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6월 1일 법륜스님의 하루(강원도 태백, 속초)

새벽 5시 정토회관에서 출발해서 강원도 정암사로 향했습니다.
스님은 차에 타자마자 바로 취침 모드로 들어가시고,
저희들도 얼마 안 가서 모두 깊은 잠에 빠져 들었습니다.
정선군에 접어 들면서 눈을 부시시 뜨고 주변을 바라보지만, 아직 잠이 덜 깨어 비몽사몽입니다.

정암사 주차장에 내리니, 공기가 상쾌합니다. 연두빛 잎새들이 아침햇살과 만나 밝게 빛납니다.
적멸보공에 먼저 참배를 드렸습니다. 정암사는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지은 사찰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중의 하나입니다.

 

산 중턱의 7층 석탑인 수마노탑에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어
법당에는 따로 부처님을 모시지 않았습니다
. 그래서 적멸보궁이라고 합니다.
수마노탑에도 참배를 했습니다.
스님은 항상 고찰을 찾아서 참배할 때마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십니다. 
스님이 참배하실 때마다 숙연해집니다
.

 

참배하고 내려오니, 정암사 덕진스님께서 스님께 인사를 하며 아침 공양을 했는지 묻습니다.
정암사에서 아침 공양을 감사히 얻어 먹고, 함백산 정상을 넘어 태백으로 향했습니다.
함백산 정상에는 야생화길과 공원이 조성되어 있어서 아름다웠습니다.

 

태백으로 오는 길에, 태백산 등산로 입구에 있는 단군성전에도 잠시 들러 참배를 했습니다.
10
여년전 청년불자등반대회 때 스님을 모시고, 전국 청년 2-300명이 태백산 등산도 하고,
이름없이 죽어간 수많은 순국선열들을 기리며 정상에서 천도재도 올렸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 때 비도 오고, 추워서 고생도 많이 했었는데 지나고 보니 하나의 추억이 되어 있습니다.

 

시간에 맞춰 태백문화예술회관에 도착했습니다. 520명이 참가했습니다.
태백 강연에서도 여러 질문들이 나왔는데, 마지막 질문인 
70대 아버지와 40대 아들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참 가슴이 아팠습니다.
아버지를 원수같이 생각하는 아들과, 이런 아들의 모습에 충격받아 뇌출혈로 돌아가신 어머니,
그 아들의 모습을 봐내지 못하는 아버지의 어찌해야 할지 몰라
힘들어 하고 답답해 하는 심정이 그대로 전달이 되었습니다
.
반대하는 결혼 속에서, 약간의 장애가 있는 아들까지 낳은 며느리가 겪어야 했던
마음의 괴로움이 악심이 되어 아들에게 심어졌기 때문에
, 무조건 아들에게 참회해야 한다는
스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 인연과의 도리는 정말 피할 수가 없구나 싶었습니다.

 

태백 강연을 마치고 바로 동해바다쪽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동해바다가 보이고, 해당화가 예쁘게 피어 있습니다. “해당화다, 해당화가 참 예뻐요.” 하자
스님이 바로
해당화 피고 지이-는 섬마을-에, 철새따라 찾아온 총각 선생-님..”
섬마을 선생님 노래를 흥얼거리십니다. 스님 노래를 들으니 기분이 좋습니다.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차를 타거나, 강연을 하거나, 회의를 하거나, 사람을 만나는 일정으로
스님의 하루가 짜여져 있어
, 가능하면 하루에 한 시간이라도 운동을 하자 하셨는데, 잘 안 됩니다.
특히, 서울에서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오늘같이 아예 지역으로 내려와 버리면 오히려 가능한 것 같습니다.

오늘은 설악산에 가기로 했습니다. 신흥사에 들러 참배하고, 비선대까지 올라갔다 왔습니다.
왕복 6킬로 정도 걸었습니다. 몸에 땀이 적당히 배일 정도로 걸었습니다. 기분이 상쾌합니다.
신흥사 입구 통일대불 앞에서 참배를 하고, 신흥사 극락보전에도 참배를 했습니다.
스님의 기도 모습에 숙연해져, 저희들도 자연스럽게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게 됩니다.

