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김포법당
미움이 사라진 자리에 기적이 싹트고
봄불교대 담당 유세미 님 인터뷰

[일산정토회 김포법당]

미움이 사라진 자리에 기적이 싹트고

봄불교대 담당 유세미 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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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이 가득한 김포법당 봄불교대 도반들 (맨 오른쪽 뒤 유세미 님) 


도전 ! 봄불교대 졸업율 70%, “그냥 할 뿐

일산정토회 김포법당은 모든 것이 처음입니다. 지난 5월에 법당을 개원했거든요. 처음으로 봄불교대생들이 입학했고 첫 졸업을 향해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있습니다. 가을이 깊어지는 날 법당에서, 봄불교대학 담당자 유세미 님을 만났습니다. 싱그러운 에너지를 가득 안은 유세미 님과의 만남은 기쁨이었고 활력이었습니다.

 

담당자 유세미 님은 바쁩니다. 월요일엔 밴드로 화요일엔 문자로 수업을 알리는 공지를 어느 한 주도 거르지 않습니다. 수업을 자주 빠지고 마음이 멀어지는 듯 보이는 불교대생이 발생하면 살짝 개인적 만남도 갖습니다. 개인 카톡으로 안부를 묻고 그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듣기 위해 귀를 열고 가슴을 엽니다. 각 도반들의 봉사시간도 살뜰히 챙깁니다. 그 정성이 통했기 때문일까요? 김포법당 봄불교대의 첫 졸업률은 입학 대비 70%를 기대하게 합니다.

 


문경특강수련에 참석한 봄불교대생들과 즐거운 한 때 (맨 왼쪽 유세미 님)

 

졸업하는 분들이 모두 경전반으로 올라갔으면 참 좋겠어요.” 무심한 듯 던지는 세미 님의 말 속에서 봄불교대생들을 향한 사랑이 느껴집니다. 본인도 경전반 학생인지라 처음엔 불교대 담당을 맡는 것이 부담도 컸고 긴장도 되었는데, 시간이 지나 학생들과 친해지면서 이제는 즐기게 되었다고 합니다. 천일결사 입재식에도 불교대생 절반이 참석을 합니다. 비결을 물으니 에고, 비결이 어디 있어요? 스님 법문이 많이 알려져 있어 이미 준비된 분들이 오셨기 때문이지요. 저야 뭐 교육 받은 대로 했고 제가 불교대 다닐 때 저희 담당자가 하는 대로 그렇게 따라 배우기 한 것 밖에 없습니다.”

 


경전반 특강수련에서 발표하는 모습

 

한 번의 클릭이 인생을 바꾸다

유세미 님이 정토회와 인연을 맺게 된 건 스님의 유튜브 동영상 덕분이었습니다. 팟캐스트를 열심히 듣던 때에 스님의 즉문즉설이 검색순위 10위 안에 자꾸 올라왔습니다. 궁금했습니다. 클릭! 그 한 번의 클릭이 세미 님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고 있습니다. 깜짝 놀랐어요. 남편에게 숙이라는 내용이었는데 정신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그 당시 저는 남편과 말 한마디 없이 지내고 있었거든요.”

 

유세미 님은 지금도 남편과의 살가운 대화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결혼 16년 차인 세미님. 14년 동안 남편은 아버지였고 친구였고 애인이었고 오빠였습니다. 모든 것을 받아주고 달래주던 남편이 어느 날 안 해! 더 이상 안 해! 더 이상 자상한 남편, 아빠는 없어!”라며 폭탄 터지듯 선포한 말. 그리곤 말문을 닫아버렸습니다. 하늘이 무너졌고 땅이 꺼졌습니다.

 

세상에 대한 한탄이 커져갔습니다. 가슴에 응어리진 분노가 세상을 향해 아우성 쳤습니다. 내가 문제가 아니라 당신이 문제고 내가 틀린 것이 아니라 당신이 틀렸다는 생각이 가득이었습니다. 갑자기 돌변한 남편을 이해할 수도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남편에게 숙이라라는 스님의 동영상. 무언가 크게 한 방 얻어맞은 느낌이었습니다. 미친 듯이 스님의 즉문즉설을 찾아 들었습니다. 세미 님의 마음은 달구어진 쇳불이 되었습니다. 곧바로 정토회 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최고의 도반을 만난 불교대 졸업식

 

미움이 사라진 자리에 기적이 싹트고

나만 알았습니다. 내가 하는 것은 다 옳았습니다. 잘났죠. 아니, 잘 나야만 했습니다. 법문을 듣고 무릎 꿇고 머리 숙여 절을 하면서 아닌 줄 알았습니다. 눈물이 걷잡을 수 없이 흘렀고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이 올라왔습니다. 남편의 감정까지도 내가 원하는 대로 하려 했음이 보였습니다. 아이들도 내 생각대로 하려 했고 ..일방적으로 주기만 했던 남편이 지칠 대로 지쳐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알아요. 그런데 그 기다림이 아직도 힘들 때가 있어요.”

