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3년 2월 17일 법륜스님의 하루(제 8차 백일기도 입재식)

오늘은 제 7차 천일결사 중 제 8차 백일기도 입재식이 있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천일결사기도를 하고 6시 40분에 정토회관에서 오늘 행사가 있는 충추로 출발했습니다.
스님께서는 어제 중국갔다가 새벽 1시에 돌아와 피곤하셔서 충주로 가는동안 곤히 주무셨습니다.
1시간 30분밖에 걸리지 않아 약간 아쉽기까지 했습니다.

9시 40분, 행사 시작을 알리는 묘당법사님의 종성소리가 장내에 조용히 울려퍼졌습니다.
이어서 유수스님의 염불과 무변심법사님의 집전으로 예불이 시작되고, 전국에서 온 정토행자님들이
한 목소리로 간절히 부처님께 예불을 올렸습니다.

 

예불 후 행사의 첫 순서로 정토회 대표이신 이기혜 님이 언제나와 같은 밝고 환한 표정으로
오늘 오신 정토행자님들을 열렬히 환영한다는 인사말을 해 주었습니다. 이어서 전국 각 지역 참가자
소개가 있었는데, 저는 제주도에서 행사 참가차 오신 분들이 언제나 참 고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년 한 해 청년회 활동이 활발하더니, 오늘 전국에서 청년대학생들이 124명이나 참가했습니다.
전국에 자그마한 법당들과 아직 법당은 아니지만 법회들도 많아서 갈수록 지역의 분포는 조금씩
넓어져 가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스님께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대중들을 바라보고 서서, 지역이 호명되어
정토행자님들이 일어나 인사를 할 때마다 환한 웃음으로 맞이해 주셨습니다.
오늘은 총 2,135명의 정토행자님들이 참가해서 즐거운 하루를 보냈습니다.

지난 백일간의 실천과제 달성율은 상당히 저조했습니다. 스님 300강까지 온 몸으로 활동하고,
지난 100일간은 우리 정토행자님들도 실천과제는 좀 휴식을 취한 느낌이었습니다. 지난 100일간의 발자취를
영상으로 살펴보고 김해정토회 이지영 님의 음성공양을 들은 후 두 사람의 수행담이 이어졌는데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대전정토회 김종년 님과 진주정토회 정순점 님이 그 주인공이었습니다. 두 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눈시울을 붉히고,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습니다.

어머니에 대한 분노, 미움, 원망은 커져만 가는데, 이혼으로 인해 자기의 두 아이를 키워주시는 어머니를
떠날 수도 없고,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어, 더 이상 괴로워서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법륜스님의 법문을 만나게 되었다고 합니다. 혼자 108배를 시작했고, 108배가 하기 싫은 마음이 일어나면,
108배 하기 싫을 때 오히려 500배를 해버리면 그 마음이 사리진다는 스님의 법문을 떠올리며,
삼칠일동안 1000배를 하고, 또 하기 싫은 마음이 올라오면 삼칠일 1000배 하기를 몇 번을 해서
아예 108배 하기 싫은 마음의 씨를 없애버릴 정도로 정진을 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그렇게 싫고 힘들었던
어머니와도, 아버지를 멀리하던 아이들과도 그 어느 집보다 화목하고 단란하게 생활을 하고 있다는 수행담은
굵직한 남자의 목소리에 섞여 있는 울음 때문에 더 사람들의 마음을 적셨습니다.

진주정토법당 정순점 님은 67세의 할머니십니다. 나이 39살에, 5남매를 남겨두고
남편이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돈없는 설움에 베갯잇을 적시며 농사일, 식당일, 밥장사를 하며 어렵게 어렵게
혼자 힘으로 아이들을 키웠다고 합니다. 막내아들이 결혼한 뒤 남편처럼 의지했던 남동생이 세상을 떠났자
슬품과 충격에 너무 괴로워하고 있을 때 불교TV에서 법륜스님의 법문을 만나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기처럼 힘든 사람 한 명에게라도 스님의 법문을 전하고 싶어,
인연을 맺어주고 싶어 정말 열심히 포스터를 붙이며 전법을 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그래도 다행인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입니다. 공양간도 돌보고, 청소도 할 수 있고,
사시예불도 하고, 거리모금도 같이 나갑니다. 내 나이 67세. 평생 안 바뀔 것 같던 제가 달라졌습니다.
스스로 복 없는 여자라 자책하며, 항상 자신없고, 할 말 못하고 살았는데 이제는 나를 사랑합니다.
내가 행복해지니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입니다.”

