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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생연분 아내에게 등 떠밀려 <깨달음의 장>에 가게 된 채운석 님은 정토회를 통해 행복한 수행자로 거듭나게 되었답니다. <깨달음의 장> 이후로도 꾸준한 공부와 봉사활동을 통해 나날이 가벼워지고 있는 채운석 님의 이야기입니다.
평소 저는 불교라면 가끔 산행하다 들르는 절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제가 천생연분 짝꿍 아내 덕분에 정토회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평소 제가 아내를 많이 힘들게 했었는지 아내는 <깨달음의 장>을 신청해 놓고는 저에게 수련원에 가보라고 권유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3주 정도 저를 설득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내가 애써 신청한 <깨달음의 장>에 “못간다.”, “안간다.” 하며 복지부동으로 저항을 하였습니다. 또한 아내에게 같이 가자고 하면 포기할 거라 예상하고 같이 간다면 가보겠다는 억지까지 부렸습니다. 그런데 아내는 제 예상과 달리 같이 가겠다고 나서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깨달음의 장>에 참석하기 위해, 아내는 공양 바라지를 하기 위해 문경수련원에 함께 가게 되었습니다.
아내의 이런 노력 덕분에 저는 2015년 11월 단풍이 곱게 물든 문경수련원에서 정토회와 첫 인연을 맺었습니다. 그 후 ‘불교 경전 공부도 해보자.’ 마음먹고 이듬해인 2016년 봄 정토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마음은 먹고 왔지만 불교에 대해서 무지렁이다 보니 불교대학 입학식 첫날부터 낯설고 어색하여 거리낌과 거부감이 들고 분별심이 정말 많이 올라왔습니다. 그래도 하기로 한 것이니 해보자 다시 마음을 먹으니 꾸준히 다닐 수 있었습니다. 강의를 들을 때면 놀랍고 새로웠지만 시간이 흐르면 기억되고 남는 것은 없었습니다. 그냥 들을 때만 가볍게 흘려듣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내색하지 않았지만, 여러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던 저에게 마음나누기는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특히, 들었던 것을 정리해서 말하는 것은 몇 배는 더 어렵고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무조건 수업을 빼먹지 않고 다니겠다는 마음만으로 잘 모르고 이해가 잘되지 않아도 과정대로 성실히 다녔습니다. 학교도 개근하는 것이 특기였는데, 불교대학도 결국 개근을 했습니다.
불교에 무지했고, 나누기도 버거웠던 저에게도 “내가 변했구나!”하는 순간이 왔습니다. 대중 앞에 나서서 말을 할 때면 얼굴까지 붉어지고 몹시 힘들었는데, “내가 힘들구나. 그래서 이렇구나!" 하고 알게되니 그 순간을 편하게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또한 힘든 이유가 사람들 앞에서 말을 잘 하고 싶은 욕구 때문이라는 것도 알아차리게 되었습니다. 그 후 잘하겠다는 마음을 내려놓고 그냥 편하게 하고 나니 조금씩 덜 힘들어졌습니다. 알아차리고 나니 두려움을 멈출 수 있는 작은 힘이 생겼습니다.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알아차림의 힘에 감사함과 행복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불교대학 오픈특강에서 목탁교육을 받고 정토회 불교대학 담당자의 권유로 저녁예불을 맡게 되었습니다. 저녁예불 소임을 하면서 제 자신에 대해 더 알아가는 계기가 되어 감사했습니다. 경전반을 졸업한 후 2년을 함께한 도반들 덕분에 봄 불교대학 담당자 소임을 맡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소임을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운 마음이 들었지만, 다시 ‘가볍게 해보자.’로 마음을 바꾸고 임했습니다.
소임을 하면서 선배 도반들의 ‘소임이 복이다!’라는 이야기가 괜한 소리가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소임을 하면서 많은 배움을 통해 몇 단계 도약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불교대학 담당 소임을 맡지 않았다면 느낄 수 없었던 감동의 순간도 많았습니다. 이를 통해 저는 행복한 수행자로 성장하게 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저녁 불교대학 팀장이라는 새로운 소임을 맡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소임이 주어지면 두려워하는 마음이 들지 않고 가볍게 해보자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소임을 하면서 일과 수행의 통일을 꿈꿉니다. 저 스스로 아직 부족함이 있지만, 전보다 조금은 나아졌다 생각됩니다. 전에는 일할 때 일에만 정신이 팔렸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소임을 하면서 순간순간 제 마음을 살피고 제게 돌이키며 일하고 있음을 자각하면서 행하는 저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 시간들이 조금씩 쌓이고 있지만 아직은 첫걸음 뗀 아이 수준인데다, 수행자로써 게으른 면도 있습니다. <깨달음의 장> 이후 천 이백 여일이 지났습니다. 습관으로부터 자유로운 수행자가 되도록 더욱 연습하겠습니다.
글_ 윤여정 희망리포터 (분당정토회 분당법당)
편집_ 임도영 (광전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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