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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새롭게 시작한 천일결사1도 벌써 5개월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새롭게 구성된 주·야 통합과 코로나 19로 인한 온라인 법회로 인해 모둠원과 함께 수행하고 봉사하는 활동들이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 몇 개월이 지난 시점에도 주간과 야간은 아직도 서로가 서먹하기만 합니다. 그나마 오프라인으로 한 달에 한 번 만날 수 있는 “행복한 회의”를 통해 이제는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울산 중구 “어울렁” 모둠은 7월 “행복한 회의”에서 제안된 모둠 활성화 방안으로 ‘두북 봉사 활동’을 함께 했습니다. 두북 봉사활동 꼭지 소임을 맡은 도반의 제안으로 모둠원이 함께하는 봉사활동이 모둠 활성화에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도반과 정도 쌓고 재미와 보람을 찾아가는 어울렁 모둠의 두북 봉사와 행복한 회의를 함께 해보겠습니다.
모둠 활성화를 위한 두북 봉사를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 했습니다. 일요일 새벽, 모둠원들은 두북 봉사활동 꼭지 소임을 맡은 오민곤 님의 차를 타고 두북에 도착했습니다. “만물은 다 제자리가 있습니다”라는 명심문을 시작으로 법륜 스님의 봉사에 대한 법문을 듣고, 우렁이 농법으로 재배되고 있는 볏논에서 피를 뽑는 소임을 받았습니다.
봉사자들은 대부분 난생처음 신어보는 물 장화를 신기해하며 벼와 피를 구분하는 방법을 교육받고 잡초와 풀을 뽑기 위해 논으로 갔습니다. 논은 깊숙이 빠지는 진흙탕이라 발걸음을 쉽게 옮길 수 없어 걸을 때마다 기우뚱거리며, 때로는 논에 엉덩방아를 찧기도 해 모두가 한참을 웃었습니다.
우렁이 농법으로 재배되고 있는 논에서는 우렁이가 알을 낳아 벼 줄기에서 자라고 있는 모습이 앙증맞기도 했습니다. 만물은 다 제자리가 있다는 명심문처럼 벼가 제대로 자라기 위해서 피와 잡초는 뽑아야 합니다. 우렁이는 벼 줄기의 도움을 받아 알을 낳고 새끼를 키워 내며, 벼는 유기농 쌀로 자라고 있습니다.
우리의 밥상에 올라오는 한 톨의 쌀이 이런 자연의 조화 속에서 농부의 손길과 땀방울이 더해져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니 더욱더 쌀 한 톨의 소중함을 느꼈습니다. 아침 식사 전 논에서 하는 소임이 마무리되고 즐거운 마음으로 아침을 먹었습니다. 어젯밤 늦게까지 도반들이 준비한 맛깔스러운 음식으로 집에서는 느껴보지 못할 아침 식사를 팽나무 그늘에서 정겹게 먹었습니다.
두 번째 소임은 JTS 물품보관 창고를 정리하는 일을 했습니다. 여기저기에서 지원받은 중고 물품들은 잘 손질된 후 정토회관이 완성되면 잘 쓰일 것이랍니다. 마무리를 하고 봉사하면서 내 마음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마음 나누기 시간을 가졌습니다.
만물은 다 제자리가 있다고 하는데 “나는 정말로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가”라는 질문 속에 그래도 나름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는 뿌듯함을 안고 하루를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나누기가 부족했다며 찻집에 들러 두 시간이 넘게 나누기를 한 후 헤어졌습니다. 함께 봉사하며 경험을 공유하다 보니 서먹했던 도반 사이도 한결 다정하게 다가왔습니다. 우리 모둠의 이번 활성화에 모두 만족하고 다음 두북 봉사를 기약했습니다.
울산 중구 “어울렁” 모둠원은 각자 맡은 소임을 통해 하루하루 수행자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행복한 회의를 통해 그동안 모둠 활동과 소임을 하면서 힘든 점과 좋아진 점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도반들이 활동하면서 어떤 것이 힘들었고 어떤 것이 좋았는지 들어 보았습니다.
10차 천일결사를 시작하면서 한꺼번에 많은 것들이 바뀌어서 잘 될까 염려되는 마음도 있었고, 소임을 받아들이는 내 능력에도 걱정이 있지만, 소임이라 생각하니 이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조금씩 정리도 되고 새롭게 관점도 잡게 되었습니다. 행복한 회의를 하면서 소통의 중요성도 알았습니다. 처음에는 모둠원들이 어색했지만 익숙해지고 나니 이제는 도반들을 만나면 반갑습니다. 두 번 세 번 만나다 보니 자신의 이야기도 하게 되고, 정토회에 애정도 갖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행복한 회의가 딱딱한 직무교육이라 생각했는데, 법당이 아닌 밖에서 만나니 마음은 가볍고 소통은 더 잘되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무거운 주제인 직무교육도 가볍고 즐겁게 받아들이며 모둠원의 소중함도 알아가고, 조금씩 서로의 일상적인 나누기도 하게 되어 마음도 따뜻하고 감사합니다.
처음에는 정회원이니까 “저 소임 정도는 그래도 할 수 있겠다. 잘해야 하겠다. 수행자는 넘어가야 한다”로 들렸습니다. 이제는 못 해도 그냥 해보자 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정회원이 되고 소임을 가볍게 생각했는데 지금은 불교대학 조장 소임과 개인 생활이 뒤죽박죽된 것 같습니다. 때로는 경험 부족으로 소임이 힘들고 버거워 내가 민폐 끼치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조장 소임을 맡은 동안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고생한다고 얘기해주는 학생들도 고맙고 감사합니다.
입재식 꼭지를 하면서 잘하려고 하는 마음보다는 지적받기 싫어서 애쓰고 있는 나를 알게 되었습니다. 나로 인해서 상대가 피해를 본다는 생각에 물러서는 마음이 있을 때는 다시 시도해 보고 체험해 보았습니다. 그동안 내가 했던 힘들고 싫다 했던 소임은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꼭지지만 무슨 일이든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한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행복한 회의는 가급적 오프라인으로 진행하여 모둠원과 더 많은 소통과 도반으로서 정을 쌓아가야겠습니다.
이번 봄에 새롭게 입재한 10차년 천일결사는 만일결사의 마지막인 동시에 새로운 만일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하지만 전 세계인이 처음 겪는 코로나 19로 인해서 모든 사회활동과 우리의 일상이 멈추고 우리의 삶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번 천일결사는 정토회의 많은 시스템의 변화와 동시에 주간과 야간이 함께 하는 지역 단위로 새롭게 모둠이 편성되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처음 만나는 모둠원과 만나서 소통할 수도 없어 어려운 상황들이 많았습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이제는 제자리를 찾아가는 울산 중구 “어울렁” 모둠처럼 전국의 정토행자들도 모둠원과 서로 울고 웃으며 오늘도 수행자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을 것입니다. 힘든 상황을 도반과 함께 슬기롭게 극복해가는 “어울렁” 모둠처럼 우리 정토행자도 각자의 자리에서 하루하루 행복하고 가볍게 살아갈 것입니다.
글_ 오민곤 님· 신인숙 희망리포터(울산정토회 울산법당)
편집_ 이종명(전주정토회 전주법당)
천일결사정토회는 개인의 행복과 정토세상 실현을 위해 1993년 3월 만일결사를 시작. 3년을 정진하면 개인의 의식 흐름이 바뀌고, 30년(만일)을 정진하면 한 사회가 바뀔 수 있다는 믿음으로 3년(천일) 단위로 천일결사 정진을 이어오고 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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