 

말 속에 아주 낮게 한숨이 흘렀습니다. 아쉬움이 짙게 밴 호흡. 14년 동안 그녀가 받았던 사랑이 얼마나 컸는지를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마음이 3단계로 나누어진다고 합니다. 기다림이 힘들 때도 있고, ‘다 내 과보다하며 받아들일 때도 있고, ‘괜찮다, 이 정도도 감사하다할 때도 있다고요. 요즈음 하고 있는 300배 정진 덕으로 감사하다의 횟수가 늘어가고 있는 중이라며 이내 씩씩하게 웃어 보입니다. 남편이 문제가 아니라 남편에게 바라는 마음이 문제임을 알아차린 지금이 행복하다고 합니다. 정토회에 들어와 법의 이치를 알고 나니 잘나지 않아도 되어 아주 많이 편안하다고 합니다.

 

얼마 전 유세미 님은 친정아버지의 49재와 천도재를 지냈습니다. 친정아버지와 화해하고 보내드려서 참 좋습니다. 전 정말 아빠를 미워했어요. 보는 것 자체로 부글부글 화가 솟구칠 정도였어요. 엄마와의 잦은 마찰과 지나칠 정도의 술. 정말 싫었습니다. 정토회를 다니면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아버지와의 화해입니다. 이건 기적이에요. 아버지에 대한 참회 기도를 하면서 아버지의 외로움을 이해하게 되었어요. 그러던 중 아버지는 암 선고를 받으셨고, 아버지를 간호할 수 있는 시간들이 주어져 그저 감사하기만 했습니다. 미움이 사라지니 그 자리에 자연스러움이 싹트고 그것이 기적임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남편하고의 관계는 아직도 진행 중이라 마음이 왔다 갔다 하지만 아버지와의 관계가 회복된 경험이 있어 이것이 과정임을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수행 밖에는 길이 없음을 체득해나가고 있습니다. 기다려야죠. 진득이 ......”

 

남편을 향한 기다림은 곰삭고 있었습니다. 곰삭은 기다림에는 아픔이 없다고 하죠? 밖으로 향하던 시선을 안으로 거두어 살피고 또 살피고 있습니다.

 

한글을 배우고 난 뒤에는 배우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물었습니다. “다시 태어나도 이 길, 수행자의 길을 가시겠습니까?” "가야죠, 가끔 힘들긴 한데요, 이 길 아니고 길이 없음을 이미 알아버렸거든요. 이미 한글을 배웠는데 어떻게 배우기 전으로 돌아갑니까?”

 

모든 것이 내 중심으로 돌아가야 했고 나를 도와야 했던 지난 시간들. 그것이 고스란히 내게 고()로 돌아옴을 알아가고 있는 지금은 고()가 곧 락()이고 락()이 곧 고() 임을 절로 체득하고 있다고 합니다.

 

수행하는데 최고의 동반자인 도반! 걸려 넘어지고 의심이 많아 진입조차 되지 않을 때 마음을 다해 호통을 쳐준 도반이 지금도 너무너무 고맙답니다. 그 도반이 아니라면 절을 시작조차 하지 않았을 거예요. 지금 최고의 절친이어요.” 불교대 다닐 때 도반과의 추억을 말하는 얼굴이 감사와 사랑으로 피어오릅니다.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김포법당 총무님과 함께

 

사랑받기보다 사랑하고, 이해받기보다 이해하고, 내가 옳다 주장하지 않으며 사람답게 살고 싶습니다.” 수행하면서 사람다워지고 있다는 고백을 들으며 크게 한바탕 웃었습니다. 불교대 담당 봉사를 하다 보니 수행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한 가지를 꾸준히 봉사하는 것이 나태해지는 마음을 다 잡아주는 중심추 같은 역할이 된다고요. 유세미 님의 봉사로 나누는 사랑이 김포법당 봄불교대에 화알짝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_유재숙 희망리포터 

전체댓글 14

0/200

미친소

완전 소가 넘어갔네용ㅇㅇㅇㅇ쵝5

2015-11-19 21:11:40

이범인

세미보살님~~ 김포법당에 긍정에너지를 팍팍 불어넣어주시는 활력소이십니다^^ 재숙보살님~ 멋진 글도 감사합니다^^♡ 김포법당 홧팅!!!

2015-11-19 12:38:23

공덕화

잘들었습니다. 도반은 힘입니다

2015-11-18 22:5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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