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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법당 유지수 님의 불교대학 졸업은 눈물겨웠습니다. 잦은 지각, 언제나 눈물바다가 되는 나누기..., 하지만 도반들의 도움으로 불교대학을 멋지게 졸업하고, 이제는 경전반 개근을 목표로 열심히 수행정진 하고 있는 유지수 님의 수행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 불교대학 졸업식에서
불행했던 어린 시절 그리고 부모로부터 받은 업식, 결국 이혼…
어린 시절 저는 항상 숨어서 술에 취한 아버지가 모든 것을 때려 부수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애들을 대청마루에 꿇어앉혀 반성문을 쓰게 하며 잠도 안 재우고, 엄마의 머리채를 끌고 동네를 헤집고 다녔습니다. 엄마는 함께 시장에서 장사하는 아버지가 어느새 보이지 않으면 가게를 팽개치고 아버지를 찾아다녔고, 아버지는 왜 자꾸 사람을 미행하냐며 몸을 못 가눌 정도로 술을 마시고, 사람들과 싸워 파출소로 끌려가거나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채 돌아와 집안의 물건을 부수었습니다. 엄마의 악다구니와 아버지의 폭언과 폭행을 매일 보았습니다. 엄마도 아버지도 학교도 다 싫었습니다. 학교도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제대로 가본 적이 없었습니다. 매일 지각하고, 매일 깨진 유리창이 널려있는 마루에서 큰 솥에 한 솥 끓인 콩나물국을 아침으로 먹고 있으면, 아버지는 술이 간신히 깬 얼굴로 죄지은 얼굴처럼 우리 형제들의 눈치를 보면서 주섬주섬 어질러져 있는 마당을 치웠습니다. 그 얼굴이 마음속에 불에 지진 상처 자국처럼 남아, 아버지고 뭐고 다 사라졌으면 싶었습니다.
사춘기가 되어 극도로 예민해진 저는 자살을 기도했습니다. 약국마다 다니며 다량의 알약을 구해 먹었지만 다 토하고 깨어나 버렸습니다. 그다음엔 쥐약을 마셨지만, 눈을 뜨니 동네 약사가 해독제 링거를 놓고 있었습니다. 엄마는 “먹을 것이 없어서 쥐약을 먹었냐?” 소리치며 다시 장사하러 시장으로 나가버렸습니다. 죽어버리려 했으나 죽지도 못하고, 너무나도 화가 나고 자포자기 심정이었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살며 가출하고 집에 오고, 또 가출하고 돈 떨어지면 집에 오고 반복했습니다. 아버지하고는 말도 하기 싫었고 엄마에게는 “엄마 때문이야. 엄마가 아버지 술을 마시든지 말든지 악다구니 쓰면서 쫓아다니지 않았다면 아버지가 그렇게까지 않았을 거야.” 하면서 원망했습니다.
또다시 가출을 해서, 남편을 만나 결혼을 했습니다.
남편은 착하고 자상하고 모든 집안일을 다 하고 애도 잘 키웠지만, 직장 일이 잘 풀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늘 직장을 옮기고 생활비를 갖다 주지 못했고 저는 그런 남편에게 아버지와 똑같이 술에 취해서 행패를 부렸습니다. 시간만 나면 나가서 술 마시고 사람들과 시비 붙고, 허구한 날 싸워서 피멍이 들어 파출소에서 연락하면 남편은 저를 데리러 왔습니다. 긴병에 효자 없다고 아이가 고등학교 졸업한 다음 날, 남편은 편지 한 장 써 놓고 딸과 함께 아버님 댁으로 가버렸습니다. ‘우리 부부의 인연은 여기까지일 것 같다’고 하면서…. ‘결국 이혼하고 마는구나’ 그런 생각으로 지난날을 후회하고 자책하면서 밥도 안 먹고 계속 술만 마시면서 흐리멍덩하게 자포자기로 살았습니다.
▲ 앞줄 좌측부터 김태숙 님, 유지수 님, 안정미 님
나의 생명줄, 정토회를 만나다!
지인이 소개해준 카카오스토리의 법륜스님 즉문즉설을 보며 갑자기 뒤통수를 내리치는 듯한 강한 충격을 받았고, 그 뒤로 망설임 없이 바로 정토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하지만 불교대학 수업은 쉽지 않았습니다.
우선, 출석을 채우는 것이 너무 어려웠습니다. 일을 쉬는 날에는 항상 낮술부터 시작해 저녁까지 술을 많이 마셨고, 술에 취해 늦게 일어나면 오전 10시까지 불교대학 수업을 가는 것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도반님들이 두세 명씩 돌아가며 계속 전화를 하며, “꼭 와야 한다, 늦게라도 오면 졸업을 할 수 있다.”라고 끊임없이 얘기해주셨고, 그 덕분에 이렇게 불교대학 졸업까지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모두 감사하지만, 특히 제일 많이 신경 써주신 김태숙 님과 안정미 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금도 불교대학 도반들을 만나면 “유지수 님 나누기 장난 아니었어요!”라고 얘기합니다. 정말 나누기 시간마다 울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자기 얘기처럼 들어주시는 도반들께 너무나도 고맙고 큰 힘이 되었습니다. 누군가가 나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공평하게 들어준다는 사실에 저의 괴로움도 서서히 옅어져 간 것 같습니다. “지금 다니는 경전반 나누기에서도 우셔요?”라는 희망리포터의 질문에, “지금은 울지 않아요. 이제는 아주 담담해졌어요.”라고 조용히 대답합니다.
