성을 추구하는 다연방제 통일국가를 구성한다면 이 방법은 통일도 가능하고, 통일 이후에 부작용도 줄이고 상승효과를 낼 수도 있고, 다른 이주민까지도 결합할 수 있는 국가 모델이 아니겠는가 생각합니다.  

 

이렇게 생각해볼 때 우리가 통일국가의 모델로서 ‘다연방제’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검토했으면 합니다. 통일 된 후에 실현하려고 하지 말고 남한 사회 안에 먼저 시행을 하고 시행착오를 거듭해서 수정 보완을 하고, 그동안에 북한은 평화공존의 원칙에서 교류협력을 강화하고 국가연합까지는 갈 수 있도록 북한을 끌고 오고, 한편 남한 안에서는 통일에 대비하면서도 남한 사회의 발전을 위한 내부 개혁을 하고, 그 둘이 다음단계로 북쪽까지 포함하는 다 연방 국가로 가는, 우리사회도 개혁시키고 통일도 가능한 그런 관점에서 좀 연방제가 빨리 검토되고 준비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통일로 가기 위해서는 남북한 모두의 변화를 함께 만들어가야 하고, 특히 남한 사회의 개혁이 곧 통일을 앞당기는 길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해주신 부분에 대해, 대담에 함께하신 전문가 분들도 모두 크게 공감했습니다.  

 

토론에 참가한 성경륭 교수님은 노무현 정부 시절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이끄시며 지역발전과 지방분권의 문제에 대해 풍부한 경험과 연륜을 가지신 분이셨는데, 오늘 스님의 말씀을 듣고 나선 “오늘 스님을 직접 뵌 건 처음인데, 어쩌면 이렇게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놀랍습니다” 하시며 스님의 생각에 적극 동의를 표하시고 그 근거가 될 수 있는 경험담도 풍부하게 들려주셨습니다. 특히 노무현 정부 시절 국가균형발전을 추진하며 겪었던 시행착오들을 말씀하시면서, 지방분권이 먼저냐 균형발전이 먼저냐 하는 토론이 있기도 해 흥미를 더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평화재단 통일웹진에서 꼭 읽어보실 것을 권해 드립니다.  

 

스님과 성경륭 교수님 두 분이서 서로 의견을 주고 받으며 통일 한국의 모습을 그려나가는 모습은 잔잔한 감동마저 느껴졌습니다. 새로운 통일 방안으로 ‘연방제’와 ‘지방 분권’에 대해 깊이 있게 되돌아 보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오후 3시부터는 평화재단 고경빈 이사님의 사회로 전 통일부 장관을 역임하신 정세현 원광대학교 총장님과 길정우 새누리당 국회의원님을 모시고 ‘통일, 북한도 변해야 한다’는 주제로 대담이 진행되었습니다. 대담자 분들은 북한이 변화화기 위해서 필요한 외부의 조건에 대해서, 또 북한 스스로 해야할 노력에 대해서, 또 남한이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서, 2시간이 넘게 깊은 토론을 하셨습니다. 특히 정세현 총장님은 통일부에서 일하셨던 다양한 경험들을 들려주시며 북한의 변화를 위해서 무엇이 갖춰줘야 하는지, 현실 가능성은 어느 정도 되는지 다양하게 짚어주셔서, 풍부한 토론이 되었습니다. 전문가 분들과의 긴 시간 토론을 마치며, 마지막 정리말씀으로 스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국가 지도자는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는 것을 최우선적으로 할 것 입니다. 그리고 자기 권력이 유지되면 국가 체제를 유지하는 것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 입니다. 그것이 이루어진 다음에 국가 발전을 위한 모색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가 생각해 본다면, 현 정부의 대북 정책은 북한체제가 붕괴하는 것을 전제로 한 입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는 거기에 대한 저항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아무런 변화를 가져올 수 없지 않느냐 생각합니다. 이런 점을 우리가 감안한다면, 우리가 북한 변화를 위한 노력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북한이 외부의 지원을 받아서 변화를 추동하는 방안은 핵이 있는 한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북한은 핵을 포기함으로써 외부 지원을 받는 입장을 취하던지, 핵을 유지하는 입장에서는 내부 개혁을 먼저 이룰 수 밖에 없을 것 입니다. 외부의 조건을 이유로 내부 개혁을 하지 않는다면, 시간이 걸릴 뿐이지 점점 더 체제가 위험한 쪽으로 가지 않느냐, 그런 면에서 북한 스스로 변화를 가져와야 합니다.  

그리고 남한은 ‘통일을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 이렇게 생각할 게 아니라, 지금 남한은 성장 동력이 소진된 상태 하에서 지속적 발전을 위해서도 통일이 중요한 계기라는 것을 새겨주면 좋겠습니다. 중국의 급격한 부상에 따르는 미중 사이의 대립과 갈등 구조 속에서 우리의 자주적 입장을 견지할려면 통일을 통해서만이 이 문제가 풀릴 수 있지, 그렇지 않으면 이 구조 속에서 분단고착화로 주저앉을 수밖에 없지 않느냐 하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런 면에서 저는 남한 국민과 남한 지도자가 국가 발전에 대해 좀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는 분단 상태로도 어느 정도 발전해 왔지만 앞으로는 분단 상태로 지속적인 발전이 어렵다는 것을 자각해야 하는데, 막연히 그냥 ‘앞으로도 발전하지 않겠느냐’ 하는 이 생각이 통일에 대한 적극적인 이니셔티브를 갖지 못하게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국가 발전에 있어서 통일이 정말 중요하다면 ‘북한이 나쁘다, 북한이 안된다’ 이런 얘기는 할 필요가 없습니다. 북한의 현실적 처지를 인정하고 북한을 어떻게 관리함으로써 함께 협력해서 갈 수 있는 길을 찾느냐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에서 미국, 일본, 중국만 쳐다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방법을 찾고 대시를 하고, 미국 중국 일본과 협력하는 길을 찾고,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서 통일의 당사자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입장이 되어주었으면 합니다. 그렇게 해야 방법이라는 것이 나오게 되고, 북한의 변화를 가져오게 하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을 수 있는데, 이런 책임자적인 입장이 결여된 것이 저는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자꾸 남 탓만 하고 앉아 있는 것은 해결책이 아닙니다. 이런데서 북한도 변화해야 하지만 변화를 위한 우리들의 적극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통일이 국가 발전의 핵심 키라는 인식이 최고 지도자와 정치 지도자들에게 잡혀 있지 않기 때문에 통일논의만 많이 이루어질 뿐 수용이 안 되는 것 아닌가라는 스님의 질문에 모두들 공감을 표현해 주셨습니다. 또한 우리가 우리 문제의 중심이 되어야지, 이웃 국가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의견도 많은 것을 돌아보게 해주었습니다. 결국 북한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것도 우리의 노력이라는 말씀에 우리들이 북한의 변화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보다 주체적인 관점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스님께서는 대담을 마치고는 두북으로 이동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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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

수행이란.. 마음을 닦아서 일상생활을 바르게 하는데 있다..참 멋진 말씀같습니다..

2014-06-30 16:3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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