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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다른 날보다는 아침 일정이 여유가 있었습니다. 김천문화원에서 진행되는 강연이 10시30분부터 였기 때문에 울산에서 여유 있게 길을 나섰습니다. 조금 일찍 강연장에 도착한 스님께서는 토막 시간을 이용해서 차안에서 원고를 점검하십니다.
스님께서는 시간이 되어 강연장으로 이동하시면서 봉사자들과 인사를 나누시고 강연장으로 들어가셨습니다.
김천문화원에는 약 300여명의 대중들이 자리를 메우고 스님께 여러 가지 질문들을 하였습니다. 손자가 대학을 졸업했는데 취직을 못해서 걱정하는 할머니, 위파사나 수행을 하는데 현실에서 적용하며 헷갈린다는 거사님, 화가 나면 어떻게 다스리냐고 묻는 50대 여자분 등 여러질문이 있었는데 결혼문제로 고민하는 한 남자분의 이야기가 요즘의 결혼 풍속을 반영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질문) 저는 결혼문제가 고민입니다. 요즘 여자들은 결혼을 재테크의 수단으로 보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고급주택, 고급 승용차등을 가지고 결혼을 해도 이혼율이 높습니다. 아마 10년 정도 지나면 이혼 한두번 한 것을 이상한 눈으로 보지 않을 것입니다. 스님 즉문즉설을 듣는데, 이혼문제로 질문하시는 주부들을 보게 되는데, 이제 이혼도 당연한 현상이 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 사귀는 여성이 있는데 돈을 너무 좋아하는 것 같아서 결혼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입니다.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까요?
스님께서 가볍게 답합니다. “그런 것이 걱정이 되면 스님이 되면 됩니다.” (웃음) 질문자는 다시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다 스님이 되면 어떡합니까?” “ 괜찮아요. 스님이 된다고 안 될 이유가 뭐가 있습니까? 스님이 안돼서 문제지, 스님이 된다는데 무슨 문제가 될까요? 결혼을 하려면 상대에 맞춰 살겠다고 생각해야 하는데 그것은 겁내고, 스님 되라고 하니까 그건 또 싫다고 하고. 저길을 선택하는 것이 안되겠다고 하면 이 길이라도 확실히 선택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네요.” “저의 결혼관은 조선시대처럼 그런 마음 가짐을 가진...”이라고 청년이 말하자 참석자들이 모두 크게 웃습니다. 스님께서도 웃으시며 “자기가 그렇게 생각해야지, 여자보고 그러라고 하면 어떻게 해요. 지금이 조선시대도 아니고... 이런 사람은 장가가기 힘들겠네요. 요즘은 그런 여자가 없습니다.”
질문자는 걱정이 되는지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떻게 하긴 본인이 조선시대 여자처럼 하면 되죠. 장가가면 죽었다. 술도 못 마시고, 집에도 일찍 가야하고, 애기도 봐야 하고... 요즘은 남자가 밥도 하고 설거지도 해야 하고... 여자를 금쪽 같이 여기고 살아야 장가를 갈 수 있습니다.”
“그렇게 다하고도 이혼하자고 하면 어떻게 합니까?” “그러면 그동안 살아주셔서 고맙습니다 하면 됩니다.”
질문자는 이해가 안되는지 “그러면 저한테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피해가 큽니다. 결혼할때는 8:2로 결혼비용을 부담하고 이혼할때는 재산을 5:5로 나눕니다.” 다시 참석자들이 박장대소 합니다.
“그정도로 손해 볼 생각을 해야 장가를 가죠, 그것도 손해 안보고 어떻게 가려고 해요? 누가 시집오겠어요? 결혼할 때는 전액부담하고 이혼할때는 모두 다 주고... 그래도 한번 결혼 해 보는 게 낫지 않나요?”
질문자는 미심쩍은지 “그래도 결혼을 한번 해보는게 나을까요?” “결혼할때는 백프로 남자가 부담하고 이혼할때는 백프로 다 주는 것이 어떤가요? 결혼비용을 높게 하지 않으면 8:2라도 부담이 안 될거예요. 결혼비용을 몇천만원씩 잡으니 그렇지 100만원이라면 80만원과 20만원이면 부담도 없잖아요.” “그렇게 결혼할 사람은 조선시대 여자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것은 서로 합의를 하면 되죠?”
질문자는 요즘의 결혼식 비용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요즘은 남자가 8천만원, 여자가 2천만원 부담하는게 일반적입니다. 대다수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스님께서는 “그런 결혼은 안하는것이 나을거예요. 아니면 서로 이야기 해서 결혼비용을 줄여서 다른곳에 쓰면 되지 않습니까? 아니면 조선 시대와 비슷한 다른 나라 여자를 만나던지...”
