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소식

전병찬님의 수행이야기

  전병찬님의 수행이야기 (대구정토회)



  누구나 그렇듯 한가지의 고민을 가지고 살아가는 듯하다. 나 역시 그런 문제를 한가지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이번 경전반 특강 수련에 무엇보다 설레면서 기대감을 갖고 참석하게 되었다. 3년 기도의 마무리를 한 달여 남겨놓고 그동안 내 수행의 정리도 해볼 겸 하는 마음이었다.
  지난 시간이 스쳐 지나간다.
  늘 아내와의 종교적인 갈등 안에 살아왔지만 2004년 깨달음의 장을 다녀오고 나서 나는 내가 갖고 있던 기독교의 종교적인 편견을 버리게 되었다. 아내를 따라 교회도 나갔었다. 내가 교회에 가면 아내는 하나를 요구하고 또 둘을 요구하고 그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이혼을 요구했다. 2005년이 시작되면서 난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수행법회에 참석해서 일주일간 아내와의 관계를 풀어보려 했다. 그러나 아내는 내가 절에 나가는 것을 용납하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 아내의 이혼요구횟수는 잦아지고 있었고 나는 수요일만은 법당에 나갔다. 아내가 이혼을 요구할 땐, "아이 셋을 어떻게 키우며 살까? 주위에서 나를 어떻게 볼까?" 걱정도 되었다.
 그러나 스님의 법문을 듣고 수행을 시작하면서 나는 내 현실을 받아들이게 되었고, 더이상 아내의 요구에 순순할 자신이 없는 나는 아내의 요구대로 이혼을 했다.  이혼을 허락하던 날 난 하루 종일 법당에서 기도하면서 울었다. 참 어리석게 살았구나. 이제는 더 이상 그런 삶을 살지 않으리라, 다시는 울지 않으리라 다짐하면서 아이 셋도 얼마든지 잘 키울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내 삶의 원칙은 기도와 아이들 밥 먹이기."


  그렇게 이혼을 하고 난 두 가지 원칙을 세웠다.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아침 기도와 아이들 밥 먹여 학교 보내는 일을 최우선으로 하자고 다짐하면서 시작된 나의 수행생활은 수행법회 불교대와 경전반, 봉사활동 그리고 직장생활까지. 느껴보지 못한 행복한 나날이었다. 가끔은 아침에 일어나 새벽기도를 하고 아이들의 잠자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에게 참회도 되고 미안한 맘이 들었지만 그 미안한 맘을 내려놓고 아이들을 위해 아침밥을 준비하면서 내가 자유롭고 편해야만 아이들도 잘 자라줄 것으로 스스로 위로했다. 어쩌면 이 모든 번뇌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난 더 열심히 수행하고 봉사를 했는지도 모른다. 특히 경전반 강의를 듣고 도반들과 나누기를 하면서 나를 돌아보고 놓아버리는 연습을 했다. 아내가 잘못된 삶을 살아왔다고 용서를 구하며 찾아왔을 때도 난 내가 잘났다는 생각, 내가 옳다는 생각으로 돌려보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어리석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를 알아간다는 것은 하루 이틀 만에 되지 않는다는 걸 머리로는 안다. 최근에 식구들이 한 번쯤 아내를 만나보라는 말들을 자주 한다. 그러나 나는 과거로 돌아가기 싫다는 생각을 너무 많이 하고 있다. 지금 이대로, 이 순간이 정말 행복하다. 아침 기도를 할 때, 수행문 내용 중 "네가 행복하면 나도 행복하고 네가 불행하면 나도 불행하다"라는 글귀를 되새기면 좀 더 편안한 맘으로 아내에 대한 내 생각을 놓아버릴 수 있을 것 같은데... 묘수법사님의 법문처럼 "잘 안된다는 것"을 안다는 것이 수행이 잘 되어 가는 것이라는 말씀을 명심하며 재발심의 마음을 가져본다.
  도반이 수행의 전부라는 말을 늘 마음속에 새기며 경전반 특강에 참여한 도반님과 함께 열심히 수행정진 해나가기를 발원해 봅니다.



「 2007년 경전반 특강수련 소감문 발표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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