스님께서 7차 백일기도 회향법문 중에 두 분의 수행담을 들으시고, 진정한 기적에 대해서,
진정한 자유와 행복에 대해서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앞의 두 분이 발표한 수행담을 들으면서 웃기도 하고 또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습니다.
이 세상에서 어떤 것이 기적인가? 태산을 옮기는 것이 기적인가? 물 위를 걷는 것이 기적인가? 아닙니다.
괴로움에 헤매던 사람이 스스로 그 괴로움에서 벗어나고, 어둠 속에 헤매던 사람이
스스로 밝은 곳으로 나아가고, 온갖 속박 속에서 몸부림치던 사람이 자유를 만끽하고, 좌절과 절망에
빠져있던 사람이 희망을 얻는 것, 이것보다 더한 가피와 기적은 없습니다. 바로 부처님의 가르침은
그런 기적을 불러옵니다. 그런 기적은 누가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그런 기적을 만듭니다.
바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바르게 이해하고 실천할 때, 그런 기적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저는 많은 정토행자님들의 수행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들의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환경이 우리 주위의 사람들과
하나도 차이가 없습니다. 어쩌면 더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들이 수행을 했다고 갑자기 돈을 벌거나
지위가 높아지거나 인기가 높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가장 첫 번째 나타나는 현상은 좀더 행복해졌다는 것, 두 번째는 삶의 희망을 좀더 가지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자기의 재능을, 가진 작은 재산을 자기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서 쓰기 시작한다는 것,
그래서 자기 삶의 보람을 갖게 된다는 것, 아직도 화를 내지만 그것을 조금씩 극복해 가고 있다는 것,
아직도 욕심을 내고 있지만, 그것을 조금씩 버리며 가고 있다는 것, 아직도 갈등을 빚고 있지만 조금씩
갈등이 해소되어 가고 있다는 것, 자기밖에 볼 줄 모르던 사람이 남편을, 아내를, 부모를, 자식을 볼 줄 알고,
자기 가족밖에 볼 줄 모르던 사람이 이웃에 관심을 갖고, 사람밖에 못 보던 사람이 자연환경에 관심을 갖고,
자기나라밖에 못 보던 사람이 남의 나라를 조금씩 보게 되면서 의식의 지평이 넓어져 가고 있다는 것,
이런 현상이 분명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저는 이것보다 더한 기적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바로 중생이 깨우쳐 부처로 가는 길입니다.”

스님의 말씀이 격려가 되어 힘이 났습니다. 함께 살아가고, 함께 활동하고 있는 정토행자님들의 모습 속에서
스님께서 말씀하시는, 부족하지만 조금씩 변하고 있는 모습을 언제나 발견하게 됩니다.
그렇게 정토세상을 우리는 만들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스님께서 7차 회향법문을 해 주시면서, 지난 정토회 역사 속에서 정말 온 몸으로 열심히 했던
97년 북한동포돕기 백만인 서명운동,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천일 릴레이 기도,
3년간 매주 진행했던 통일대화마당, 빈그릇 백만인 서명운동, 2008년도의 스님의 70여일 단식과
북한동포돕기 백만인서명운동, 그리고 2012년에 진행되었던 희망세상만들기 시군구 300강연에 대해서
하나 하나 짚어주시면서 역사적인 의미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셨습니다. 스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우리가 작은 힘이지만 역사의 발전을 위해서 정말 노력해 왔구나 싶어서, 정토행자됨이
참으로 자랑스러웠습니다.

스님의 7차 백일기도 회향법문을 마치고 바로 지난 100일 기도를 돌아보며 포살을 했습니다.
포살은 우리 천일결사자들이 지키기로 한 것에 대해서 스스로 발로참회하는 것을 말합니다.
오늘 참회를 하면서, 스님께서 항상 불교의 이치를 알고, 이를 행하고, 체험하면 굳건한 믿음이 생긴다고
말씀하시면서, 그 중 행함은 바로 계율을 지키고 선행을 닦는 것이라 했는데, 오늘 포살을 하면서
10개의 계율 중 몇 개를 지키지 못해 일어나 참회를 했습니다. 다음 백일기도 때는 열 개의 계율을
다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전 시간이 금방 지나갔습니다.

드디어, 점심시간이 되었습니다. 실내에서 식사를 할 수 없어, 바깥의 약간 싸늘한 날씨 때문에
모두 타고온 차량에서 식사해 달라는 공지가 있었는데, 체육관을 나오니 삼삼오오 햇살 따뜻한 곳에 앉아
점심을 먹고 있었습니다. 밥 먹는 시간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오후 프로그램이 시작되었습니다. 오후 첫 순서는 합창대회였습니다.
정말 신나게 박수도 많이 치고 많이 웃었습니다. 분당 공연은 분당 천일결사자가 다 나온 것 같았습니다.
너무 촌스러워 보는 사람이 민망스러워 할 것을 컨셉으로 잡은 듯 했습니다. 
재미있었습니다.




정말 지칠 줄 모르고 연습하며 제대로 된 합창을 위해서 노력하는 대구정토회 합창단,
경전반 가운을 입고 나와서 합창이란 이름을 붙이고 노래를 하신 것 같은 대전정토회,
상큼발랄한 율동으로 분위기를 압도하였으나 연습되지 않은 싱어들 노래 실력을 한껏 보여주었던 청년정토회.
이렇게 4팀이 2천여명의 대중들을 즐겁게 해 주었습니다. 참 재미있었습니다. 우리는 잘 하면 잘 해서 좋고,
못 하면 못하는대로 또 즐겁습니다.

