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3년 4월 14일 경주남산순례

오늘은 정토 봄 불교대학생(야간)들과 함께 하는 경주남산 순례가 있었습니다. 참가 인원이 거의 800여명이 되다 보니 하나의 코스로 한꺼번에 가지 않고 지역별로 코스를 나누어서 가게 되었습니다. 각 지역 담당법사님들과 함께 하는 경주 남산순례가 되었고, 각 팀별로 가다가 남산 정상 헬기장에서 모두 모이기로 하였습니다. 

어제 대구강연 후 울산에 도착하여 법사님들과 오늘 코스를 다시 한번 점검하는 회의를 가졌습니다. 각 코스별로 어디로 어떻게 갈것인지를 최종점검하고 각 코스별 담당법사님들을 확인하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아침에 기도후 행자님들과 함께 발우공양을 하고 난 후 7시에 각 코스의 집결지로 출발하였습니다. 부처바위에서 올라가는 팀은 모두 3팀이었습니다. 1팀은 묘수법사님이 동래법당과 함께, 2팀은 묘덕법사님이 해운대법당과 함께, 3팀은 선주법사님이 마산창원경남지역사람들을 안내하여 가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스님과 함께 미리 도착한 묘덕법사님, 묘수법사님, 선주법사님은 부처바위를 한번 돌아보면서 미리 참가자들에 대한 안내를 어떻게 할것인지 점검하셨습니다.

 

동래법당이 출발지를 찾지 못해 이곳저곳으로 헤매면서 늦게 오게 되어서 먼저 온 지역부터 먼저 설명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기존의 계획했던 지역별로 팀을 이뤄서 가는 것이 어렵게 되고 지역이 서로 섞여서 가게 되었습니다.

스님께서는 먼저 도착한 지역 참가자들에게 부처바위 전반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지역별로 남산순례를 하기로 했던 처음 계획을 수정하여 먼저 온 사람들을 데리고 묘수법사님께서 자세한 설명을 하면서 출발하였습니다. 2번째 팀은 선주법사님과 함께 떠났고 마지막팀은 묘덕법사님이 인솔하여 갔습니다.

 

스님께서는 마지막팀이 묘덕법사님의 설명을 듣는 것을 보고 바로 출발하였습니다. 가다가 보니 안내하는 사람들이 스님께서 답사한 길과 다른 길로 가고 있어서 확인하니 선발대는 그 길로 답사를 했고 안내하고 있다고 해서 1번째로 먼저간 팀을 제외하고 2, 3번째 팀은 스님께서 안내하는 길로 오도록 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스님과 함께 줄지어 남산을 올랐습니다.

 

이번에 가게 된 주노골은 스님께서도 몇 년째 남산을 오지만 이렇게 완만한 곳은 없다고 하시면서 주변 계곡과 꽃들, 전나무들이 어우려져 경치가 봄날 기운이 물씬 풍겼습니다.

가다가 스님께서는 어릴 때 기억을 되돌리며 진달래 꽃술은 약간 시든게 더 질기다고 하시면서 진달래 꽃술로 누가 더 센지 꽃술 싸움을 하기도 했습니다.



남산정상으로 가는 길은 진달래가 만발하였습니다. 이미 다 지고 없을 줄 알았는데, 높은곳이기도 하고 또 음지이다 보니 진달래들이 산을 분홍빛으로 장식하고 있었습니다. 스님께서 좋아하는 진달래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같이 가던 분들과 사진도 찰칵.

 

남산 정상 헬기장에는 스님과 함께 출발한 팀이 가장 먼저 도착하였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점심을 먹고 난후 모든 참가자들이 다 모여 지역별로 소개도 하고 장기자랑도 했습니다. 모두들 노래솜씨를 맘껏 자랑하기도 했고 스님과 함께 해서 인사하기 위해 나오신 분도 있었습니다. 

엄마와 함께 온 어린이도 있어서 스님께서 불교대생들만 오는 곳인데, 자격이 안되는데 어떻게 왔냐고 하니까 스님이 보고 싶어서 왔다고 웃으며 대답하기도 했습니다.

