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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밤에 두북에 도착한 실무자들과 함께 아침 공양을 함께 하시면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실무자들이 여기 두북까지 온 것은 탑곡의 농사준비도 있지만, 봄기운 맞으며 쉬어가라는 뜻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운력할 때 몸을 무리 하지 말고 쉬면서 하라고 당부도 하십니다. 그리고 작업할 내용도 다시 한번 자세히 설명해주고 청년포럼의 경주 기행을 위해서 자리를 떴습니다.
청년포럼은 법륜스님의 ‘새로운 백년’ 책을 가지고 세미나를 하고 있으며 서울, 대전, 대구, 울산, 부산, 창원등 6개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9시부터 청년포럼 참가자 청년 160여명을 대상으로 즉문즉설이 있었습니다. 참가자들은 환호를 하며 스님을 맞이했습니다. 그리고 스님께서 마이크를 잡고 인사를 하자 여기저기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습니다. 일반 강연장과는 또다른 풍경입니다.
집에서 사는데 가족의 간섭으로 힘들어 하는 사람, 작가지망생인데, 자신의 습관이 좋은것인지, 나쁜 것인지 궁금해 하는 여학생. 자신이 가진 역량을 100%로 사용하지 않는 자신이 게을러 보여서 걱정인 분, 전공과목에 대한 회의가 생겨서 고민인 분. 외국인 남자친구를 부모님이 반대해서 고민인 분등 젊은 청춘들이 당면한 고민들을 들을 수 있었고 스님의 명쾌한 답변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점심 공양 후 스님께 인사하시는 분이 계셨습니다. 식당에서 근무하시는 분인데, 뛰어와서 스님께 허리숙여 인사드립니다. 그래서 기념사진도 찍었습니다.
첫 기행지는 태종무열왕릉이었습니다. 선채로 삼배를 드리고 난 후 스님께 삼국이 함께 분쟁하던 시대, 그 당시의 상황, 어떻게 신라가 통일을 하게 되었는지, 당나라를 어떻게 이용하게 되었는지, 신라의 삼국통일에서 우리가 지금 처한 상황에서 배워야 할 점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역사적 의의에 대하여 자세하게 설명해주셨습니다.
김유신 장군묘에서도 천주교신자라고 하면서 스님 강의를 잘 듣고 있다고 하면서 인사를 하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길 가다 여기저기서 많은 분들이 스님께 인사를 하고 지나갔습니다. 김유신 장군에 얽힌 일화, 김춘추와의 관계, 그리고 대왕이라는 칭호를 받게 된 것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사천왕사는 신라와 당나라가 분쟁중일 때 인간의 힘으로만은 어려워서 신앙의 힘을 빌려 국난에 대비한 호국사찰로 당시 신라가 비록 외세를 끌여들여 도움을 받았지만, 자주성을 잃지 않은 점을 높이 평가해 주시기도 하셨습니다. 사천왕사지에 남아 있는 목이 날아간 거북비석의 무늬가 정교함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셨습니다.
선덕여왕릉에서는 최초의 여성 왕인 선덕여왕에 얽힌 일화들, 선덕여왕은 삼국통일의 주역은 아니었지만 삼국통일의 주역들을 길러낸 지혜로운 왕이었다는 점, 원래 우리나라는 모계사회였고 여성들이 존중받는 사회였지만, 조선시대 들어오면서 성리학이 주류가 되면서 여성들이 차별받게 되었다는 설명도 해주셨습니다
능지탑을 거쳐 분황사로 왔습니다. 분황사는 선덕여왕때 만들어져서 비록 규모는 작아졌지만 지금까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하시면서 모전석탑, 보광전의 약사여래, 삼룡변어정(우물)에 얽힌 이야기와 더불에 원효대사가 여기에 머물렀었다는 이야기도 해주셨습니다.
황룡사지 9층석탑 설명비앞에 모여서 왕궁터에서 절터로 바뀐 황룡사에 대한 설명, 장육존불, 구층목탑의 규모등에 대한 설명, 금당벽화, 강당에서의 백고자 법회 그리고 원효대사에 얽힌 이야기도 해주셨습니다.
오늘 하루 경주기행을 하면서 다니는 동안 곳곳에서 스님을 알아보고 와서 스님께 인사드리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저녁강의는 새로운 백년을 읽고 궁금한 점에 대한 질의응답이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개인적인 문제보다는 사회적 갈등이나 정치적 갈등, 남북문제, 문명에 대한 질문들 이었습니다.
한 여학생은 공부를 하면서 통일에 대한 남한내 의견차이에 대해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질문했습니다.