 

합창대회를 이어 신규입재자 결의식이 진행되었습니다. 스님을 법사로, 유수스님이 인례자가 되어
347명이 새로이 입재를 했습니다. 스님께서 처음으로 기도에 입재하는 신규자들에게
왜 기도를 하는 지에 대해서 쉽게, 그러나 명확하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우리가 왜 기도를 하느냐? 복은 짓지 않아 놓고 복 달라는 그런 기도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죄를 지어놓고 벌 안 받게 해 달라는 그런 기도가 아닙니다. 우리가 하는 기도는 어떻게 좀더
내가 자유로울 수 있는가? 어떻게 좀더 내가 행복할 수 있는가? 하는 해탈과 열반이 목표입니다.
그래서 내가 내 인생의 주인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누구를 탓하고 원망하며 사는 것이 아니라,
어떤 조건과 환경에서도 나는 내 삶의 주인으로, 나를 사랑하고 나를 소중히 생각해서 좀더 행복하게,
좀더 자유롭게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기 위해서 수행 정진하는 것입니다.”

스님 말씀을 자세히 듣고 있으면 모든 것이 확연해지고 시원해지는 느낌입니다. 오늘 신규입재하신 분들이
열심히 정진하셔서 다음 입재식 때 모두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신규자 결의식에 이어, 2012년 정토행자상 시상식이 있었습니다. 저는 괜히 계속 눈물이 났습니다.
정토행자상 후보자 발표를 하는데, 상받은 사람과 상관없이 한 사람 한 사람이 정말 열심히 했던 분들이라,
참 고맙고 백 배 만 배 축하를 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환경상은 서울정토회 환경팀,
통일상은 대구정토회 전병찬 님, 복지상은 광주정토회 이병호 님, 정진상은 마산정토회 안병주 님,
보시상은 일산정토회 정희윤 님, 포교상은 경북지부 장금옥 님, 특별상은 방송인 김제동 님,
진주정토법당 임연희 님, 울산정토회가 받았고, 대망의 정토행자 대상은 9년째 서울정토회
공양을 담당하고 있는 구언년 님이 받았습니다.

 




마지막으로 8차 백일기도 입재법문이 있었는데 스님께서 정토행자상을 받으신 분들에게 축하의 말씀을 전하며,
우리 모두가 정토행자로서 열심히, 모범적으로 살았다며 저희 전체에게도 격려의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8차 백일기도 명심문 ‘나는 법을 전하는 수행자입니다.’를 주시면서 앞으로 백일동안의 우리들의
목표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8차 백일기도에서는 내 주위 사람들에게 부처님 법의 인연을 맺어 줍시다.
그래서 명심문이 ‘나는 법을 전하는 수행자입니다.’입니다. 올 해는 좋은 법을 널리 전법하는데 집중합시다.
작년에 300군데 씨앗뿌리는데 집중했다면, 올 해는 인구 30만 이상 도시에 법당을 하나 내도록 해 봅시다.
그래서 스님이 상반기 50군데, 하반기 50군데 강의 가고, 그곳에 작지만 수행공간을 만들자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불교대학 인연, 법회 인연, 깨장 인연 맺어주고, 희망 앱 보게 하고, 팟케스트 등
스님 영상 보게 하는 것이 우리가 전법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부터 참 불자 되기 운동, 정토행자 되기운동을 한 번 해 봅시다. 작은 실천부터 할 때
우리가 전법을 더 열성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8차 정진으로 각 자 하나씩 정해 보세요.
나는 음식물 쓰레기를 확실히 줄이겠다, 보시를 평균수준보다 많이 하겠다, 봉사하는 것을 더 늘이겠다,
나는 경상도, 전라도 지역 감정을 넘어서겠다, 성질난다고 아이를 때리거나 하지 않겠다 등
내가 불자로서 자긍심이 있는 그런 참불자가 되어 봅시다.”

스님 8차 입재법문을 듣고, 모두들 ‘8차 백일기도 때는 기도도 빠지지 말고, 작은 실천 한 가지도 해 보고,
주변 지인들 한 사람이라도 전법을 해야겠다.’며 다짐을 했을 것 같습니다. 사홍서원과 산회가를 끝으로,
제 7차 천일결사 제 8차 백일기도 입재식을 모두 마쳤습니다. 체육관 입구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정토행자님들에게 스님께서 인사를 하며 배웅을 하셨습니다.



오늘은 입재식에 못 오신 분들을 생각하며 프로그램 하나 하나까지 다 스케치를 하다보니,
글의 분량이 너무 많아졌습니다. 해외에 계신 분들까지 입재식 분위기가 전해져서, 8차 백일기도 정진을
열심히 할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전체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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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감동입니다~스님 말씀도 감동이고,108배 싫은맘 없애려,천배를 하셨단 분도 정말 대단하신것 같아요^^

2013-02-22 00:04:37

월명

내가 이자리에 정토인이라는 것에 너무 감사합니다....

2013-02-21 13:19:01

백기순

감사합니다 들국화님

2013-02-21 07:4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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