질문자는 계속해서 “저는 결혼비용을 부담할 능력은 되는데, 이혼이 두렵습니다” “요즘 여자들이 왜 그래요? 이렇게 결혼하려는 남자들을 걱정시켜요? 여자들도 반성 좀 해요. 이 총각의 걱정이 이해됩니까? 이러면 장가 못가겠다고 생각하는 사람 손들어 보세요.(절반정도). 이런 여자 말고 좀 더 기다렸다가 자기가 원하는 여자 구했으면 좋겠다는 사람 손들어 보세요.(절반정도) 금방 포기하지 말고 다른 여자들도 더 만나보고 결정하세요.”
“제가 대학다닐 때처럼 연애를 많이 할 시간이 없습니다. 그리고 20대때 여자를 많이 만났는데, 대부분의 여자들이 그렇습니다” “선을 보든지 사람을 더 만나봐야지 너무 직장에 얽매이면 안됩니다. 그 여자가 문제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의심이 가지고 있는데, 결혼을 하게 되면 나중에 문제가 나타나면 드디어 문제가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별사람 없구나 하고 살면 되는데, 많은 여자를 만나보니 별 사람 없구나 하고 생각해야 합니다. 기도를 이렇게 해보세요. 매일아침 108배 절을 하면서 ‘부처님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겠습니다. 여자의 마음을 이해하겠습니다.’ 2가지 기도문으로 100일정도 해보세요.”
스님께서는 이렇게 답을 하시면서 다시 현재의 결혼풍습에 대해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짚어주었습니다.
“결혼이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요? 좋은 사람이 있으면 학교 다닐때라도 만나서 결혼하고, 직장이 있든 없든 조그마한 방 구해서 결혼하고 살면서 밥그릇도 사고, 가구도 사고, 이렇게 조금씩 함께 노력해서 살림을 만들어 가야 행복하지 않나요? 그런데 시작부터 아파트 있는지? 직장은 번듯한지? 이렇게 해서 무슨 행복이 있겠어요? 이런 것들이 젊은이들의 문제라기보다는 부모의 문제가 아닐까요? 사람은 안보고 만나자 마자 재산은 좀 있는지, 집은 있는지, 직장은 어디인지부터 확인합니다. 진정한 부모라면 ‘내가 살아보니 지위도 중요하지 않고 재산도 중요하지 않고 사람이 최고더라. 이런저런 것 따지지 말고 사람만 좋으면 셋방 얻어서 시작하면 된다’고 이렇게 얘기 해주면 안됩니까? 항상 재산, 지위, 인물을 따지는 부모의 욕심이 자녀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살아보면 돈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행복이 돈으로 해결이 되는가요? 청년이 이제 직장 다니면서 언제 1억원을 벌겠어요? 그럼 10년이상을 벌어서 결혼식 경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런 것은 뭔가가 잘못된 것입니다. 이것은 어느 누구의 책임이 아니라 우리모두가 잘못된 것입니다. 이런것들을 바꿔 나가야 합니다.” 요즘 물질만능주의에 물든 우리들을 경계하는 말씀으로 마무리 해주셨습니다.
이렇게 김천강연을 마치고 이동하는 중에 휴게소에서 어제와 마찬가지로 김밥과 라면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대구법당으로 이동했습니다. 문수팀 행자 교육이 오후 3시부터 예정되었으나 30분 늦게 시작되었습니다. 간단히 스님께서 하신 말씀을 요약하면
"행자교육이라는 것은 첫째 수행자로서 바르게 살아가기 위한 교육. 둘째는 법사가 되기 위한 교육이라는 것입니다. 행자교육은 두 가지 성격을 같이 가지고 있는데, 수행자로서의 자세라고 하면 자기 흔들림이 없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또, 법사로서의 생활을 하기위한 교육이라고 할 때는 대중 속에서 내가 어떻게 일정한 지도력을 가질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법사라고 하면 다른 사람의 어려운 삶, 흔들리는 삶을 어떻게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줄 수 있는가입니다. 어느 것이 선행되어야 하냐면 자기 삶이 흔들림이 없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자기가 흔들림이 없어야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저녁 6시에 대구법당에서 저녁을 준비해주셔서 오랜만에 밥상을 차려놓고 밥을 먹은 것 같습니다. 저녁을 먹고 난 후 대구수성대학으로 이동했습니다. 대구수성대학은 지난해에도 강연을 한 곳으로 오늘도 약 860여명이 참석하여 자리를 꽉 채워서 스님말씀에 귀 기울였습니다. 모두 10분이 질문을 하였는데, 그 중에는 스님이 어떤지 보러왔다는 분도 있어서 참석한 대중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아침도 여유로웠지만 저녁 강의 이후에도 별다른 일정이 없었고, 또 울산까지의 거리도 짧아서 하루가 여유로웠던 것 같습니다.
내일은 청년대학생 300여명과 함께 경주역사기행이 있습니다. 조금 쌀쌀하긴 하지만 화창한 봄날 청춘과의 만남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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