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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0년 8일간의 출가·열반절 용맹정진을 마친 김천법당이 후끈합니다. 누구나 한두 개의 불덩이를 쥐고 살아가는 것이 세상살이인데 이 순간만은 그냥 놓아버리면 된다는 걸 알 듯합니다.
― 법문을 듣고 난 지금은 바로 열반을 증득할 것 같습니다. 다시 현실로 돌아가 괴로운 일이 닥치더라도 잘난 내가 허상임을 알고 뉘우치고 내려놓는 것이 수행의 길임을 배웠습니다.
― 저는 세상살이에 품위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이 가슴에 남습니다. ‘비굴하지 말고 당당하게 교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마음은 풍요롭게 가지되 청빈한 삶을 살아가라는 말씀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 대학까지 나와서도 허한 가슴, 수행 정진으로 채우겠습니다.
― 토요일에는 바쁜 일이 있어서 못 올 뻔했는데 전순연 님이 올린 멋진 나누기를 보고 만사 팽개치고 그냥 와서 들었습니다. 돌아보니 제가 뜨거운 불덩이를 쥐고 뜨겁다고 아우성을 치며 살고 있었습니다. 뜨거우면 놓으면 될 것을 결국 놓기가 싫어 쥐고 있는 제 마음을 들켰습니다. 집착이 괴로움의 원인인 줄 알고 어떻게 하나가 아닌 그냥 놓으면 된다는 말씀을 실천하며 살겠습니다.
― 미지근한 수행으로 확실한 길을 찾지 못하던 제게 이번 출가·열반 용맹정진은 보살로서 살아갈 길을 확실하게 밝혀주신 등불과도 같습니다. ‘발심한 보살은 고통받는 일체중생을 다 구하겠다고 원을 세우고 구제하더라도 내가 구제했다는 마음을 내지 않는 사람’이라는 말씀은 수없이 들어왔지만 먼 나라 일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사랑받으려 하지 말고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이해받으려고 하지 말고 이해하는 사람이 되며, 보살핌을 받으려는 사람이 되지 말고 보살핌을 주는 사람이 되자, 일체중생을 다 구제하겠다는 마음으로 먼저 가족에게 보살이 되어 보자’는 말씀 앞에 눈물이 났습니다.
― 이번 8일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용맹정진하겠다는 원을 세우고 실천했습니다. 남편에게 “당신 덕분에 잘 다녔습니다.”라고 인사를 했더니 수고했다며 잘 다녀오라고 배웅까지 해주었어요.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닌데…….
이번 법문은 불교대와 경전반 공부 한 것을 총정리해서 복습한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열반이나 해탈이란 말이 나와는 상관없는 멀리 있는 말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법문을 들으며 출가란 속박에서 벗어나는 것이고 해탈은 생활 속에서 어떤 경계에 부딪혔을 때 편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알아들었습니다. 이번에 들은 귀한 말씀 다는 실천 못 하더라도 하루하루가 인생의 전부이니 오늘 하루 성실히 살아라, 그런데 그에 대한 장애는 반드시 오더라고요. 혼자 뛰어다니며 애써 준 우리 남편에게 어제저녁 하루만이라도 올인 하겠다는 마음으로 한 상 차려주니 가족 카톡방에 올리고 엄마와 함께 있다며 무척 좋아했어요. 이 좋은 법문 함께 듣지 못하고 혼자 들어 미안할 뿐입니다. 태어나고 죽는 것은 자연의 이치이다. 몸이 늙으면 번뇌가 생긴다. 그러나 흐르는 물처럼 자연스레 하나의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열반이다. 라는 말씀을 생각하며 살겠습니다.
― 출가·열반절 기도를 밤낮으로 하기는 처음이에요. 중간에 폭풍이 몰아쳤지만 “이번에 당신 덕분에 기도 잘 마쳤어요. 불편했을 텐데 기도 잘할 수 있게 배려해 줘서 고맙습니다.”라고 진심을 담아 인사했더니 좋아하더라고요. 그 순간 진실을 주지 않고 건성으로 엄마, 아내의 역할만 했던 제 모습을 보았어요. 살아온 날들을 돌아보면 서로 인정받길 바라며 상대에 대한 지적질만 많이 하고 살았더라고요. 밥상 차릴 때 진실이 깃들면 김치 하나라도 예쁘게 썰어 정성껏 차리게 되더라고요. 늦게 사람 되죠? (웃음)
‘보살에게 정토란 완성된 세계가 아닌 보살이 활동하는 그곳이 정토’라 하셨잖아요. 지장보살은 지옥이 정토이듯 우리에게 수행 거리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시간이나 장소 탓하지 말고 마음을 안으로 잘 살펴 참는 것이 아니라 돌이켜 내가 옳다는 것을 놓아버리는 것이 해탈의 길이라는 스님의 말씀 간직하며 우리 모두 수행정진 잘 하입시다. (박수)
법문을 듣고 나누기를 좀 길게 하다 보니 밤이 꽤 깊어 있었습니다. 집에 오는 길에 밤하늘의 총총한 별들을 바라보며 정초 순회법회 때 하신 보수 법사님의 ‘이 세기에 다시없는 분을 스승으로 모신 우리, 복 까먹지 말고 있는 복 잘 챙깁시다.’라는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글_곽길선 희망리포터 (구미정토회 김천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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