“통일이 되면 분명히 계급이 생길 것이라고 얘기합니다. 남한사람들은 잘살고 북한사람들은 소수로 밑에 층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냐고 하면서 통일이라고 보기 어렵고 계급사회가 되어버리는 거 아닐까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정치수업중에 청와대 입성하면 뭘 먼저 하고 싶습니까?라는 질문에 나는 당연히 통일이라고 해야지 하는데, 앞사람이 종북세력척결이라고 말해서 통일이라는 말을 못했습니다. 이렇게 극단적인 사람들도 있는데 남남갈등이 해결 가능할까요?”
스님께서는 통일문제에서도 참가자들이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남한사회에서도 부익부 빈익빈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변호사 아들딸이 변호사가 되고, 의사아들딸이 의사가 될 확률이 높아졌습니다. 부모가 뒷바라지 해주는 아이들이 더 잘살게 될 가능성이 더 커지고, 개천에서 용나기는 어려워졌습니다.
북한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 정부 수립시에는 친일파들은 재산이 몰수되고 공을 세운사람들은 출세하는 길이 열리는 등 혁명적으로 되었지만, 지금은 권력을 잡은 사람의 자녀들이 권력을 잡고 있습니다. 노동자의 자식은 노동자가 되고 당간부의 자식은 당간부가 되는 신계급질서가 생겼습니다. 남한이나 북한 모두 사회가 정체되어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 중심으로 통일이 되면 남한 사람들이 자연히 아래쪽으로 들어가게 되고 남한 중심으로 통일이 되면 남한 시스템에 적응이 안되어 있는 북한 사람들은 자연히 아래쪽에 배치가 되겠지요. 그건 그럴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지금 남한에서는 교육을 잘 받아도 취직이 어려운데,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북한사람들은 당연히 아래쪽으로 배치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이것이 통일이 되면 안된다는 논리는 되지 않습니다. 우리의 과제는 ‘통일하는 과정에서 어느것이 더 쉬울 것인가?’ 하는 것과 ‘통일한 이후에도 바람직한 세상이 되는 방식은 무엇이겠는가?’하는 이것이 과제가 되어야 합니다. 남한 중심의 통일을 하고 싶다면 남한 사회안의 갈등을 줄여야 합니다. 남한에서 경제민주화나 복지사회가 이루어지든지, 남한사회 안의 이런 약자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진다면 북한내에서 중상류 계층쯤 되는 사람이 남한의 최저층보다 훨씬 못할 경우 북한 주민의 다수가 지금의 생활보다 통일 후의 생활이 나을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통일에 대한 요구가 커질 것이요, 남한의 빈부격차가 너무 커서 남한의 못사는 사람이 북한의 못사는 사람이랑 별차이가 없다면 남한과의 통합에 반대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통합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한이 북한사람들이 볼 때 살고 싶은 나라가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될 때 통일의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래서 우리사회를 좀 더 민주화하고 좀 더 정의롭게 만드는 것 자체가 통일운동의 일부입니다.
북한은 필요없으니 내려버두고 우리끼리 잘살자든지, 무슨 희생을 치르더라도 통일 해야된다고 하든지 양자 모두 문제입니다. 우리 안에서 살만한 사회를 만드는 것, 정의롭게 만드는 것, 통일의 모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통일을 하려면 동독 주민들처럼 북한주민들이 남한과 합하는게 나을 것 같다는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그런 결정을 북한주민들이 내리려면 북한주민들이 남한에서 혜택을 많이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통일 이후에는 혜택이 더 클 것이다 하는 기대가 있어야 합니다. 인도적 지원은 북한 민심을 잡는 굉장히 좋은 수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도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또, 통일이 남한의 경제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단순히 동족이기 때문에 돕자는 것이 아니라 통일이 현재 우리 남한사회가 처한 문제도 해결해 줄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강의를 마친 늦은 시간에 청년들과 스님은 다시 안압지로 가서 달빛 산책을 했습니다. 보름이 지난지 얼마되지 않아 달빛은 여전히 밝습니다. 달빛에 비친 안압지를 보는 청년들은 감탄을 하면서 그 모습에 젖어 들기도 합니다.
안압지에서 걸어서 첨성대로 갔습니다. 스님께서는 마무리 말씀을 통해 ‘내가 주어진 환경속에서 얼마나 자유롭고 행복한가? 나만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세상을 좀 더 아름답고 행복하게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평화는 내 삶과 내 가족의행복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평화를 넘어서 갈등이 없는 평화를 가져와야 합니다.”라는 말로 청년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주셨습니다.
첨성대 앞에서 청년들은 스님께서 부를때는 언제든지 달려가겠다고 ‘청년 통일의병 호출권’을 스님께 선물했고, 1600여년 전 신라땅에서 신라인의 꿈과 희망을 생각하며 ‘우리의 소원은 통일’로 새로운 백년을 꿈꾸며 오늘을 마무리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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