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11월 23일 법륜스님의 하루(서울 금천구, 춘천)

금요일인 오늘은 서울 금천구와 춘천에서 강연이 있었습니다.
요즘은 매일 권역별로 300강 마무리를 하고 있습니다. 서울 금천구도 서울에서 하는 마지막 강연이었고,
춘천도 강원도에서 하는 마지막 강연이었습니다. 29일 오후 7시 서울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하는 강연은
300강을 총정리하는 희망콘서트라 전체 강연의 마지막 마무리입니다.

금천구청은 서초정토회관과 그리 멀리 않은데도 오전 9시에 출발을 했습니다.
스님께서 300강 마지막까지 시간 지나서 도착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고 하셔서 충분한 여유를 두고 출발했습니다.

강연장에는 언제나와 같이 많은 희망봉사단이 자원봉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1
년이 거의 다 되어 가니까, 희망봉사단들과 얼굴만 봐도 반갑고 환한 웃음이 먼저 퍼집니다.

 

오전 금천구청 강연장에는 550여명의 사람들이 참가해서 강연장을 가득 채웠습니다.

올 봄, 26일에 시작해서 전국 시군구 모든 고을을 방문해서 지역주민과 대화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300
강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까마득했는데 어느덧 295번째입니다. 이제는 거꾸로 매달아 놓아도
끝맺을 수 있는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 다음주 목요일이면 끝나는데요. 우리 인생사도 그런 것 같아요.

무슨 일이든 시작할 때는 까마득했는데 지나놓고 보면 금방 지나간 것 같지요. 어린 시절에는 언제 커서
어른 되나 싶은데 벌써 늙었죠
. (웃음) 인생이 이렇게 금방 지나갑니다. 일장춘몽이라고 하죠.
지나놓고 보면 하룻밤 꿈 같아요. 그런 것처럼 지나 놓고 보면 어제 저녁에 감자 먹고 자나
소고기 먹고 자나 마찬가지예요
. 그래서 어떤 일이든 집착할바가 못된다고 하는데 사람이라는 게
그 순간순간에는 잘 안 돼요
.”

 

이렇게 스님의 모두 강연으로 오늘 오전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갈수록 무거운 질문이 많다는 스님의 말씀을 받아, 첫 질문자가 스님의 말씀처럼
자기가 무거운 질문을 하게 되었다며 첫 마디부터 울먹이기 시작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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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때부터 지속적인 성폭행을 당해서 지금까지도 분노하며 지내고 있는데 어떻게 이 수치심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 가슴이 아팠습니다. 큰 용기를 내어서 스님께 질문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질문자는 마음속에 상처가 차곡차곡 쌓여 있어서 말을 해도 해도 더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스님께서 긴 사연을 가만히 서서 다 들어주시고,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상처를 없애기 위해서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 기도방법을 알려 주셨습니다.
누구에게도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한 아픔과 외로움이 느껴져서, 또한 아동 성폭행이 행해지는

사회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마음이 무거웠습니니다
. 그래도 울먹이면서 말도 제대로 하기 어렵던 분이
마지막에는 차분한 목소리로 감사하다고 스님께 인사를 하는 것을 보고
, 스님 말씀을 마음으로 받아들여
간절히 기도하면 반드시 자유로워질 수 있으리라며 어깨라도 토닥거려 주고 싶었습니다
.

 

오늘도 정신불안증세를 가진 분들의 질문이 많았습니다. 이런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인 치유 시스템이 한 시라도 빨리 갖춰져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아동 성폭력, 우울증 등 우리가 풀어가야 할 일들이 참 많구나 싶었습니다.

어릴 때 성폭행 당했던 경험을 꼭 움켜쥐고 있으면 자기가 자기 인생을 해치는 것이 됩니다.
그러니 이런 경우에도 나는 행복할 권리가 있고 나를 행복하게 할 책임이 있습니다. 성추행 같은 것은
정신적인 피해가 크죠
. 여자가 상처가 더 큰 이유는 결국 성관념 때문에 생기는 문제예요.
그러니 우리 몸은 누가 껴안았다고 해서 성스러워질 수도 없고, 누가 껴안았다고 해서 더럽혀질 수도 없습니다.
몸은 공합니다. 그런데 한 순간에 사로잡혀서 내가 내 병을 만들었구나, 이걸 자각해야 합니다.
이 몸은 더럽혀질 수가 없습니다. 더럽혀진 적도 없습니다. 나는 청정합니다. 이렇게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든 지금의 자기를 아름답게 가꾸어 나갈 책임과 의무가 있습니다.
네가 그렇기 때문에 내가 이렇게 되었다는 건 자기 인생을 방치하는 것입니다.
자기가 자기를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야 합니다.” 스님의 마지막 정리말씀이 마음에 많이 와닿았습니다.