 

비선대까지 걸어 가면서 저멀리 보이는, 하늘 높이 솟아있는 돌산들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물이 너무 맑아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10여년 전에 이 계곡을 따라 대청봉까지 올라갔던 것 같은데, 기억이 하나도 나질 않습니다
비선대까지의 경치가 너무 좋아, 다음에는 꼭 실무자들과 다 같이 왔으면 좋겠다,
희망세상 희망씨앗분들까지 다 같이 한 번 오면 좋겠다는 말만 되풀이하다가 내려왔습니다.
스님은 산에 오르면서 이런 저런 추억과 설악산에 대한 이야기들을 해 주십니다.

 

산에서 내려와, 급하게 비빔국수와 콩국수를 먹고, 강연장에 빠듯하게 도착했습니다.
속초문화회관에도 사람들이 꽉 찼습니다. 700명이 참가했습니다.
힐링캠프를 보고 와서 질문한다는 분이 있어 힐링캠프 보고 온 사람 손 들어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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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 가량 손을 듭니다. 이렇게라도 인연이 되어 고맙다며 인사를 하십니다.

속초에서도 많은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공개적으로 질문을 하면, 처음에는 조금 어색하고 힘들어도
질문자도
, 듣는 사람도 서로 도움이 될 수 있어서 좋다고 스님이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오늘 속초에서도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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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된 아들을 둔 어머니가 아들을 내 뜻대로 할 수 없어서 힘들다고 스님께 질문을 했습니다.
그러자 군대 전역한지 2달된 26살 청년이,
앞에 질문한 분의 아들의 입장과 자기 입장이 같을 수 있을텐데,
자기는 지금 하고 있는 자전거 여행을 끝까지 하고 싶고, 자기 인생을 살고 싶은데,
부모님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부담이 되는데 어떻게 해야겠냐며 질문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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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이 넘으면 아들에게 간섭하지 마라, 또한 지원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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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이 넘었으면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자립을 해야 한다, 대신 부모님 말씀은 참고로 하고,
내 인생을 독립해서 살아도 된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러자, 여고생이, 20살전에는 부모님 말을 따라야 한다고 하시는데,
내가 가고싶은 과와 엄마가 원하는 과가 다른데,
그러면 무조건 엄마 말을 따라야 하냐고 물어서, 다들 크게 웃었습니다.
대학가서 엄마에게 지원 안 받을 각오를 하면, 내가 원하는 과로 지원해도 된다,
그러나 부모로부터 지원을 받으려면 부모와 충분히 상의를 해야 한다는 스님의 말씀에,
. 알겠습니다. 그런데 왜 스님은 트위터 안 하세요? 혜민스님은 트위터 하잖아요?”
혜민스님은 30대고 나는 60대 잖아.”
이외수 선생님은 60대라도 하시는데요?” 대중들이 많이 웃었습니다.
내가 이렇게 바빠서 시간도 없고, 자판을 칠 줄 몰라서, 자판도 배워야 하고.
그래서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생각하고 있지.”
스님 트위터하시면 제가 팔로우 해 드릴께요.”
여고생과 스님의 오고가는 대화를 들으면서 대중들이 손뼉을 치고 웃었습니다.
재미있었습니다.

 

강연 마치고 미시령터널을 지나 서울로 향해 왔습니다.
서울에 도착한 시간이 12시가 넘었는데도 기다리는 손님이 있어 스님은 평화재단으로 향하십니다.
 
매일 매일 연속되는 강연으로 스님이 사람 만날 시간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도 꼭 만나야 되면 12시가 넘어서라도 이렇게 만나고 있습니다.

이번 일주일 희망세상만들기 100강 강연도 끝이 났습니다.
일주일동안 강연을 준비하신 희망지기, 희망씨앗님들 수고많으셨습니다.

다음 주 강연을 살짝 기대해 봅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전체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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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ye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된다는 게 왜 이토록 어려운지.. 여전히 연습하고 무너지길 반복합니다. 감사합니다

2025-02-23 17:41:31

황은희

제가 태어난곳이 태백인데요 스님이 거기까지 가셨다니 영광스럽고 또한 스님의 경건한 기도모습이 가슴이 뭉클 해 옵니다. 저또한 통일을 기원드립니다..

2012-06-05 17:23:06

^^^^

뒤늦게 몇개를 한꺼번에 읽었는데,너무너무 재미있습니다^^*--연두빛 잎새들이 아침햇살과 만나 밝게 빛납니다--이런표현들이 넘넘시적이라, 읽다가 멈춰서 한참을 그냥 있었네요^^어쩜 글을 이리도 예쁘게 쓰시는지...^^*올리시느라 고생이 많으세요 ~~~ㅠㅠ

2012-06-04 00: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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