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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목요일, 매주 다가오는 보통의 목요일이 아니라, 298일동안 달려왔던 300강을 마무리하는
목요일이었습니다.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마지막 피날레를 하는 날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괜히
약간 설레는 마음도 있고, 처음 까마득했던 300강도 끝나는 날이 오는구나 하며 혼자 웃어보기도 했습니다.
300강이 끝나도 스님의 바쁜 일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겠지만, 전국의 희망봉사단들은 일이 마무리되어서
조금 여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강연 준비하느라 바빠서 못한 월동준비도 하고, 내년 사업을 위해
몸과 마음도 잘 추스려야 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스님께서는 아침 일찍부터 조찬모임이 있었습니다. 강연 자리가 비니, 그 틈을 비집고
사람들이의 약속이 들어옵니다. 오전에 약속이 3개나 있었습니다. 조금 일찍 마치면 이비인후과에 들렸다가
강연 장소로 갈 계획이었는데, 시간이 여의치 못해 바로 강연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오늘 강연은 오후 2시에 용인시청에서, 오후 7시에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용인강연은 302강, 평화의 전당은 303강이 됩니다. 아침 조찬 강연이나 군부대, 경찰대학, 농촌후계자 등
300강에 포함시키지 않은 강연까지를 다 포함하면 400강은 족히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용인시청에서 용인시장님과 먼저 간단한 차담을 나누었습니다. 강연장으로 들어가니, 1,2층이 사람들로
모두 꽉 차 있었습니다. 600석인데 복도에까지 사람들이 다 앉아서, 강연 중에는 무대에까지 사람들이
올라갔습니다. 300강 마지막날, 강연장에 사람들이 꽉 차니 괜히 기분이 더 좋았습니다.
요즘은 대선이 가까워지다 보니 강연장마다 대선 관련한 질문들은 항상 나오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첫 번째 질문부터 72세의 할아버지가 학교폭력에 대한 문제와 대선에서 어떻게 사람을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물었습니다. 사회적인 질문이 나오면 분위기가 진지해지고, 개인의 구체적인
삶의 문제에 대해서 물으면 분위기가 대체로 밝고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만난지 1년된 남자친구가 있는데 나이 차이가 10살이 나거든요. 결혼을 하기로 했는데 아빠가
반대를 하세요. 왜냐면 아빠는 수행자인데, 너도 수행 열심히 해보고 백일출가도 해보고 나서 남자를
만나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10살 많은 남자는 나중에 과보가 따른다고 반대를 하세요.
제가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10살 많으면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었겠네요? 내 또래에 비하면요.”
“녜.”
“그러니 이익이 있죠. 내 또래 남자면 티격태격할텐데 10살 많으면 아빠처럼 이해하고 감싸주지요?
그런데 같이 살면 내 말 들을까, 안들을까? 나를 어린애 취급 하겠죠?”
“녜. 스님께서 10살 많은 남자라도 그 과보를 알고 결혼하면 상관없다고 하셨잖아요?”
“그래요. 그런데 지금은 까짓 것 과보가 오면 받지 뭐 하지만 과보를 받아보면 만만치 않아요.
그래서 과보를 달게 받겠습니다 하고 기도하고 결혼하면 괜찮아져요.”
“아빠는 그냥 같이 수행하는 사람을 만나라고 하세요.
“무조건 좋은 일만 생길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돼요. 아빠는 경험을 더 해 보라는 것이죠?
그러나 자기가 20살이 넘었으니까 자기 마음대로 해도 돼요. 다만 아빠 의견을 따르지 않으면 아빠로부터
도움받을 생각을 말아야 합니다.”
“저는 평소에 가끔 불안해지고 답답한데 화가 났을 때는 주체를 잘 못해요. 남자친구랑 싸우면 별 것 아닌데도
욕을 심하게 하거나 휴대폰을 던지거나 부수고 그래요.”
“성질 더럽네요. 같은 또래면 누가 봐 주겠어요? 잘 만났네요.”
“물건을 던지는 과정에서 저나 남자친구가 다치기도 하는데, 화가 풀리고 나면 심한 자괴감에 빠지기도 하거든요.”
“그것도 과보를 받아야죠. 그러면 지금 결혼하면 안돼요. 결혼하면 짜증이 더 많이 나고,
상대도 받아주기 힘들어요. 그러면 결혼생활 얼마 못가요. 고쳐서 가야죠. 그런 상태에서 애기 낳으면
큰 일 납니다. 엄마가 성질이 좀 있구나?”
“아빠가 좀 성질이 있어요.”
“아니예요. 엄마가 성질이 있어요. ‘엄마, 아빠 성질 닮지 않겠습니다’ 하고 절을 좀 하세요.
하루에 300배씩 1년 절 하세요. 결혼하더라도 그것 안 고쳐질 때는 애기는 낳으면 안 돼요.
애기에게 전이가 되기 때문에 그래요.”