깨달음의장… 골초인 내가 담배를 끊다. 그리고 참회기도…
막상 깨달음의장을 가려니 나이 오십이 될 때까지 하루 두 갑 이상 죽어라 피워댔던 담배가 제일 걱정이 되었습니다. 문경에서 4박 5일을 담배 없이 견뎌낼 수 있을까 싶어 연습 삼아 하루를 참아보았습니다. 담배를 사고 싶으면, 조금 있다가 사자며 그 순간을 넘기고, 도저히 안 되면 향을 피우고 명상을 하고, 상상으로 담배를 피워도 보면서, 일주일을 넘겼습니다. 때로는 환청도 들렸습니다. 법륜스님의 목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리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많이 피웠잖아. 그만하면 됐어.”라는 법륜스님의 말씀에 눈물이 마구 흘렀습니다. “그래. 그동안 나를 괴롭히고, 내 몸을 망가뜨리고, 내 정신을 중독에 빠뜨려 놨으면, 정말 많이 고생시켰잖아. 이제 그만해도 괜찮아!”라며 마음을 다잡고 무사히 깨달음의장을 다녀왔고, 지금 현재까지 금연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제가 골초였던 것을 아는 사람들은 “정토회가 어떤 곳인데 그렇게나 골초인 사람이 담배를 끊냐, 그것도 단박에… 정말 대단하다!”라고 합니다. 저는 금연으로 부처님의 법과 정토회 법륜스님 말씀을 전법하게 되어 너무 기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깨달음의장 이후로 부모님과 남편에게 참회기도를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워낙 술, 담배 등 중독된 것이 많다 보니 기도를 이어가기가 힘들었습니다. 마음은 참회기도를 하고 싶은데, 마음대로 잘 안되었습니다. 퇴근하고 혼자 사는 집으로 돌아오면, 술 마시고 싶고, TV 보고 싶고 방탕하게 놀고 싶은 욕구가 일었습니다. 하지만, 제발 하기 싫은 일을 하고, 하고 싶은 일을 멈추고 싶었습니다. 놀고 싶은 욕구를 멈추고 기도를 하는, 제 스스로의 계율을 지키고 싶었습니다.
새벽기도는 하도 많이 실패해서, 지금은 밤에 기도하고 있습니다. 밤늦게 퇴근하자마자, “부처님 다녀왔습니다. 오늘도 잘 쓰였습니다.” 하며 108배를 합니다. 무조건 기도부터 하고 나서, 밥도 먹고 술도 먹습니다. 그리고 정토회를 알기 전에는 술을 왜 끊어야 하는지 이유를 모른 채 ‘술은 나에게 음식이고 보약’이라고 합리화하며 살았지만, 불교대학 수계식에서 계를 지켜야 하는 법명을 받은 이후부터는 반드시 오계를 지키며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으며 술도 많이 끊었습니다. 이제는 술을 먹어도, 반주로써 조금씩만 하고 절대 취하지는 않습니다.
지은 죄가 많아 그동안 저와 많은 사람들에게 많은 상처를 주며 살았지만, 앞으로는 술 담배 끊듯이 대결정심을 내어 ‘하고 싶은 것을 하지 않고, 하기 싫은 것을 행하는’ 수행자의 삶을 살고 싶습니다. 현재 저는 제가 변했다고 말해줄 함께 사는 가족도 없습니다. 하지만 회사 사람들은 거칠고 표정이 없던 제가 부드럽게 변했다고 얘기 줍니다. 예전에는 자책과 원망으로 가득 차서 저 자신을 옭아맸는데, 이제는 ‘일어난 일들은 모두 다만 좋은 일’이라는 법륜스님 말씀을 가슴에 깊이 새기며, 자신을 옭아매지 않고 자유롭게 살려 합니다. 법륜스님이 아니었다면 전 죽은 목숨이라고 생각합니다. 정토회 만난 덕분에 제가 지금 이렇게 살아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꿈은 법사가 되는 것이에요.”
“모든 만물에 불성이 있다”는 부처님 말씀처럼, 내 마음 안에도 불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각가가 불상을 만들 때 돌을 깨서 부처님을 만든 것이 아니라, 그 돌을 깨다 보면 그 안에 원래 부처님이 계신 것처럼, 끊임없이 수행하여 내 안의 부처님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 경전반 가을특강 - 앞줄
마지막으로 지금 꿈이 무엇이냐고 묻는 희망리포터의 질문에 “제 꿈은 법사가 되는 것이에요. 법사님이 되어 동방을 입어보고 싶어요.”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기 위해선, 술, 담배같이 세속에서 중독되는 것들을 차례차례 모두 끊고, 정토회 시스템에 맞추어 불교대학, 경전반을 졸업한 후 여러 가지 봉사를 하며 잘 배워, 정토회에 잘 쓰이고 싶다고 하십니다.
지수 님께 자신 있으시냐고 여쭈어보니, “저는 지금까지 중독된 것이 많아서, 단박에 법사가 되기는 어려울 것 같지만, 한번 해봐야죠!”라고 밝게 웃으며 말씀하시는데, 미래의 법사님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 너무 기분이 좋고 감사했습니다.
저희 마포법당 유지수 님의 아름다운 꿈이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유지수 님께서 들려주신 감동적인 수행 이야기처럼, 모든 정토행자 여러분께서 자기 안의 부처님을 찾아 빛이 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글_오선옥 희망리포터(서대문정토회 마포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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