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검색
원하시는 검색어를 입력해 주세요
서울정토회관에서 아침 6시 강원도로 출발했습니다.
스님은 차에 타자마자 바로 주무셨습니다.
오전 양양 강연 전에 낙산사를 먼저 참배하기로 했습니다.
낙산사는 화마(火魔)가 다 집어 삼킨 뒤에 다시 지어 새롭게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스님은 부처님 계신 곳마다 참배를 하며 남북의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며 기도를 드렸습니다.
낙산사를 전체적으로 돌아보다보니, 아침 밥 먹을 시간이 없었습니다.
싸간 도시락을 얼른 비벼서 꿀꺽 삼키고 강연장으로 들어섰습니다.
양양은 380석이었는데 502명이 참가해서 많은 성원 속에서 강연이 진행되었습니다.
주황색 옷을 입은 자원봉사자들이 안내하기 바쁩니다.
낯익은 사람들이 많아 물어보니 경기도 용인수지지역 자원봉사자들이라고 합니다.
양양에는 우리 회원이 없어, 용인수지에서 7번을 와서 홍보를 했다고 합니다.
한 번은 평택에서, 또 한 번은 수지에서 와서 홍보를 했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보람을 느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강원도는 서로 누가 담당할 거냐고 약간 미루는 모습이었는데,
지금은 용인수지지역 자원봉사자들이 강원도 지원 나오면서
오히려 더 활성화되고 재미있어졌다고 합니다.
홍보를 하면 사람들이 모이는구나 하는 것을 직접 체험하고는
각자 지역에서도 열심히 홍보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같이 즐거워하며 웃었던 질문 하나를 소개합니다.
“둘째 오빠일입니다. 10년전부터 올케언니와 트라블이 있는 것 같애요.
몇 일전에는 몸싸움이 있어 병원까지 갈 정도였습니다.
싸우면 올케언니가 시어머니한테 전화를 하고, 시어머니는 저희 딸들에게 전화를 합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면 싸운 부부는 다시 잘 지내는 거예요.
자기 둘만 아무렇지도 않고 그 나머지 주변 가족들은 다 괴로워 하는 거예요.
제가 그 집안을 돌봐줄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건지, 너무 괴로워요.”
“아니, 싸웠으면 서로 안 봐야지, 왜 금방 좋아하냐? 이 말이예요?
싸웠더라도 금방 좋아지는 것은 좋은 일이잖아요.”
“둘이만 화해하고, 주변이 자기들 때문에 그렇게 힘들어하는지 몰라주는 것도 억울해요.
둘이 좋아해도 또 싸울 거예요. ”
“그러면 또 좋아지겠지.”
“그러면 내버려 둘까요?”
“자기가 뭔데 내버려 둔다 만다하세요. 왜 남의 집 일에 관여하세요?(와아-박수)
그러면 오빠부부가 싸워서 다시는 안 보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정말 이상한 동생이네요.(박수)
‘부처님 감사합니다. 저렇게 싸우더라도 금방 화해하니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 기도하세요.
얼마나 감사합니까?”
질문이 처음에는 상당히 심각한 줄 알았다가 스님과의 몇 마디에 다들 넘어갔습니다.
강연을 마친 후에는 낙산사 주지스님과 군법사님 한 분과 간단하게 차담을 나누었습니다.
강연장에서 오늘은 김밥이 준비되지 않아 덕분에 맛있는 막국수를 먹을 수 있었습니다.
김밥이 있으면 있어서 좋고, 없으면 또 그 지역 음식을 먹어 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양양 강연 후 인제로 가는 길에 잠시 낙산해수욕장에 들렀습니다.
끝없는 백사장에 사람은 없고 파도만 열심히 노래부르고 있었습니다.
백담사로 갔습니다. 워낙 가뭄이 심해서 내설악의 계곡물도 힘없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넓은 계곡과 하얀 돌들, 높은 산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백담사 참배를 먼저 했습니다.
스님은 다른 곳에서와 마찬가지로 남북의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며 기도를 하셨습니다.
원주보살님이 스님께 차 공양을 올려서 저희들도 덩달아 맛있는 차를 한 잔씩 얻어 마셨습니다.
