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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법륜스님께서는 하루종일 평화재단에서 외부손님을 만나셨습니다. 대부분 한반도 긴장상황을 진단하고 긴장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의논하셨습니다.
오늘 스님의 하루는 일정이 빠듯했습니다. 아침 7시 30분 통일의병 간담회를 시작으로 10시 30분에는 인천시청 강연, 오후 2시, 4시는 사회 인사를 만나는 일정, 오후 7시에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서울 시립대 강연으로 이어졌습니다. 약간의 여유도 없이 움직였습니다. 점심은 차안에서 김밥으로 저녁은 손님과 함께 이야기 하면서 드셨습니다. 시간을 쪼개고 쪼개어 쓰시는 스님의 모습이 오늘의 일과에서도 여전했습니다.
7시 30분 통일의병 간담회는 우리가 통일의병으로 활동을 하려고 할 때 준비하는 과정에서 오는 여러 가지 과제나 자세, 진행되어야 할 방향등에 대해 묻고 스님께서 답하셨습니다.
스님께서는 현재 그 어느 때 보다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남북관계에 대해 총체적으로 설명해주셨습니다. 요즘은 강연장이나 어느 자리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불안 해 하면서 묻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지금 한반도는 마치 전쟁이라도 일어날 것 같은 상황으로 몰려가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남북간이 서로 자존심대결 하는거니까 4월 15일까지 점점 고조되다가 4월30일까지는 긴장국면이 계속 되지 않겠느냐? 한국에서 독수리 훈련을 하는 한 북한에서는 계속 전쟁분위기로 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 5월에 박근혜대통령이 미국방문하고 한미간에 조율하고 나면 진정되지 않겠느냐? 이렇게 좀 더 기다려보자는 견해가 하나 있고, 또 하나는 지금 남북간의 긴장관계를 보면 국지전이라도 일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남북간에 특별한 대화, 특사를 파견하든지 이 국면을 진정시킬 수 있는 조치가 있어야 되지 않겠느냐하는 견해도 있습니다.
제가 볼 때는 길게 봐서는 전자의 얘기가 더 합당하다고 보여집니다. 그러나 짧게 봐서는 전쟁을 하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말싸움하다보면 감정이 격해져서 우발적으로 주먹이 나갈 수 있듯이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그런데 전쟁이라는 것이 우리에게는 굉장히 치명적인 것입니다. 인명피해, 재산 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 국가 이미지나 경제적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피해를 입게 되는데도 감정에 빠져서 결과를 제대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개성공단의 경우도 문 닫으면 기업에 보상해주면 된다는 식으로 안일하게 대응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남북관계에서 한번 문을 닫으면 다음에 문을 열기가 쉽지 않고 시간이 꽤 걸립니다. 감정적으로 대응하게 되면 내가 상대에게 얼마나 피해를 주느냐만 생각하지 내가 얼마나 피해를 입느냐는 생각은 거의 하지 않습니다. 이성적으로 생각을 하게 되면 싸움이나 전쟁이 일어나기 어려운데 모든 개인적인 싸움, 전쟁은 감정이 격해져서 일어나게 됩니다. 지금 한반도는 우발적으로라도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과거에 우리 국민들은 실제는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없었는데 지나치게 과민하게 대응했다면, 지금은 분쟁 가능성이 상당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설마, 이렇게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아침 강연을 마치자마자 바로 인천시청으로 이동했습니다. 오늘 강연을 위해 자원봉사하시는 분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강연장으로 들어섰습니다. 450석 좌석에 약 630여명이 참석해서 준비된 자리를 꽉 채우고 복도와 무대 앞에 자리를 앉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인천강연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남북관계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셨습니다. 모두 9분이 질문하고 스님께서 답해주셨습니다. 모든 질문과 답변이 다 감동적이고 나를 돌아보게 하고 다시 깨달음으로 이끌었습니다. 그중에서 장애아들을 둔 엄마의 질문을 소개드리겠습니다.
질문) 20살 딸과 16살 아들이 있는 47세 주부입니다. 아들이 후천성 장애가 있습니다. 5 년 전 지방대사장애라는 희귀병을 진단받았는데, 지방분해가 안되어 뇌에 쌓여 점점 진행되는 병입니다. 6학년까지 일반학교 다니다 시각장애, 뇌병변땜에 시각장애 학교 다니고 있습니다. 엄마의 유전자 이상으로 생긴 병이라는 사실이 죽을 듯이 괴로워 많은 방황을 했습니다. 남편과 사이도 어려워졌습니다. 어떻게 해주는 것이 아이에게 도움이 될지, 부처님 앞에 어떻게 기도해야하는지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스님께서는 먼저 위로의 말씀도 해주시면서 지금의 상황에서 헤쳐 나올 수 있도록 설해주셨습니다.
“힘들지요. 내가 아픈 게 낫지, 자식 아픈 것은 보기 어렵습니다. 충분히 아픈 마음을 공감합니다. 이분의 아이가 이런 병에 걸린 것은 안 일어나면 좋았겠지만 세상에 분명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이런 사람은 태어날 때 이런 고통 받고 괴로워하다 죽어라 하는 운명이 정해져서 태어났을까요? 하느님 믿지 않는다고 하느님이 그렇게 만드셨을까요? 왜 나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생각하지 말고 확률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세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좋았겠지만, 이런 일이 일어나더라도 나는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예기치 않은 일이 닥친다 하더라도 행복하게 인생을 살 권리가 있습니다.
