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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동행하는 식구가 늘었습니다.
행자교육을 받고 있는 문수, 보현팀이 일요일까지 스님과 동행하기로 했습니다.
식구도 늘었고, 차량도 한 대 더 늘었습니다.
스님은 오늘 아침에도 이른 아침부터 약속이 있었습니다.
서울 인근에 강연이 있는 날은 만날 사람도 많고, 일도 많아서 잠시도 쉴 틈이 없습니다.
오늘은 강원도 평창과 강릉에서 강연이 있는 날.
평창은 워낙 언론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을 많이 떠들어댄 덕분에 귀에 많이 익었고,
강릉은 여러 번 여행한 경험이 있어서 좋은 느낌으로 기억되는 곳입니다.
도반들과 함께 동행을 하게 되니 괜히 기분이 들뜹니다.
행자팀 차량이 스님 차량보다 조금 일찍 평창으로 출발했습니다.
강원도 평창으로 향해 가는 길 양옆에 진달래, 목련, 살구꽃이 활짝 피어 있습니다.
오랜만에 서울을 벗어난 도반들은 꽃을 보면서 함성을 지릅니다.
그 때 스님 차량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꽃이 좋은데 보고 있냐고.
워낙 저희들이 차만 타면 자다보니까, 예쁜 꽃들을 못 보고 그냥 스쳐 지날까 봐
신경써주시는 스님의 마음이 그대로 전달됩니다.
평창에서는 강연에 들어가기 전,
홍제동 정토포교원에서 초기 활동을 하셨던 광운법사님 부부를 만났습니다.
이제는 연세가 많이 드셔서 하얀 머리가 되신 거사님과 아름답게 늙으신 광운법사님.
스님을 만나는 순간, 광운법사님은 스님을 안고 흐느껴 우십니다.
너무나 반갑고 고맙고 좋아서 눈물을 흘립니다.
평창군에는 150명이 강연에 참가했습니다.
도시와 시골은 분위기 차이가 많이 납니다.
도시에서는 자유롭게 개인의 문제를 질문하는 반면,
시골에서는 쉽게 개인 이야기를 드러내지 못합니다.
그래서 질문이 많이 없는 편이고, 질문이 있어도 사회적인 문제나 불교 교리나
일반 사회 관련 질문들이 많습니다.
평창에서도 처음에는 질문이 별로 없어서 스님이 첫 질문에 대해
자세히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강연 분위기는 좋았습니다.
< 평창 강연 마치고 모금하는 고미순 님 딸 >
평창 강연을 마치고, 봄나들이를 했습니다.
사무실에서 바깥 구경 제대로 못하는 행자들과 실무자들을 위한 스님의 배려였습니다.
이후 월정사를 참배하고, 소금강 갔다가 강릉으로 가는 일정을 잡았습니다.
봄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던 실무자, 행자들은 봄의 향연을 보며
연신 소리를 지르며 즐거워합니다.
“저것 봐, 저것 봐. 저 풍경 너무 멋있다.”
“와- 저기 진달래 좀 봐.”
월정사 가는 길에 막국수집에 들러서, 비빔 막국수 6개를 시키고,
평창에서 받은 김밥으로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월정사 적광전 참배를 했습니다.
전나무 숲을 따라 걷는 길은 참으로 평화롭고 아름다웠습니다.
진고개를 넘어 소금강으로 들어갔습니다.
소금강은 한 폭의 그림이었습니다.
계곡에 넘치는 맑은 물과 바위 틈새에 뿌리박은 소나무들의 자태는
우리의 감탄을 절로 자아내게 만들었습니다.
한 시간 가량을 계곡을 따라 걸었습니다.
하루 한 시간만 이렇게 운동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하시는 스님.
스님은 걷고 일하는 것을 좋아하시는데, 일정상 따로 시간 배정을 못하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 소금강에서 법륜스님과 실무자들과 행자들이 함께 하다 >
하루의 마지막 햇살을 머금은 경포대를 돌아 동해 바다를 보면서 강릉에 도착했습니다.
강연장은 1, 2층 모두 꽉 찼습니다.
좌석이 453석인데 770명이 와서 통로와 무대에까지 앉아서 들었습니다.
질문이 많았습니다. 제 뒤에 서 있던 아주머니들은 연신 좋아서 박수를 치고 즐거워합니다.
불교TV에서 매일 만난다며, 질문 중간중간에도 신이 나서 박수를 칩니다.
참 재밌어 합니다.
오전 평창에서는 질문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 중 회사를 다니면서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는 남자분의 고민을 함께 나눠봅니다.
“저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데, 고향에 왔다가 강연에 오게 되었습니다.
출퇴근 하면서 팟케스트에서 스님 법문을 듣고 있습니다.
직장 생활 3년정도하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있어요.
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업에 대한 자신감도 있는데, 시간이 가면 이 첫마음이 작아지고,
직장생활 그만 두지 말걸 하는 생각이 들 것 같습니다.
이런 것을 이겨내면서, 내 생각대로 사업을 진행하려면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요?”
