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3. 12. 16. 문수, 관음팀 수행점검 및 실무자 송년모임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스님께서는 법사단과 함께 법사교육을 받고 있는 문수팀, 관음팀 행자들을 위한 자자를 주재하셨습니다. 자자의 주 내용은 마음이 괴롭지 않고 자유로운 수행자로서 잘 살고 있는가? 그렇지 못했다면 스스로 자각하고 고치려 노력하고 있는지를 중심으로 행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수행자로서의 자세가 부족한 부분에 대해 스님과 법사단이 교육중인 행자들에게 가감없이 지적하고 격려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행자님들은 그 지적을 감사히 받아들이며 수행정진할 것을 다짐하는 엄숙한 시간이었습니다.


이어서 5시부터는 실무자들이 다음 8차년 사업목표 및 내용에 대해 의문이 있거나 궁금한 부분에 대해 지도법사님과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실무자들은 주로 8차년부터 10차년까지 진행될 정토회의 목표나 사업방식, 통일의병운동, 해외포교 등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궁금한 점들을 질문하였고, 스님께서는 짧게는 앞으로 3, 길게는 9년 후까지의 그림을 우리에게 그려주었습니다.

저녁 7시부터는 3년 동안 함께 일하고 정진한 것을 회향하며 축하를 하면서 저녁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오늘 송년회 프로그램은 최기진과 방2의 아이들이 준비했다고 합니다. 송년모임을 준비해온 이들은 1주일 전에 실무자들에게 설문조사를 해서 공동체 10대 뉴스를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그 중 스님의 하루가 당당히 9위에 선정돼 공동체 성원들이 서로 반가워하며 축하를 해주었습니다. 하나하나 발표될 때마다 다사다난했던 지난 3년이 고스란히 드러난 10대 뉴스였는데, 무엇보다 실무자들은 하안거에 가장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하안거는 매해 7월 중에 910일 명상수련을 시작으로 일체의 장 또는 나눔의 장, 그리고 실무자 수련 등 약 한 달간의 일정으로 진행됩니다. 올해부터는 일정 중에 모둠별로 만행을 떠나는 일정이 추가되어 각 모둠들이 전국 방방곡곡을 다녀와 귀한 체험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실무자들은 하안거를 통해 스스로를 다시 점검하고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그리고 수행자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다시 정리하는 계기로 삼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실무자들이 뽑은 공동체 10대 뉴스 1위에 하안거가 선정된 것입니다.

이후에는 각 부서별 노래자랑도 있었습니다. 법사단, 문수팀, 보현팀, 평화재단, 문경공동체, 혼합팀(문사부, 온라인, 재산관리부)6팀이 나와서 지난 3년을 표현하는 노래를 불렀습니다. 개사를 해서 불러달라는 것이 미션이었습니다. 법사단부터 노래를 불렀는데요, 법사단은 노래를 부르기는 했지만, 심사를 보는 관계로 심사 대상에서는 제외되었습니다.  

상품은 1등과 2등에게만 주어졌는데, 한 팀, 한 팀 나올 때마다 차마 들어주기 힘든 수준의 노래들이 이어졌습니다. 그렇지만 열기만큼은 그 어떤 콘서트장보다 뜨거웠고, 엄청난 환호로 평화재단 3층 강당이 떠나갈 것 같았습니다. 특히 영화 레미제라블을 어느 공군 부대에서 패러디해서 만든 곡을 다시 개사해서 제설제라블을 불렀던 문경수련원 팀은 눈물겹도록 웃겼습니다. 이번 회향수련 때도 가봐서 알지만, 문경수련원 언덕길이 완전히 빙벽길로 변해서 행자들이 눈을 치우고 얼음을 깨느라 정말 수고들이 많았는데요, 제설제라블은 이런 눈쓸기의 고뇌가 한껏 담겨있는 작품(?)이었습니다. 비록 노래는 들어주기 힘들었지만요  

