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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처 기획홍보팀 전법기획파트 팀원들은 불교대학생 모집 기간이 되면 새 전단을 만들고, 동영상을 제작합니다. 또 지인이라면 최후의 1인에게까지 안내할 수 있도록 부지런히 홍보물을 공유하지만 늘 뭔가 빠진 듯 2% 부족한 느낌입니다.
‘정토불교대학이 이렇게 좋은데 왜 입학생이 팍팍 늘어나지 않을까?’, ‘마음의 원리를 알면 인생을 더 가볍게 살 수 있는데 왜 마음공부를 하지 않을까?’ 고민하다 보니 아무래도 불교에 대한 편견, 종교라는 거부감이 있을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러다 현업으로 SNS 홍보 대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민지혜 님이 요즘 유행하는 팝업 스토어(새로운 프로젝트나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일정 기간만 운영하고 사라지는 매장)를 제안했습니다. 트렌디하고 변화무쌍한 시대 문화에 익숙한 젊은이들이 와서 ‘정토불교대학’을 탐색하고 편안하게 체험할 수 있는 장을 열어보기로 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인스타그램을 기본으로 핀터레스트도 많이 둘러보고, 유명한 팝업 스토어와 전시회를 다니며 아이디어를 모았습니다.
그렇게 1년 정도 준비 기간을 거쳤습니다. 본격적인 팝업 스토어 운영 전에 소규모 시범 운영을 해보고자 쁘띠 팝업 '반나절 템플스테이'가 드디어 세상에 나왔습니다.
8월 8일~10일까지 정토사회문화회관에서는 반나절 템플스테이를 매일 두 그룹씩 4회차까지 진행했습니다. 매회 마다 진행자 2명, 돕는이 6~8명 정도의 봉사자가 붙었습니다.
프로그램을 마치면 봉사자들은 평가 및 참여 소감 나누기를 했습니다. 이때 나온 피드백은 다음 회차 운영에 즉시 반영하여 개선해 나갔습니다.
진행자라고 하지만 본인도 처음 참여하는 것이라 미리 참관하면서 분위기와 진행 방법을 익혔습니다.
프로그램을 마친 후 봉사자들은 다음 참가자들을 위해 뒷정리와 청소까지 깔끔하게 했습니다.
부산울산지부 홍보 담당자인 김민혁 님은 반나절 템플스테이 체험을 위해 부산에서 올라왔습니다. 경상도는 불교가 좀 우세한 지역이라 불교대학 입학생은 많습니다. 다만 불교대학 졸업생들이 가볍게 할 수 있는 봉사 활동 개발이 필요했습니다. 반나절 템플스테이가 그 활동으로 적합할 것 같아 참관 신청을 했습니다.
반나절 템플스테이 참가자는 총 130명 정도로 참가자의 90%는 정토회 회원이 아닌 일반인이었습니다. 접수를 마친 참가자들은 사회문화회관 1층에서 불교대학 홍보 영상을 보며 다른 참가자들을 기다렸습니다.
모든 참가자가 도착하자 돕는이의 안내를 받으며 체험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반나절 템플스테이는 총 다섯 개의 프로그램으로 진행했는데 그 첫 번째가 명상 체험입니다. ‘괴로운 마음이 쉬고, 복잡한 생각이 쉬는’ 쉼은 명상과 맞닿아 있습니다. 참가자들도 가장 인상 깊었던 프로그램으로 명상을 꼽았습니다. 단 10분간의 명상이었지만 스님의 법문으로 명상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 뒤라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한 청년은 스님 법문을 한 번 더 듣기 위해 반복해서 참가 신청을 했습니다.
우리는 깊은 상처일수록 억누르거나 모르는 척하고 기억 저 밑에 숨겨 둡니다. ‘내 마음 발견하기’는 동화책을 읽으며 주인공이 억누르고 있던 밑 마음을 찾아 위로하고 놓아주는 여정을 따라갑니다.
고등학교 시설 친구와 선배에게 폭행당했던 기억 때문에 20년간 힘들었던 주인공. 맞고 있던 자기를 더 미워하며 괴로웠던 주인공은 불교대학에 입학하여 수행하면서 오랫동안 모른척했던 고통을 처음으로 마주했습니다.
‘네 잘못이 아니야. 그동안 정말 힘들었겠다!’ 상처 받은 마음을 발견하고 스스로 위로할 수 있다는 것은 자기 치유의 중요한 출발선입니다.
‘마음을 담은 책갈피’라는 의미로 마음 갈피를 만들었습니다. 돕는이들은 미리 준비한 작은 갈피를 나눠주었고, 참가자들은 안내에 따라 그 갈피에 간직하고 싶은 좋은 구절이나 자신을 응원하는 한마디를 적었습니다. 완성한 마음 갈피는 『월간정토』나 『에코붓다』에 끼워 가져갈 수 있도록 선물로 드렸습니다.
우리는 생각과 마음을 마구 뒤섞은 채로 일상을 삽니다. 물론 생각과 마음의 경계를 정확히 나누기는 어렵지만, 얽히고설킨 생각 속에서 내 마음을 찾아내면 그 마음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하기 쉬워집니다. 참가자들은 각각의 상황에서 생각과 마음을 구분하는 체험을 했습니다.
우리는 보통 싫어하는 마음은 버리고 싶고 좋아하는 마음은 간직하고 싶어합니다. ‘마음 내려놓기’에서는 참가자들이 좋아하는 마음과 싫어하는 마음을 각각 색종이에 적어 하트로 접고 그 마음을 내려놓는 연습을 했습니다.
‘직접 체험한다’는 것과 ‘함께 체험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큰 의미였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측면에서 직접 체험의 중요성은 말할 것도 없고, 프로그램이 진행될수록 점점 편안해지는 다른 참여자들의 표정 변화, 감동이 담긴 억양이나 따뜻한 몸짓 등이 결정적 한 방 같은 울림이 되었습니다.
반나절 템플스테이의 홍보 전략은 온라인 환경에서는 줄 수 없는 상호작용을 직접 맛보게 한다는 것입니다. 이 상호작용은 진행자와 참가자를 잇고, 참가자와 참가자를 잇고, 결국 참가자와 정토불교대학을 이어지게 했습니다.
또한, 불교대학 입학생들이 알아서 찾아오게 만든다는 전략도 반나절 템플스테이를 통해 그 윤곽을 드러냈습니다. 이번엔 처음이라 쁘띠 팝업으로 열었지만, 전시형으로 기획 중이라는 다음번 본 팝업도 많이 기대됩니다.
“전법 기획 담당을 하면서 내가 아는 것을 상대가 알게 되기까지, 또 내가 좋아하는 걸 상대가 좋아하게 되기까지 아주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기다림을 배운 김기연 님의 모습이 느긋해 보였습니다.
“예전에 많이 쓴 기획서들이 9차나 10차 드라이브 속 어딘가에 흩어져 있겠지만 전혀 아쉽지 않습니다”라는 말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기획서는 흩어져도 함께 고군분투했던 도반들이 남았으니까요.
앞으로 쁘띠 팝업 '반나절 템플스테이'는 8월 29일~31일 대구에서, 8월 31일~9월 8일 부산과 울산에서, 9월 6일~7일 안산에서 진행할 예정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네이버 밴드 '법륜 스님의 희망 톡톡'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단숨에 마음을 사로잡는 기획은 아닐지라도, 빠르게 정토불교대학 입학률을 올리진 못하더라도, 반나절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사람들 마음에 불법의 씨앗이 싹틀 날을 기다려봅니다.
글과 사진, 편집_ 허인영(강원경기동부지부 화성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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