“새로 하는 일이 투자가 많이 들어요?”
“많이는 안 들어요.”
“실패했다고 해도 감당할 수 있을 정도예요? 어떤 사업이예요?”
“예. 도농 교류쪽에 관심이 있어서, 도시와 농촌 네트워크 형식의 사업입니다.”
“직장 겸하면서 할 수는 없을까요?”
“4개월 정도 겸해서 해 봤는데,
하나에 집중이 안 되어서 이제는 하나에 집중을 하려고 합니다.”
“조금 더 겸해서 하면 좋겠네요. 지금 있는 직장생활 충실히 하고,
잠도 줄이고, 휴식시간도 줄여서 시간을 확보해서 새로운 사업 관련 일을 해 보세요.
죽겠다 싶을 정도로 한 번 해 보고, 이것이 밥벌이가 되겠다 할 때 직장을 그만 두세요.
두 개를 겸해서 하다가 이것을 할 수밖에 없겠다 할 때 의심없이 옮겨가게 됩니다.
지금과 같은 의문이 안 생깁니다.
적어도 1년 이상, 한 3년정도 해 보고 직장 옮기는 것이 좋습니다.
직장이 있으니까, 사업이 안 되어도 크게 위협이 안 됩니다.”
“또 하나는 아기가 있는데, 아기를 잘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갓난 아기죠? 이 때 아내가 심리적으로 불안해지면 아이 심성이 불안하게 형성이 됩니다.
불안하게 형성된 심성은 어른이 되어도 못 벗어납니다.
아내의 심리가 안정되어야 합니다.
이 시기에 사업이 되네, 안 되네 하면 아내의 심리가 불안정해집니다.
이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사업이 아니라 아내의 심리 안정입니다.
진짜 질문 잘 했어요.”
“예, 알겠습니다.”
오후, 강릉에서 재미있는 질문이 많았는데요,
그 중에서 나이들어 보이는 아버지의 고민을 함께 나눠봅니다.
“주문진에서 미역다시마 공장을 하는 사람입니다.
저의 고민은, 저의 여섯살짜리 아이의 고민에 대한 겁니다.
오늘도 이 강연들어오면서 접수하는데, 저를 보고 50대라고 적더라구요. 저는 41살입니다.
제가 18, 19살일 때 서른살로 보고, 보통 제 나이보다 10살-15살 이상 봅니다.
30살부터는 다시마공장을 하는데 나이를 많이 봐서 오히려 일을 하기에는 좋습니다.
6살 아들이 시무룩해서 집에 온 거예요.
애를 등에 업고 다니면서, 아들아, 너 무슨 아빠한테 할 이야기 없어? 5번째 대답을 합니다.
애들이 아빠보고 할아버지래 하면서 제가 어린이집을 데려다 주는데
이제는 어린이집에 오지 말라고 합니다.
아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 줘야 할까요?”
“결국 자기 고칠 생각은 안 하고, 6살짜리 애를 고쳐서 자기를 만족하려고 하는 거죠?”
“제가 나이 들어 보이면 사업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아이를 위해서 젊어보이는 것을 선택할 것이냐,
돈을 위해서 나이들어 보이는 것을 선택할 것이냐. 둘 중에 어떤 것을 선택하겠어요?”
“아들을 위해서 머리를 심겠습니다.”
“그런데 머리 안 심어도 되는 방법이 있어요. 돈도 안 들고.
제가 나이 들어보여요? 내 나이보다 젊어 보이죠? 머리를 깎았기 때문에 젊어 보여요.
머리 심지말고, 깎아버리면 젊어 보여요.”
“머리 심는 것도 비환경적입니다.
애기한테는, 아빠가 장사하는데 아빠보다 20살 많은 사람과 일을 해.
그래서 아빠가 좀 원숙해 보여서 그래. 괜찮아. 이렇게 대화를 하면 됩니다.
너무 가슴에 둘 필요는 없습니다. 애가 마음에 걸려한다고 하더라도,
아이는 자기에게 잘해주면 아빠에게 자부심을 가집니다. 너무 구애받지 마세요.
꿋꿋하고 당당하게, 나는 너의 아빠야 하면서 사세요.”
“예. 알겠습니다.”
< 강릉 단오문화관을 가득 채운 사람들 >
강원도 평창과 강릉 강연도 잘 마쳤습니다.
스님과 도반들과 함께 한 월정사, 소금강 봄나들이도 참 즐거웠습니다.
봄 100강 동안 거의 처음으로 가져보는 여유로운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강원도 봄나들이에 함께 하지 못한 분들께
스님의 하루 일정을 공유하는 것으로 감사한 마음, 죄송한 마음 전해 봅니다.
토, 일요일에는 공식적으로 100강에는 포함되지 않는 강연과 일정이 빡빡하게 잡혀 있습니다.
내일은 거제도 애광원 원생들과 함께하는 봄나들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저녁에는 평화재단 평화리더쉽 아카데미 졸업 워크샾 ‘즉문즉설’ 일정이 있습니다.
내일 새로운 소식 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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