용인 강연도 재미있었습니다. 용인 강연은 따로 책 판매를 안 했더니 사람들이 수첩, 메모지, 강연 전단지를 들고
스님께 사인 하나만 해 달라며 매달리기도 했습니다. 강연을 마치고 바로 경희대로 이동했습니다.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 들어가니 행사가 아직 1시간 30분이 남았는데도 사람들이 1층 좋은 자리를 찾아
앉고 있었습니다. 로비에는 스님 사진전겸 포토존, 김제동 포토존, 스님의 책 판매대, JTS 안내대,
접수대, 스님께 편지쓰는 곳 등 여러 안내대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지하에 내려가니 김밥냄새가 훅 풍기면서 많은 자원활동가들의 움직임이 느껴지는 듯 했습니다.
일찍부터 이 곳에 와서 행사준비하고, 언 몸을 녹일겸 식사를 이 곳에서 했던 흔적들이었습니다.
김밥을 먹고 있는 사람들도 있고, 샌드위치를 준비하는 사람도 있고, 저녁에 있을 뒷모임을 준비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1층도, 지하도 분주해서 잔치집 같았습니다.
스님께서는 먼저 식사를 하시고 행사에 오시는 손님들을 맞이 하셨습니다. 300강 마지막인 오늘까지
섭섭하지 않게 김밥이 등장했습니다. 스님도, 손님도, 저희들도 저녁으로 김밥과 샌드위치로 저녁을 먹었습니다.
언제나 우리 큰 행사에 참가하시는 김홍신 작가님, 평화재단 평화교육원 윤여준 원장님, 이금림 작가님,
이부영, 김덕룡, 정동영, 이강래 전의원님, 안경환 교수님, 도정일 교수님, 박영선 의원님 등 내빈으로
많은 분들이 참가해 주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행사 시작 10분전이 되자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가 울려 퍼졌습니다. 피아니스트 2사람이 정열적으로
피아노 연주를 해 주었습니다. 사람들은 계속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행사가 시작되자 5000여명이 함께
자리를 해서, 꽉 채워진 공간만으로도 장관이었습니다. 피아노 연주에 이어서 매년 초파일 때마다
정토회관에 오시는 경동교회 김홍태 교수님께서 우렁찬 목소리의 테너로 노래 2곡을 선물해 주셨습니다.
이어서 1부 토크콘서트 사회를 맡은 방송인 김여진씨가 만해 한용운 스님의 시를 낭독하며
1부의 막을 올렸습니다. 청춘콘서트 2.0을 함께 했고 스님과 함께 미주 청춘콘서트를 2회 함께 했으며
지난 화요일까지 전국 40개 대학에서 ‘김제동이 어깨동무합니다’ 콘서트를 진행했던 방송인 김제동씨,
스님의 권유로 장편소설 ‘대발해’ 집필하고, 미주 희망콘서트를 스님과 함께 진행했던 작가 김홍신 님,
청춘콘서트 2.0을 맡아 임신한 몸으로 청춘들에게 희망을 선물하고, 스님 말씀을 따라 지금은 집에서
육아를 하고 있는 방송인 김여진 님이 스님과 함께 자리했습니다.
각 자 스님과 만난 인연을 소개하면서 인간이 아닌 것 같은 스님을 만나서 힘들었던 이야기,
그러나 보람있었던 이야기들, 지금 돌아보면 너무나 감사하다는 이야기들을 편안하게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재미있었습니다. 희망봉사단이 거리에서 포스터를 붙이고 강연장에서
안내 봉사를 하는 것처럼, 이 분들은 이 분들의 재능을 이렇게 기부하고 이렇게 봉사함으로써
잘 쓰여지는 것 같습니다.
토크콘서트를 마치고, 스님 즉문즉설로 넘어가기전 쉬어가는 마당에 국악인 김영동씨의 연주가 있었습니다.
소리가 참 아름다웠습니다. 김영동 씨는 성남강연에 부부가 함께 와서 스님 강연을 듣고 필요하면 언제라도
재능기부를 해 주시겠다고 약속을 했었습니다. 오늘 고요하면서도 아름다운 소리를 들려주셔서
정말 고마웠습니다.
즉문즉설은 젊은 사람들의 질문이 많았습니다. 여러 질문자 중 경희여고 2학년 학생의 질문에 사람들이
환호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경희여고 2학년생 14명이 스님의 ‘새로운 백년’을 가지고 세미나를 하고 있는데
궁금한 것이 있다면서 통일에 대한 질문을 했습니다. 똑똑하고 참 예뻐 보였습니다.
오늘 강연에 참가한 사람들을 보니, 10대가 250명이 넘고, 20대가 850여명으로 세대 중
최고 많이 참가를 했습니다. 스님은 10대, 20대에게 갈수록 인지도가 높아져 가는 것 같습니다.
오늘 질문한 분 중 25살의 젊은 남자분의 고민을 함께 나눠 봅니다.
“저는 충주에서 왔습니다. 제 고민은 내년 2월에 일본에 취직이 됐는데 갑자기 부모님이 일이 생기셨습니다.
아버지가 성추행범으로 구속이 되셨어요. 어머니는 저 보고 취업을 하라고 하는데 저는 마음이 쓰여서
취업을 하지 말고 어머님과 함께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지 고민이 되어서 스님을 찾아 뵈었습니다.”