 

모든 참가자들이 함께 하는 시간중에 갑자기 비가 내려서 준비해 온 비옷과 우산을 쓰고 서둘러 마무리를 하고 하산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산하는 중에 날씨가 맑아졌다가 비가 내렸다가를 반복하기도 했습니다. 가는 도중에 스님과는 고등학교때부터 불교학생회를 함께 했고 지금은 경주 남산을 주로 안내하고 계시는 김구석 선생님을 만나서 인사하기도 했습니다. 남산을 좋아하고 함께 하는 사람들은 약속도 없이 그냥 가도 이렇게 만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삼릉으로 내려가는 길에 목이 없는 석조여래좌상에서는 다시 스님께서 설명을 해주십니다. 계곡에 처박혀 있던 부처님상을 우연히 발견해서 지금의 위치에 뒀는데, 아직 머리부분은 찾지 못했고 불상에 새겨진 매듭이 매우 정교하다고 합니다.

각 코스로 내려온 참가자들은 경애왕릉에 모두 모여 오늘 행사를 마무리했습니다. 포석정으로 내려온 팀들이 늦어져 먼저 온 사람들과 스님께서는 즉문즉설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불교대학 공부를 하면서 드는 의문등을 질문하기도 했습니다.


모든 지역에서 오신 분들이 다 모이자 스님께서 즉문즉설을 마무리 하시고 각 지역별로 법사님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오늘 행사를 모두 마무리 하였습니다.

 이어서 스님, 법사님들, 문수팀 행자들은 함께 목욕을 갔다가 근처에서 칼국수를 먹고 오늘의 강연장소인 동국대로 향했습니다. 

강연전에 경주부시장님과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부시장님께서는 요즘 경주는 벚꽃 마라톤 대회, 봄꽃 축제로 한창인데, 경주를 ‘봄꽃이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이름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동국대 강연에는 모두 72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강연장에는 동국대가 불교계열의 대학이다 보니 스님들께서 많이 참석하셨습니다. 법륜스님께서는 어제는 청년들 약 280여명과 경주역사기행, 오늘은 일반인 약800여명과 함께 남산순례를 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강연을 하셨습니다.

 

오늘은 열등감으로 고민하는 분, 가족관계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분, 직장문제로 고민하는 분, 자녀문제로 고민하는 분등이 있었는데, 그중 젊은 부부의 재밌는 사연과 갈등이 있는 고민을 함께 나누어보겠습니다.

질문 ) 한달전에 거제도에서 결혼을 시작한 친구가 스님강연을 듣고 감동을 받아서 저도 오늘 이렇게 왔습니다. 6살, 17개월 된 아이가 둘 있는데, 저희남편이 자꾸 셋째를 가지자고 하는데 저는 육아도 너무 힘들고 화도 나고, 내모습도 엉망인데, 남편은 자꾸 많으면 좋다고 합니다. 남편과는 말이 안통합니다. 저희는 남편이 혼자 벌어서 살고 있는데, 자식을 낳으면 책음을 져야 하는데, 남편은 낳으면 저절로 큰다고 다섯째까지도 낳아아 하는데 봐줘서 셋째까지 낳자고 합니다. 지쳐가는 내모습을 보고 어떻게 저런 얘기를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스님께서는 웃으며 가볍게 시작합니다. “지금 내가 자식이 없다고 약올리는거요?. 그런 질문은 혼자사는 스님에게 실례예요.(웃음) 그런 얘기를 남편과 해봤어요?”라고 묻자 질문자는 “안통해요”라고 대답해 대중들이 크게 웃습니다. 

