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5월 18일 법륜스님의 하루

오늘은 강원도의 날이었습니다. 하루 종일 강원도에서 머물렀습니다.
강원도하면 대관령, 동해, 낙산사, 강원도의 힘, 정동진 등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강원도는 여행하고 싶은 곳, 떠나고 싶은 곳의 이미지가 저에겐 있는 것 같습니다
강원도에 간다고 하면 기분 좋음이 솔솔 피어오르는 것 같습니다.

오전 강연은 횡성에서 있었습니다.



강연장에 들어가서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 초점을 맞추는데
,
뽀글뽀글 파마하신 할머니들의 모습이 가득 카메라에 담깁니다.
농촌이라 연세드신 분들이 많이 참가한 것 같습니다.
즉문즉설이 시작되고, 질문이 세 개쯤 오가니까, 중간에 앉았던 할머니들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강연 전에 일찍 와서 자리잡고 앉았는데, 한 시간, 한시간 반이 지나니까 힘든 것 같습니다.
화장실 갔다가 다시 들어오시는 할머니, 같이 나가자며 동료에게 손짓하는 할머니.

스님이 즉문즉설을 그만 받고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위한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예쁘다.”하면서 시작된 어르신들을 위한 강연.
할머니들이 스님 말씀에 웃고, 손뼉을 치면서 좋아하십니다.

횡성은 460석인데 520명이 참가하였습니다. 강원도의 힘이 느껴졌습니다.

횡성에서 강연을 마치고 삼척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이동하는 중간에 휴게소에서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횡성에서 산나물 도시락과 뽕잎으로 감은 떡을 싸 주셔서, 맛있게 점심을 먹었습니다.

삼척 강연전에 삼화사 참배를 했습니다. 삼화사는 무릉계곡에 있었는데,
계곡 초입의 무릉반석도, 계곡도 정말 무릉도원이 생각날 정도로 멋있고 아름다웠습니다.
계곡을 따라 왕복 3km정도를 걸었습니다.
삼화사 입구에까지 삼척 강연 플랭카드가 걸려 있었습니다.



삼화사 주차장 화장실에 동해
9경에 대한 설명이 붙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촛대바위도 한 번 가보기로 했습니다. 날이 맑아 바다가 참 아름다웠습니다.
촛대 바위와 주변의 바위들이 푸르른 바다와 어우러진 모습에
절로
-’ 하며 감탄이 흘러 나왔습니다.



전망대 올라가는 입구에 해당화가 예쁘게 피어 있었습니다
.
스님이, “해당화 봐라. 예쁘게 피었네.”하십니다. 이 꽃을 여러 번 보긴 했는데,
해당환 줄은 잘 몰랐습니다.

해당화가 고옵게 핀 바닷가에서~~♪♬♩♬하며 노래도 한 번 불러 봅니다.



촛대바위 부근 공원에 있는 원두막에서 점심 때 남은 도시락으로 저녁식사를 하고
,
삼척 강연장으로 출발했습니다. 강연장에 도착하니,
삼척대학교 부총장님과 교수불자회 교수님들이 스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잠시 차담을 하고 강연장으로 들어갔습니다.

삼척도 384석인데 510명이 참가해서, 통로에까지 앉아 강연을 들었습니다. 질문도 많았습니다.



첫 질문을 한 분은 장애인이었습니다
.
저 세상에 가면 먼저 떠난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지,
무슨 업이 있어서 이렇게 장애인으로 태어났는지,
저 세상에 가면 좋은 곳으로 갈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말을 잘 못해서 옆에서 함께 오신 분이 질문을 해 주셨는데,
스님과 오가는 대화 속에서 문제가 해결된 것 같았습니다.
스님과 그 분의 대화를 듣고 있었던 사람들은 다 알아들을 수 있었던
감사합니다.”라는 어눌한 그 분의 마지막 감사의 말 한 마디. 감동적이었습니다.
책 사인회할 때, 전동휠체어를 사인하시는 스님 옆에 바짝 붙여서 웃으며
사진찍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

국제결혼을 한 조선족 여자분과의 문답도 감동적이었습니다.
부모님이 다 한국 사람인데, 중국 연변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연변아줌마라는 말을 듣는 것이 싫다는 말에

연변댁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세요.
한국말이 서툰 것에 대해서 열등의식을 가질 필요가 없어요.
중국말을 잘 하잖아요? 너무 화가 나면 중국말로 말을 해 버리세요.(대중들 크게 웃음)
이민와서 계속 열등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지나가는 말 한 마디가 상처가 됩니다.” 하십니다.

남편이 술을 너무 많이 먹어서 아플까 걱정이라고 합니다.

부처님. 우리 남편에게는 술은 보약입니다하고 기도하세요.
술을 나쁘다 좋다 따지지 마세요. 병나면 병원에 데리고 가서 치료하면 됩니다.
어차피 먹는 술을 먹지 마라고 하면 내가 괴롭고, 먹어라고 하면 내가 편안한 거예요.
의견 차이가 없어지니 편안합니다.” 하시면서 불교의 공사상으로 마무리 정리를 해 주셨습니다.

불교사상에 공()이라는 이야기 들어봤어요?
술이 독이라고 하는 것은 상()입니다. 술은 독도 아니고 약도 아닙니다. 이게 공입니다.
남편은 좋은 사람도 아니고 나쁜 사람도 아닙니다. 그냥 사람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것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래서 일체유심소조(一體唯心所造)입니다.
선악, 좋고 싫음은 다 마음이 정하는 것입니다.
나쁘다고 할 것이 없다는 것, 공한 줄 알아야 합니다.”
울음이 목에 걸려 질문하던 분이, 마지막엔 환하게 웃습니다. 참 감사한 일입니다.



강원도 여행을 잘 마치고 문경정토수련원으로 가고 있습니다
.
거리가 제법 멉니다. 운전자 옆에서 졸다가 휴게소 한 번 들려서 잠을 깨고는
오늘 하루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좋은 밤입니다.^^

 

전체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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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ye

우리 남편에게는 담배는 보약입니다... 라고 기도하겠습니다 ^^

2025-02-04 23:05:48

김유라

촛대바위를 볼때는 고등학교 수학여행이 생각나서 미소가 번지고 강연내용을 들을때는 눈물이 나요. 스님의 하루를 읽는동안 오로지 그 순간에 집중할 수 있어서 그런가봐요.. 글 감사합니다.

2012-05-27 07:51:52

법안

스님과 함께 전국 강연을 위해 이동하시는 도반님들, 글을 읽으면 자긍심과 에너지가 솟아납니다. 지역의 희망씨앗들은 여기서 해야할 일 열심히 하겠습니다. 화이팅입니다!

2012-05-21 10: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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