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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정토회 대연법당]
서원행자 이기림 님의 숨은 봉사 이야기
하얗고 맑은 미소로 다가오는 이기림 님, 특별한 게 없다고 인터뷰를 사양하는 이, 그러나 '선주향'이라는 법명처럼 그 향기가 늘 주위를 은은히 맑히는 사람, 오랜 기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수행해 온 선배 활동가로서, 도반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는 서원행자 이기림 님의 이야기를 이번 기사에 풀어 보려합니다.
이기림 님은 젊은 시절부터 집 부근에 절이 있어 불교가 친숙했다는데요, 다른 선원에서 같이 공부하던 도반의 소개로 동래법당에서 하던 법륜스님의 금강경 강의를 듣게 되었답니다. 쉬운 불교, 생활 불교, 그러면서도 바른 정법으로 가르치는 스님의 강의가 무척 마음에 와닿아 동래법당 정토회에서의 공부와 보살행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15년전 정토회는 부산에 동래법당 뿐이었고 그땐 지금처럼 사람이 많지 않아 한사람이 여러 분야에서 봉사를 했답니다. 차량 봉사로 시작된 봉사는 JTS 행사시 물품 나르기, 통일돼지저금통 분양 및 개수 작업, 두북정토마을의 어르신들 돌보기 등으로 이어졌습니다. 거의 15년 전부터 이 일들이 행해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기림 님이 이런 일들을 분야별로 몇 년 이상 꾸준히 봉사해왔다는 사실이 감동이었습니다.
그 중 생각나는 일화를 요청했더니, 그때만 해도 돼지저금통을 수기로 일일이 헤아려 딸기 양푼이에 담아 캐리어에 싣고 갔는데요, 가다 넘어져 동전이 길바닥에 흩어졌는데 창피한 건 뒷전이고 귀한 동전 한 닢이라도 잃어버릴까봐 노심초사 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합니다. 또 독거노인 목욕 봉사와 식사 대접 시 외로운 분들을 뵐 때는 물론이고, 시각장애인인 어르신들께 일일이 반찬을 올리면 몸이 고된 것보다 얼마나 불편하실까하는 생각에 마음 한 쪽이 찡해지고 더 큰 의무감과 보람을 느꼈다고 합니다.
이런저런 수행과 봉사 속에 2008년 정토회가 점점 더 커져 관리할 사무국이 생겼고 6년간이나 영남사무국에서 행정업무를 보면서 부산, 울산, 대구, 경북, 경남 지역 법당들이 커 나가는데 밑거름 역할을 했다고합니다. 조직이 커지고 사무국이 분리되면서 생긴 많은 업무를 감당하면서도 도반들이 늘어가는 데 대한 뿌듯함과 정토회의 원이 하루라도 더 빨리 이뤄져간다는 생각에 힘든 줄도 몰랐답니다. 함께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니 정토세계로 빨리 갈수 있다는 생각은 오히려 더 큰 기쁨 속에 수행할 수 있게 해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무국 일을 하면서 느낀 또 하나는 일을 해나가면서 첨엔 두렵고 모르는 것들, 예를 들면 문서쓰기, 엑셀, 파워포인트까지 배우니, 익히는 즐거움에다, 하나하나 해냈다는 성취감이 있었고, 자기계발에 자존감까지 높아졌다고 합니다. 그냥 있었다면 전업주부로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살았을텐데... 젊은 도반들에게 컴퓨터를 어쩜 그리 잘하냐는 얘기를 들었을 땐, 그동안의 어려움은 어디 가고 정토회와의 인연으로 자신이 성장할 수 있었음에 다시금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고 합니다.
부산울산지부의 행정업무를 차분하고 꼼꼼하게 보던 이기림 님은 천일결사 8차년이 시작하는 2014년에 해운대정토회 대의원으로 선출되었습니다. 대의원회는 세속의 기구에 비유하면 국회의 역할로, 행정파트에서 진행한 사업과 예산에 대한 심의를 하고 의결해서 투명하고 합리적인 정토회가 되어가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듯 합니다. 수행․보시․봉사가 기본인 정토회에서 “여러 가지 수행 중 가장 중시하는 것 중 하나는 민의를 수렴하는 것”이라 합니다.
지금은 대의원 일을 보면서 소속법당인 대연법당에서 매주 화요불교대학과 경전반 학생들을 위한 공양간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올해 13년 째 정토회 봉사를 하는 동안, 내 가족과 내 가정 밖에 모르던 자신이, 점점 더 넓은 시야로 사회, 국가, 세계평화, 환경, 통일문제를 바라볼 수 있게 되고, 내가 할 일이 무엇인지, 조그만 힘이라도 고민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제 법륜스님의 말씀 따라 행하고 정토회에 귀의하면 바른 길로 간다는 확신이 있다고 합니다. 봉사에 대한 부담이나 두려움은 없냐는 질문에,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작은 봉사부터 시작한다면 얼마든지 해낼 수 있다는 신념으로, 큰 봉사를 가벼운 마음으로 해낸다고 하는 이기림 님. 가장 즐기고 새겨 익히는 명심문은 ‘진실한 불자로 살겠습니다’라고 합니다.
기본 계율을 잘 지키며 다른 분들에게 모범이 되려고 노력할 뿐이고, ‘선주향’이라는 법명처럼 주위에 좋은 향기가 퍼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그냥 할 뿐이라는 이기림 님의 말에, 그간 너무도 많은 핑계를 대며 살아 온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냥 하면 된다'는 그 말에 다시금 큰 힘을 얻습니다.
글_추손숙 희망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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