“녜, 몇 살이죠?”
“25살입니다.”
“아버님은 올 해 연세가 어떻게 되죠?”
“60세입니다.”
“60세면 자기 인생 자기가 알아서 살 거예요. 그러니 그런 것에 연연하지 말고 자기 인생을 개척해 나가세요.
그건 불효가 아닙니다.”
“녜, 알겠습니다. 고민이 하나 더 있는데요, 여자친구와 내년에 결혼하려고 했는데 부모님 문제가 생겨서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여자친구는 스웨덴에 교환학생으로 가 있거든요. 그리고 저는
1월에 일본으로 떠납니다. 제가 결혼을 한다면 일본에 집을 얻을 수 있어서요. 여자친구에게 말 안하고 있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괜찮아요. 그건 거짓말 아니에요. 묻는데 대답을 안 하거나 확인하는데 도망가면 안 돼요. 그런데 묻지 않는데
굳이 이것저것 다 얘기할 필요는 없어요. 그게 오히려 그 사람에게 근심과 걱정을 끼치게 됩니다.
그런데 말을 안 하는 게 힘들어요? (예) 말하고 싶어요? (예) 그럼 말하세요. 말하기 싫으면 모르겠는데
말하고 싶으면 하세요. 그 얘기를 듣고 여자친구가 돌아서더라도 말한 것을 후회하지 마세요.
그 정도에 돌아서는 여자라면 안 만나는 게 나아요.”
오늘 즉문즉설은 1시간 가량으로 짧게 했습니다.
그리고 전체 마무리 말씀을 하시면서, 올 해는 다른 해보다 더 추울 것 같다며
어려운 이웃을 돕는 마음을 내자고 하셨습니다.
“연말이 되면 무슨 소리가 들리죠? 자선남비 소리가 들리죠? 내 살기 바빠서 남 안 쳐다보고 살아왔는데,
연말이 오면 자신이 살아온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서 또 우리 주위도 돌아보는 게 필요합니다.
나보다 추운 사람, 나보다 외로운 사람,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우리 주위에 있습니다. 조금만 눈을 돌려
옆으로 보면 어려운 이웃들이 많습니다. 그 사람들에게 작은 돈이라도 보시하고 봉사라도 한다면
그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지만 나도 존재의 보람을 느낍니다. 그런데서 연말에 작은 관심을 우리 주위에
가져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주 기본적인 생활도 영유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 지구상에 많이 있습니다.
특히 우리 북쪽의 동포들이 많이 굶주리고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따뜻한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면, 배울 수 있는 학습지 하나라도 보내줄 수 있다면 사람으로서 도리를 다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니 함께 참여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스님 말씀을 마치자, 신난 음악과 함께 청년들이 우루루 몰려 나오고, 몇 분은 마지막 300강 강연을 축하하는
축하 꽃다발을 스님께 전했습니다. 무대에서는 청년들과 스님께서 손을 잡고, 개석에는 5000여명의
참가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다같이 노래를 부르며, 함께 300강 대장정의 막을 내렸습니다. 감동적이었습니다.
이렇게 긴긴 300일의 나날들이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300강 마지막 강연에 참가해준 5000여명의 사람들이
있었기에 더 감동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책 사인을 받았습니다. 스님 사인하는 장소를 둘러싸고 사람들이 가득 모여서 한 컷이라도
스님을 찍고 싶어 발꿈치를 높이 들고, 팔을 높이 올려 애를 씁니다.
사인 후엔 오늘 행사를 준비했던 자원봉사자들이 모여 마지막 단체 사진을 찍었습니다.
행사를 다 마치고는 3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과 평화의 전당 지하에서 뒷모임을 가졌습니다.
그동안 300강 전체를 총괄 운영했던 중앙실무진, 전국에서 올라온 각 지역 책임자들, 김제동이 어깨동무합니다
청년운영팀, 북콘서트 청년운영팀 자원봉사자들이 모여서 그동안 수고하신 스님을 모시고 뒷정리를 했습니다.
정토행자들은 모이기만 하면 즐겁습니다. 노래를 못해도, 춤을 못 춰도, 말을 잘 못해도 자신감있게
나를 드러냅니다. 스님과 도반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마냥 즐겁습니다.
그동안 수고하신 분들에게 스님께서 마지막으로 감사의 말씀을 다시 한 번 전하셨습니다.
“우리 민족에게 도약의 기회가 점점 가까이 오고 있습니다. 날이 어두우면 새벽이 가깝다고 하지요.
우리가 조금 앞서나가는 사람들이니까 약간의 그런 어려움을 겪고 갈 수밖에 없습니다.
곧 새로운 세상이 올 것이니까 새로운 희망을 가지시고 열심히 하십시오.
일년 잘 마무리하시고 새해 복 많이 지으십시오. 그동안 수고많으셨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 대중들이 큰 박수로 그동안의 스님에 대한 감사함을 전했습니다. 이어서 다같이 어깨동무를 하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며 300강 전체 대단원의 마지막을 축하했습니다.
그동안 정말 수고많으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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