 

금천구청에서 강연을 마치고, 바로 방배동 불교TV(BTN)로 이동했습니다.
오후 2시에 스님의 300강연 회향을 맞아 특별대담 법륜스님의 희망세상 만들기방송 녹화가 있었습니다.
방송인 유자효씨와 대담하는 형태로 진행이 되었는데
, 희망세상만들기, 희망 캠페인, 환경, 복지, 통일 활동,
책 출판 등 스님의 활동 전반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 밤 10시에 불교TV에서 방송이 된다고 합니다. 많은 시청 바랍니다.

 

특별대담을 마치자마자 바로 다음 약속이 잡혀 있는 평화재단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리고 재단에서의 스님 약속을 마치자마자 평화재단에서 춘천으로 출발했습니다
.

전에 강원도 어느 지역 강연을 다녀오면서 다음에 춘천 강연을 가게 되면 막국수를 먹자고 했었는데,
시간이 빠듯해서 강연시간에 겨우 맞춰서 가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춘천 강연장에 점만 찍고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강원도 강연은 춘천 정토불교대학생들 중심으로 홍보를 하고, 강연 당일인 오늘은 남양주와 원주에서
지원을 나와 함께 준비를 했다고 합니다
. 강원도 시군구까지 다 강연 준비하느라 많지도 않는 강원도지역
희망봉사단들이 참 수고를 많이 한 것 같습니다
. 물론 남양주, 용인, 분당 등에서의 지원이 큰 힘이
되었을 것입니다
. 다들 수고많으셨습니다.

 

강연장은 620명이 참가해서 강원지역 마지막 강연을 빛내 주었습니다.

직장 5년차인 젊은 여자분은 직장내의 야근 문화에 대한 부담스러움을 이야기했습니다.
강원대 4학년 여학생은 긍정적으로 살고 싶은데 자꾸 부정적인 생각이 많이 올라와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물었습니다
.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아 환경적이지 않은 사람들의 행동에 대해서
지적을 많이 한다는 아주머니는 어떻게 주변 사람들과 다투지 않으면서 슬기롭게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 그 외에도 여러 질문이 있었습니다.

오늘도 20대의 질문이 많았는데, 20대의 질문은 보통 구체적이지 않고 현실적이지 않은 질문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 직접 몸으로 겪는 어려움이 아니라 생각 속의 어려움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공감되는 맛이 적지 않나 싶었습니다.

 

스님 강연 중에 안철수 후보 사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한 분이 큰 소리로 스님. 속보입니다. 안철수 후보가 사퇴했습니다.”하고 알려 주기도 했습니다.

강연을 마치고 나와 책 사인과 단체사진까지 찍고 나니, 오늘도 강원도 마지막 강연이라고
꽃다발과 케익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 요즘 스님은 거의 매일 꽃다발과 케익을 받으십니다.
그동안의 스님에 대한 감사함을 이렇게라도 표현하고 싶은 희망봉사단의 따뜻한 마음이
그 속에 녹아있는 것 같습니다
.

 

강연을 마치고 어둠 속을 달려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밤이 깊었는데도 스님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
스님의 일정은 오늘도 늦게 끝날 것 같습니다
.

내일은 스님께서 중국에 가십니다. 그래서 내일 스님의 하루는 쉬겠습니다
그리고 일요일 오후 2시에는 부산 벡스코 오리토리움홀에서 대강연이 있습니다. 부산 마무리 강연입니다.
많은 분들이 참석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요일 부산에서 뵙겠습니다.
 

전체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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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숙

들국화님힘든것도만만치않아보입니다누구나할수없는일을잘도해내시고복받을겁니다근데어떻게사시는지궁금합니다<br />

2012-11-29 17:54:12

돌배나무

스님의 하루 읽으면서 참 시간을 아껴 써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br />하루를 일분을 쪼개서 낭비 없이 쓰시는 모습에 많이 반성합니다.<br />스님의 하루를 생동감있게 써주시는 분의 수고로움도 <br />스님의 하루를 위해 운전하시는 분의 수고로움도 참 대단하신거 같습니다.<br />늘 평화로움이 묻어나는 모든 사람들의 하루가 되었음 좋겠습니다

2012-11-26 09:39:04

법륜스님은 제스승

몸이 움직이는 한, 필요한 곳으로 쓰이러 가시는 분, 고맙습니다. <br />

2012-11-25 13: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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