또 한 차례 광란의 도가니를 만든 팀은 맨 마지막에 무대에 오른 평화재단 팀이었습니다. 그날 모인 공동체 성원들 중 90% 이상이 생전 들어본 적도 없는 노래, 형용돈종의 해볼라고를 개사해서 노래를 불렀는데요, 랩을 해야 하는데 전혀 랩이 안 되는 팀이었습니다. 가사를 빔 프로젝트에 띄워서 전체 대중이 볼 수 있어서 뒤집어졌지, 그냥 노래만 불렀다면 아마 노래 중간에 강제 퇴출을 당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최말순 보살님과 김기숙 보살님이 솔선수범해서 말순이도 랩을 하고, 기숙이도 랩을 한다, 홍홍홍을 열심히 따라해주셔서 인지 가장 폭발적인 호응을 받았고, 결국 영예의 1등상을 차지했습니다. “어떻게든 통일 한 번 해볼라고 홍홍홍거린 평화재단 여러분,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2등은 오늘도 열심히 제설을 하고 있을, 문경수련원이 받았네요.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상품이었습니다. 사실 사람들은 상품에 별 기대가 없었는데, 주최측-최기진과 방2 아이들-이 자꾸 상품에 대한 기대치를 마구마구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두구두구두구하며 대중들이 호응을 보냈고, 최말순 보살님이 평화재단팀 대표로 1등상을 펼쳐보니, 상품이 무려 행사 끝난 뒤 설거지지 않겠습니까? 2등은 뒷정리였구요. 상을 받은 평화재단팀과 문경수련원팀의 항의성 함성과 나머지 팀들의 환호성으로 뒤섞여 다들 배꼽이 빠지도록 웃으면서 모임도 어느덧 끝자락으로 넘어갔습니다. 여담이지만, 설거지와 뒷정리 상품을 받은 두 팀은 공덕을 지을 기회를 준 주최 측에 감사하며 완벽 뒷정리를 해주었습니다  

즐겁게 웃고 떠드는 시간이 지나고, 실무자들이 직접 뽑은 모범 수행자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정말 모범적으로 꾸준히 정진하며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았던 도반이 누구였는지, 다들 궁금해 했는데요, 새벽에 가장 먼저 법당에 내려와 묵묵히 기도를 해온 쁘리앙카 법우님과 스님을 모시고 전국방방곡곡을 다니면서도 하루도 빠짐없이 개인정진을 해온 지혜명 법우님이 공동으로 뽑혔습니다. 스님께서는 두 사람에게 직접 사용하시던 염주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스님과 기념촬영도 했는데, 세 분이 환하게 웃는 미소가 아주 행복해보이고 아름다워서 보는 사람들도 함께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도반, 네가 있어 행복했다”, “정말 사랑스러운 도반들 덕분에 잘 지내올 수 있었다는 고백과 힘들었던 시절을 담담히 회상하며 이겨낸 수행담 등을 들을 때에도, 모두들 기쁨과 감사의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격려의 미소를 보내기도 하면서, 서로의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는 행복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이렇게 오늘 하루 실무자 송년 모임을 마무리 지으며, 마지막으로 스님께서 정리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3년 만에 돌아오는 열흘 간의 휴가를 잘 보내고 오라는 격려의 말씀과 함께 부모님의 함자를 친필로 적어주신 인생수업 책과 함께 휴가비까지 선물로 주셨습니다. 이렇게 실무자 송년모임은 스승이 있어 행복하고 도반이 있어 행복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는 귀한 시간으로 마무리됐습니다  

거침없이 혼탁한 세상풍파를 뚫고 뚜벅뚜벅 원을 향해 걸어오신 스승님의 가르침 따라, 모두들 3년을 잘 회향하게 되었습니다. 온 마음을 담아 스승님께 감사를 올립니다. “앞으로 최소 10년 동안은 우리 죽지 말고 다 같이 만일결사의 원을 이루자는 스승님 말씀을 잘 새기며, 끊임없이 수행정진하겠습니다. 스승님, 감사합니다.

* 오늘 실무자 송년모임은 실무자 이새롭 님이 도움 주셨습니다.
  

전체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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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명

홍홍홍. 꼭 배우고싶어요. 형용돈종 완전좋아해요

2013-12-19 22:01:50

공덕행

수고하셨습니다.~건강하셔서 더욱 가르침을 주세요^^.감사합니다.<br />비록 참석을 할수없고 같이 할수없어도 마음은 언제나 같이 하고싶습니다^^.~

2013-12-19 21:24:24

오미숙

정말 다들 멋지고 부럽습니다.
스님 오래오래 함께해주세요

2013-12-18 22:4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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