그 후 계곡을 따라 산책을 했습니다. 전에 대청봉까지 올라갔다 이 쪽으로 내려온 적이 있는데
그 때는 지쳐서 그런 지 참 길고 지루했던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걸어보니 평평하면서도 숲으로 우거져 있는 길이 산책하기에 딱 좋았습니다.
스님은 20대에 이 곳 설악을 여러 번 다녔던 이야기들을 해 주십니다.
그 때도 워낙 바빠서 따로 시간을 낼 수가 없었는데, 너무 무리를 해서 몸이 안 좋아
주로 요양차 이 곳 설악으로 와서, 내설악, 외설악, 소금강 곳곳을 다 다니셨다고 합니다.
“참 그 때는 왜 그렇게 정상까지 간다고 기를 쓰고 다녔을까? 이렇게 슬슬 산책해도 좋은데-”
하면서 웃으십니다. 설악산 바위를 타고 내려오다가
거의 죽을 뻔한 이야기부터 스님의 설악산에서의 추억들도 많았습니다.
백담사를 뒤로 하고, 인제 강연장으로 향했습니다.
인제는 군인들이 많은 곳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군인들도 스님께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00연대 상병 000입니다. 올 해 12월에 전역을 합니다. 사회에 나가서 일을 해야 하는데,
너무 많이 두렵습니다. 두려운 감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사회 나가보지도 않고 왜 그래요?”
“군대에서 너무 오래있다 보니까.”
“2년 밖에 안 있었잖아요?”
“녜”(하하하)
“두려움이라는 것은 머리 속에 상상할 때 생기는 거예요.
내가 전역을 하면 어떻게 하지, 뭘 하지? 생각하니까 두려운데,
막상 전역을 하고 나오면 두려움이 없어져 버려요.
두려움이란 사회 안 나가고 있을 때 생기는 번뇌예요. 지금 자기가 해야 할 일은
6개월 후에 할 일을 생각하지 말고, 6개월간 군대 있을 때만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찾아봐요.
체력단련을 열심히 한다든지 뭘 찾아보세요.
군대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충실히 하는 것이, 인생을 가장 효과적으로 사는 거예요.”
“예, 알겠습니다.”
옆에서 보기에는 별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 본인에게는 심각한 문제인 것 같았습니다.
질문자가 스님 책 사인을 받으면서 스님께 씩-하고 웃으며 감사하다고 인사를 합니다.
인제도 320석인데 445명이 참가해서 많은 사람들이 복도에 앉고 뒤에 서서 들었습니다.
후끈한 열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인제는 용인에서 지원을 나오고, 강원도 회원 몇 분과
인제군 자원봉사센터 회원들이 자원봉사를 했습니다.
주황색 자원봉사자 티를 입은 분들이 다른 강연 참자가들보다 더 스님과 사진찍고 싶어하고,
까르르 웃으며 좋아하기에 다른 곳과 분위기가 다르다 싶었는데,
여러 단체에서 나온 분들이라 그랬던 것 같습니다.
교회 다니는 분, 성당 다니는 분, 다른 불교사찰에서 온 분들이 스님과 악수를 하고,
사진을 찍으면서 좋아합니다.
보현사 선다회에서는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와서, 오시는 분들에게 정성껏 차 공양도 올렸습니다.
오늘은 강원도 낙산사와 백담사도 참배하고, 낙산해수욕장과 설악산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양양과 인제의 열기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내일부터 다음 주 화요일까지는 스님 해외 일정이라, ‘법륜스님의 하루’는 쉬겠습니다.
내일은 하루만에 중국 다녀오시고, 모레부터는 필리핀에서 일정이 있으십니다.
모레는 필리핀 정토불교대학 졸업식, 수계식이 있고,
저녁에는 교민들 대상으로 법문이 잡혀져 있습니다.
그리고 월, 화요일은 필리핀에서 진행되는 한민족포럼에 참가하십니다.
수요일 오전 5시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바로 용성큰스님 탄신일 행사가 있는
장수 죽림정사로 이동하실 예정입니다. 죽림정사에서 만나요.
다음 주 수요일날 뵙겠습니다.
전체댓글 18
전체 댓글 보기스님의하루 최신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