스님께서 “남편 좀 바꿔줘봐요”라고 하고 질문자의 남편에게 다시 질문합니다. “이런 자리에서 자기 의견을 이야기 해봐요. 왜 아이를 많이 낳으면 좋은지를.”
질문자의 남편은 “형제가 2남3녀인데, 위의 형은 죽었고, 혼자서 외롭게 자라서 그런지 제가 지금 딸 둘이다 보니 형제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둘보다는 셋이 좋고, 그보다는 다섯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라고 답하자 스님께서는 바로 “말은 저런데, 사실은 아들 낳고 싶어하네요. 아들이 필요하다 이얘기네요.” “꼭 그건 아니구요...”

“솔직하게 얘기해야죠. 여보, 아들이 필요한데, 무조건 아들이어야 되는건 아니고 그래도 낳으면 아들일수 있으니까 하나만 더 낳으면 어떨까 얘기를 해야죠.” 스님께서 말씀하시는 중간에 남편은 자신의 마음을 바로 알아주는 스님께 ‘그렇죠’하고 바로 동의를 하니 대중들의 웃음보가 터집니다.

“이렇게 얘기해서 부인을 설득해야지, 무조건 많으면 좋다고만 하니 되나요. 안되지. 많으면 왜 좋은지를 이야기 해야죠.”하시면서 다시 아내에게 “남편이 아들을 가지고 싶어하는데...” 하자 질문자는 “자식이 다섯이면 좋다는 것이 다섯째까지 낳다보면 그중에 하나는 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낳자는 것 같습니다.”라고 답해서 대중들이 다시 크게 웃습니다.

그러나 질문자는 “제가 둘째까지 낳았는데, 이제 나이도 있고, 너무 힘든데... 보약 한번 안지어 줘놓고는...나도 보약 먹고 싶습니다”라고 그동안 남편에게 서운했던 마음을 살짝 비치니 대중들은 두부부를 매우 재밌게 바라봅니다.

스님께서는 약간 짓꿎게 “그런데, 남편이 저렇게 아들이 갖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부인이 안해줘서 바깥에서 낳아오면 어?떻게 해요? 아내에게 얘기하다 하다 안되면 나중에 밖에서 일 벌리면 어떻게 해요? 그러니 자기가 한명 더 낳는게 좋겠어요? 다른곳에서 하나 낳아오는 것이 좋겠어요?”라고 묻습니다. 질문자는 “보약을 먹고 낳겠습니다”라고 가볍고 흔쾌히 답을 해 참석한 대중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스님은 다시 남편에게 아이만 낳아라고 하지 말고 아내가 힘들어 하니 설거지도 하고, 청소도 하고, 빨래도 하면서 아내의 일을 돕겠냐고 묻자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하고 대답하자 대중들이 모두 큰 박수로 두 부부를 격려해 주었습니다. 

동국대 강연후 다시 두북정토마을에서 법사님들, 문수팀과 함께 오늘 남산순례에 대한 평가를 했습니다. 법사님들은 처음으로 안내를 해보니 그동안 스님을 따라다니던 것과 달리 새롭게 보이는 것이 많았다는 이야기, 서로 소통이 되지 않아 회향식을 제대로 마무리 못한 부분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었고 이후 가을 평지순례도 팀을 나누고 코스를 나눠서 법사님들과 함께 진행해 보는 것이 좋겠다고 의논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법사님들과 함께 오늘의 남사순례를 평가 하면서 하루를 또 마무리 하게 되었습니다.

전체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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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등명1

영남권은 정토 봄 불교대학생(야간)들과 함께 하는 경주남산 순례 이었나봐요? 서울, 경기 수도권은 봄/가을 불교대학 주간반 경주남산 순례였는데...^^

2013-04-17 17:18:08

^^^^

사진도 많고,아이도 귀엽고 ,꽃술싸움하시는 스님도 낭만있으시고..모든게 너무나 아름답네요^^*<br />그치만,어제에 이어 불대생800여명이라..ㅠ스님도 일행분들도 많이 지치실 거 같습니다..하루쯤 휴일이 있어야 할 거 같네요..

2013-04-16 23:08:45

보현심

경주의 즐거운 분위기가 사진에 모두 실려있네요. 더불어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2013-04-16 09:3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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