자녀가 이런 병에 걸렸다고 내가 이렇게 정신없이 살 일이 아닙니다. 내가 그런다고 아들, 남편, 나, 딸에게 무슨 도움이 될까요? 지난 1년을 돌아보세요.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빠져서 전생, 사주 이런 것에 울고불고 방황해서 무슨 좋은 일이 생겼습니까? 오히려 나쁜 일만 더 생겼잖아요? 아이가 병든 것만 나쁜 것이 아니라, 내 정신이 병들어 힘든게 얼마나 됩니까? 더 악화시키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정신 차리고 살아야합니다. 내가 나한테 손해 끼치는 삶은 바보 같은 짓입니다. 내가 내 발등을 찍는 어리석은 짓입니다. 질문자는 어리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적으로 이해할 수는 있지만, 그것을 합리화할 수는 없습니다.
수행이란 이런 것을 터득해 가는 것입니다. 날씨에서도 지혜를 얻고 사고를 당하면서도 지혜를 얻는 것입니다. 질문자는 지혜를 얻어야합니다. 아이가 이런 병이 난 것은 내 잘못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연적으로 생긴 것 입니다. 내 유전자 때문이라 해도 그건 내가 손쓸 수 없는 자연현상인 것입니다. 첫째로 이런 것을 담담하게 받아들여야합니다. 자살, 사고로 자식을 잃은 사람도 많은데 그런 사람이 질문자의 이야기를 들으면 나보다 낫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갑작스런 사고로 누굴 잃으면 내가 못해준 것에 대한 아픔이 너무 큽니다. 병원에라도 누워있으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해줄 수 있습니다.
둘째, 희귀병에 걸린 내 아들을 못 고친다는 면에서는 슬프지만 인류사에 있어서 내 아들의 병으로 인해서 연구를 하고 치료법이 개발된다면 이후에 이 병에 걸리는 사람은 고칠 수도 있습니다. 또 이 병의 경과과정을 지켜보며 인간에게 이렇게 예측 못하는 병이 있고 특이한 병도 있구나하며 인간에 대해 폭넓게 이해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짧게 살다 가더라도 행복하게 살다 가는게 중요한 것입니다. 주어진 조건 속에서 행복하게 사는 것이 나에게도 자식에게도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서 기도할 때 부처님 감사합니다. 이런 병 있는 아이를 내게 보내주시어 돌볼 수 있게 해주시어 감사합니다. 치료 받게 해줘서 감사합니다. 이런 감사기도를 해야 합니다. 그러면 내 얼굴에 미소가 띄어질 것입니다.”
강연을 마치고 사인회가 끝난 후 송영길 인천시장님과 인사를 나눈 후 다음 일정이 있는 중앙일보로 이동했습니다. 오늘 질문을 하려고 직장을 하루 쉬고 오셨다는 거사님의 질문으로 강연이 좀 길어지고 도로도 교통체증으로 인해 결국 2시 약속시간에는 약 20여분 정도 늦었습니다. 교통정체로 약속시간이 늦어지다 보니 스님께서는 약속장소인 중앙일보 근처 고가도로에서 내려서 그냥 뛰어서 가기도 하셨습니다.
이어서 다시 평화재단으로 이동해서 다음 만남을 가졌습니다. 이야기가 끝난 후 함께 식사하시다가 스님께서는 서울 시립대 강연을 위해 손님을 남겨두고 먼저 일어나서 시립대로 향했습니다.
서울 시립대에는 주로 청년대학생들 약 450여명이 참석해서 현재 청년들의 주고민인 진로나 부모님과의 관계, 그리고 이성문제 등에 대한 질문이 많았습니다. 그중 하나 함께 나누어 보겠습니다.
질문 : 서울시립대학교 다니는 20살 새내기입니다. 연애라 하기는 그렇고 저 혼자 좋아하는데 남중남고를 나오고 대학교에 오게 되니까 새내기배움터라는 곳에서 한 여자 친구를 보았는데 맘에 들더라고요 조금씩 친하게 되었는데, 그 친구가 남자친구가 있다하더라고요 근데 일주일정도전에 그 친구가 남자친구와 헤어졌습니다. 그런데 남자친구와 헤어지고난후에 벽이 두터워진 것 같아요 이유는 모르겠고 제가 자신을 좋아하는 것을 알아서 그러는 것 같은데 저는 어떻게 해야 되나요?
스님께서는 가볍게 답해주십니다. “부담을 안주면 됩니다. 어떤식으로든 물어보면 됩니다. 내가 너 좋은데 부담되나? 이런식으로 물어보세요(웃음). 좋아하는 것도 허락받고 좋아하는 것은 아니에요 여자입장에서 그 남자가 나를 차고 갔을 때는 내가 상처를 받아서 이인간도 또 그렇지 않을까 하고 경계할 수도 있고 남자를 내가 싫다고 찼을 때는 금방 딴 남자 좋아할 여유가 없을 수가 있습니다. 누가 어떻게 했는지 모르잖아요. 알아도 어떤 마음인지 알 수가 없고 내가 좋아 하는게 이분에게 부담이 될지 위안이 될지 알 수가 없습니다. 선택은 두 가지요 하나는 저 사람이 어떤지를 모르니까 그냥 해온 대로 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물어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나는 네가 좋은데 내가 부담이 되나? 응 너 쫌 끈적거린다. 그러면 덜 끈적거리면 되고 괜찮다 그러면 원래 페이스대로 하면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오늘 하루도 마무리 되었습니다. 오늘의 강연을 준비해주신 인천지역 자원활동가분들, 서울 청년대학생 자원활동가분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이렇게 해서 다시 희망강연, 희망세상이 이어져 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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